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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6/17 00:26:12
Name 키루신
Subject [일반] 내 인생 최고의 알바



일전에는 최악의 알바를 이야기 했는데, 오늘은 최고의 알바를 한번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이 알바를 하면서 돈을 많이 번것도 아니고 (시급이 특별히 쎄지 않았습니다.) 여자가 생긴것도 아니지만 ㅠㅠ
그래도 이 일을 하면서 제 인생에서 많은 부분이 변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제가 일했던곳은 [차가운 돌판] 이라는 아이스크림 가게였습니다. 크크크크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누나가 아이스크림 맛있는곳 있다고 끌려가보니 이쁜 누나들이 아이스크림을 비벼주는데
그게 멋있길래 해보고 싶어서 (?!) 바로 아르바이트 지원해서 시작했습니다. -_ -a 그때 아이스크림 비벼준 누나가
이뻐서 그런건 절대 아니구요.

막상 일을 시작해보니, 아이스크림 비벼주는게 끝이 아니라 굉장히 캐쥬얼하다 못해 발랄한 가게였더군요.
손님이 들어오면 밝은 목소리로 인사하고, 손님에게 메뉴판을 건네줌과 동시에 행복한 목소리로(?) 가게 처음 방문했는지
물은 후 메뉴 설명도 해주고, 추천도 해주고 :3 그리고 아이스크림 비벼주면서 대화 유도하고 (딱히 할 말 없으면,
아이스크림에 믹스인 뭐 들어가는지라도 말해주라고 하더군요.) 엑스팩터라 불렀던 아이스크림 비비는 묘기도 하면서
손님과의 소통을 중요시한 아이스크림 가게였습니다.

그리고 외국에서는 팁을 받으면 노래를 부르지만 여기는 한국이기 때문에, 한국식에 맞춰서 계산대 앞 모금함에 돈을
넣으면 노래를 불러주고, 귀여운 율동도 곁들었었죠. 모금함 앞에 돈은 좋은곳에 썻다고 합니다. 팁 줘도 좋은데......
매니저들이 지점이동을 자주 했기 때문에, 저는 일하면서 여러 매니저들을 만났는데 그중 한 분은 출근Song이라는 괴상한
만들어서 출근하면 노래, 퇴근할떄 노래 불렀습니다. 노래 부르는걸 참 좋아하더라구요. :3

뭐 그외에 아이스크림도 가게에서 직접(!?) 만들었고 (아이스크림 만드는 기계가 있었어요. 신선한 아이스크림이라는 컨셉
으로 수제 제작했습니다.) 뭐 믹스인(토핑) 채워넣기 등 이것저것 잡다한 것들이 참 많았는데 그건 중요한게 아니고 위에
서 말했던 그 발랄한 컨셉이 정말 너무 힘들었습니다. 이유인즉슨 제가 소심 + 내성적인 성격이었거든요. 그것도 병적(?)으로
심각해서 그 전에는 길에서 모르는사람에게 길 물어보는것조차 못했습니다. 그래서 손님 들어오는데 발랄하게 인사 안한다고
엄청 혼나면서 본격적으로 성격이 개조됐습니다. :P 성격 고치는 과정에서는 정말 힘들었는데, 뭐 그래도 재밌었기도 합니다.
저 처음 입사할때 알바성비가 남1(은 저) 여 이십여명이라서 즐거웠던건 절대 아니구요.

일 오래하면서 이 황금 성비도 깨지고, 동갑도 많이 들어와서 귀염둥이 막내도 아니게 돼었지만요. 배슬기 닮은 누나도 있었고
스토커 때문에 무섭다고 일 그만둔 누나도 있었고, 이쁜 누나들 참 많았어요. (OO씨 사귀어주세요. 하면서 신기하게 스케줄
맞춰서 찾아오고 막 선물 주고, 버스정류장까지 쫒아왔었다네요. -_ -a)



군대 전역 후 다시 해보니까 너무 많이 변했더라구요. 진동벨이라는게 생겨서 손님이랑 소통도 안하고, 아이스크림의
질을 위해서 (조금이라도 덜 녹게) 스쿠퍼 최대한 적게 사용해서 비비고, 엑스팩터 같은것도 없어지고 노래도 잘 안부르고(는 좋지만)
이쁜 누나들도 별로 없고(대신 이쁜 동생들은 있었지만) 어쨋든 두번째는 일 오래 안했습니다.


역시 추억은 추억일때 아름다운 법이에요. :3
그리고 제가 일했던 두개의 매장 모두 폭파 됐습니다. 망했어요. 한국에서는 아무래도 마이너 느낌이 나는지라......
BR이 메이저죠. 크크크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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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일없다
13/06/17 00:34
수정 아이콘
이런 황금성비 알바 좋아요ㅠㅠ. 방학하면 구해봐야되는데.. 잘읽었습니다^^
키루신
13/06/17 12:08
수정 아이콘
사실 지금 하고 있는 알바도 성비는 나쁘지 않은.... 크크
최종병기캐리어
13/06/17 00:35
수정 아이콘
콜드 XX 결국 우리나라에서는 실패한 프랜차이즈가 되었죠....

광화문점이 플래그쉽인걸로 아는데 거기도 썰렁....
불멸의이순규
13/06/17 08:18
수정 아이콘
광화문점 아직도 있나요 ?
여자친구랑 예전에 자주 가던 곳인데 지나가다가 보니까 롯데리아도 바뀌어져 있던것 같던데...??!!
다른곳으로 옮겼나요?
키루신
13/06/17 12:09
수정 아이콘
그런것 같아요. 장사 엄청 잘되던 명동점마저 빠진걸보니 흐흐흐흐
전파우주인
13/06/17 00:35
수정 아이콘
차가운돌판 좋아하는데 아쉽네요.....그 무시무시해보이는 칼로리때문에 자주는 못사먹었지만 ^^
키루신
13/06/17 12:09
수정 아이콘
전 비싸서 -_ -;
크란큘라
13/06/17 00:50
수정 아이콘
중요한 부분에 밑줄치니 이해가 쉽네요(?)
키루신
13/06/17 12:09
수정 아이콘
중요한 부분인가요? 크크크크
GreeNSmufF
13/06/17 01:40
수정 아이콘
크크크 저도 참 좋아하는 브랜든데.. 한국 찬돌은 미국보다 아이스크림 종류가 적고

gotta love it(가장 큰싸이즈 맞나요?) 시키면 노래를 안불러줘서 그게 소비자 입장에서는 아쉽더라구요.. 그런 소소한 재미가 있었는데.

결정적으로 팥빙수가 맛이 없어서 그게 가장 아쉬웠습니다..
키루신
13/06/17 12:10
수정 아이콘
외국 콜드스톤은 아이스크림 종류도 많고, 아이스크림끼리도 비벼주고
더욱 더 발랄하다고 들었습니다.(역시 팁을 받아야.....) 색깔도 막 현란하고.....

팥빙수는 저 처음 일할떄는 없었는데, 다시 일할떄 생겼더군요.
써니티파니
13/06/17 02:27
수정 아이콘
아무래도 마이너 느낌난다는 말이 맞는것같네요. 강남역에 있는걸 보았는데 파리바게트나 여타 곳처럼 붐비는 날은 확실히 드물었던것같아요.
왠지 비쌀것같은 느낌도 있었구요.
키루신
13/06/17 12:10
수정 아이콘
마이너인데, 메이저보다 비싸죠. -_ -;

하겐O즈, 나O루, BR 등등 중 제일 비쌀걸요?;
13/06/17 05:55
수정 아이콘
고3때 새로생겨서 가봤는데 보통학생들한테도 비싼 베스킨의 2배라..와플에담겨져있던게 4800원이였을꺼에요.. 그때 먹었던게 레인보우 쵸코였나했는데 50프로 할인하던 250원짜리 옥동자초코랑 맛이 똑같애서.. 이거하나먹느니 옥동자 20개를 먹고말지..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지금생각해보면 별거아니지만 고등학생때는 왜이리비싸보였는지..
키루신
13/06/17 12:11
수정 아이콘
고등학생때는 용돈 받고 살아서.... 그때 가장 큰 유희가 천원짜리 PC방이었어요...
13/06/17 07:47
수정 아이콘
원래 콜드스톤이 그런 가게였군요. 제가 갔을때가 딱 진동벨 주고 노래 안부르는 그냥 평범한 가게였는데 가격은 비싸고... 좀 일찍가볼 걸 그랬네요. 흐흐.
키루신
13/06/17 12:12
수정 아이콘
한국식에 맞춰서 바꿨다는데, 좀 아쉽더라구요.

예전에는 점장이 손님이랑 얘기하다가, 아이스크림 손님쪽으로 던질테니 이 컵으로 받으면 [공짜]로 드린다고
쇼도 보여주고 했었는데요. 크크크크
13/06/17 17:26
수정 아이콘
한국에선 손님들이 안받아 주니 발랄한 컨셉을 유지하긴 힘들었겠죠.. 가격이 너무 쎘어요. 오히려 외국 나가면 가끔 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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