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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4/10 20:46:35
Name sungsik
Subject 토종 돼지는 열등했다? 1903년 러시아 학자가 본 한국의 가축들
아래 한국의 돼지는 열등했다. 라는 글이 있길래 예전에 읽었던 책이 기억나 그 내용을 대충 옮겨봅니다.

책은 코레야 1903년 가을 이라는 책이고 러시아 치하에 있던 폴란드에서 태어난 세로세프스키가
한국을 다녀와서 쓴 글입니다.

이 책에는 그가 경험한 다양한 내용이 있는데, 한국에 오기 전부터 한국에 대해 상당히 많은 걸 공부했고
서양에서 전설처럼 내려오며 환상이 있던 한국의 실상을 최대한 현실적으로 전하도록 노력한 흔적이 보입니다.
그 말은 당연히 부정적인 서술이 책 곳곳이 상당히 많이 있지요.

그럼에도 그가 평한 한국의 가축은 의외의 내용이 많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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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동의 최우량종, 한국소

(전략) 한국의 소는 극동에서 제일로 치는 우량종이라, 한국인들이 소를 굉장히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다 자란 한국소는 굵은 뼈대와 짧은 종아리, 늘어진 목 등이 영국산 'Durham'종과 매우 닯았다. 한국의 소는 키가 146~150cm에 이르고,
무게는 약 20푸드(330kg)까지 나간다. 건강하고 활동성이 큰 것이 특징으로, 달구지에 40푸드 정도의 짐도 쉽게 나를 수 있으며,
산을 넘거나 물살 센 강을 건널 때는 그 어떤 가축과도 바꿀 수 없는 중요한 존재다. 말들이 쉽게 넘어지거나 발을 헛디디는 곳에서조차
소들은 쉽게 장애물을 피해 다닌다. 발이 빠른 한국소들은 그 속도나, 장시간 사람을 태우고 갈 수 있는 능력에 있어 말에 뒤지지 않는다. (중략)

한국소들은 매년 일본과 우수리 지방으로 팔려 나가는데, 그쪽 사람들이 한국소를 기꺼이 사고자 하는 이유는 러시아 소들 사이에서
끊임없이 창궐하는 페스트나 다른 역병을 한국소가 잘 견뎌내기 때문이다. (후략)


- 한국의 말과 돼지

키는 작아도 강인한 한국의 말은 농사일에는 별로 사용되지 않는다. 대신 길에는 짐이나 사람을 싣고 다니는 말이 많고,
마차를 끄는 경우는 그보다 드물다. 한국 말은 무척 민첩하고 인내심이 있어 까다롭지 않은 대신, 내우 야성적이고 성질이 사납다.(중략)

한국 돼지는 그다지 크지 않아서, 무게가 1푸드(16kg) 이상 나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 검은색으로 굵은 털이 자라 있으며,
둔중하지만 아주 활동적인 종자이다. M.C. Fenwick이란 사람은 이들 '한국의 검은 짐승'을 신통치 않게 생각하며 키워봤더니만
결과가 의외로 아주 좋더라고 했다. 한국인들이 유럽 돼지고기 맛을 좋지 않게 생각하는 것도 당연하다고 그는 말하는데,
그의 자료에 따르면, 한국 돼지고기는 세계 최고이며, 농민 한 사람이 생산해낼 수 있는 돼지고기 양은 현재와 같은 궁핍한 조건에서도
8개월 동안 약 300푼트(120kg)에 달한다. (후략)


- 질 좋은 닭고기, 빈약한 양잠업

(전략) 한국 닭들은 정말 맛있고, 알도 잘 낳는다. 메밀을 먹여 한국식으로 키운 닭들이 그런데, 메밀은 달걀의 수를 늘려줄 뿐만 아니라
그 질과 맛도 향상시킨다. (후략)

-------------------------------------------------------------------------------

뭐, 아래 한국돼지는 열등했다라는 글을 쓴 블로거는 한국 돼지는 작았고 맛도 없었을 거라 단정 지은 반면,
정작 100년도 훨씬 전 토종 한국 돼지를 맛본 유럽인은 한국돼지를 최고로 여기고, 반대로 한국인은 유럽 돼지를 맛 없다고 했네요.
그리고 돼지 하나하나의 크기는 작은 반면, 생산되는 돼지고기의 절대 양은 적지 않다 서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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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초보
14/04/10 20:58
수정 아이콘
서로 다른 의견보는 맛으로 pgr이 최고네요.
소는 제외고 돼지는 크기때문에 그랬던것 같네요. kg당 생산효율이 낮을거라는 예상이였던것 같습니다.
맛은 알수가 없으니
돼지는 네덜란드가 선진국이라던데 삼겹살 맛이 궁금하네요
기아트윈스
14/04/10 21:01
수정 아이콘
한국에서도 네덜란드산이나 뉴질랜드산 삼겹살 팔지 않나요?
14/04/10 21:13
수정 아이콘
팔긴 합니다만 냉동이라.... -_-;
기아트윈스
14/04/10 21:14
수정 아이콘
아차 그걸 몰랐군요 ㅡㅡ;
14/04/10 21:14
수정 아이콘
네덜란드에 거주중인데 삼겹살 맛이 차이가 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아니면 제가 한국 삼겹살 맛을 못본지 너무 오래된걸지도요..
영원한초보
14/04/10 21:54
수정 아이콘
다큐를 봤는데 돼지축사가 엄청 깨끗하더라고요
제 방보다 깨끗했습니다.
난멸치가싫다
14/04/10 21:02
수정 아이콘
성장속도는 수명에 반비례하고, 성체크기에 비례할텐데, 보통 육종 선별에서의 압력이 빠른 세대생산을 장려하는 쪽으로 가해진다는 걸 생각하면, 크기도 작은 전통돼지가 생산량이 더 높다는건 이상하게 느껴지네요
Lunar Eclipse
14/04/10 21:14
수정 아이콘
식량소모량에 비례하겠죠.
돼지가 먹는 사료는.. 대부분 인간이 먹을수 있는거였으니 말이죠.
조선시대 돼지를 방사했다는 말은.. 토종돼지가 인간의 식량 이외의 것을 먹고 컸을수도 있다고 추측이 가능하죠.
어디선가 육식이 식량효율에서 떨어진다고 들었던거 갔습니다. 소나 말같은 식용 이외의 가치가 있는 동물은 식량소비에 가치가 있지만 돼지같은 식용 이외 가치 없는 동물은 식량 소비량보다 성장속도나 번식속도가 매우중요하겠죠.
Lunar Eclipse
14/04/10 21:17
수정 아이콘
모바일이라 이어 쓰겠습니다.
즉, 토종돼지는 방사하면서 식량소모를 줄이고, 성장속도와 번식속도가 외국돼지의 식량소모보다 낫다는 의미가 아닐까합니다
14/04/10 21:50
수정 아이콘
덧붙이자면, 돼지고기 파트의 후략부분은 마을마다 키우는 돼지가 매우 많았고 국내에 널리 매매되며 수출까지 된다고 서술되어 있습니다.

가축을 집약적으로 키우지 않아 언뜻 보기엔 그 수가 적어보이나,
국가 전체적으로 퍼져있는 가축의 수의 총 합을 본다면 한반도 가축의 수는 러시아보다 적지 않고 오히려 더 많게 느껴진다고 글쓴이는 말하네요.
14/04/10 21:19
수정 아이콘
근데 16kg이면 작아도 너무 작은데.... 0 하나 잘못 쓴 거 겠지 하고 생각했는데 소의 1/20 정도니 16kg이 맞네요. ;;;;
요정 칼괴기
14/04/10 21:21
수정 아이콘
맛도 중하지만 결국 농업도 사업이니 투자대비 호율인데 토종품종이 효율이 좋았을거
같진 않군요
석신국자
14/04/10 22:00
수정 아이콘
딴 예기지만
구한말 러시아가 얼마나 한국에 대해서 연구했는지 보여주는 자료기도 하네요
구소련이 무너지고 러시아에서 역사자료들이 공개 되었을때 제정 러시아에서 연구한 구한말 자료들이 엄청나게 나왔죠
한때 저 시대 역사를 제대로 연구 할려면 러시아어가 필수라고 할 정도로 말이죠
구한말 한반도에있는 소, 돼지, 닭조차도 저들에게 연구대상일정도 러시아는 조선에게 관심이 많았습니다.
14/04/10 22:00
수정 아이콘
잠시 찾아보니 양돈이 6개월이면 넉넉히 마리당 100Kg 찍는 걸로 나오는데 토종돼지는 농민 한 명이 8개월 동안 고작 120Kg 생산한다고하면....
당시 영양상태가 안 좋았다던가 개량이 안되었다던가 그런걸 고려해도 너무 적다는 느낌.
토종돼지로 현재 돼지고기 시장을 감당하기는 좀 힘들겠다싶네요.
14/04/10 22:38
수정 아이콘
저 같은 막입은 뭘 먹어도 거기서 거기던데...
Teophilos
14/04/10 22:41
수정 아이콘
야구 얘기인 줄 알고 클릭했어요....... 발암돼지 ㅠㅜ
자유의영혼
14/04/10 23:20
수정 아이콘
오호.. 재미있네요. 일단 크기가 작기는 작았나보군요. 맛이 궁금한데 현재에는 알수가 없으니 흐흐.
하지만 효율이 정말 좋았다면 살아남지 못했을리가 없지 않았을까 싶네요.
진지한궁서체
14/04/11 14:13
수정 아이콘
글 내용과는 상관없지만, 한국 토종 돼지는 열등하다는 글을 쓴 블로거가 그동안 써온 글을 봤을 때 편견을 갖고 불신하며 읽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썪지 않는 햄버거 실험이나 MSG에 대한 글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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