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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7/01/25 10:52:58
Name OrBef
Subject 이공계의 길을 가려는 후배님들에게..4 - 대학원 진학
뻘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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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학년 2학기 즈음부터 슬슬 학교 생활은 변해가기 시작합니다. 이제는 밤새 와우에 접속해서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메네실의 힘' 을 득템해봤자 마음이 편하지 않고, 여자친구가 똘망똘망한 눈으로 '사랑해 오빠' 라고 말해도 행복하지가 않습니다.

네. 드디어 학생 시절이 끝나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욱 난감한 것은, 고등학생때 받는 스트레스는 대학 합격과 함께 사라지지만, 이제부터 느끼게 될 '뭘하고 먹고살지' 라는 스트레스는 당신이 충분한 노후대비를 한 상태에서 은퇴하는 그날까지 당신과 더불어 살아가게 됩니다. 즉, 지금 느끼기 시작한 그 스트레스는 사실상 영원히 떠나지 않을 것이고, 마음 편한 날이란 것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마음 단단히 먹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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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편을 쓴지가 대략 일년 정도 된 듯 합니다. 워낙 오래전 일이라 저런 글이 있었다는 사실도 아마 기억하는 분이 거의 없을 듯 하고 ( Dizzy 님 감사합니다 ) 저또한 잊고 살고 있었습니다만, 불현듯 그 글에 이어서 쓰고 싶은 이야기가 떠올라서 다시 왔습니다.

저 세편의 이야기가 이공계에 진학하려는 고등학생, 갓 이공계에 입문한 대학생 후배님들을 대상으로 한 글이라면, 오늘 쓰려는 이야기는 졸업이 가까워온 후배님들을 위한 글입니다.

졸업 이후의 진로는 크게 나눠서 대학원 진학과 취업이 있겠죠. 취업 이야기는 근시일 내로 쓰긴 어려울 듯 하구요, 오늘은 대학원 진학 그리고 그중 약간 특수한 경우인 유학 이야기를 다음 기회에 해보려고 합니다.

저 자신에게 불행인지 다행인지는 아직 모르지만, 전 저 모든 경우를 경험해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물론 그래봐야 제 개인의 경험인 것이고 그것을 섣불리 일반화하는 것은 위험합니다만, 그래도 누군가 무슨 얘기라도 하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는 있는 것이니 약간 무리를 해서라도 개론을 펴보겠습니다.

그럼 글 시작합니다.

전 개인적으로 대학원 진학을 ‘그냥’ 했습니다. 무슨 새로운 각오같은 것도 가지고 있지 않았고, 막연히 ‘나중에 내가 교수할지 회사에 뼈를 묻을 지 모르니까 일단 보험 들어놓자’ 정도의 개념으로 진학한 것으로 기억합니다. 아마 다른 많은 후배분들도 이런 식의 진학이 대부분의 경우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뭐 괜찮아요. 세상 살면서 모든 것을 예측할 수는 없는 것이니 저런 자세도 때론 필요하죠. 하지만 적어도 새로운 집단에 들어가려면 그 집단에서 ‘잘’ 하기 위한 요소들을 어느정도 알고 들어가는 것이 본인에게나 그 집단 구성원에게나 좋은 일이겠죠. 전 석사 과정은 굉장히 무성의하게 했고, 현재 박사 과정은 상당한 각오를 가지고 수행하고 있습니다만.. 석사 과정에서 남은 것은 ‘당연히’ 거의 없고, 현 과정에서는 죽이되든 밥이되든 뭔가 남을 것 같습니다. ‘각오’ 는 중요합니다.

자.. 그럼 어떤 마음 가짐으로 대학원 생활을 시작해야 할까요. 적어도 다음과 같은 사실 몇가지는 알고 시작해야합니다.

1. 대학원 2년은 공짜가 아닌, 취업이라는 기회비용 – 사회에서 쌓을 수 있는 인맥과 몇천만원의 돈 - 을 포기하고 가는 곳이다.
2. 대학원을 마치고 나면 ‘석사 인력’ 이라는 딱지가 붙는다. 이 딱지는 연봉 몇백 올리는 데에는 좋지만, 그만큼 나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하고, 따라서 어정쩡하게 대학원 마쳐서는 나중에 기생충 소리듣기 십상이다.
3. 대학원을 갈 필요가 없는 분야가 분명히 있다. 고로 대학원에 진학한다면 그 석사 딱지를 활용하기 좋은 분야에 대한 고민도 끊임없이 해야한다.
4. ‘좋은 대학원생’ 이 되는 것은 ‘좋은 학부생’ 이 되는 것과는 상당히 다르다.

저정도를 마음에 두고 시작한다면 일단 충분할 듯 합니다. 저중에서 1,2번은 굳이 제가 다시 말씀드릴 필요가 없을 테고, 3번은 각자 알아서 할 부분.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은 4번입니다.

대학원 진학은 학부를 1~2년 더 다니는 것과는 많이 다릅니다.

고등학교때까지는 시키는 것만 잘 하면 우등생 소리 듣고 살았고, 친구들하고 대충 공차고 오락실 - 요즘은 피씨방이겠군요 - 다니면 인간관계에 문제가 없었던 데에 반해, 대학교를 진학하고 나면 일과 여가 양대 방면에 걸쳐 상당한 변화를 겪는 것이 일반적인 케이스죠. 이와 동급의 변화가 대학원 진학과 더불어 일어납니다. 그 하나하나를 가능하다면 제 경험을 덧붙여 언급해 보겠습니다.

ㅇ 공부에서의 변화 : 이제는 ‘배우는’ 입장이 아니게 됩니다. 지도교수님마저도 나보다 해당 문제를 잘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모르는 문제를 어디서 도움받을 지 역시 대단히 불투명하기 마련이고, 내가 직접 생각해내야 하는지 아니면 다른 누군가가 해답을 가지고 있는지 마저도 알기 힘듭니다.

저 이슈와 관련된 제 경험이 하나 – 사실은 더 많지만 – 있습니다. 현재 제가 속한 실험실은 유체역학을 주로 연구하는 곳이고, 전 한국에서 MEMS 라는 반도체 기술을 이용하여 극소형 기계 전자 부품을 만드는 기술을 전공한 사람이었습니다. 근데 저 실험실에서 절 뽑았다는 자체가 좀 신기하죠? 교수님부터가 ‘난 유체역학은 잘 알지만, 내가 해보고 싶은 많은 실험이 MEMS 기술이 필요해. 근데 난 그걸 하나도 모르거든. 그러니까 니가 그런 쪽으로 좀 해’ 라는 자세였던 겁니다.

처음 저 말을 들었을 때는 ‘이야.. 내가 교수와 동급이구나. 신나는걸?’ 이라는 생각부터 들더군요. 근데 막상 연구를 시작해보니 이게 보통 문제가 아닌겁니다. 교수님이 기본적으로 제시해준 기본 방향이 하나 덩그러니 놓여있고, 제가 쓸 수 있는 돈이 얼마라고 가르쳐주고… 그게 전부인 겁니다.

근데 제가 무슨 MEMS 초 전문가도 아니고, 진도가 생각처럼 잘 뽑아지지가 않더군요. 이런 저런 조그만 문제에 봉착할 때마다 ‘아 x발 이거 누가 좀 가르쳐주면 참 좋겠는데’ 라는 생각이 떠나질 않았습니다. 한번 막히면 이틀 담배피면서 농땡이부리기를 반복했고 교수님한테는 ‘이러이러해서 잘 안돼요’ 라고 메일을 보낸 뒤 ‘생각은 니가 해라. 난 시키는대로 할께’ 라는 태도를 견지했습니다. 답답한 교수님은 ‘내가 어디서 들었는데 그거 이렇게 하면 좋대드라’ 라고 이런 저런 논문 보내주시지만, 이쪽으로는 저보다도 모르는 양반인지라 대부분이 ‘뻘소리’ 수준의 논문이었습니다. 결국 저는 완전히 뭘 해야할지 방향을 상실한 상태로 6개월 정도를 보냈고 마침내 교수님이 폭발했습니다. ‘If you’re not motivated with this project, I don’t care. Just leave this group and don’t waste your time and my time.’ 이라시더군요. 제 교수님 무지무지하게 젠틀한 분입니다. 저건 교수님이 박한 양반이어서가 아니라, 그만큼 제가 잘 못해서였죠.

지금 돌이켜보면, 애초부터 저런 교수 의존적인 제 태도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었죠. 저런 쪽에서 물어보고 도움받을 만한 사람이 찾아보면 한두명이 아니었고 관련 논문은 수백편이 넘어갔는데도 제가 능동적으로 행동하지 못했기 때문에 저런 초반의 문제가 생겼던 것 같습니다.

ㅇ 인간관계에서의 변화 : 대학원에서 새로이 만나게 되는 인간과의 관계는 ‘일’을 위한 관계로 시작해서 ‘일’을 위한 관계로 끝납니다. 저를 비롯해서 많은 수의 25살 청년들은 설령 일을 같이 하더라도 커피를 곁들인 수다와 피씨방에서 밤새는 것으로 인간관계를 맺는 것에 익숙합니다만, 솔직히 이제 그런 친구들은 서로간에 충분히 가지고 있고, 앞으로 만나게 되는 사람들과는 만나면 일 얘기나 하다가 일 끝나면 각자 자기 친구 만나러 갈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이것에서 ‘아.. 이놈들 참 인생 무미건조하게 사네’ 라고 혼자 멋대로 생각한다면 이역시 낙오자로 가는 지름길입니다. 그사람들이 무미건조한 것이 아닙니다. 각자 자신의 ‘x알 친구’ 는 가지고 있기 때문에 더이상의 그런 사람이 필요하지 않은 것 뿐입니다. 저런 변화는 사회에 나가도 똑같고 유학을 가면 더욱 극심합니다. 당신은 저 변화를 ‘대학원’에서 겪는 것 뿐이고, 그것을 ‘대학원’의 문제라고 생각하면 안됩니다. 저건 그냥 나이먹으면 생기는 변화일 뿐이죠.

다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밤새 스타하는 친구’ 가 될 수 없다고 해서 그사람과의 관계를 차갑게 가져갈 필요는 없다는 점입니다. 같이 일만 하면서도 충분히 좋은 관계를 만들 수 있습니다. 어렸을 때 친구라고 해서 전부 평생 가지 않고, 어른 되어서 만든 ‘일을 위한 관계’ 가 오히려 평생 가기도 합니다.

ㅇ 교수와의 관계에서 생기는 변화 : 이공계 학부생이 가지고 있는 교수의 이미지라면.. ‘공부를 너무 좋아해서 교수까지 된 별종’, ‘학생들 노동착취해서 자기 집사는 악당’, ‘인생의 선배’ 정도가 있겠죠. 3분의 교수님을 그동안 지도교수로 모시고 대학원 생활을 해보고 나니 그 시각이 조금 변하더군요. 이공계 교수는 제 시각에서는 ‘중소기업 사장’ 같은 존재입니다. 다만 그 기업의 목표가 이윤이 아니라 논문이라는 점만 다른 것이죠. 교수 정도 된 분들이니 공부를 제법 좋아했을 것은 맞겠지만, 대부분의 교수는 학생을 착취하지도 않고 학생과 Human being vs Human being 의 관계를 추구하지도 않습니다. 그분들이 보는 학생이라는 존재는 그냥 ‘논문’ 과 ‘연구성과’ 를 내는 동업자일 뿐이죠. 고로 학업상 고민이 생길 때 ‘교수님이 인생 선배니까 교수님과 얘기해봐야지’ 이런 생각은 상당히 어린애같은 발상입니다. 그런건 알아서 각자 해결하는 것이고, 교수와는 철저히 ‘일’ 중심의 관계를 맺어야 합니다.

우리가 교수에게 바라는 것이 ‘우리 아빠처럼 나에게 자상해줬으면..’ 같은 것이 아니죠. 우리가 교수에게 바라는 것은 ‘좀 더 넓고 깊은 시야, 내 논문을 잘 이끌어줄 지도력, 다른 좋은 교수와 날 맺어줄 영향력’ 같은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교수에게 주어야 하는 것도 ‘교수가 시킨 것 이상을 척척 해내는 연구력, 교수가 놓친 것도 잡아내는 개성, 다른 교수에게서 좋은 평판을 따옴으로써 지도교수의 사회적 영향력에 도움이 되는 능력’ 입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교수는 ‘어린아이 뒤치닥거리’ 하는 데에는 아무 관심이 없습니다. 인생의 스승을 찾으면 안됩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그런건 각자 알아서 해야합니다.

ㅇ ‘평판’ 이라는 개념의 등장 : 학부생때는 한두과목 C, D 맞는 것이 큰 문제가 안됩니다. 다른 과목 A 받아서 종합 평점만 유지하면 돼죠. 인간 관계도 한두명 정 싫은 사람은 대놓고 무시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상관 없거든요. 반면에 이제부터 해당 학문의 ‘연구분야’ 라는 ‘좁은 물’ 에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은, 앞으로 평생 봐야할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그들 중 대부분은 나보다 쌓아놓은 것이 많고, 나에게 얼마든지 좋은/나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들이죠. 고로 이사람들과의 관계는 내 맘대로 맺고 끊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그 사람들에게 ‘잘 보일’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그놈 참 reliable 하게 일하는 사람이지’ 라는 ‘평판’만큼은 목숨걸고 지켜나가야 합니다. 이 ‘평판’ 이라는 요소를 무시하고 자신이 무슨 예술가인 마냥 ‘최종 연구 성과만 내면 될거아냐. 닥치고 보고있어’ 식의 자세로 일하면, 분명 5년 10년 뒤에 그것이 자신의 발목을 잡게 되어있습니다. 저만해도 한때 쌓아놓은 평판의 힘으로 지금 MIT 까지 와서 공부를 하고 있고, 한때 망쳐놓은 평판때문에 한국에서 받을 수 있는 도움의 절반 이상을 못받고 있습니다.

제가 말씀드릴 이야기는 이정도입니다.

일단 대학원에 진학하게 되면 짧으면 2년, 길면 5년을 대학원에서 보내게 돼고, 그곳에서 새로이 만나게 되는 수십명의 사람들은 학부때 만난 수백명보다 후배님들의 인생에 - 적어도 벌어들일 돈과 사회적 지위, 일에 대한 만족도에는 - 열배 이상의 영향을 끼칠 사람들입니다. 고로 설령 시작하는 동기가 ‘뭐할지 잘 모르니 일단 시간이나 좀 벌기위해’ 서 일지라도, 일단 들어가서는 좋은 열매를 맺기 바랍니다.

그럼 이만 글 줄입니다. 뭔가 앞뒤가 안맞는 부분들이 제 눈에도 바로 보입니다만, 이것 저것 손보겠다고 생각하면 글 자체를 못올릴것 같아서 그냥 눈물을 머금고 올립니다.

뱀다리 :

대학원 진학이 가지는 또 하나의 매력은, 비교적 손쉽게 학벌을 상승시킬 수 있다는 점입니다. 워낙에 많은 인력들이 학부 졸업 후 이공계의 길을 접는 현실에서, 서포카 내지는 연고한 공대 계열의 대학원에 본교생 출신은 절반이 안됩니다. 그리고 그 빈자리는 다른 학교 출신들 학생들이 메꾸죠. 저때만 하더라도 목원대 출신 학생이 합격을 했었고 ( 목원대를 비하하려는 의도는 없습니다. 다만 목원대의 학부 커트라인이 서울대보다 많이 낮다는 것은 사실이죠 ) 요즘은 더욱 심화돼서 실제로 서울대 이공계 대학원 인력의 상당수가 '존재하는 줄 몰랐던 학교 출신' 학생들입니다.

이런 방법을 통하여 상위 학교 석/박사 학위 간판을 취득하는 것은, 학부 출신을 중요시하는 한국에서는 그다지 큰 이력상 메리트는 되지 못합니다. 하지만 그 2~5년의 시간동안 쌓게되는 '인맥'이라는 것은 어마어마하죠. 이후 해당 학교의 연구원으로 취업할 수도 있고, 바깥으로 다시 나가더라도 취업에 적지않은 이득은 있습니다. 또하나의 '꼼수' 라면, 상위 학교에서 석사까지만 취득한 후 해외유학을 시도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해외 학교에서는 비교적 최종학위 취득 학교를 중시하기 때문에 가능한 이야기이죠.

아래는 제 지난 글타래들입니다.

1편 : https://pgr21.com/zboard4/zboard.php?id=free2&page=1&sn1=&divpage=4&sn=on&ss=on&sc=on&keyword=orbef&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19870

2편 : https://pgr21.com/zboard4/zboard.php?id=ACE&page=1&sn1=&divpage=1&sn=on&ss=on&sc=on&keyword=orbef&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41

3편 : https://pgr21.com/zboard4/zboard.php?id=ACE&page=1&sn1=&divpage=1&sn=on&ss=on&sc=on&keyword=orbef&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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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즐이
07/01/25 10:58
수정 아이콘
언제나 잘 읽고 있습니다.
많은 걸 생각하게 하는 글이네요.
저도 평판의 무서움을 깨닫는 중입니다. 자평하는 점수는 아직 50점대? -_-;; 더 열심히 해야 겠네요.

그나저나.. 무려 MIT라니 ! Geek !
하하.. 돌아오시면 교수님(?) .. 자 잘부탁드립니다.
또 하나의 즐거
07/01/25 11:03
수정 아이콘
전 대학원 석사 출신이지만..
박사 과정을 밟고 연구원이 되길 희망하지 않는한..
석사 진학에는 반대표를 던지는 편입니다.
Orbef님께서 말씀 하셨듯이..
대학원 진학은 2년동안 벌어들일 몇천만원의 연봉을 포기 하면서 선택해야 하는 것이고..
그렇다고 석사딱지를 붙이고 2년 경력 받아 회사에 입사한다 해도..
연봉이 몇백씩 더 붙는 것도 아닙니다..
뭐. 학부 졸업한 입사 동기들보다야 많아야 100만원 더 받는 실정이고요.
학부 졸업하고 바로 입사한 대학 입학 동기와는 연봉이 같을테니..
뭐.. 제 생각엔 석사 졸업하고 취업할 생각이라면..
그냥 학부 졸업하고 취업하는게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뭐.. 학부때 조금 놀아서 학벌도 좀 높일겸 시간도 벌겸 대학원 진학 하실 분이 계신다면..
말릴 이유는 없겠지만요.. 대학원 생활이 그리 만만치는 않다는 것을 알아두고 가셔야 할 겁니다.
아.. 그리고 대학원을 더 좋은 학교로 진학 한다고 해서..
기업에서 선호 하지는 않습니다.
괜히 기업들에서 편입전 학교 까지 다 보는 건 아니니까요..
또 하나의 즐거
07/01/25 11:07
수정 아이콘
그나저나 OrBef님은 기계과 출신이시거나 항공과 출신이시겠군요..
많이 들어본 MEMS란 단어가 나오니 반갑습니다.
전 항공과 출신으로 공력소음 전공했는데요..
과제 발표 관련해서 모임을 가질때 다른 분야 교수님이 MEMS 연구 결과를 열심히 발표 하시던게 생각 납니다.
그 발표 들을때는 참 흥미 있는 분야라 생각했는데..
유학까지 가신걸 보면.. 귀국후에 교수라는 직업까지 생각하고 계신듯 하군요..
좋은 결과 있으시길 바라겠습니다~
07/01/25 11:10
수정 아이콘
항즐이님/
헤헤 '평판'이라는 단어 선택은 제가 요즘 World of warcraft 를 하는지라.. 교수님 진영에 대해서 확고는 못찍더라도 매우우호까지는 찍어야 할 듯 싶습니다 ^-^

또 하나의 즐거움님/
기업쪽은 분명 그런 듯 합니다. 하지만 본문에 적은 '유학 잘가기 위한 꼼수'는 상당수 학생들이 잘 쓰고 있더군요. 제 연구실에도 지방대 학부 - 서울대 석사 - MIT 박사 라인을 잘 달리는 분이 한 분 계세요.

연봉 관련해서는 제가 다녔던 회사는 제법 차이가 있었었는데, 요즘 추세는 또 조금 다른가보네요. 그 부분은 잘 몰랐습니다.
07/01/25 11:11
수정 아이콘
또 하나의 즐거움님/
네 기계과에요 ^^ 교수가 목표입니다만 요즘은 워낙에 인력 포화상태라서 science 논문 하나정도를 때려줘야 서류라도 내볼 듯 합니다. 근데 저게 무슨 동네 개 이름도 아니고.. ㅠ.ㅠ 먹고 살기 힘들어요
Dr.faust
07/01/25 11:17
수정 아이콘
공대분들이 많군요. 공대에서 먹고 살기 힘들다고 하시면 자연과학은......OTL
어쨌거나 MIT에 한국 사람이 많네요. 제 주변에 아는 사람도 벌써 2명이나 MIT로 가있는데 ^^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MIT에서는 어떤지 거기 분위기는 어떤지 시간이 되면 자주 글 부탁드립니다. 저희는 다음주까지 모든 화학과 연구실들이 이사를 해야하기 때문에 정신이 없네요. ㅡ.ㅜ 연구나 하고 싶은데 그냥 놔두지를 않는군요. 연구는 뒷전이고 요즘에는 행정업무하느라 정신이 없네요. 내가 행정실에 취직한 것도 아닌데 -_-a

최소한 미국 대학에서는 대학원생한테 행정업무는 안 시키니 좋겠더군요.......OTL
무한반전
07/01/25 11:20
수정 아이콘
OrBef 님의 글에 대해서 언제나 진심으로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무한반전
07/01/25 11:27
수정 아이콘
또 하나의 즐거움님 // 쓰신 말씀이 옳습니다. 대학원 2년 더 다니고 와봐야 대기업의 경우에는 2년 호봉 더 쳐주는것 밖에 없습니다. 그 호봉이란것도 대학원 갈 시간에 회사 다녀도 주는거니까 메리트라고 할 순 없지요. 기회비용 산출해보면 정말 1억 정도는 가뿐히 넘는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대학원 출신은 특별한 일 하느냐 그것도 아닙니다. 적어도 대기업에선 학부출신이랑 석사 출신이랑 차이가 전혀 없습니다. 심지어 같은 부서에 있는 사람들중에도 어떤사람이 학부출신인지 석사 출신이지 모르게 되더라구요. 그런데 박사 학위 받고 나면 갑자기 대우가 껑충 뛰는데. 박사 학위 받고 들어오면 과장(책임)급 부터 시작하니... -_-;;
07/01/25 11:27
수정 아이콘
이번에 대학원진학하는 저는 정말 잘 읽었습니다
단지.. 너무 짧습니다! 3배는 더 쓰셔도 될듯합니다..크크;;
안티세라
07/01/25 11:30
수정 아이콘
글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글쓴분은 지도교수를 참 잘 만난듯 합니다.
저런 경우는 학문에 매우 열정이 있는 교수의 경우로, 아주 운 좋은 경우고

학문엔 관심 없고 벤처로 돈이나 벌어볼까, 내 밥그릇 어떻게 챙길까.
고민하는 교수 만나면 상황은 저것보다 더 심각합니다.

대학원을 갈때는 연구 테마와 함께 지도교수가 누구냐도 매우 중요합니다. 앞으로 대학원 가실 분들에게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우리고장해남
07/01/25 11:35
수정 아이콘
글 감사합니다

이번에 지방대 전기신소재공학부를 들어가게될 예비대학생인데

대학원에 대해서 궁굼한점이 많았는데

좋은글 감사합니다
07/01/25 11:58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마술사
07/01/25 12:16
수정 아이콘
교수님의 평판 확고찍는데는 얼마나 걸리나요;;
지금 석사 2학기째인데 쉽지 않네요.
항즐이
07/01/25 12:21
수정 아이콘
석사에게 있어서 교수님의 평판 "확고"는 아주 드문 경우입니다.
아무래도 박사를 더 선호하시기 때문에..


그리고 석사가 연봉 자체에서는 큰 도움은 안되지만,
승진 심사 등에서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과장, 부장님들이 다시 석/박사 따러 학교 오시는 경우도 많이 있구요.
물론 업계마다 다르겠습니다만..
07/01/25 12:43
수정 아이콘
Dr.faust 님/
제가 웬만해서는 '한국에서도 열심히 하면 똑같애' 라고 말하는 편입니다만, 행정 업무에 대한 부담만큼은 정말로 미국이 압도적으로 좋더군요. 한국에서 했던 수많은 연구 외적인 일들 - 서류 작성부터 학회 도우미까지 - 를 돌이켜보면, 정말 이건 아니다 싶습니다. 그래도 뭐 아쉬운 쪽이 참아야지 어쩌겠습니까. 아직 우리나라가 그정도 여력이 없는거죠.

안티세라님/
동의합니다. 저번 글에서 '고등학교때 마징가 만들고 싶었다고 해서 꼭 기계과 가야하는게 아니다' 라는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만, 대학원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약간 덜 매력적인 연구주제를 선택하는 한이 있더라도 좋은 분위기의 연구실인가 정열적인 교수님인가를 보는 것이 더 중요하죠.

마술사님/
항즐이님 말씀처럼 석사가 평판 확고 찍는 것은 와우 레벨 10 에 오그리마 확고 찍는것만큼 어렵습니다. 레벨 60이 될때까지 무수히 많은 퀘스트를 수행해야 비로소 확고 찍듯이, 교수의 기대를 무수히 여러번 충족 내지는 오버해 주어야 비로소 확고를 찍겠죠 ^^
ZergInfantry
07/01/25 12:47
수정 아이콘
// Dr.faust님

순환도로 옆에 있는 BK연구동으로 이동인가요?
KnightBaran.K
07/01/25 12:58
수정 아이콘
글 잘 읽었습니다. 제가 이런 글을 2년쯤 전에 읽었다면 많은 시간을 세이브 할 수 있었을텐데라는 아쉬움도 남구요. 당장은 실험을 해야하니-_- 나중에 감상을 더 쓸게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Dr.faust
07/01/25 12:59
수정 아이콘
Zerginfantry//네 -_-;;
귀찮아 죽겠네요;; 무슨 행정일이 그렇게 많은지 -_-;
마술사
07/01/25 13:02
수정 아이콘
OrBef님//
레벨 10에 오그리마 확고;;; 어려움이 절실히 와닿는군요. 감사합니다.
KnightBaran.K
07/01/25 13:13
수정 아이콘
그리고 지금이라도 이런 대학원을 지내셨던 선배의 글을 읽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 나중에 차분히 다시 읽어보겠습니다.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교수님 진영에 확고를 찍기위해 노력해야겠군요. -_-;; 여태 반목하다가 이제 막 같이 일을 잘 해보자고 이야기를 한 시점이라서. 지금부터라도 아둥바둥 열심히 해보아야겠습니다.

‘If you’re not motivated with this project, I don’t care. Just leave this group and don’t waste your time and my time.' 우리교수님 목소리 버젼으로 저에게 환청이 들리는군요. =_=
Dr.faust
07/01/25 13:36
수정 아이콘
근데 와우 하실 수 있나요? -_-;
전 대학원 입학하고 나서는 하고 싶어도 시간도 그렇고 심리적으로도 여유가 없어서 도저히 와우는;;;
코딩은 내 운명
07/01/25 13:50
수정 아이콘
새벽에 대학원 진학에 대해서 글 올릴려다 말았는데...
너무나 감사한 글이네요..
근데 더 궁금한게 있는데 쪽지로나마 질문을 드려도 될런지..
바쁘실텐데... 잠시 여유가 되신다면..^^
07/01/25 13:58
수정 아이콘
Dr.faust 님/
와우 말고 다른 취미가 전무하다능... 티비 안보고 신문 안보고 교양서적은 지난 2년반동안 Rendevouz with Rama 이거 하나고.. 그러고나니 와우 할 시간은 나더라구요 ^^ 그래도 레이드는 못뜁니다.. 걍 소닥돌로 쟁만 ^^
07/01/25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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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딩은 내 운명님/
아 물론이죠. 저 2시간 정도 실험실에 더 있을 듯 합니다. 쪽지도 좋지만, 아주 개인적인 질문이 아니시라면 댓글로 하시면 다른 분들과 함께 얘기 나누기에 더 좋을 것 같아요
성화창
07/01/25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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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대학원에서 공부하고 있는지라, 말씀 하나하나에 공감하게 되네요.
특히나 인간관계 문제에 있어서는, 초중고 다르고, 학부 시절 다르며, 대학원 시절은 너무나 다르더군요. 사회나가면 또 어떻게 될지..
Dr.faust
07/01/25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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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Bef//그러시군요. 하긴 저도 와우는 안해도 스타랑 애니는 챙겨봅니다. -_-; 연구의 스트레스를 풀데가 좀 있어야 겠죠?
이렇게 스스로 합리화를 하고 있습니다. -_-a
소사마
07/01/25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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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감사합니다. 저도 언젠가부터 이런글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네요. 올해면 4학년이 되니....덜덜 솔직히 학부성적 군대가기 전이나 갔다온 후나 별로 다른게 없네요. 아직 철이 안든 모양입니다. 리플들을 읽어보니까 석사만 딸려면 대학원 안가는게 낫다 라는 말이 있는데 저 사실 평점도 별로 안 좋고 졸업하고 막상 취업할때도 없을거 같아서 대학원 진학해서 석사따고 취업할려고 생각 중 이었거든요. 점수도 안 좋은데 먼 대학원이냐 하시겠지만 우리과가 BK21이라서 교수님들이 대학원 올려고 하는 사람 거의 안 막아서요 그리고 대학원 공짜로 다닙니다. 오히려 돈을 주죠. 성적을 안 본다고 하셔서 생각중이었는데 다시 한번 생각 해봐야 겠네요. 그렇다고 박사과정까지 갈려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릴거 같고 그닥 전공을 잘 하지도 못하고.. 참고로 저는 기초과학 화학과입니다.
07/01/25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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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사마님/
본문에서는 까먹고 다루질 못했는데, 석사를 가느냐 안가느냐에서 한가지 또 고려하셔야 하는 사항이 있습니다.

대기업이나 국책 연구소 등에서 신규 인력을 뽑을 때, '학사 ㅇ 명, 석사 ㅇ 명, 박사 ㅇ 명' 으로 나누어 뽑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죠. 저 경우에는 석사가 약간 유리한 것으로 알고있습니다.

물론 대학원 가셔서 학점 내리 바닥을 치고 논문 하나도 못쓰신다면 안가니만 못하겠지요. 각오는 하고 가셔야 합니다 ^_^
데스싸이즈
07/01/25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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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공부하시면서 메네실을 득할정도로 와우하시구 여자친구까지 있으시다니요.....회사다니면서 잠깐씩 와우하기도 빡센 저로서는 도저히 이해가...-0-
07/01/25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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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전 레이드 안뛰는 소위 '개천민' 유저입니다. 저건 그냥 예죠 ^^
항즐이
07/01/25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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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faust님

그래도 그 건물 엄청 좋아보이던데
전 39동에 있습니다. 우리 건물도 쌔거라서 엄청 좋아했는데, 공간은 더 좁아졌어요 OTL. 다만 저는 이제 짬이 되는지라 책상 2개에 듀얼모니터 까지 쓰고 있습니다. 우하하. 석1시절 따위는 잊어버려...

데스싸이즈님//
와우도 와우지만 OrBef님 pgr질도 어지간하시죠. 흐흐. pgr질이 대학원생활을 좀 먹는 것에 대해 쓰라면 저도 논문 하나 나올 겁니다;;
Dr.faust
07/01/25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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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사마//저랑 같은 화학과 시군요. 만약 유기 화학 같은데 관심이 있으시다면 유기 화학방(특히 합성) 석사는 갈 곳 많습니다. 물리나 무기 화학도 방에 따라서 갈 곳은 많습니다. 고분자도 갈 곳 많습니다. 제가 아는 선배들 중에도 LG화학이나 SK에 다니는 선배들이 많은데 석사 연구원이면 학사보다 몇 백 더 쳐줍니다. BK사업단이시면 괜찮은 학교 화학과이실텐데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화학과는 석사를 마쳐도 취직이 잘 됩니다. 회사에 가서 자신이 얼마나 하는가는 자기자신한테 달린 것이라...... 진로나 전공에 대해 궁금하신 점 있으시면 리플 다셔도 됩니다. ^^
07/01/25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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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즐이님/
pgr 좀 줄여보려고 눈팅족이 되고자 가입과 탈퇴를 반복한지 어언 몇년.. 첫 아이디가 뭐였는지는 이제 기억도 안나네요 ㅠ.ㅠ
Dr.faust
07/01/25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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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즐이//네 건물 외관은 괜찮고 속도 나쁘지는 않은데 자연대쪽에 와보셨으면 아시겠지만 복도에 냉장고며, 제빙기며 다들 나와있는데 그걸 실험실 안으로 넣으라고 했으니 아마 대부분의 실험랩은 공간이 더 좁아질꺼예요.
하지만 저는 이론방이라서 Pass.
그리고 이번에 이사할 때 가구를 새로 사야해서 제가 담당인데 제 취향대로 22만원짜리 듀오백을 질렀습니다. -_-; 우하하하...
듀얼 모니터는 아주 조금(?!!) 부럽네요 -_-;;;
소사마
07/01/25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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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faust// 유기화학이 젤 재밌(?)어서 유기쪽으로 갈려고 생각중입니다. 지금 지도교수님도 유기쪽이라서요. 근데 메카니즘도 어렵고 제가 좀 난하게 놀았거든요ㅠㅠ 근데 어디서 들은 이야기인데 NMR이나 질량분석기 같은 분석기계만 잘 다루어도 취직이 잘 된다는데 그게 사실인가요?? 작년에 대전 기초과학 연구소랑 NMR 900메가짜리 보러 갔었는데 신기하더군요ㅋ 아!! 유기합성으로 석사 마치면 구체적으로 어떤쪽으로 갈수 있나요?? 제가 과에서 아싸라서 별로 친한 선배도 없고 친한 선배들은 공무원이다 옷장사다 이런걸 해서 물어 볼 사람이 없어서요. 교수님이랑도 별로 안친하고...
코딩은 내 운명
07/01/25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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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냥 이 곳에 올리죠 뭐..^^
제가 연구원쪽으로 진로를 잡았는데요.. 이쪽에서는 석사 과정이 필수라고 하더라구요.. 근데 제가 군대까지 다녀와서 지금 다시 석사 과정까지 마치기가 시기적으로 좀 적합하지 않은 것 같구요..(주변 대학원생 중에 군대를 다녀온 사람이 단 한명도 없습니다. 아무래도 컴공쪽이다 보니..)
그래서 그 것 때문에 많이 고민이 됩니다.
그리고 집에서 용돈이나 등록금 같은거... 형편 때문에 전혀 지원을 못 받는데, 대학원을 가게 되더라도 제가 해결해야 할 듯 싶은데, 대학원에서 그런게 지원이 되는지...
너무 궁금합니다.
07/01/25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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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딩은 내 운명님/
아.. 컴공쪽은 대부분 연구요원으로 군필을 하나보네요. 솔직히 이공계 쪽에서 연구요원이 아니라 굳이 군필을 필요로 하는 경우라면 딱 '유학' 한가지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 근데 전 5년 근무 다 하고 나왔어요 아흑 ) 그게 아닌데 군대를 다녀오셨으면 냉정하게 말씀드려서 2년 손해보신 것은 맞습니다. ( 전 5-2=3 년 아흑 )

근데 그 2년때문에 석사를 안가신다는 것은 조금 과민하신 듯 합니다. 2년이면 삼수한 셈 치면 되는거죠. 전혀 고려하실 부분이 아닙니다. 아무리 컴공쪽이더라도 그정도로 향후 회사 채용시에 연령 제한에 걸리실 리도 없고요.

다만 대학원 학비 문제는 분명 고민거리가 될 수 있습니다. 전 국립대였고해서 큰 부담은 안됐었지만, 사립대고 BK21 도 아니라면 어마어마한 대학원 학비는 고스란히 다 나가죠. 원래는 실험실에서 하는 프로젝트는 전부 스폰서가 있어야 정상이고, 그 스폰서가 주는 돈 중 인건비 부분은 학생이 받아야 정상이지만, 실상은 스폰서 없이 하는 연구도 많고, 그러다보니 스폰서 붙은 프로젝트에서 나온 돈으로 스폰 없는 쪽 연구비로 돌리기도 하죠. 그럼 결국 만만한게 학생 인건비기 때문에, 실제로는 돈 거의 못받으며 석사 과정을 진행하셔야 합니다.

이건 정말 실험실마다 다 다르기 때문에, 일단 원하시는 실험실이 BK21 에 해당하는지, 인건비 지급은 어떤 식으로 되는 지 알아보시는 것이 순서일 듯 합니다. 지원이 없다면, 독한 마음먹고 과외 3탕씩 뛰어야죠.. 방법이 없습니다. ( 제 와이프가 이렇게 해서 석사 마쳤고, 본전 다 뽑았죠 )

건투를 빕니다!
달걀껍질
07/01/25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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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이공계 선배님들이 많으시군요..
전 화학공학과 석사 1학년 마쳤습니다.. 이모 저모 이야기 하고 싶은게 많군요..언제 정모라도 했음 하는 소망이 있네요 호호
또 하나의 즐거
07/01/25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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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대기업은 이제 석사는 푸대접인 상태로 돌아섰습니다.
석사의 매리트을 잃어버렸죠.
그리고 국책연구소의 경우.. SCI 논문이 있으면 아주 좋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담당 지도교수님의 파워가 얼만큼 세냐..
이거 무시 못합니다..
이런말 하기 뭐하지만.. 우리나라 연구소들...
신규 인력 뽑을때... 미리 뽑아 놓고 공고 내는 수.. 허다하죠..
그래서 오죽하면 짜고치는 고스톱이다.. 라는 말까지 나오니까요..
이런 경우를 잘 참고 하시길 바라겠습니다..
또 하나의 즐거
07/01/25 16:50
수정 아이콘
그리고 저 같은 경우는 국립대를 나왔지만..
BK21에 해당이 안되는 학과였습니다.
뭐.. 교수님이 프로젝트를 몇가지 따오시는 바람에..
그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인건비를 받았습니다.
아마 공대생이시라면 교수님이 수행하시는 프로젝트에 이름을 올려서..
거기서 나오는 인건비를 받으실 수 있습니다만..
그 금액은 뭐 한달에 약 25~30만원 정도가 대부분 일 겁니다.
사실.. 실험실 살림살이까지 얘기가 나온다면 너무 복잡하지만요..
대부분 학비는 저 인건비로 충당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까 교수님이 용돈을 주신다..
이런 경우는 극히 드물고요.. 용돈이 아니라 본인의 인건비다..
이 말이 더 맞는게 우리 공과대학 대학원의 실정입니다...
아... 그리고 BK21의 경우 한달에 최대 50만원까지 나오지만...
이 돈을 교수님이 고스란히 주냐.. 이것도 생각보다는 자세히 알아보시는게 나을 것입니다.
BK21 장학금을 지급하는 대신 프로젝트 인건비는 랩비로 돌린다던가 하는 경우도 허다할겁니다...
코딩은 내 운명
07/01/25 16:53
수정 아이콘
답변 감사합니다. ^^
솔직히 군대 다녀온거야 제가 초등학교를 1년 일찍 입학했기 때문에^^
1년 손해보는셈 치고 가면 되는데, 비용적인 측면이 많이 걸리네요.
집에 -를 안 주면 되는게 아니라 +를 시켜줘야 하는 입장이라...
아무래도 몇 군데 정해놓고 좀 더 자세히 알아봐야 할 것 같네요.

아... 등록금도 400만원 돌파. 공부하는 것도 참 힘드네요!!^^;;
Dr.faust
07/01/25 17:23
수정 아이콘
소사마//일단 소사마님께서 말씀하신대로 Mass나 GC같은 분석기기들을 만질 줄 안다면 쉽게 취직하실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무언가를 만드는 회사 (머시기 화학이라고 이름 붙은 회사 뿐만 아니라 반도체, 전자, 재료등등 해서 많습니다)에서는 대부분 분석 기기들을 사용하기 때문에 분석 화학을 아는 인력이 필요한 실정이죠. 얼마전에 과 홈페이지에는 마사회에서 말오줌으로 도핑테스트를 하기 위한 GC인력을 뽑는다는 공고가 올라왔더군요(아마 초널널한 직장이 아닐까 싶은데^^;). 다만, 그렇게 취직을 하시면 그것만 다루는 기술자가 되기 때문에 승진이나 자기 계발, 급여의 측면에서도 그다지 좋지 않다고 봅니다.
유기 합성을 전공하시면 BK대상 화학과시니까 가실수 있는 길은 굉장히 넓습니다. 전 유기 합성이 아니지만 주변에 친구나 선배들이 취직하는걸 보면 LG화학이나 SK 케미칼, 제일모직, 삼성토탈, 삼성 정밀유리, 제약회사(동아제약, 대웅제약 등등) 등 대기업에 많이 가더라구요. 가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게 될지는 회사 사정에 따라서 결정되겠지만, 아마 무언가를 합성하게 되겠죠? -_-;;; 그리고 합성은 어디서나 일정한 정도의 요구 인력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약이나 화장품 같은 것들은 아마 인류가 멸망하기 전에는 없어지지 않을테니까요 ^^ 그리고 석사 졸업하고 가면 보수도 학사 보다는 더 줍니다. 어느 정도 이름을 들어본 회사에 들어가시게 된다면 초봉이 3000은 넘을테니 괜찮다고 생각합니다만...... (더 원하신다면 약간 난감;;)

그리고, 합성 메커니즘이 어렵다고 하셨는데 제가 합성 전공이 아니라 잘 모르겠지만, 제가 옆에서 볼 때는 합성은 메커니즘을 얼마나 외우고 있냐 보다는 일단 체력과 경험, 손의 싸움인 것 같습니다. 쉬운 반응이라도 누가 하면 잘가고 다른 사람이 하면 잘 안가고 그런 일들이 있다고 하더라구요. 아무리 머리속으로 외우고 있어도 손이 안되면 헛일이겠죠. 제 경험상으로도 학부때 시험을 보기위해 외운 것들은 쉽게 잊혀지지만 자신이 정말 필요로 해서 찾아본 내용, 실제로 해본 내용들을 잘 잊혀지지 않더라구요.

마지막으로 교수님이랑 친하지 않다고 하셨는데 교수님께 찾아가보세요. 사실, 교수님께서 먼저 학생들을 찾아가기는 쉽지않습니다. 학생도 너무 많고 또 다챙기기에는 일이 많으니까요. 학생이 진로 상담등의 이유로 찾아갔는데 싫어하거나 귀찮아 하는 교수님은 단 한분도 본 적이 없습니다. 교수님께 많이 찾아가세요.
Dr.faust
07/01/25 17:24
수정 아이콘
P.S. 900메가 짜리NMR이라 대단하네요 -_-;; 가격이 얼마일지 정말 후덜덜하군요.
DafNen.c
07/01/25 18:47
수정 아이콘
이번에 대학교 신입생이 되는 저에겐 정말 감사한 글이였습니다~ 계속해서 써주세요~
07/01/26 01:48
수정 아이콘
저는 이공계 졸업하고 바로 취업해서 직장생활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위에 적으신 부분 중에 회사 생활을 하면서고 많이 맘에 와 닿는 부분이 있어서 회사생활 버전으로 약간 수정해 보았습니다.


대부분의 상사들은 후배사원들을 착취하지도 않고 후배사원들과 Human being vs Human being 의 관계를 추구하지도 않습니다. 그분들이 보는 후배사원이라는 존재는 그냥 ‘보고서’ 와 ‘업무성과’ 를 내는 동업자일 뿐이죠. 고로 회사 생활 중 고민이 생길 때 ‘저 사람이 회사 선배니까 고민에 대해 얘기해봐야지’ 이런 생각은 상당히 어린애같은 발상입니다. 그런 건 알아서 각자 해결하는 것이고, 상사와는 철저히 ‘일’ 중심의 관계를 맺어야 합니다.

우리가 상사에게 바라는 것이 ‘우리 아빠처럼 나에게 자상해줬으면..’ 같은 것이 아니죠. 우리가 상사에게 바라는 것은 ‘좀 더 넓고 깊은 시야, 내 업무특성을 잘 이끌어 줄 지도력, 필요 시 관련 부서 사람들과 날 맺어줄 영향력’ 같은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상사에게 주어야 하는 것도 ‘상사가 시킨 것 이상을 척척 해내는 업무능력, 상사가 놓친 것도 잡아내는 개성, 다른 부서에게서 좋은 평판을 따옴으로써 담당 상사의 사회적 영향력에 도움이 되는 능력’ 입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상사는 ‘어린아이 뒤치닥거리’ 하는 데에는 아무 관심이 없습니다. 인생의 스승을 찾으면 안됩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그런건 각자 알아서 해야합니다.


하지만 요즘 신입 사원들 보면 이런 걸 너무 모르고 사회 생활에 입문하는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물론 저도 사회 초년생 때엔 이런 생각 가지고 있다가 호되게 당한 경우도 많고요... 회사생활의 가족같은 분위기라는 것은 언제나 '사람들 모두 자신에게 주어진 또는 자신이 해야 할 일들을 잘 하고 있을 때'라는 베이스가 있을 때에 부가적으로 논의되어야 하는 얘긴데 말이죠.

이공계 뿐만 아니라 세상 살아가는데 도움이 많이 되는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sway with me
07/01/26 06:43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저는 이공계의 길을 가고 있지는 않지만 히히님의 말씀대로 생각할 점이 많았습니다.
히히님의 댓글을 다시 읽으면서 예전에 읽었던 책의 한 구절이 생각났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읽다보니 끄덕끄덕했던 구절인데...

'직장에서 감정적인 충족을 기대하거나, 누군가 자신을 돌봐줄 거라고 기대해서는 안 된다.'

가끔 아랫사람들을 보면 윗사람의 성격이나 태도를 보면서 욕하는 경우가 있는데, 직장관계에서 성격이나 태도는 옵션입니다. 중요한 것은 일을 깔끔하게 잘 처리하는 것이지요. 혹시 일을 못한다면 욕하셔도 좋습니다.
07/01/26 08:40
수정 아이콘
히히님/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현대건설같은 약간 특이한 기업 문화를 가진 경우에는 끈끈한 인간관계를 상당히 중시하긴 하지만, 대부분의 직장에서 개인에 대한 평가는 '업무' 로 시작해서 '업무' 로 끝나죠.
소사마
07/01/26 21:30
수정 아이콘
Dr.faust ,, 또 하나의 즐거움// 좋은 정보 감사 합니다. 오늘에서야 확인하게 되었네요. 일단 교수님을 찾아 뵈어야 겠군요.
포도주스
07/01/27 06:21
수정 아이콘
참 좋은 글을 너무 늦게 봤네요. 어제 다른 일에 매달리느라... ㅠㅠ

저는 화공과 박사과정 말년차인데... 여러 모로 공감도 되고..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군요. 제가 대학원 생활을 하면서 느낀 분명한 점은, '남들이 많이 가니까 (제가 다니는 학교는 학부생들이 대학원에 많이 오는 편입니다)', '학벌 세탁 좀 하려고', '취직도 시원찮고..' 이런 두리뭉실한 생각으로 대학원에 오면 많이 힘듭니다. 물론 석사 졸업이야 어떻게든 다 합니다. 문제는 그 2년간 한 게 없다는 거죠.

글쓴 분 말씀처럼 석사 2년은 그냥 바로 회사에 들어간 것에 비해서 그리 메리트가 높지 않습니다. 물론 분야에 따라 다르지만 그 2년을 소모한 것을 감안하면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들이 존재할 수밖에 없죠. 그렇다고 해서 박사를 가면? 더 답답해질 수도 있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요즘처럼 고급 인력이 넘쳐나는 시대에 뭔가 특별하게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것이 있지 않으면 (논문이라던가, 교수님의 뒷배경이라던가 -_-) 박사는 취업이 더 어렵습니다. 들어가기만 하면야 대우는 훨씬 좋다고 하지만 박사 인력을 원하는 곳이 많지 않은 실정이죠.

대학원이란 거... 정말 학문에 대한 탐구심이 높고 연구를 잘 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너무나 당연한 소리지만 실제로는 그런 사람이 그리 많지는 않으니까요. 자신이 연구에 흥미가 없고 창의적이지 못해서 남들에게 의존적으로 따라다니기만 하면 길다면 긴 석박사 기간을 견뎌내기가 정말 힘듭니다. 저도 약간은 그렇게 나태해져 있는 상태가 길었었구요. 지금은 졸업 때문에 다시 긴장 중입니다만;;;

대학원 진학을 고민하시는 분들께 이 글과 리플들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네요.
11/04/19 00:33
수정 아이콘
링크가 깨진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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