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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4/16 13:18:40
Name 사악군
Subject [일반] 나는 어젯밤에 사람 목숨을 구한걸까.
여러가지 복잡한 생각이 드네요. 나는 어제 사람 목숨을 구했다고 할 수 있는걸까..?

어제 저녁 저는 사무실 분들과 함께 탁구장에서 탁구를 치고 관사로 돌아갔습니다.
관사에 같이 사는 분이 먼저 샤워를 하시는 동안 저는 야구를 보고 있었죠.
엘지 넥센 1:1 8회초더군요.. 이놈들 또 똥줄타는구나. 그래서 이거 끝까지 보고 샤워해야겠다 싶어서
야구를 보던 중 끝없는 연장-_-으로 저는 씻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도중에 직원분이 한 20분쯤 통화를 하셨는데 나오시더니
의뢰인 중 한사람이 전화했는데 지금 자기가 자살하려고 하는 중이라는 겁니다.
어느 공터 차안에서 신경안정제 2백알을 먹고 죽으려 한다. 나한테 그런 짓을 한 놈이랑
같은 세상에 살고 있다는 걸 못 참겠다. 소송 끝나서 배상금 나오면 나같은 피해자를 위해 써달라..라는 요지로
취한 목소리로 하소연 같은 전화를 했다더군요. 그래서 위치를 파악해보려 했는데
애매한 지명하나 얘기하고 말았답니다. 그래서 직원분은 차량이 있는 현지직원에게 연락해서
그 쪽을 한번 찾아보자 전화를 하셨고 현지 직원은 우리가 그런일까지 해야할 의무가 있는 것도 아니고
뭣보다 그걸 가지고 찾을 수도 없지 않느냐..하여 다시 전화를 시도해보는 중이라 하시더라구요.

저는 아니 이건.. 119에 신고를 해야죠. 라고 얘기를 하고 약간 머뭇거리시길래 바로 신고를 했습니다.

일단 실제 상황이면 한시가 급하기도 하고, 사실 우리가 찾으러 나간다고 찾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본인이 자살하겠다고 우리에게 전화를 한거니 만약 술먹고 실없는 소리를 한거라 쳐도
그 사람이 잘못한거지 우리가 허위신고를 하는 것도 아니니 우리 잘못이 아니잖아요.
반대로 이걸 신고를 안했다가 실제로 그 사람이 죽기라도 하는 날엔 전화를 받았던 우리 입장이 더 곤란한거죠.

이게 제가 직원분에게 했던 얘기 그대로인데..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제 심리상태는
'이 사람을 빨리 구해야 해!' 보다는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해!'에 더 가까운 상태였죠.
'이래서 의뢰인들에게 개인 연락처를 알려주면 안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것도 고백하겠습니다.

물론 구해야 한다는 생각도 하긴 했지만 저는 이 사람을 아직 직접 대면한 적도 없어서 그런 면도 있고
이전 제 글들 보고 아실 분도 계시겠지만 저는 자살자들을 싫어합니다. 자살시도자들도 마찬가지고
기본적으로 불쌍하기는 해도 민폐를 끼치는 사람들,
나아가 생물학적인 레벨에서 '무언가 잘못된 생물'이라는 정도의 인식을 하고 있습니다.
하나 더 덧붙이자면 어떤 목적을 위해 생명의 위험을 감수하거나 생명을 바치는 '자살과도 같은 행위'와
자신의 생명을 버리는 게 목적인 '자살'은 완전히 다른 행위구요.

아무튼 그래서 저는 전달받은 상황을 정리해서 119에 신고를 했고, 119에서 요구하는 추가적인 정보를 확인하고
직원분께 자살시도자와 다시 연락이 되면 추가정보 (위치, 차량번호, 차량 종류 색등)를 확인하도록 하고
일단 한숨 돌렸는데 연장 11회 넥센 점수가 3이 되어 있고 아직도 1사더군요...젠장!

이후 어떻게 다시 연락이 되어 119가 요구하는 추가정보 확인이 이루어져 다시 119에 전달하고
119와 함께 수색하던 경찰전화를 받아 이런저런 사정설명을 하고(나이, 인상착의 등등)
뒤늦게 샤워를 하던 중 경찰전화를 다시 받고..-_- 얘기했던 지명이 없다고 한다 등..그런 중
119에서 그 사람을 발견했다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나뉘어 찾고 있었는지 경찰이 제게 전화를 하는 도중에 119에서 발견한듯)

이후 샤워를 끝내고 나오자 경찰에서 다시 전화가 와서
어떤 관계냐, 의뢰인이 한 사건은 뭐였냐, 자살 동기가 무엇인 것 같으냐, 차량은 다른 사람이름으로
된 차량인데 무슨 관계인지 아느냐, 전화한 사람이 자살시도자 본인이 맞느냐 등등 사정 청취를 하고
구급대가 발견했을 때는 자살시도자는 차에서 잠들어 있었고 차안에 약병이 가득했다고 하더군요..
병원으로 옮겨 위세척하면 특별한 문제는 없을 것 같고 시간이 중요한데 빨리 신고해주어서
신속히 발견되어 구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신고해주셔서 고맙다는 인사를 받았습니다.

제가 신고하고 나서 한 30분 정도만에 발견이 되었네요. 우리나라 경찰과 소방대가 맨날 뭐라고 까일지라도
신속하고 유능하게 구조에 성공하는구나 하고 감탄하였습니다.

사실 저는 직업상 이런 일이 처음은 아니었습니다. 자기 억울하다고 자살할거라고 전화하는 사람 가끔 있어요.
실제로 이전에도 한강다리 위라고 전화해서 경찰신고를 통해 한강다리에서 내려온 사람도 있고..
이렇게까지 극단적인 행위에 나아가지 않더라도 나 이소송 지면 자살할 겁니다 라는 말을 하는 사람은
가끔이 아니라 자주 있습니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자면 본인이 어찌 생각하든 애초에 이길 수 있거나
이겨야 하는 사건이 아닌 경우가 훠얼씬 많구요. (억울함에 대한 반응이 과다하게 나타나는 사람들은
억울함 자체도 과다하게 느껴서 억울할 일도 아닌 걸 억울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고나 할까요. 억울어글 라임을 타는듯)

그리고 자살한다는 사람이 나 자살할 거라고 여기저기 전화해서 그 소식을 알리고 있는 건..
이 사람이 원하는 건 자신의 죽음이 아니라 사람들의 관심이죠. 어린 아이가 꾀병을 부리듯, 자해를 하듯이 말입니다.
그리고 저는 차갑게도, 자기 목숨을 가지고 어리광부리는 사람들의 어리광을 받아주고 싶지 않습니다.
그건 제 역할이 아니라 주위사람들의 역할이니까요. 주위 사람들이 받아주지 않으니 이게 확장되는 거겠지만..

그래서 저는 신고를 하면서도 이 사람이 실제 자살 시도를 하고 있는 걸까 라는 부분에서부터 의문이 있었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그냥 술주정은 아닐까 하는 의심이 전제되어 있었던거죠.
그래서 경찰과 전화하면서 발견했을 때 잠들어 있더라, 차안에 약병이 가득하더라 라는 얘기를 들었을때
느낀 감정은 미안함이었습니다.

다시 생각해봐도 저는 당시 그 사람을 구하기 위해 필요한 최선의, 가장 적합한 행동을 가장 빨리 취했고
그 결과 그 사람의 목숨이 구해졌습니다.
하지만 아마도 당시 그 사람을 가장 걱정하고 그 사람을 가장 살리고 싶었던 건 적어도 저는 아니었을 겁니다.
어쩌면 발견했더니 사망했더라 라고 연락을 받았더라도 저는 그다지 마음아프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두번 세번 다시 곰곰히 생각해봐도 어젯밤의 제 행동은 잘한 일만 있고
아무것도 잘못한 일이 없으며 결과도 좋았습니다.

그런데도 제 마음은 왜 불편한 걸까요. 왜 저는 '제가 어젯밤에 사람 목숨을 구했습니다.'라고 말할 수가 없는걸까요.



ps. 사건의 당사자는 무사히 의식 회복하였고 요양병원에서 향후 치료 및 정신과치료를 받게 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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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mhelene
14/04/16 13:23
수정 아이콘
마음이 어떻든 간에 그래도 사람을 구하신건 맞죠. 좋은일 하셨습니다 !!
파란무테
14/04/16 13:29
수정 아이콘
너무너무 잘하셨습니다^^
이거와 별개로 어렸을적 옛 여자친구 이야기가 생각나네요.
헤어진 후 1년인가.. 갑자기 전화왔길래 받았는데..
"21, 22, 23.."
그러고 있길래 뭐하냐고 하니까, 수면제 세면서 먹고 있다고...
바로 전화끊고 제 지인에게 전화해서 그 친구 집에 찾아가서 문잠겼으면 따고 들어가라고..(전 그 근처에 없었음)
몇시간 지나서 위 세척중이라더군요... 참... 일이 많았어요. 제 인생에...
(좋은글에 죄송)
larrabee
14/04/16 13:30
수정 아이콘
마음속에서까지 늘 최선을 행할 순 없는거 아니겠습니까? 이번일, 충분히 자랑스러워하셔도 됩니다.
14/04/16 13:33
수정 아이콘
사람 목숨을 구하신 건 아니고 사악군님과 관련된 문제거리가 생기지 않게 행동하셨네요. '어떤' 사람의 자살이 죽음을 욕망하는 것이 아닌 것처럼 단지 죽지 못하게 했다고 해서 그 사람을 구했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니라고 생각하시니 말할 수가 없는 거 아닐까 싶습니다.
하늘깃
14/04/16 13:39
수정 아이콘
그래도.. 너무너무 멋진일을 하셨네요!
14/04/16 13:46
수정 아이콘
항상 모든 좋은 결과가, 옳고 뜻깊은 동기에서 비롯되는 건 아니지요. 비록 '내가 사람을 구해야겠어!'라는 마음으로 그러신 건 아니었더라도, 적어도 중립적인 '선한 마음'은 가지고 계시잖아요. 그리고 때때로 저런 감정들이 개입하는 것보다 차분하고 냉정하게 상황을 살피는 게 더 도움이 되는 경우도 많구요.
모든 사람이 성인군자는 아니어도, 적어도 사악군님 같은 '중립적인 선한마음'만 갖고 있어도 세상은 훨씬 살만해질 겁니다. 좋은 일 하셨네요.
기쁨아붕
14/04/16 13:48
수정 아이콘
현대사회에서는 상당부분이 "시스템"에 의해 굴러갑니다.

이 시스템이라는 것은 관련자들의 기분, 사상, 상황과 관련없이 주어진 상황에 맞는 행동(이벤트)를 발생시키면

그에 맞게 굴러가게 되어있는 거죠.

님께서는 그 시스템을 늦지 않도록 작동을 시키신 거고 결과적으로 시스템이 설계된 의도대로 바람직한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그럼 된거죠 뭐.

상황을 바꿔서, 평소에 사람의 생명을 귀중하게 여기는 어떤 사람이 음주운전을 해서 사람을 치어 죽였으면 그것도 살인인거죠.
14/04/16 13:48
수정 아이콘
그 의뢰인 분은 죽기 싫으셨던것이 분명한거 같네요. 억울함을 이야기 하고 싶으신거 같네요. 어제 밤에 분명히 사람의 목숨을 구하신게 맞습니다. :) 고생하셨습니다.
켈로그김
14/04/16 13:49
수정 아이콘
비슷한 감정을 느낀 적이 있었는데,
저는 한 개인이 다른 개인을 구하는 것은, 구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다고 하더라도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악군님께서는 그 틀 안에서, 한 개인이 할 수 있을만큼의 최선에 가까운 행동을 하신거고
비록 의심과 자기보신을 마음에서 떨쳐낼 수 없었다고 한들, 그 행동의 결과는 변함이 없습니다.

어쩌면, 사악군님의 직업이 사람을 구할 수 있는 직업이라, 평소의 직업행위와의 연관성이 느껴져서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드네요.
'일하면서 이 마음으로 이 사람을 대했더라면.. 후회할 수도 있었겠구나. 조심해야지..' 하는 식의 마음이라고 해야하나..;;
한편으로는, 직업행위를 하실 때는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 이 바로 사람을 구하는 것과 직결되는 거라는걸 알지만,
직장 바깥에서도 그런 생각을 하는 자신에 대한 일종의 회의일 수도 있겠고..
직업과 개인이 분리될 수 없어서 생겨나는 고뇌라는 생각을 합니다.
사악군
14/04/16 17:48
수정 아이콘
자연인으로서 저 자신과 직업인으로서 저 자신이 딱 분리가 되지 않아 생기는 고뇌라는 것도 맞는 것 같습니다..^^
tannenbaum
14/04/16 14:20
수정 아이콘
분명 잘 하신 일입니다.
14/04/16 14:30
수정 아이콘
잘 하신 일이 맞지요.
내용을 읽으니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글이네요.
글 역시 잘 읽었습니다.
레지엔
14/04/16 14:40
수정 아이콘
저런 전화 하나에 누군가 하나가 삽니다.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겠습니까.
사직동소뿡이
14/04/16 14:40
수정 아이콘
중간중간 야구 스코어 확인하신 거 되게 현실적이네요...
대학교때 읽었던 일본 소설인가 에세이에서 한 중년의 남자가 아침에 어머님이 돌아가셨다는 전화를 받고, 출근해야하는데.. 하고 고민하다 일단 아침식사를 하고 신문을 보고 회사로 연락한 후 어머니가 계신 곳으로 갔다- 하는 내용이 있었는데 그 때도 그 부분이 묘하게 현실적이라 인상깊었거든요.
또 지하철 사고가 나면 아.. 왜 하필 내가 탈 이 시간에... 하는 생각을 먼저한다는 기사도 본 적 있구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생각을 할 것 같아요.
충분히 잘하신 일입니다.

그리고 정말 자살할 사람들은 주변사람들에게 알리지 않는다- 라는 말이 어느 정도는 맞다고 생각했는데(남친, 여친에게 헤어짐 통보받고 난리치는 사람들을 몇 명 봐서요) 그것도 아니군요.
사악군
14/04/16 17:49
수정 아이콘
저도 그 점수확인을 하면서 스스로 느꼈던 저 자신의 냉정함이 기억에 남아 일부러 적어보았습니다.
당근매니아
14/04/16 14:41
수정 아이콘
자살하겠다고 떠드는 사람은 자살을 진심으로 할 생각이 없다, 라는 것 또한 심리학 쪽에서는 일종의 신화나 편견으로 생각합니다.
王天君
14/04/16 15:09
수정 아이콘
잘 한 일 맞습니다. 어떻게 타인에 대한 연민까지 저절로 나올 수 있겠어요.
MLB류현진
14/04/16 15:12
수정 아이콘
선악을 떠나서 인간대 인간으로 이건 올바른 판단을 내린겁니다.
착하게 세상을 4대성인군자처럼 살필요는 없습니다.

자신의 가치관과 인간관을 한번 정립해 보십시요.
세상의 모든 중심에는 자신의 내적가치와 타인과의 교류속에서 얻어지는 개인적인 이득을 고려하지 않고는 이해할수 있는 것이 단 하나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물론 기독교인 이라면 이렇게 생각하면 안되지요 -0-
14/04/16 15:23
수정 아이콘
뜬금없지만 아래 글과 이어져서, KT의 옥상폐쇄덕분에 누군가 목숨을 잃지 않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14/04/16 15:26
수정 아이콘
혹시, '고맙다'는 얘기를 들으셨기 때문에 마음이 불편한 게 아니신지요.
사악군님이 [본인에 대한 스스로의 기대치가 높은 사람] 이고 윗 글의 상황을 [여기서 사람이라면 당연히 이렇게 해야해] 라고 생각하신다고 가정해봅시다.
사악군님은 성인군자의 마음이나 의도로써 선행을 하지 않았으나, 결과적으로 상황을 완수했고 이에 준하는 칭찬, 감사의 인사를 받았네요. 그렇다면 내가 이 정도 기대치의 인간이 아닌데 (성인군자가 아니고 그런 마음으로 이 일을 한 게 아닌데) 나는 사람을 구했고 이에 대해 인정받고 있네_ 에서 오는 불편함 내지는 껄끄러움이 아닐까요.
완벽주의적 성향과 본인에 대한 기준치가 높은 저의 경우를 100% 대입해 봤습니다만, 흐. 사악군님이 어떤 분이신지 모르니까 맞는지 아닌지는 모르겠네요.

어쨌거나, 제 가정이 맞다면 사악군님은 본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괜찮은 분이시고 그냥 칭찬과 감사를 부담없이 기쁘게 즐기셔도 됩니다. 잘 하셨어요. 하하.
사악군
14/04/16 17:53
수정 아이콘
오.. 맞는 것 같아요. 경찰분이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는 순간 확 마음이 불편해진 것 같습니다.
사실 제가 한 거라곤 야구보다가 전화하고 그 후에도 전화 몇차례 한 것뿐이고
실제 발품을 팔아 구조작업에 나서고 그 사람을 찾아낸 건 구급대와 경찰이고
가족이나 다른 사람들은 그 분들에게 감사인사를 드려야겠죠. 그런데 정작 감사인사를 받으셔야 할 사람이
내게 감사한다는 것이 내가 받을 자격이 없는 감사를 받는다는 생각에 남의 공을 가로챈 사람이 된 것 마냥
마음이 불편했던 것 같습니다.

스스로도 딱 집어내지 못한 부분을 집어주신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포춘쿠키
14/04/16 15:46
수정 아이콘
좀 다른 얘기일 수도 있는데, 초등학교 때 같이 다니던 친구 중에 심장병을 앓고 있는 친구가 있었어요. 저랑 친한 친구는 아니었고, 제 절친이랑 친해서 같이 다녔었는데, 그 친구가 미국으로 수술 받으러 갔다가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선생님이 그 소식을 전했고, 절친이 슬퍼하면서 저에게 다가오는데, 제가 당황해서 아닐 거라고 부인했어요. 그 아이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한 게 아니라, 그 죽음이 도저히 실감이 안 나고 같이 슬퍼할 수가 없어서 엉겁결에 그렇게 말한 것이었거든요. 그때 친구 표정이 아직도 기억나요. 그렇게밖에 대응을 하지 못한, 같이 다닌 친구의 죽음에도 그렇게 덤덤했던 저에 대해서 저 스스로 놀랐던 것 같아요. 저 자신을 새롭게 바라보게 되었다고나 할까요. 그렇다고 제가 평상시에 냉정한 사람이거나 정이 없는 사람은 아닌데 말이죠. 중학교 때 돌아가신 외삼촌을 아직도 못 잊고 있고, 길거리에서 개 한 마리가 치이는 것만 봐도 눈물부터 터지는 사람인데, 참,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제가 그 친구에게 갖고 있던 어떤 인상이, 그 친구에게 감정이입을 하는 데 걸림돌이 되었던 것 같아요. 어쨌든 그때 친구의 죽음을 함께 슬퍼하고 애도해주지 못했던 것이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 두고두고 죄의식으로 남아 있었는데, 님 글을 읽다 보니 갑자기 그때가 떠올랐네요. ;;
사악군
14/04/16 18:01
수정 아이콘
감정이 공감하지 못한 걸 미안하게 생각했던 기억이라 비슷한 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저도 제 여자에게는 따뜻한 사람인데...흠흠
PlaceboEffect
14/04/16 16:06
수정 아이콘
정말 잘하신 일입니다.

그와 더불어 '내가 대단한 일을 했습니다.'가 아니라
솔직한 본인의 심정을 얘기하시면서 사악군님이 더욱더 대단한 분이라는 생각마저 드는군요.

사실 사람이란게, 칭찬받고 싶고 남들에게 대우받고 싶은 마음이 기본으로 깔려있는데 말이죠.
사악군
14/04/16 18:15
수정 아이콘
저도 칭찬받고 싶어요..^^; 과분한 칭찬 감사합니다.
14/04/16 16:34
수정 아이콘
정말 잘하신 일이네요. 그 진지하신 고민이 다음에 비슷한 일이 있으면 좀더 망설이지 않는 선행으로 이어지시겠죠. 멋지셨습니다.
저글링아빠
14/04/16 17:17
수정 아이콘
저보다 잘 아시겠지만 이 일은 사실 사건의 타자화가 되지 않으면 본인이 못견뎌서 못해요.
의뢰인의 일이 전부 자기 일처럼 느껴지는 증상으로 고통받다가
이 일을 몇 년 못하고 자기가 자살한 사람이 아는 사람중에 있었습니다. 좀 극단적인 케이스이기는 했었죠..

당연한 거라고 생각하고, 의뢰인이 억울어글 라임을 타듯 필요이상으로 감정선을 타실 필요 없지 않으실까요..
사악군
14/04/16 18:14
수정 아이콘
거리감 유지는 잘 해온 것 같은데 어제는 문득 내가 너무 멀리 온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
사악군
14/04/16 17:59
수정 아이콘
댓글 달아주신 여러분 모두 감사합니다. 과분한 칭찬을 많이 들은 것 같습니다.
혼자 이런저런 생각하는 것 보다 여러분들의 의견을 들으니 좀더 마음정리가 되는 것 같네요.

어제 오늘은 제게 좀 특이한 일이 생길 날인건지..
오늘 아침에 사무실에 왔더니 누가 사무실 계단에 똥을 싸놓고 가기도 했습니다..=_=
pgr스러운 일이라 이것도 글 하나 써볼까 했는데 이건 글 쓸만한 얘기거리가 더는 안나와서 그냥 댓글로. 크크크
저글링아빠
14/04/16 18:11
수정 아이콘
저라면 조용히 복권 샀습니다. 흐흐흐...
켈로그김
14/04/16 18:28
수정 아이콘
살려주셔서 고맙습니다. 이건 답례로..
눈시BBv3
14/04/16 18:53
수정 아이콘
글쎄요. 스트라이크 판정도 아니고 꼭 영혼을 담아야 구하는 게 되는건지, 티아라도 아니고 꼭 의지가 담겨야 구하는 게 되는건지 모르겠네요. 그 정도도 안 하고 지금 하시는 고민조차도 안 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요
전 정말 큰일하셨다고 생각합니다
14/05/19 15:13
수정 아이콘
보실지 모르겠지만 뒤늦게 댓글답니다. 이제야 가입 후 유예기간이 지나 글을 쓸 수 있게 됐거든요.

작성자님께서 겪으신 일이 개인적으로 무척 흥미로웠기에 주위 사람들에게 옮겨 전하고 반응을 지켜보았습니다. 대부분 이러한 상황의 아이러니에 공감하더라고요. 좀 거칠게 이야기해서 '이기적인 의도가 선한 결과를 가져온 경우'라고 말 할수도 있을텐데요, 어떤 분은 그러더라고요. 그러니까 시스템, 매뉴얼이 중요한 거라고. 일이 닥쳤을 때 선한 의지라든가 개인적인 의도의 발현을 기대하기 이전에 '내가 안 죽으려면, 내가 안 짤리려면 이렇게 해야해' 하는 것이 있어야 한다고요. 인간에 대해 다소 비관적이고 냉소적인 입장으로 보이긴 합니다만 지나고 보니 이 글을 올리신 날짜가 '4월 16일'이라는 점에서 또 다시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칸트는 진정 선한 것은 선의지 자체밖에 없다고 했지만 철학적인 맥락 속에서의 비판은 차치하더라도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믿음 자체가 진부하고 나이브한 것으로 치부되는 현실 속에서 결국 '보이는' 매뉴얼과 시스템의 강화만이 비극을 막는 방법일 수밖에 없는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런 식으로 (눈에 보이는 매뉴얼대로만) 성장한 사회와 인간이라는 것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해경의 초기 대응의 미숙함을 질타하는 사람들의 마음 속에는 단순히 그 미숙함이 문제라기보다는 배 안에 갇혀 있는 사람들의 연민이 현실적인 계산과 두려움을 넘어서지 못한 것에 대한 본질적인 분노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사회는 그러한 연민, 타인에 대한 연민은 약화되는 쪽으로, 자기 연민은 강화되는 쪽으로(힐링이니 뭐니 하면서 말이죠) 흘러가는데 누군가가 자기에 대한 연민이 타인에 대한 연민보다 강하다고 해서 쉽게 돌을 던질 수 있는 것일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한편, 해경 중 하나가 상관의 다그침에 못이겨 욕을 하면서 배에 올라타 구조 방송을 하고 아드레날린이 폭주하여 이리저리 날뛰다가 보니 많은 인명을 구하게 되었다면 그 이후 쏟아지는 칭찬과 격려 속에서 그 해경은 어리둥절함과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겠지만 아마도 그 불편함은 그렇기 때문에 다음에는 절대 나서지 않으리라 하는 부정적인 불편함은 아닐 것 같습니다. 다음에는 명령을 받기 전에 알아서 대응 조치 할수 있도록 더 노력해야겠다 하는 긍정적인 다짐까지는 나아가지 않더라도 그러한 비상 사태를 맞딱드렸을 때 한결 여유를 갖게 되는 내공의 성장 정도는 경험하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가 작성자님의 불편함을 긍정적으로 보는 이윱니다. 그 분을 찾아보았더니 허위신고였더라, 그냥 술취해서 잠들어 계셨더라면 작성자님은 불편함이 아니라 불쾌함을 느끼셨을 지도 모르잖아요. 그랬다면 이런 글을 쓰시지도 않았을 테고요.

아무튼 뭘 설득하고 논박한다기보단 개인적으로 작성자님의 일과 지금에 와서 4월 16일의 일을 동시에 바라보고 드는 생각들을 두서없이 나열해보았습니다. 현실이란게 작은 일이든 큰 일이든 알게 모르게 많은 교훈들이 숨어 있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그러한 교훈들, 깊은 의미들은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것들인데 말이죠.
사악군
14/05/19 16:32
수정 아이콘
저도 참.. 이 날이 그 날이었다는 것이 기분이 참 이상하더군요..

이 글을 적을 때에는 굳이 적지는 않았지만.. 저는 제 행동을 이기적이라고 평가하지는 않습니다.
저는 아무에게도 피해를 준 것이 없으니까요. 그냥 개인적인 행동, 이타적이지 않은 사무적인 행동이지
제가 무슨 이익을 보고자 남에게 피해를 준 게 아니니까요.
반대로 이 사람을 우리끼리 찾아보자던 직원분의 행동은 이타적인 행동이지만 효과적인 행동이
아니었을 겁니다. 잘난 체가 아니라.. 만약 119에 신고하지 않고 스스로 이 사람을 찾아나섰다가
못찾거나, 한참 찾다가 나중에서야 신고를 했더라면 때를 놓쳤을 수도 있겠지요.
사실 고작 119에 신고한 걸 가지고 제 판단력이 훌륭하다-_-같은 자화자찬을 하면 제 손가락은
오그라들어 타자를 칠 수 없을 겁니다. 아마 다른 직원분도 직접 그런 전화를 받으니 당황스러워서
바로 생각이 못미치셨을 것이고, 한다리 건너 듣는 저는 훈수(?)두는 입장에서 차분하게 생각할 수 있었겠죠.

이 사건 당사자에게 개인연락처를 알려준 것은 제가 아니라
다른 직원분입니다. 이 분이 개인 연락처를 알려주지 않았다면 애초에 연락을 받지도 않았겠지요.
그리고 사실 조직의 메뉴얼은 개인연락처는 알려주지 않는 게 원칙입니다. 이런 일처럼 업무시간 외에도 개인적인 연락을
받게되는 것은 개인적으로 불편하기도 하지만, 공공기관으로서 의뢰인과 사적인 관계를 맺거나
그 사람의 사건만을 우선해서 처리한다거나 하는 오해, 나아가 향응을 받는다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 분도 개인 연락처를 알려주려고 알려준 것은 아니고 의뢰인이 개인용 명함을 맘대로 집어가는 걸 저지하지 못하신 거긴 한데..-_-)

결국 이 사건에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은
1) 메뉴얼을 지키지 않은 직원분의 행위로 사건이 전달이 되었고
2) 메뉴얼이라고 하기는 좀 이상하지만 아무튼 시스템에 맞춘 제 대응으로
좋은 결과가 나온 것이죠.

하지만 결과가 나빴다면 어땠을까요? 제가 이번 세월호 사건에서 해경을 까는 시각에 동조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한데
진도에서 신고를 받고 보고서 작성하느라 제주도에 보내는 데 10분이 걸렸다고 하던가요?
직원분은 이 전화를 받고 저한테 얘기하기 전에 다른 직원과 통화해보고 다시 그사람에게 전화해보려하고 하느라
10분정도는 더 지났었을 겁니다. 그러니 결국 자살시도자의 전화를 받고 119에 신고하기까지에는
10분정도의 텀이 있었죠.

결과가 나빴다면 언론에서 '자살시도자의 전화를 받고도 보고하느라 10분이상의 골든타임을 허비하고
구급대에 신고해 의뢰인을 죽게 만든 공공기관'같은 제목으로 기사가 실릴 수도 있었을 겁니다.
그럼 무슨 욕을 얻어먹고 있을지 모르죠.

저는 메뉴얼과 시스템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제 평소 지론으로 보면 제 행동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음에도
이상하게도 불편함을 느꼈고, 그것이 아마도 퇴랑님께서 말씀하시는
'그런식으로 성장한 사회와 인간이라는 것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와 일맥상통하는 이야기였을 겁니다.

저라는 양탄자가 금사과를 가진 구급대를 중병에 걸린 공주에게 보내주었지만,
메뉴얼을 무시한 천리경을 가진 직원분이 아니셨다면 그런 일이 있었는지도 모를테니까요...
14/05/19 20:45
수정 아이콘
댓글 잘 읽었습니다! 역시 현실에는 미묘한 구석이 많군요.

아, 우선 이기적이라는 표현은 작성자님이 남에게 피해를 주었다는 의미는 절대 아니고요, 애초에 운동하고 땀에 젖은 상태의 짜증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샤워라는 자기 만족을 위한 행위를 포기했다는 차원에서 소극적 의미에서 이타적인 행동이었다고 할 수 있죠) 차후에 불어닥칠지 모를 귀찮은 일들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어쩔 수 없이 움직였다는, '나만 생각하는'의 의미가 아니라 '우선 나를 생각하는'의 의미로 사용한 거였습니다만, 역시나 거친 표현이 된 것 같아 해명드립니다. 기본적으로 작성자님의 행동은 사회적으로 칭찬받아 마땅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불편함'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이고 내면적인 이슈일 거고요.

어쨌든 (본의 아니게) 메뉴얼을 지키지 않게 된 것이 선한 결과에 결정적으로 작용하게 되었다는 점, 이런 게 현실이죠. 공감합니다. 결과론적으로 흥분한 상태에서 메뉴얼이나 시스템의 강화와 개혁을 강조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지만 실은 그것들이 예방하고자 펼쳐놓은 그물망이라는 것이 구멍 투성이일테니까요. 저 또한 그런 점을 이야기해보고자 했던 것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그것들의 무용론으로 기우는 것 또한 주의해야겠지요. 그러다 보니 이렇게도 상상하게 됩니다. 상관의 명령(메뉴얼)에 의해서가 아니라 지도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메뉴얼의 거부 또는 무시) 승선을 해버린 한 명의 해경과 그로인해 달라진 결과. 물론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해서, 단 한 명의 영웅이 없었다고 해서 무턱대고 안타까워 하거나 그 집단을 싸그리 비난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메뉴얼과 시스템의 구멍을 메우는 인간적이고 개인적인 노력들의 부분들이 어디에나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논외입니다만 저도 해경에 대한 무차별적인 비난에 동의하지 않지만 최초 45도 상태에 도착했던 해경의 부실한 대처가 꽤 오랜시간 이어졌던 부분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나쁜 결과', 골든타임의 경우는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입니다. 그러네요, 비슷하게 추궁을 당할 소지가 있어 보입니다. 이 타이밍에 모든 일과 노력들이 결과론이라는 꽉 막힌 잣대 위에 놓여버리는 기분이 들고 그래 결국 모든 게 운이야, 라고 이야기해버리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과정'에 있어서 수긍할만한 최선의 노력이라는 것의 측정이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작금의 대중들의 분노 저변에는 노력 당사자들이 그러한 측정 수치에 한참 못미쳤다는 일반적인 합의가 기반을 이루고 있는 것 같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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