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4/09/09 09:59:27
Name 카즈하
Subject [일반] 내 인생을 강탈당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내 인생을 조금씩 빼앗아가고 있다. 아니 이젠 모든것을 빼앗아 가고있다.
난 그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지만, 이미 벗어날수 없다는 것을 잘 안다.






그녀는 홀연듯 나타나, 나에게 방긋 웃으면서 인사했다.
난 그녀에게 첫눈에 반했고, 홀린듯 그날부터 그녀의 몸종이 되었으며, 그녀를 위해서 뭐든지 해야하는 노예가 되어버렸다.

그녀는 나에게 너무 쉽게 모든것을 요구한다. 나의 육신, 나의 목소리, 나의 영혼까지 모든것을 말이다.
하지만 난 내 모든것을 다바쳐야 겨우 그녀의 작은 미소 한조각을 얻을수 있었다.

하루.. 이틀... 점점 시간이 흘러, 그녀는 내 인생 모든것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바다 같이 넓었던 나의 세계는 이제 겨우 20cm 남짓한 좁디 좁은 공간으로 쪼그라져버렸다.

이젠 내 마음대로 누군가를 만나지도, 누군가와 이야기 할수도 없다. 그녀의 허락이 없이는 말이다......
원래부터 작았던 나의 시간은 이제 온전히 나를 위하여 쓸수조차 없다.
나의 시간은 이제 그녀의 것이다.

바람처럼 자유로웠던 나의 인생은 이제 쳇바퀴처럼 굴러간다.
시간마다 울리는 궤종시계처럼. 난 매 시간마다 뻐꾹뻐꾹 울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내 모든것은 그녀에게 지배당한채로 움직일수도, 비명을 지를수 조차 없다.





난 몇번이나 도움을 요청해보았다.
제발 도와달라고... 날 꺼내 달라고...

하지만 돌아오는것은, 언제나 내편이었던 사람들 조차 나에게 흘리는 비웃음 뿐이었다.
이젠 모든것을 포기 해야한다. 난 이제 나를 놓는다.

이젠 날 지배하는 그녀에게 길들여져 버렸다.
이젠 정말 아무래도 좋다....


그녀는....................





























내 딸내미는 내인생을 다 뺏아갔다. 난 이미 틀린것 같다.






재작년 칠월칠석에 태어나 [님이 내 아빠군요 낄낄] 하면서 인사했다.
난 이 신비로운 생명체에 반했고, 그날부터 몸종이자 노예가 되었다.

내딸은 너무 쉽게 모든것을 요구한다. 
[아빠 바나나우유사줘, 아빠 놀이터데려가줘, 아빠 비행기 태워줘, 아빠 베베핀틀어줘, 아빠 아기상어 노래 불러줘]

하지만 난 내가 할수있는 모든 개인기를 쏟아부어야, 겨우 피식 웃는 딸 얼굴을 볼수 있다.....

하아.... 근데 그것만으로도 좋다...




내 딸이 점점 커갈수록, 바다 같이 넓었던 특대 킹사이즈 침대의 모든것을 지배하지 시작했다.
성인 남자 넷이 누워도 끄떡없는 내 침대는 이미 내 딸이 지배하기 시작했다... 몸부림을 치다가 혹여나 아빠가 팔에 걸리면 벌떡 일어난다.

[아빠! 좁아요! 비켜주세요!] 

한마디에 나는 아기 발밑의 20cm 남짓한 좁은 공간에 끼어서 새우잠을 자야한다.
한번씩 자다가 얼굴에 하이킥을 맞으면 눈앞에 별세계가 펼처지는 경험도 한다.....




엘리베이터에서 누군가와 인사할수도 없다. "아빠 아빠 아빠" 하면서 안아달라고 난리를 치기 때문이다.
이녀석은 아빠만의 관종임에 틀림없다......


퇴근하고 얼마 안되는 시간을 온전히 나를 위해 쓸수도 없다.
내부전쟁 확장팩이 나온지 2주가 지났는데, 갓 만렙 하나 겨우 찍었다.


퇴근하면, 총알같이 후다다다닥 달려와서 아빠를 외치기 시작한다.

책읽어 줘야하고, 같이 숨은그림 찾기 해야 하고, 블록놀이도 해야하고, 티라노사우루스 집도 지어줘야한다....
궁전 같은 티라노사우루스 집을 짓고 난 다음, 남는 찌꺼기같은 재료로 아빠집! 하면서 허름한 헛간 하나 지어주면서 인심쓰는척 한다 -_-

그러면서 잠들지도 않는다...
세상에 어떤 26개월짜리가 맨날 밤 10시에 자냐.....



주말마다 밤새 춤을 추면서 즐기던 동호회의 신데렐라였고, 지인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내 인생은 끝났다.
주말만 되면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하고, 유모차를 끌고 놀이터를 데려가야한다. 그리고 키즈카페, 동물원, 수족관 등등등
내딸이 좋아할만한 곳이면 어디든 데려가야한다.  

허리가 부서져라 비행기를 태워줘도 비명을 지를수 조차 없다.
아빠가 으악 하면서 아픈척 하면,  더 즐거워하기 때문이다....... -_-




난 몇번이나 부모님께 도움을 요청했다.
"어무이, 아부지.. 좀 도와 주십......."

하지만 돌아오는것은 비웃음 뿐이었다.
"아 키우는게 그렇게 쉬울줄 알았디나?  닌 임마 그 나이때 더 했어"

그렇다... 악으로 깡으로 버텨야하는 모양이다.




이젠 길들여져 버린것 같다. 이젠 정말 아무래도 좋다.

왜냐하면 그녀는 내가 이세상에서 내 모든것을 주어도 아깝지 않은 내 딸이기 때문이다.



[사랑해. 내 딸]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ItTakesTwo
24/09/09 10:03
수정 아이콘
제 인생의 전반부는 아빠가 아닐 때, 후반부는 아빠가 되고 시작된 것 같습니다. 아이를 키운다는 건 정말 행복한 일 같아요. 글만으로도 글쓴 분의 행복이 느껴져서 저 역시 기분이 좋아지네요.
카즈하
24/09/09 12:52
수정 아이콘
대충 인생을 계산하면 말씀하신부분이 정확한것 같습니다.

전 후반부 들어간지 얼마 안되었지만, 전반부의 수십배는 힘듭............
Timeless
24/09/09 10:05
수정 아이콘
행복해 보이십니다!

자녀에게 부모가 세상의 전부인 시기가 있죠. 

아빠 최고! 아빠 너무 좋아! 

전 저희 딸 보면서 이번 생에 할일 다 한 것 같습니다. 
카즈하
24/09/09 12:53
수정 아이콘
동감합니다. 하지만 엄마가 더 좋다고 합니다. ㅠㅠㅠㅠ
카페알파
24/09/09 10:06
수정 아이콘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글이네요. ^-^ ( → 연식이 보임.(...))

저도 아들 어렸을 때 생각이 납니다.

'젠장....... 왜 내가 네 건담을 이 새벽까지 조립하고 있어야 하냐고......'(사실은 즐기고 있음.(...))
카즈하
24/09/09 12:54
수정 아이콘
유후wwwwww 사실은 즐기고 있는거 아닌가?
성야무인
24/09/09 10:18
수정 아이콘
고등학생에서 대학생 (아니 중학생일 때도)이 되서

조금만 따님이 늦게 들어오면 압박감이 장난 아니실 겁니다. 크..
카즈하
24/09/09 12:54
수정 아이콘
아직 먼 미래 같습니다. 하지만 금방 찾아오겠죠
나른한오후
24/09/09 10:19
수정 아이콘
6세 딸키우는 입장에서 구구절절 공감이 가는..크크
행복하게 사시는군요!
카즈하
24/09/09 12:58
수정 아이콘
언제 6살이 됩니까............그날이 오긴 옵니까? ㅠㅠㅠㅠ
24/09/09 10:25
수정 아이콘
20갤 짜리도 맨날 10시에 잡니다. ㅠ.ㅠ 꼬맹이 재우고 나야 나가서 운동하는데 운동할 시간이 없어요 ㅠ.ㅠ
카즈하
24/09/09 12:58
수정 아이콘
오우 좀 놀줄 아는 아기인가~! 우리딸이랑 비슷한 아기가 또 있군요
24/09/09 13:02
수정 아이콘
요즘은 조금 괜찮은데 며칠전만해도 10시 취침 6시기상하는데 어쩌라는건가 싶었죠...
24/09/09 10:35
수정 아이콘
닉네임이 완성하는 글...
카즈하
24/09/09 12:59
수정 아이콘
가즈아~!
及時雨
24/09/09 10:40
수정 아이콘
자발적 착취
카즈하
24/09/09 12:59
수정 아이콘
누가 착취당하라고 칼들고 협박 했.....
꿈꾸는사나이
24/09/09 10:45
수정 아이콘
예전처럼 조기 축구회나 축구 동아리도 못나가고
게임도 많이 못하지만...

그래도 전 만족합니다.
아이들이 없었으면 인생의 목적을 찾아 방황했을 것 같아요.
아이는 매일 일퀘도 주고 큰 메인퀘도 주고 퀘스트가 끊임없어서 인생이 지루할 틈이 없네요.(사실 지루한 것 좋아하는데 나...)
카즈하
24/09/09 12:59
수정 아이콘
저도 하루하루가 지루해봤으면 좋겠습니다 ㅠㅠ
24/09/09 10:46
수정 아이콘
첫째가 초5인데 제 하루중에 가장 행복할때는 자기전에 첫째방에 들어가서 아이가 해주는 학교에서 있었던 소소한 이야기 들을때입니다.  

그 교감에서 오는 감정의 진폭이 상당히 큽니다. 
카즈하
24/09/09 13:02
수정 아이콘
저희 애도 말을 기가막히게 문장으로 이야기 하기 시작해서 기대됩니다.

곧 어린이집에서 있었던 일을 재잘재잘 알려주겠죠
24/09/09 10:53
수정 아이콘
돌아오는건 비웃음 뿐이었다니 크크
행복하세요
카즈하
24/09/09 13:02
수정 아이콘
정말 알빠노 그잡채였....
리얼포스
24/09/09 10:57
수정 아이콘
29개월 딸내미 어제 11시에 재웠는데 진짜 방법없나요 여러분 이러다 사람이 죽게 생겼습니다
봉그리
24/09/09 11:12
수정 아이콘
저녁을 좀 일찍 먹고, 9시 이후는 조명을 조절해서 어둑하게 해줍니다.
낮에 많이 뛰어놀면 좀 일찍 자겠지요..
24/09/09 11:14
수정 아이콘
아직 낮잠을 잔다면 낮잠끊으면 바로 일찍잡니다.
아니면 낮에 빡세게 굴리는수밖에..
바다로
24/09/09 11:38
수정 아이콘
제 딸도 그 시기쯤 재우느라고 애먹었는데요.
다행히 카시트에 앉으면 잘 자는 편이어서 저녁 9시쯤 근처 마트 장난감 코너로 데리고 갔었죠.
11시까지 놀게끔 하다가 수유실에서 기저귀 갈고, 옷 갈아 입힌 후 잠들때까지 동네 주변을 계속 드라이브 하면서 재웠었네요.
24/09/09 11:44
수정 아이콘
자는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같은 시간에 누우면 내가 애를 재우는건지 애가 나를 재우는건지 어쨌든 다음날이 옵니다??
24/09/09 11:44
수정 아이콘
음 낮에 뛰어놀게 하되 절대로 낮잠을 재울 정도까지 피곤하게 해서는안됩니다
낮잠 자고나서 체력 리셋되어서 다시 열심히 놀고 늦잠을 자거든요
No.99 AaronJudge
24/09/09 11:11
수정 아이콘
추천게시판으로!!
삼촌미소가 절로 나오게 만드는 글인데요?
카즈하
24/09/09 13:03
수정 아이콘
하핫 감사합니다.

사실 저희 딸이야기로 한번 추게에 간적도 있어요!


https://pgr21.com/recommend/3545
사랑해 Ji
24/09/09 11:11
수정 아이콘
7세 아들내미는 제 인생의 전부에요. 진심으로 얘 없으면 못삽니다 크크크크크 세상의 금은보화를 모두 제게 준다고해도 못바꿔요.

참 신기해요. 자식이라는 존재는요.
카즈하
24/09/09 13:04
수정 아이콘
크.... 그마음은 가져본자만이 알수있을것 같습니다.
24/09/09 11:11
수정 아이콘
세상에 어떤 26개월짜리가 맨날 밤 10시에 자냐.....

10시면 일찍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읍니다.
화이팅입니다. 11시에도 안자는 아이들은 어찌해야 하나 고민이 많습니다.

이미 24개월즈음부터도 일찍 안자서.. 왠만한 방법 다 써봤습니다. 유치원가면 피곤하고 낮잠 안자서 일찍 잔다든데 그거도 아닙니다. 하하하하..
카즈하
24/09/09 13:04
수정 아이콘
............토닥토닥.....
24/09/09 11:11
수정 아이콘
저는 이제 9개월인데 선배님들 많으시네요

힘들고 돈도 많이 들고 하지만 행복해요

저 보고 웃어주기만 하면 힘든 게 다 녹아내립니다
카즈하
24/09/09 13:05
수정 아이콘
예쁘다라는 말로는 설명이 안되죠 정말
보리차
24/09/09 11:18
수정 아이콘
어제 분명 19개월 아이와 9시에 침대에 누웠는데 요 녀석이 10시 살짝 넘어서야 잠들더라구요.. 하하..
다들 화이팅입니다! 저도 정말 행복합니다~
카즈하
24/09/09 13:05
수정 아이콘
화이팅 하시죠!!
24/09/09 11:29
수정 아이콘
선추천 후감상
카즈하
24/09/09 13:05
수정 아이콘
선감사 후감사
녹용젤리
24/09/09 11:35
수정 아이콘
부러워요. 무엇보다 건강하게 잘 자라주었으면 합니다
카즈하
24/09/09 13:09
수정 아이콘
남들보다 안똑똑해도, 남들보다 안빨라도, 남들보다 안착해도 됩니다.

남들보다 건강하기만 했으면 좋겠어요
24/09/09 11:37
수정 아이콘
크크크 22개월 딸아이를 키우고 있는 아빠로서 모든 글귀에 공감합니다.
따님과 늘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카즈하
24/09/09 13:09
수정 아이콘
동지여....
정채연
24/09/09 11:50
수정 아이콘
피지알 모든 아빠들 화이팅입니다!
우리 딸내미 어린이집에서 잘 놀고 있으려나...
카즈하
24/09/09 13:09
수정 아이콘
저희 애도 지금쯤 낮잠시간입니다 크크
24/09/09 12:10
수정 아이콘
무한 책임 쾌락을 만끽합시다!
카즈하
24/09/09 13:09
수정 아이콘
무한 책임, 극소 쾌락....
Gottfried
24/09/09 12:20
수정 아이콘
사춘기 되기 전까지 따님과 가급적 많은 추억 남기시기 바랍니다.

그 이후에는 인생의 기억에 남겨지는 펜의 색깔이 조금씩 달라지기 때문에... 허허
카즈하
24/09/09 13:13
수정 아이콘
사춘기가 되면 제 품을 떠나겠지요..





그럼 곧 태어날 저의 둘째딸을....
더히트
24/09/09 12:54
수정 아이콘
늘 행복하시길+_+
카즈하
24/09/09 13:14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프리템포
24/09/09 12:59
수정 아이콘
첫째 아들 5살 둘째 6개월 퀘스트 깨고 있습니다 다 같이 화이팅..
카즈하
24/09/09 13:20
수정 아이콘
저도 곧 둘째가 탄생을..........
김경호
24/09/09 13:01
수정 아이콘
리얼 부럽습니다
저도 딸 바보 아빠가 되고 싶었는데..
이번 생은 틀려먹었고 독거노인으로 인생 끝나겠네요
카즈하
24/09/09 13:38
수정 아이콘
포기하지 마시죠!! 인연은 반드시 나타납니다!!
내년엔아마독수리
24/09/09 13:04
수정 아이콘
아 무슨 초1이 10시 반에 자냐!
(유딩때도 그때 잤음)
카즈하
24/09/09 13:38
수정 아이콘
...........................중학생때는 11시, 고등학교때는 12시에 자겠군요..
시원시원
24/09/09 13:13
수정 아이콘
아내가 11주 임신중입니다.
딸일까요? 딸이겠죠? 딸이길 바랍니다.
저도 허름한 "아빠집"을 보며 겉으로 어이없웃음 마음속으로 행복한웃음 얼른 짓고 싶네요
카즈하
24/09/09 13:34
수정 아이콘
아들은 아들나름의 재미가 있다고 합니다. 크크

아들이든 딸이든 정말정말정말 힘들지만 보람차실겁니다.
닉네임을바꾸다
24/09/09 13:49
수정 아이콘
뭔가 딸이란걸 빼버리면 마조히스트같아보인다...
카즈하
24/09/09 18:13
수정 아이콘
아빠를 괴롭히기 위해 태어난... 그 무엇 같습니다 크크크크
소이밀크러버
24/09/09 14:15
수정 아이콘
15개월 딸 아빠입니다. 화이팅이에요. 흐흐...
카즈하
24/09/09 18:13
수정 아이콘
15개월이면 이제 슬슬 말하기 단계군요! 말하기 시작하면 미친듯이 귀엽습니다
인생을살아주세요
24/09/09 14:35
수정 아이콘
(수정됨) 8개월 딸 아빠인데, 1) 눈에 보이는 건 닥치는대로 입에 넣고본다, 2) 조금이라도 눈앞에서 엄마나 아빠가 사라지면 난리를 친다, 3) 졸리면 자면 되지 안자고 자꾸 통곡한다, 4) 휴지 물어뜯으면서 비글 놀이하길래 휴지 뺏었더니 지꺼라고 달라고 꺅꺅댄다, 5) 지 고향(?)인 엄마 배에 자꾸 발올리고 잔다, 6) 밖에선 세상 천사인 척 얌전하게 애교부리면서 집에만 오면 울고 짜증낸다(딸: 내가 밖이니까 말도 못하구 얼마나 힘드렀다구~~~?)...요즘 저희 딸이 이렇습니다
카즈하
24/09/09 18:14
수정 아이콘
밖에선 세상 천사인 척 얌전하게 애교부리면서 집에만 오면 울고 짜증낸다
→ 저희 딸이 딱 이렇습니다. 어린이집에서는 그렇게 착한아이일수 없다면서........ 집에만 오면 여포가 되어..
그리움 그 뒤
24/09/09 14:52
수정 아이콘
제가 애가 셋이고, 첫째가 20세가 넘었는데요.
요즘 저희 집에 18개월 짜리 아이가 1년 전부터 1달에 1주~10일 정도 있습니다.
처제네 아이인데 처제네 집은 서울 목동, 동서 직장은 부산이라 거의 독박 육아인데 노산에 몸상태가 메롱이라 저희가 1달에 1주~10일 정도 봐주면
그 시간에 처제가 병원 물리치료 받는 식으로 하고 있습니다.

전에 우리 아이들을 제 어머니가 봐주실때 그런 얘기를 했어요.
너희 남매 키울 때는 엄마도 바빠서 너희들 크는 과정이 기억이 안나는데 손주들 봐주면서 크는 모습을 보니까 이게 또 새로운 재미가 있다고.
이 얘기를 지금 실감하고 있습니다.

이 아기가 아주 요물입니다.
노는거 지 맘대로에, 잠도 지 맘, 밥 먹는데에도 1시간 넘게 걸리니 힘은 아주 드는데...까르르 웃음 한 방으로 그 힘듦을 날려버리는 녀석이지요.
그래서 울 마눌님 말이 애기 오면 자기도 힘들어 죽겠는데 애기가 가면 또 그렇게 보고 싶어서 또 부른다고...
울 마눌님이 카톡 프로필에 이 아기 사진을 올려놨더니 처음에 여기저기서 전화가 왔다고 하더라구요.
너 혹시 넷째 낳았냐면서...
여튼 그래서 요즘 울 마눌님 취미생활이 당근이 되어버렸습니다.
애기 용품 당근하느라...
저희집 거실에 자동차만 일곱대가 굴러다녀요.
닉네임을바꾸다
24/09/09 16:10
수정 아이콘
뭔가 유사 손자를 돌보는거 같은 느낌이...
그리움 그 뒤
24/09/09 16:36
수정 아이콘
지금 제 나이가 울 어머니가 손주를 봤을 나이이기 때문에 약간 그런 느낌입니다.
카즈하
24/09/09 18:14
수정 아이콘
저희 애는 언제 20살이 될까요... 이제 두돌 지났는데...
24/09/09 14:54
수정 아이콘
아이고 슨배임
제가 지금 6개월 딸 키우는 중인데 언제부터 좀 편해지나요 ㅠㅠ
카즈하
24/09/09 18:15
수정 아이콘
갈수록 더 힘들어 지는것 같습니다 ㅠㅠ

지금은 주무시는거 때문에 힘드실텐데, 걷기시작하면 불지옥 난이도가 기다립니다 ㅠㅠ
24/09/09 15:07
수정 아이콘
저는 17개월 아들아빠입니다. 오늘부로 제가 육아휴직에 들어가서 전담하게됐는데..첫날부터 폐렴으로 병원신세 지고있습니다...흑흑
전 세계 아가들 모두 아프지말고 건강하게 컸으면 좋겠네요. Pgr 아빠들 모두 화이팅입니다
카즈하
24/09/09 18:16
수정 아이콘
육아휴직 써보는게 소원입니다..

이때만큼은 왜 대기업 안가고 중견기업 갔나 싶습니다 ㅠㅠ
김꼬마곰돌고양
24/09/09 15:15
수정 아이콘
하 시험관 하고 있는 입장에서 너무 부러운 글 입니다.
카즈하
24/09/09 18:16
수정 아이콘
곧 피지알에 글쓰시게 될겁니다. 예쁜아가 태어나면 꼭 글써주세요!
Infrapsionic
24/09/09 15:25
수정 아이콘
기분좋은 육아 바이럴이네요 화이팅!
카즈하
24/09/09 18:16
수정 아이콘
이것이 정녕 바이럴 맞습니까(?)
24/09/09 15:43
수정 아이콘
육아난이도는 정말 어렵지만 아기 예쁨은 상상초월이에요. 이 세상에 이렇게 예쁜게 어떻게 있나 싶습니다.
카즈하
24/09/09 18:17
수정 아이콘
예쁘다는 말로는 표현이 안되지요...
파비노
24/09/09 15:50
수정 아이콘
퇴근하고나서 문을 딱 열때 한없이 밝게 웃어주며 다가오는 아이는 정말 행복이죠.
부모라는 이유만으로 나를 이렇게 기다려주고 웃어주는 아이가 있다는건 정말 큰 행운입니다.
비록 한번 안아주고 나서는 자기 할일 바빠서 얼굴도 잘 안봐주려하지만요 크크크
카즈하
24/09/09 18:17
수정 아이콘
크크크크 저희애는 출근해 있으면 그렇게 아빠를 찾습니다.

그래서 엄마가 영상통화 틀어주면 얼굴한번 보고




지 할일하러 갑니다... 뒤도 안돌아봄...
merovingian
24/09/09 16:22
수정 아이콘
둘째가시죠~~더 이뻐요^^
카즈하
24/09/09 16:26
수정 아이콘
12월 출산 예정입니다(?)
닉네임을바꾸다
24/09/09 16:29
수정 아이콘
그러면 자연스럽게 셋째로?
카즈하
24/09/09 16:36
수정 아이콘
둘째 임신기간인데... 지금도 저 혼자서 육아와 근무와 집안일의 원맨쇼 중이라 ㅠㅠㅠㅠㅠ 제가 너무 힘들어서 못하겠어요 ㅠㅠㅠㅠ
그리움 그 뒤
24/09/09 16:39
수정 아이콘
제가 애가 셋인데..
왜 예전 전래동화에 애가 셋 될 때까지 선녀옷을 돌려주지 말라고 했는지 이해했습니다.
애 둘때까지는 마눌님 없이도 혼자서 등에 짐 메고 애들 둘이랑 밖에 놀러 자주 다녔는데..
셋째가 태어나니까 이제는 혼자서 감당이 안되서 밖에 애들을 데리고 나가지를 못했어요.
육아 힘든 것도 힘든 거지만, 그런 불편도 있어서 저는 개인적으로 둘이 좋은거 같습니다.
여행갈 때 숙소 예약할 때도 4인 가족은 그나마 쉬운데, 5인 가족 숙소 잡는게 너무 힘들어요. 거의 없어서...
55만루홈런
24/09/09 17:53
수정 아이콘
이름만 보고 설마 본문의 여자가 카즈하인가 했네요 크크
카즈하
24/09/09 18:18
수정 아이콘
어.....음..... 와이프가 제 닉네임을 알면..... 안되....
24/09/09 18:06
수정 아이콘
아기 상어 잘부르시나요? 크크
카즈하
24/09/09 18:12
수정 아이콘
영어버전 국악버전 할로윈버전(?) 까지 섭렵했습니다 -_-b
24/09/09 18:22
수정 아이콘
그런 클리셰가 있잖아요?
다 커버린 딸이 아빠를 '아 더러워 진짜!' 하면서 무시하는 모습...
그런데 얼마 전 부모님 생신 축하겸해서 누나네 가서 조카(중1)를 봤는데, 아직까지도 매형한테 달려가서 안겨 매달리더군요.
어찌나 부럽던지.. 나도 딸 갖고 싶다.. 정말 정말 잘해줄텐데..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저는 아들이 사춘기도 안왔는데 '아빠는 더러워!' 하고 무시합니다.. ㅠㅠ 안씻어서 그런게 아니라 내가 입댄 것 안먹는다고..
해바라기
24/09/09 18:54
수정 아이콘
2달 후에 딸아이의 아빠가 됩니다.
이 글 보고 더 설레네요. :) (연식이 보이는 이모티콘)
쿼터파운더치즈
24/09/09 19:01
수정 아이콘
너무 부러워요 ㅜㅜ
희원토끼
24/09/09 19:07
수정 아이콘
크크크 3줄 읽고 딸이구만 했습니다. 딸 아닌 여성을 대상으론 이런글을 못쓰....
플스 사줬는데...못하더라고요. 온몸으로 막는 딸앞에선 아무것도 헐 수 없다;;;
노둣돌
24/09/10 10:37
수정 아이콘
훌륭하십니다.
전 어떻게 위로를 해야 하나 하고 고민하면서 읽어 내려갔네요.
가만히 손을 잡으
24/09/09 21:44
수정 아이콘
빠르면 초4, 늦어도 중2면 쓰라린 이별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크크크.
아빠는 그때되면 필요없어요.
마음껏 자유를 즐길수 있으나 가끔 들여다봐도 문도 안열어줄 것입니다. 크크.
24/09/09 21:50
수정 아이콘
춤추는 동호회 어디인가요. 소셜댄스인가요?
서리풀
24/09/09 23:34
수정 아이콘
그랬던 딸이 어느새 30살이 되었습니다.
사랑해 ~ 딸!!
네 효도는 어릴때 벌써 다했어.
엄마 아빠 외로울것 같다고 평생 같이 살겠다는 끔찍한 이야기는 이제 그만 하자.
이젠 네 마음대로 살아도 돼.
제발 빨리만 결혼하자!!
노둣돌
24/09/10 10:38
수정 아이콘
저도 같은 입장
김선신
24/09/10 07:25
수정 아이콘
글만 읽어도 행복해지네요
파프리카
24/09/10 10:02
수정 아이콘
추천!! 추천!! 추천!!
밸런스
24/09/10 13:49
수정 아이콘
17개월 아들 키우고 있습니다
정말 행복해요 정말 정말!! 
그리고 훨씬 자주 행복을 느낍니다! 
아 그리고 저희 애는 8시면 잡니다 크크크 
24/09/10 16:31
수정 아이콘
[내부전쟁 확장팩이 나온지 2주가 지났는데, 갓 만렙 하나 겨우 찍었다.] 함정이 하나있네요 크크크
저도 둘째가 28개월인데... 와우 이제 30렙...
24/09/10 16:38
수정 아이콘
그리고 인생을 저도 아들들에게 잡혀서 살아가고 있고 아마 50후반 60 까지는 그렇게 살아갈거 같은데요.
아이에 모든걸 올인하다가 아이가 내손을 떠나고 직장도 관두는 순간 우울증 많이 온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인생은 60부터가 진짜니까 40대 50대에 준비해놓으라고 하더라구요. 60세에 애들 떠나고 다 떠나도 할 수 있는 무언가를요.
돈은 기본일거고, 추가로 개인사업을 하든, 취미를 가지든 말이죠.
퀀텀리프
24/09/11 01:34
수정 아이콘
사춘기 되면 동네 아저씨 취급 받습니다. 그때까지 최선을 다해 즐기심씨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2379 [일반] 완결 기념 웹소설 추천 "망겜에 갇힌 고인물" [25] theo3564 24/10/02 3564 3
102378 [일반] <조커: 폴리 아 되> - 조금 더 범용적이고 덜 위험한.(노스포) [52] aDayInTheLife7068 24/10/01 7068 5
102377 [일반] 이스라엘, 레바논 국경 넘어 지상작전 개시 [116] EnergyFlow13714 24/10/01 13714 1
102376 [일반] 소리로 찾아가는 한자 37. 둥글 원(圓)에서 파생된 한자들 [4] 계층방정2935 24/10/01 2935 2
102375 [일반] 스압) GPT가 써주는 오자서 일대기 [6] 김아무개4886 24/10/01 4886 1
102374 [일반] 요즘 본 애니 감상 [20] 그때가언제라도5182 24/09/30 5182 1
102373 [일반] 상추가 메이저인건 이유가 있다. [62] pecotek6696 24/09/30 6696 5
102372 [일반] [서평]《위어드》 - 서구의 번영은 서방교회가 집약적 친족 제도를 해체한 결과다 [6] 계층방정2306 24/09/30 2306 4
102371 [일반] 백수의 여행기-제주도 (사진주의) [4] 이러다가는다죽어2064 24/09/30 2064 7
102370 [일반] [2024년 여름] 2024년에 떠올려보는 2016년 어느 여름날. [6] 김삼관1296 24/09/30 1296 1
102369 [일반] [2024년 여름] 지난 10년간의 여름휴가 [10] 완전연소1369 24/09/30 1369 4
102368 [일반] MBK의 고려아연 인수전, 금융자본이 한국 자본시장을 '정상화'할 것인가 [32] 사람되고싶다5357 24/09/30 5357 13
102367 [일반] 네이버 플러스 회원 11월부터 넷플 광고요금제 무료 [60] 매번같은8120 24/09/30 8120 4
102366 [일반] 오타니도 쓰레기 줍는데 내가 뭐라고 [98] 항정살12335 24/09/29 12335 70
102364 [일반] 니체가 읽었을 것 같은 책 16권 [5] 번개맞은씨앗4628 24/09/29 4628 5
102363 [일반] 남성훈 선생님의 케이크 가게 전단지 [6] petrus5977 24/09/29 5977 0
102362 [일반] 단편 여행기 - 몽골의 별 [13] 중성화3370 24/09/29 3370 26
102361 [일반] 5060 군경계업무 투입 [147] 방구차야11556 24/09/29 11556 3
102360 [일반] [팝송] 포스트 말론 새 앨범 "F-1 Trillion" [1] 김치찌개2285 24/09/29 2285 1
102359 [일반] <새벽의 모든> - 밝음과 따뜻함으로, 그 모든 어둠과 추위를 품고. [4] aDayInTheLife2375 24/09/29 2375 0
102358 [일반] 특이점이 오면 부동산은 어떻게 될까요?? [28] 이리떼7277 24/09/28 7277 3
102357 [정치] 딥페이크 처벌법에 대한 우려 [46] 슈테판8468 24/09/28 8468 1
102356 [일반] 혐오 문학의 정수 [5] 식별4620 24/09/28 4620 12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