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09/05/01 16:32:10
Name 히로하루
Subject [일반]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드라마 - 웨스트윙 West Wing
안녕하세요.

미국 정치 드라마 West Wing을 보다가 참 기분이 좋아져서
여러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 글을 써봅니다.
좋은 일은 나눌수록 커진다니까요.

이 드라마는 저를 참 행복하게 합니다.
정치인들에게 감정이입을 하고, 또 그들의 행동에 공감하도록 해주니까요.

모든 드라마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그 캐릭터에게 감정이입을 하고 공감을 이끌어내도록 하는데
이게 무슨 특별한 것이 있냐구요?

네, 특별하죠.
왜냐하면 저는 아직 살면서 우리나라 정치인들에게서 진심어린 공감과 감정이입을 느낄 수 없었거든요.
(리즈시절 노 전 대통령 빼구요)
그 이유는 그들의 너무나도 제가 생각하는 "인간으로서의 상식"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입니다.

정치는 그 어떤 분야보다도 상식을 추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가장 잘 지켜져야 하는 것이 바로 정치여야 하죠.
정치는 모든 사람들의 이해득실에 연관되어 있으며, 그것을 조정하기 위해 존재하니까요.


웨스트윙에는 대통령과 그의 참모진들이 주요 캐릭터로 나옵니다.
수석보좌관, 공보실장, 언론대변인 등등.
그들은 자기가 옳다고 믿는 것을 함께 공유하며 대통령을 중심으로 수많은 난관을 헤쳐나가죠.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의 끝없는 논쟁과 토론, 그리고 협상. 이게 그들의 일입니다.

그들을 보고 있으면, 이게 정치인이구나, 이게 정치인이어야 하는구나, 라고 느끼게 됩니다.
제가 그동안 접해오던 우리나라 정치인들의 모습과 참 많이 비교도 되구요.

물론 이 드라마를 보고 미국 정치에 대한 환상을 가지거나 그러고 싶진 않습니다.
이건 어떻게 보면 정치 판타지 드라마라고 생각하거든요.
정치인들의 가장 이상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그에 대해 시청자들은 카타르시스를 느끼는거죠.
남성분들이 야인시대를 보고 통쾌함을 느끼는거나,
여성분들이 신데렐라물을 보고 대리만족감을 얻는다거나,
그런 것들과 마찬가지로 현실 정치에 대한 사무치는 분노를 이 드라마로 해소하고 있습니다.


이제 시즌 1을 다 끝내고, 시즌 2를 막 시작했는데,
각 캐릭터들이 대선선거캠프에 합류하게 되는 이야기들이 나오더군요.
그 중에서 특히 샘 시본의 모습이 참 멋졌습니다.
극 중에서 항상 가장 정의로운 모습, 가장 순수하게 옳은 일을 추구하는 것을 즐기던 모습이
선거캠프에 합류하게 되는 과정에서도 나오더군요.
비 맞은 채로 회의실 유리문을 노크하던 조쉬 라이먼의 해맑은 미소와
친구의 미소를 보고 거침없이 뉴햄프셔로 함께 나서던 샘 시본.
그들이 찯던 Real Thing, 그런 정치인을 우리나라에서도 보게 되는 날이 오겠지요.


대통령 제드 바틀렛이 어느 사형수 문제로 고민하고 있을 때
어린 시절부터 자신이 다니던 교회의 목사님이 찾아오셔서
"Mr.President" 혹은 "제드" 중 어떻게 불러야 호칭에 대해 묻습니다.

대통령은 Mr.President라 불러달라고 하며,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하죠.
"Mr.president"라 불리면, 나 스스로 개인(인간)이 아니라 Office라고 인식하기에 편하다.
그래야 수많은 일들에 대해 결정을 내리기가 좀 더 수월해진다.

수억명의 사람들과 관련된 정책에 대해 결정권을 갖고 있는 한 개인(대통령이라는)의 모습을
이렇게 잘 드러냈던 장면은 여태껏 본 적이 없었네요.


쓰다보니 글이 길어집니다.
아직도 기분이 좋은 것은 이 훌륭한 드라마를 6 시즌까지 한참 더 볼 수 있다는 것이며
한편으로 씁쓸한 것은 드라마를 본 후 잠자리에 들어 곰곰히 생각할수록
현실정치에 대한 아쉬움은 커져만 가기 때문이겠지요.

오늘이 5월 1일 메이데이군요. 많은 분들에게 그저 쉬는날(아닌 분들도 많으시겠지만)일 수 있지만
그저 한번쯤이나마 소외돈 노동자들을 생각해 볼 수 있는 날이 되었으면 합니다.
좋은 하루 되시길! (횡설수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이승훈
09/05/01 16:46
수정 아이콘
오오... 항즐이님 소환글인가요.
많은 분들이 추천해주셨지만 초반에 너무 정적인 분위기를 극복 못하고 1편보다 접은 작품이네요.
글을 보니 살짝(?) 땡기기도 하네요. 흐흐
Noam Chomsky
09/05/01 17:03
수정 아이콘
웨스트윙 中 한 대화입니다.

택시기사가 자기 손님이 민주당 핵심 참모임을 알아보고 말을 건냅니다.

택시기사 "난 당신당 안찍었어요. 세금을 더 내라고 해서."
민주당 "당신이 내는 세금이 아닙니다."

택시기사 "공화당쪽은 세금 줄여준다고 하더라구요."
민주당 "당신 세금을 줄여주는게 아닙니다."

우리나라 현실과 비교해보면 정말 슬프죠. 종부세 폐지한다고 했을 때 저 대사가 딱 떠오르더라고요.
우리 국민들은 자신들이 앞으로 낼지도 모를(정확히 말하면 내고 싶은) 세금을 미리 걱정하여 종부세 폐지를 찬성합니다.
그렇다면 재원은 어디서? 슬픈 일이죠.

애국보수님이 웨스트윙을 잘 인용하시죠. 흐흣~ 애국보수님 소환!
휀 라디엔트
09/05/01 17:04
수정 아이콘
그저 속된말로 쩝니다...개인적으로는 미드의 궁극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저는 아직도 마지막 시즌의 debating 에피소드를 제 PMP에 가지고 있습니다.
헤르젠
09/05/01 17:04
수정 아이콘
어제부터 24 7시즌을 달리고있습니다
역시나 저를 잠못들게하는군요..한편한편 마무리할때마다 도저히 다음편을 틀수밖에 없는..
개인적으로 3시즌이 제일재미있었고 그후론 재미가 반감되가긴하지만 그래도 중독성은 어쩔 수 없네요
나무야나무야
09/05/01 17:05
수정 아이콘
풀 시즌 디비디를 소장하고 있습니다. 2년 전에 처음부터 끝까지 다보고, 현재 복습 중. 다시 시즌 4까지 왔네요.

정치학 유학을 꿈꾸던 정치학 석사로서, 저에게는 단순한 엔터테인먼트용 드라마가 아니라 학습교재이기도 합니다.

조쉬 라이먼은 제 롤 모델이고요.

현 오바마의 비서실장 램 이마뉴엘이 조쉬 라이먼의 실제 모델이라고 하더군요.

PS. 작가 애론소킨은 천재!
장동건
09/05/01 17:39
수정 아이콘
너무 보고싶어서 보았는데 영상이랑 자막이랑 따로 놀더랍니다

제대로 된 자막은 어디서 얻을가요?

다음 카페및 디씨 검색해도 자막이 안맞아요

도와주세요
Grateful Days~
09/05/01 17:53
수정 아이콘
이승훈님// 절대 꼭보시길바랍니다. 1편은 정적이겠지만.. 2-3편으로 이어지는 테러로 아끼는 사람을 잃은데 대한 미국대통령으로써의 태도와 대응. 좀 있다가 또 이상적인 대법관임명과 적법절차 그리고 에피소드들. 진짜 대법관 관련 에피소드들은 정말 소위말해서 쩝니다.. 3편까지만보시면 계속 보게되실것같습니다만.
혹여 타미드를 많이 보시는 분들은 자신이 보았던 미드에 출연한 배우들이 나오는걸 찾으면서 환호하게되는면도 있습니다. 워낙 많은 배우들이 나오기 때문에. 1편부터 나오시는 하우스의 원장님과.. CSI MIAMI의 켈리 뒤케인, NCIS의 깁스요원 등등..
사탕한봉지
09/05/01 17:54
수정 아이콘
저 인생에서 최고의 드라마 입니다
아~ 특히 수영장 폭탄테러가 있고 나서 바틀렛이 연설하는 장면은
그냥 전율이 온몸을 휘감싸더군요

"오늘밤 천국의 거리는 천사들로 넘쳐날 것입니다"
ㅠㅠ
히로하루
09/05/01 18:13
수정 아이콘
Grateful Days~님// 멘도자 대법관에게 제의할 때,
Tommorow evening at 5 o'clock,
I'm naming you as my nominee to be the next associate of justice of United State Supreme Court.

You were not the first choice.
But you are the last one, and the right one.

Would you accept the nomination?

이 대사. 그냥 뜯어보면 그저 그렇지만, 당시 드라마보다가 진짜 쩐다... 라고 느꼈었습니다.
특히 당신이 첫 선택은 아니지만, 마지막 선택이며 그리고 옳은 선택이다. 라는 대사는 정말.
Shearer1
09/05/01 19:17
수정 아이콘
2시즌 정말 재밌죠 더 기대 하셔도 좋을겁니다. 생각할만한 에피도 많고 시즌 막바지의 그 긴장감이란......

전 1시즌에서는 리오가 약물과 알콜중독때문에 위기에 몰렸을때 국회에 대통령이 연설하러 가면서 사고를 당할경우에 대통령의 직분을 수행하게 되는 농림부장관이었던가요 그 사람에게 했던 이야기가 생각이 나네요 자신의 비서실장이자 절친한 친구인 리오 맥게리에 대한 절대적인 신임을 보여주는 장면이었죠.

가장 친한친구가 있나?

네 그렇습니다.

자네보다 영리한가?

네 그렇습니다.

일생을 걸고 그를 신뢰할수 있나? 그렇다면 그 사람이 바로 자네의 비서실장이네.

그리고 가장 웃겼던건 조쉬가 어떤 국회의원의 이상한 법안이었던가요 그걸 거부하면서
'의원님 당신의 그 법안은 엿이나 바꿔 드시죠(영어로는 어쩌구 저쩌구 ass였는데 대충 의역하면 이렇게 될겁니다.-_-:)'
라고 말했던 그 장면에서 한참 웃었던 기억이 나네요
09/05/01 19:24
수정 아이콘
1편도 정적이라기보다...재미있는 대사 많이 나요죠

목사랑 리오가 공원을 걸으면서
목사: 적은 언제나 내부에 있죠..
리오: 난 민주당원이요. 누구보다 잘 알죠..(민주당출신의 비서실장입니다.)

집에 1,2,3,4 시즌 dvd는 있는데 기분이 꿀꿀할때마다 다시 완독합니다.

강력 추천
항즐이
09/05/01 19:33
수정 아이콘
크하하.. 검색해 보시면 아마 웨스트윙 글에 달린 제 리플들을 한 대여섯 번은 찾으실 수 있을텐데 ^^

DVD 전질 박스셋 나오면 질러야죠!
Grateful Days~
09/05/01 19:41
수정 아이콘
항즐이님// 아마 저도 그 리플에 동참하고 있었을겁니다. dvd 같이 지르시죠 ^^
연성식플토
09/05/01 20:41
수정 아이콘
저는 시즌 4달리는 중인데, 갑자기 누군가가 죽는 것 같아서 계속 볼까 고민중입니다. 그분 되게 착한 사람인데.....
몽키.D.루피
09/05/01 20:46
수정 아이콘
방금 찾아보니깐 시즌 7까지 나왔네요. 흠...볼려고 했는데 갑자기 막막해 지는 느낌...그래도 재밌을까요? 너무 많은 느낌이 있는데..
Grateful Days~
09/05/01 20:48
수정 아이콘
연성식플토님// 그냥 보십시오. 큰 지장없습니다 ㅠ.ㅠ

몽키.D.루피님// 전혀 막막하지 않으실겁니다. 3~10편까지만 봐도 끝까지 달리실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그때까지 한번 달려보시죠.
개념less
09/05/01 20:49
수정 아이콘
아 저도 지금 막 시즌 2 들어갔는데 너무너무 재밋네요... ㅠㅠ

그러나 덕분에 공부는 안드로메다 넘어 퀘이사로.........
아름다운달
09/05/01 20:55
수정 아이콘
전 이 드라마를 아직 안보셨거나 ...남은 분량이 있는 분이 정말 부러워요.
지적인 대화, 균형잡힌 토론, 그들의 대처, 그들의 이상 등등 중 그들의 유머가 정말 좋았고 보는 내내 행복했네요.

중도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에 대한 2명의 대화 짧으면서도 와닿더군요.
다시 꺼내서 복습하고 싶네요. 갑자기...
마지막 엔딩때 그들의 재잘거림(? ...아 이표현 말고 없나요)이 이제 더 이상 없을거라는 상실감에 한동안 멍했었네요.
나무야나무야
09/05/01 22:51
수정 아이콘
항즐이님// 전 운이 좋아서...시즌 7까지 나온거(귀하다던데) 진작에 질러뒀습니다. 흐흐. 정말 재 재산목록 상위죠.몽키.
D.루피님//시즌 7이 완결입니다. DVD전질 나온거 판매하는 곳 있으면 그냥 지르세요. 그래도 재밌을까요? 아혀....안봤으면 말을 마세요. 시즌 7 보기시작 하면 화가납니다. "젠장 이제 1시즌밖에 안남았구나.."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1287 [일반] 7800X3D 46.5 딜 떴습니다 토스페이 [37] SAS Tony Parker 5824 24/04/16 5824 1
101285 [일반] 마룬 5(Maroon 5) - Sunday Morning 불러보았습니다! [6] Neuromancer3113 24/04/16 3113 1
101284 [일반] 남들 다가는 일본, 남들 안가는 목적으로 가다. (츠이키 기지 방문)(스압) [46] 한국화약주식회사7917 24/04/16 7917 46
101281 [일반] 떡볶이는 좋지만 더덕구이는 싫은 사람들을 위하여 [31] Kaestro7234 24/04/15 7234 8
101280 [일반] 이제 독일에서는 14세 이후 자신의 성별을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습니다. [303] 라이언 덕후19639 24/04/15 19639 2
101278 [일반] 전기차 1년 타고 난 후 누적 전비 [55] VictoryFood12413 24/04/14 12413 8
101277 [일반] '굽시니스트의 본격 한중일세계사 리뷰'를 빙자한 잡담. [38] 14년째도피중8579 24/04/14 8579 8
101276 [일반] 이란 이스라엘 공격 시작이 되었습니다.. [54] 키토15633 24/04/14 15633 3
101275 [일반] <쿵푸팬더4> - 만족스럽지만, 뻥튀기. [8] aDayInTheLife5937 24/04/14 5937 2
101274 [일반] [팝송] 리암 갤러거,존 스콰이어 새 앨범 "Liam Gallagher & John Squire" 김치찌개3078 24/04/14 3078 0
101273 [일반] 위대해지지 못해서 불행한 한국인 [24] 고무닦이7608 24/04/13 7608 8
101272 [일반] [강스포] 눈물을 마시는 새 고이(考異) - 카시다 암각문 채우기 meson2964 24/04/13 2964 4
101270 [일반] 사회경제적비용 : 음주 > 비만 > 흡연 [44] VictoryFood7608 24/04/12 7608 4
101268 [일반] 북한에서 욕먹는 보여주기식 선전 [49] 隱患10006 24/04/12 10006 3
101267 [일반] 웹툰 추천 이계 검왕 생존기입니다. [43] 바이바이배드맨7794 24/04/12 7794 4
101266 [일반] 원인 불명의 고양이 신경·근육병증 다수 발생...동물보호자 관심 및 주의 필요 [62] Pikachu12001 24/04/12 12001 3
101265 [일반] [강스포] 눈물을 마시는 새 고이(考異) - 암각문을 고친 여행자는 누구인가 (2) [11] meson3517 24/04/11 3517 4
101264 [일반] [강스포] 눈물을 마시는 새 고이(考異) - 암각문을 고친 여행자는 누구인가 (1) [4] meson5550 24/04/11 5550 3
101263 [일반] 이제는 한반도 통일을 아예 포기해버린듯한 북한 [108] 보리야밥먹자15865 24/04/11 15865 4
101262 [일반] 창작과 시샘.(잡담) [4] aDayInTheLife3832 24/04/10 3832 1
101261 [일반] 읽을 신문과 기사를 정하는 기준 [10] 오후2시4062 24/04/10 4062 8
101260 [일반] 자동차 전용도로에 승객 내려준 택시기사 징역형 [46] VictoryFood7933 24/04/10 7933 5
101258 [일반] 시흥의 열두 딸들 - 아낌없이 주는 시흥의 역사 (7) [5] 계층방정3222 24/04/10 3222 7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