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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8/02 08:54:26
Name Neandertal
Subject [일반] 영국 가디언지 사이트는 접속하지 마시오...
참고기사: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1177

2009년부터 2010년까지 약 1년 동안 런던에 머무르면서 공부하고 있었는데 언젠가 한 번은 같이 공부를 하는 영국 친구들과 바에서 맥주 한 잔 하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언론에 대한 얘기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제가 그 친구들한테 가장 즐겨보는 신문이 뭐냐고 물었었는데 마치 약속이나 한 듯이 그 영국 친구들 전부가 다 [가디언]이라고 얘기해서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가디언]지와 함께 영국의 양대 일간지면서 보수층을 대변하는 [더 타임즈]를 언급하는 친구는 단 한명도 없었습니다.

물론 제가 만났던 친구들은 극히 소수이고 그 친구들이 영국인들 전체를 대변한다고 볼 수는 절대로 없겠지만 [가디언]지에대한 그들의 신뢰는 충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 학교 건물 내에서 커피나 간단한 스낵을 판매하는 작은 부스가 하나 있었는데 그 앞의 신문 가판대에도 [가디언]지는 있었지만 [더 타임즈]는 없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아무튼 학교 건물 내에서 누가 신문을 옆구리에 끼고 다닌다 그러면 거의 십 중 칠팔은 [가디언]지였습니다.

위에 첨부한 기사의 내용을 보니까 미국 국방부에서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들의 [가디언]사이트 접속을 차단했다는 내용이 있는데 매우 흥미롭습니다. 이를테면 아랍의 알자지라 방송도 아니고 미국과 가장 가깝다는 혈맹인 영국의, 그것도 찌라시 수준의 신문도 아니고 양대 일간지 가운데 하나가 미군에 의해서 접속이 차단됐다니...

지난 번 뉴스 오브 더 월드의 10대 소녀 음성 메시지 해킹 사건도 [가디언]이 보도를 하면서 문제가 크게 불거지게 되었고 이번에 에드워드 스노든이 폭로한 미국국가안보국(NSA)의 전방위적인 도청 및 해킹 사건에 관한 보도도 [가디언]이 가장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게 결국 미국의 관련 당사자들의 심기를 건드려서 위의 국방부 가디언 사이트 접속 차단이라는 결과로 나온 것 같습니다.

현재 메이저 신문사들 가운데서는 [가디언]이 아직까지도 인터넷 기사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기도 하고요. 어쨌든 [가디언]지의 기본 전략은 [공격적인 보도를 통해서 독자들을 많이 끌어모으고 그를 바탕으로 광고를 유치해서 신문사를 운영한다]라는 것이라고 합니다. 위에 첨부된 기사를 읽다 보니까 예전에 [가디언]지와 관련해서 신선한 충격을 받았던 게 다시 생각이 나고 요즘 서울 시청앞 광장에 사람들이 그래도 꽤 모인다는데 기사 한 줄, 뉴스 한 꼭지 보도도 잘 안되고 있는 요즘 우리나라 언론들의 행태를 보면서 한심스럽기도 하고 해서 한번 주절주절 잡소리를 좀 늘어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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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ordfish
13/08/02 09:04
수정 아이콘
옛날 이름이 맨체스터 가디언이었던 신문이죠. 한마디로 우리나라로 따지면 지방지가 전국지가 된격.
삼공파일
13/08/02 09:17
수정 아이콘
1. 가디언이 가장 적극적이기도 하고 최초 보도이기도 합니다. 콜롬비아 대학에서 과연 퓰리쳐상을 줄 수 있을까요? 미국 정부가 전세계를 상대로 전방위적 압박을 가하는 상황에서 그런 일을 한다면 "역시 미국"이라는 아이러니한 감탄이 들 것 같아요.

2. 아마 같이 공부하시는 친구분들이 가방끈이 꽤 기실 것 같은데 그런 사람들이 읽을 만한 대중 매체라는 게 어느 나라나 흔치는 않지만 그래도 한 두개는 있는 법이죠. 가디언에 대한 신뢰도 신뢰지만 읽을 게 없다는 면도 큰 것 같아요. 미국은 뉴요커가 프랑스는 르몽드 디플로마티크가 독일은 슈피겔 정도가 그에 해당하겠죠. 조선일보 1면을 봤을 때 느끼는 오묘한 빡침을 더 타임즈 1면을 볼 때도 똑같이 느낄테니 굳이 그런 걸 읽을 필요가 없겠죠.

3. 전세계 모든 신문이 그렇지만 가디언도 정말 힘들 겁니다. 영국은 우리나라나 미국이랑은 조금 다른 게 타블로이드지가 압도적으로 많이 팔리는 걸로 알고 있어요. NYT는 꽤 오래전부터 신문에서 인터넷 컨텐츠 제공으로 조금씩 바꿔 나가는 것 같은데 고전적인 전략이 가디언의 생존에 긍정적 영향을 주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어요.

4. 우리나라 언론의 가장 큰 문제...라기보다도 우리나라 언론에서 문제점을 찾는다는 게 모래사장에서 모래 찾는 격이지만, 여튼 이 측면에서 봤을 때 우리나라 매체들이 가디언처럼 보도하지 않는 게 문제가 아니라 가디언 같은 매체가 없다는 게 문제인 것 같아요. 대학 이상의 교양을 전제로 한 텍스트 매체가 아예 존재하지 않죠. 유럽에 책 조금 읽었다는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흐르는 좌파적 사상이 어느 정도 반영되어 있다거나 미국이라면 뉴요커 같은 잡지 식으로 우리나라만의 건전한 지식인 담론의 장이 아예 없죠. 역사나 정치에서 그런 것의 부재가 우리나라 정치의 후진성을 만드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해서 억지로라도 그런 잡지를 만들어야 될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한겨레가 최근에 내는 잡지들 보면(...) 빡쳐요.
흐콰한다
13/08/02 10:46
수정 아이콘
본문 못지 않게 이 댓글 역시 잘 읽었습니다.
어떤 점에서 빡친다는건지 조금만 더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아, 4번항목 이야기입니다.
삼공파일
13/08/02 13:59
수정 아이콘
경제 뭐시기 21인가 하는 잡지랑 <나-들>인가 하는 잡지가 최근에 나온건데... 경제지가 뭔지 제대로 이해를 못하는 것 같고, 후자은 문화비평지도 아니고 유행 따라서 뻔한 담론이나 늘어놓고... 뭐 그냥 그래요.
흐콰한다
13/08/02 15:40
수정 아이콘
이코노미21이나 씨네21 같이 여러방면으로 전문지를 간행하고 있는 행보는 괜찮게 보였거든요.
이코노미21 한번 봐볼까 생각중이었는데 내용이 별로 알차지가 않은건가요.

어쨌든 감사합니다.
Neandertal
13/08/02 16:00
수정 아이콘
씨네21은 저도 즐겨보는 잡지입니다...영화 잡지로는 국내 원 탑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연우
13/08/02 10:04
수정 아이콘
반대로 가디언지를 보라, 라는 이야기로 들리네요
13/08/02 10:16
수정 아이콘
영국이란 나라에 대해 정말 부러운 건 BBC와 가디언..
13/08/02 14:13
수정 아이콘
일단 걔네는 BBC가 있어서...

그리고 뭐랄까 오리지날 the times 지는 근래들어 별로 유명하지가 않은것 같다는 느낌을 많이받습니다

TIMES 지는 당연히 미국꺼 아님? 하는 친구들 많더라고요 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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