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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4/09/07 21:27:10
Name me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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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정치] 지금이 한국 정치사의 분기점일지도 모른다
한국의 현대정치사를 변증법적으로 파악한다면, 정(正)에 해당하는 쪽은 언제나 반(反)을 불러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승만이 정(正)을 차지했기에 김구가 반(反)으로써 호명될 수 있었고, 박정희가 정(正)을 거머쥐었기에 김대중이 반(反)으로 일어섰으며, 전두환이 정(正)을 물려받았다면 노무현은 반(反)을 계승했던 셈이죠. 공화국이 다섯 번 무너졌다가 다시 세워지는 동안 수많은 거인들이 명멸했지만, 위의 대립 안에서 파악되지 못한 이들은 결국 파괴력 있는 상징이 되지 못한 채 역사로만 남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대립의 꼭짓점으로서 어떤 흐름을 이끌었던 이들은, 정치가이기를 넘어 사상적 선명성을 이념의 수준까지 밀어붙이는 데 성공하곤 했습니다. 그리하여 그들은 상징이 되었고, 이념집단을 불러모았고, 대중적으로는 존경과 향수의 대상이 되었지요. 물론 이것은 충분한 업적과 인상적인 서사가 모두 필요한 위업이며 하고자 한다고 이루어지는 일도 아니었습니다. 왜냐하면 이 서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 끝부분, 생의 황혼기에 찾아오는 오욕과 무관심을 혁파시킬 충격적인 비극이었기 때문입니다.

이승만이 국부로 인정받지 못한 반면 김구가 국민적인 추앙을 획득한 것은 아마도 이것 때문일 것입니다. 그리고 김구와 유사한 종류의 비극을 마주했기에, 박정희 역시 그 커다란 그림자에도 불구하고 파괴력 있는 상징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이것은 곧 비극의 힘이었으며 박정희는 가졌으나 김대중은 가지지 못한 상징서사의 마지막 한 조각이었습니다. 이러한 까닭에 박정희는 18년 동안 한국을 지배한 것으로도 모자라, [ 1979년의 죽음 이후로도 30년 동안 ] 한국 정치를 지배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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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한국의 이른바 민주당계는 앞의 18년과 뒤의 30년, 도합 48년에 달하는 세월 동안 능동보다는 수동이었고 테제라기보다는 안티테제였던 셈입니다. 바로 그러했기에 수권능력을 의심받았고, 혹은 '주류'를 견제하는 역할만을 주문받았고, 때로는 '주류'의 발목이나 잡는다는 비난을 들어야 했던 것이죠. 심지어 민주당계가 정권을 잡고 있었을 때조차도 말입니다. 그리고 그 '주류', 즉 한국의 보수세력은 [ 언론이 박정희라는 상징을 통해 기업과 관료를 대중과 연합시킨 형태 ] 였다고 여겨집니다.

사실 이 연합은 너무 공고하고 또 거대해서 정치가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점을 좌우 모두 부정하지 않을 지경이었습니다. 적어도 2009년까지는 그랬지요. 그 뒤로는 모든 것이 바뀌었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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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이라는 인물의 죽음은, 그동안의 많은 질곡으로 인해 실제로 저어되는 표현이지만, 그럼에도 분명 그가 생전에 이루었던 여러 성취보다도 더 큰 유산을 민주당계에 남겼습니다. 사상이나 정책 측면에서 방향성을 제시하고 씨앗을 뿌렸다는 점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수많은 국민들에게 인간적인 부채감을 심어줌으로써 [ 감성의 영역에서 확고한 지지 기반을 만들어냈다 ] 는 점이 그러합니다. 이것으로 민주당계는 마침내 박정희에 필적하는 상징을 얻게 되었고, 콘크리트에 비유되는 든든한 정치적 버팀목을 가지게 되었으며, 몇 번이고 여기에 의지하여 재기를 도모하고 마침내 권토중래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2009년 이후 한국의 정치 지형은 더 이상 박정희의 만가(輓歌)만으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노무현이라는 상징이 박정희라는 상징과 치열하게 경합하며 민주당계의 상징 자본을 급속히 증가시켰기 때문입니다. 비극에 비극으로, 향수에 향수로, 감성에 감성으로 맞선 이러한 대결은 이명박에서 박근혜로 이어지는 보수정당 집권기 내내 이어졌고, 아래의 자료를 참고한다면 탄핵정국 이전에 이미 노무현 신뢰도가 박정희 신뢰도를 추월하는 양상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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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예의 경합에 분수령이 된 것은 것은 역시 박근혜의 탄핵이었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예컨대 아래의 자료에서는 2016년 말에 이르러 노무현 계열의 호감도가 박정희 계열의 호감도를 극적으로 압도하는 양상이 두드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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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지금 시점에서 돌아본다면 박정희라는 상징은 그것에 의지하여 탄생한 박근혜 정부의 몰락으로 말미암아 정치적 영향력을 상당 부분 상실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만일 박근혜 정부가 성공했다면 박정희라는 상징의 수명 역시 연장될 수 있었겠지만, 그렇지 못했기 때문에 이제 박정희의 향수에 의지해 정권을 창출하는 길은 끊어져버리게 된 것이죠. 따라서 박근혜 정부는 한국의 보수정당이 가졌던 전무후무한 상징 자본을 온전히 휘두를 수 있었던 처음이자 마지막 정부였던 셈입니다.

한편 노무현의 경우에는 어떠할까요. 위의 자료들에 의거하면, 노무현이라는 상징에 대한 지지는 2017년 이후 문재인이라는 유사한 상징에게 일부 분산되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분산은 박근혜 정부 시기 박근혜에게로 분산된 박정희에 대한 지지보다 훨씬 규모가 큽니다. 이를 고려해 노무현+문재인이라는 상징과 박정희+박근혜라는 상징을 함께 비교해 보면, [ 2016년의 추월 이후 양자 간의 서열이 줄곧 유지되었다 ] 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 말기에 노무현이 박정희를 넘어섰던 것과는 달리, 문재인 정부 말기에는 양자 간의 격차만 줄어들었을 뿐 박정희라는 상징이 1위 자리를 탈환하지는 못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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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윤석열 정부에 들어서는 노무현+문재인이라는 상징이 다시 반등하고, 박정희+박근혜라는 상징은 더욱 침체되는 양상이 나타나기까지 합니다. 그렇다면 이것으로 노무현과 박정희의 상징 대결에서 노무현이 승리했다는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걸까요.

부분적으로는 그럴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앞에서 박정희라는 상징의 수명에 대해 다루었던 기준을 상기한다면, 노무현이라는 상징 역시 정치적 영향력의 측면에서는 빛이 바랬다고 말해야 공평할 것입니다. 박근혜 탄핵으로 박정희라는 상징의 정치적 위상이 훼손되었듯이, 문재인 정부가 정권 재창출에 실패하면서 노무현이라는 상징의 정치적 위상도 훼손되었기 때문이죠. 물론 박정희와 노무현은 여전히 양당에서 가장 중요한 상징이지만, [ 이제 이들에 대한 향수에 호소하며 대권에 도전하는 길은 사실상 가로막혔다 ] 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박근혜와 문재인이라는 정통 후계자들이 상징의 수명을 연장시키는 데 실패했으니까요.

아래 만화에 대입하자면 박정희라는 기표는 37년 만에, 노무현이라는 기표는 13년 만에 무게감을 상실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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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것은, 바꿔 말하면 [ 2022년에 이르러 대한민국이 마침내 20세기의 만가를 벗어났다 ] 는 이야기도 됩니다. 박정희는 20세기의 인물이고 노무현으로 대표되는 86세대 역시 1980년대 민주화운동에 기반한 세력이었으니, 문재인 정부까지만 해도 한국 정치는 20세기의 유산을 소화하지 못한 상태였던 셈이죠. 그러나 2022년 대통령 선거에서 윤석열이 승리함에 따라 노무현이라는 상징이 수명을 다했고, 그래서 정치권은 이제 더 이상 20세기의 상징들에 호소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사회적으로든 경제적으로든 20년쯤 전에 와 있었던 21세기가 정치적으로는 윤석열 정부에 이르러서야 도래한 것이지요.

그리하여 이제 보수정당의 대통령은 박정희를 내세우지 않고, 민주당계의 대표는 노무현에 의지하지 않습니다. 더 정확히 말한다면, 윤석열은 박근혜를 구속시킨 장본인이고 이재명은 친노였던 적이 없으며 친문도 아닙니다. 이처럼 둘 모두 기존의 상징자본을 온전히 물려받지 못했기에 2022년의 대선은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었고 그 대선으로 탄생한 정부의 콘크리트 지지층도 이전보다는 그 수효가 줄었습니다. 물론 이번 정부의 특수성도 한몫했겠지만, 그 특수성 역시 어쩌면 [ '최초의 21세기적 정부' ]라는 윤석열 정부의 조건에서 상당 부분 기인하는 것은 아닐까요.

따라서 작금의 한국 정치는, 어쩌면 새롭게 태어나는 중일지도 모릅니다. 20세기의 만가가 지나간 자리에 찾아온 이 냉각기는 물론 보기에 따라서는 진공상태처럼 보이고 실제로도 어느 정도는 그렇습니다. 하지만 만일 진공상태가 아니라 잿더미라면 어떨까요. 국민들의 마음속에 뿌리박혀 있던 거목들이 불타 없어지고 남은 잿더미라면 어떨까요. 그 잿더미에서는 다시금 새싹들이 발아할 것이고, 그중 몇몇은 또다시 거목으로 자라날지도 모릅니다. 다섯 번의 공화국이 아니라 87년 체제를 거치며 성장한, 20세기의 이념을 답습하는 대신 21세기의 담론을 주도하는, 저성장 시대의 선진국 대한민국에 걸맞는 그런 거목 말입니다.

그리고 정말 그런 일이 일어나 지금을 돌아본다면, 그때의 우리는 오늘에 대해 이렇게 말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바로 이때가 [ 제6공화국 정치사의 후반전 ] 이 시작된 시기였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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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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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쥐
24/09/07 21:41
수정 아이콘
세대적으로는 산업화 세대는 저물고 민주화 세대가 주류를 차지했고 그 이후 세대가 성인이 되었고

매체로는 종이신문과 TV방송의 시대가 가고 인터넷과 유튜브의 시대가 오고

정당의 지역구도로는 3당합당의 구도가 점점 영향력을 잃는거죠.
라멜로
24/09/07 21:52
수정 아이콘
(수정됨) 공감합니다
사상이나 정치적 유산의 영향력이 없다는 건 아니지만 (여전히 크지만) 그게 정치판을 홀로 지배하던 시기는 지나간 것 같아요

앞으로의 정치 양상은 과거와는 많이 다를 거라고 생각합니다
스토리북
24/09/07 22:06
수정 아이콘
산업화와 관계없는 보수 대선후보 vs 민주화와 관계없는 민주 대선후보

전반전이 끝났다는 것에 동의합니다.
다만 후반전이 시작했다기엔 너무 후지니까, 그냥 전반 끝나고 하프타임 중인 걸로 해주세요 ㅠ
一代人
24/09/07 22:14
수정 아이콘
하지만 윤은 너무 후졌는걸요.

이준석부터 시작해서
내가 지지했던 윤이 실상은 넘 후진 인간이였다는걸 인정하지 않는 이상 그 담의 담론은 다 변명일 뿐...
별 다른 의미가 없어 보입니다
신성로마제국
+ 24/09/07 23:09
수정 아이콘
저만 그렇게 느끼는 걸 수도 있지만
이재명 악마화는 내가 찍은 윤석열이 후졌다는 걸 인정하기 싫은 사후적 합리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2년 남았군요.
+ 24/09/07 22:32
수정 아이콘
어찌됬건 한국 민주주의는 발전해왔고
정반합으로 이어지리라 생각하지만
요즘에는 내가 죽기전에 양 극단이
발전적으로 융화되는게 가능한가 하는
회의감은 듭니다.

지난번 대선은 둘 다 딱히 내키지는 않았지만
요즘 흐름으로 볼때 이재명이 대통령이 된다면
가장 큰 공신은 윤석열이 아닌가 싶어요.
역설적으로 노무현이 이명박을 만들었듯 말이죠
라방백
+ 24/09/07 22:36
수정 아이콘
한국 기성세대가 사상의 대립으로 권력이 유지되는 시스템으로 너무 오래 해먹었죠. 그것때문에 나라도 망해간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이익을 대변해줄 정치세력이 없다고 느끼는게 정상이 아니죠. 일부 여성세력들만 정치세력화에 성공한것 같은데요.. 분기점이 생긴다면 좀더 합리적이고 국민의 니즈를 기반으로 하는 정치세력이 나오면 좋겠네요. 지금이 마지막 기회라고 봅니다.
지탄다 에루
+ 24/09/07 22:57
수정 아이콘
재밌는 요약 감사합니다
+ 24/09/07 22:59
수정 아이콘
(수정됨) 윤 정부서 ‘뉴라이트 전성시대’…왜 친일·반공·독재를 미화하려 들까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157426.html

뉴라이트의 국가구상 현실화되는가? [신진욱의 시선]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1156822.html

[ ‘종북·친북’, ‘반국가세력’, ‘공산전체주의’ 등은 반대 세력에 대한 폭력을 고무, 정당화하는 담론들]
[노동자 권리, 복지 확대, 기업 규제, 종합부동산세를 얘기해도 모두 ‘공산주의’, ‘자유민주주의의 적’]

[사설] 군 정신교육에까지 ‘뉴라이트 사관’, 이게 될 말인가
https://www.hani.co.kr/arti/opinion/editorial/1157213.html

“일제 때 일본 국적은 무슨…일본인 노예였는데” 호사카, 김문수 반박
https://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1157380.html

윤석열 정권의 뉴라이트 득세 경우, 친일 반민족 역사왜곡 반노동도 있지만, 전통적인 올드 라이트도 안에 섞여있죠. 그런 면에서 윤석열은 반공보수 낡은 보수의 이념을 그대로 부르짖는 정권이지 그걸 넘어서는 무언가가 결코 아닙니다.

현 민주당도 딱히 새로운 무언가를 제시하지 않았고, 사실 지금으로선 딱히 새로운 걸 제시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도 못하고요.
뭐 더 대단한 걸 바라지도 않고.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레벨의 퇴행적인 식민지배 일제 미화 식민지 근대화 수혜론 독재옹호 노동탄압 반인권 반민주주의 언론탄압의 총체가 지금 정권이고 지금 보수인데. 이런 것만 반대해도 진보이고 개혁 아니겠습니까.

대체 윤석열이 뭐가 새로운 무언가를 보여준다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낡은 대한민국 보수, 극우, 수구의 총체 그 자체인데요.

본문이 박정희와 노무현의 시대가 갔다고 하면서 문재인와 윤석열을 들고, 문재인이 정권재창출에 실패한 게 근거다, 윤석열이 박근혜 구속한 게 근거다 이러는데.

다른 분들도 말하듯 윤석열 정권이야말로 이명박 박근혜 구속한 검사가 박근혜 정권 인사, 이명박 정권 인사 다 다시 사면하고 요직에 불러다 쓰는 기성 보수 정권 아닙니까. 기존 보수를 뛰어넘거나 무너뜨리거나 한다기보단 이명박 시즌2 소리 듣듯 그대로이거나 막나가는 거지 그건 이명박계 인사들의 특징이지 이명박을 뛰어넘은 게 아닌데, 뉴라이트의 특징이지 뉴라이트를 뛰어넘은 게 아닌데 왜 뭘 뛰어넘었다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현 민주당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가 봐도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의 당이고. 이재명의 당이죠. 계속 이어져오는 민주당의 정신이 있고 민주당 지지자들도 그걸 부정 안 하고 그걸 다 계승한 상태로 지지하고 응원하고 그 정책들 공약하고 추진하는데 뭐가 단절됐고 뭘 뛰어넘었다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정권 한 번 뺐겼으니 노무현이 끝났다? 다음 대선 유력한데 그럼 노무현이 부활하나요?

글 근거가 너무 좀 부실하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시대의 시작은 아직이지 싶고.
현 윤석열 정권은 기성 보수의 낡고 한심한 작태 그대로 보여주고 있고 새로운 거 딱히 안 보이고요. 파격적으로 무능한 거야 이명박계의 무능함이고 보수의 무능함이지 새로움이라고 하긴 어렵죠.
현 민주당도 딱히 기성 민주당에서 단절되거나 질적으로 달라졌다 하기 어렵죠.

굽시니스트 만화에 끼워맞추는 느낌인데 후반전 시작하려면 뭔가 다른 사건이나 결정적 계기가 있어야지 뉴라이트에 올드라이트 다 요직에 넣어서 구태 보여주는 현 정권 가지고는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보입니다.
+ 24/09/07 23:02
수정 아이콘
어느정도 동의합니다. 박근혜와 문재인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기존의 가치와 상징을 무너뜨렸죠.
윤석열은 기존의 가치가 파괴된 현실이 얼마나 막장으로 흘러갈 수 있는지를 보여준 첫 타자였고요.
기존의 정치적 유산들이 물론 부정적인것들도 있었지만, 그 유산들이 만들었던 무형적 한계가 있었는데.. 이걸 부정적으로 뛰어넘어버린게 현 정권이죠.
신성로마제국
+ 24/09/07 23:07
수정 아이콘
아노미란 말이 떠오르네요
전기쥐
+ 24/09/07 23:12
수정 아이콘
윤석열 정부는 수뇌부는 박근혜 정부 같은 무능한 모습을 보이고 가져다 쓰는 주요 인물들은 이명박 때 사람이라는 점에서 이명박+박근혜의 총결산이라고 보는게 맞다고 봅니다.
+ 24/09/07 23:23
수정 아이콘
그건 정권의 형식적인 부분이고요. 궁극적으로 현 정권의 문제는, 뭐 이렇다 할 가치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보통 가치가 중요하지 않고 실용이 중요한거라고 많이들 얘기하는데, 가치가 실종되었을때 보여주는 최악의 모습을 보여주는게 현 정권이라고 봅니다.

애시당초 윤석열이라는 인물 자체가 가치를 가지고 살았던 인물이 아니고, 윤석열의 어록도 가만보면 검사일때-총장일때-대선후보일때-정권1년차일때-정권3년차일때.. 가 전부 제각각일 정도로 가치관이란게 존재하지 않는 인물입니다.
거길 채운게 그저 '보수정권의 인물들'과 '보수적인 가치관'이니까 거기에 휩쓸려서 이상한소리 하고 다니는거죠. 거기다 추가적으로 본인의 고집과 가오가 더해지니까 의료문제같은 폭주기관차가 생겨나는거고요.

보통 과거의 정권들은 '본인의 가치관'에 근거하여서 정책을 집행하는게 기본이었고, 하다못해 박근혜정권마저도 최소한의 정부가 할 일들은 어느정도 해왔다고 봅니다.
근데 윤석열 정권은 그마저도 못하는 가치관실종상태인거죠. 윗분이 얘기한것처럼 아노미 상태라고 생각합니다.
+ 24/09/07 23:26
수정 아이콘
일관되게 뉴라이트, 올드라이트의 이념을 말하는데 아노미라거나 가치관이 없다는 거에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진짜 가치관이 없다 기준이 없다 이럴 거면
어느 때는 반노동 김문수를 경사노위로 쓰다가
어느 때는 갑자기 엄청 빨간색의 민주노총 위원장을 고용노동부 장관으로 써야 그게 말이 되는 거죠.
일관되게 반노동 올드라이트 뉴라이트 인사 일색으로 일관하잖아요. 기존 보수 인재풀 그대로 쓰고 있습니다. 20년 넘게 죽 활동해온 인사들 말이죠.

이번에 인권위원장으로 임명강행한 안창호만 해도 반동성애 주장하고 진화론 부정하는 개신교 광신도인데 검사 출신 헌법재판관이고 이명박이 임명한 사람이죠.
왔다갔다할 거면 노무현이 임명한 엘지비티 친화적이고 친노동 판결 내린 대법관이나 헌법재판관 출신을 인권위원장에 임명해야 말이 되는 거죠.

아노미가 아니라 일관되게 기성 보수, 올드라이트+뉴라이트 맞습니다.
대체 뭐가 새롭다는 건지 모르겠어요. 이게 한국 보수 수준 맞습니다. 이명박 매운맛 버전이라고 보면 딱 맞아요. 눈치도 안 보고 밀어붙이는 이명박이죠. 한국을 일본이랑 하나님에게 봉헌 중인가 봅니다.
+ 24/09/07 23:38
수정 아이콘
윤석열이야 대선후보 전까지만 해도 민주계열에 가깝게 '보이던' 인물이기도 했고.. 김건희 통화내역만 봐도 약간 민주당쪽 느낌이 났었죠. 당장 박근혜 잡아넣은게 윤석열인데요.
근데 대선후보되고 급속도로 우경화되었다고 보는 사람들이 많죠.
오히려 가치관이 명확하면 지금처럼 왔다갔다하는 이상한 짓거리는 덜합니다. 일관되게 이상한 짓을 하지, 왔다갔다 하는 이상한짓은 안해요.
바로 아래 링크기사처럼.. 이념이 제일 중요하다고 했다가, 불필요하다고 했다가 이러면서 자기가 무슨말 하는지도 모르는거죠.

그리고 현재의 인재풀은, 다른 사람들도 얘기하지만 '제정신 박힌 사람들은' 아무도 현 정권에 참여하지 않으려고 하는게 제일 큰 이유로 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인적쇄신을 하고싶어도, 그게 가능한 인물이 없는거죠. 당장 총리만 해도 바꾼다바꾼다 했는데 결국 못바꿨고요.

결국 본인이 이렇다할 가치관이 없으니까 자기가 듣고싶은 말을 하는 사람들을 좋아하는거고, 그 사람들이 극우 기성보수쪽 인물들이니까 그쪽에 휘둘리는거죠. 윤석열은 가치관이 중요한게 아니라, 자기 가오가 제일 중요한 사람이니까요.
+ 24/09/07 23:57
수정 아이콘
낡은 보수와 윤석열의 수명이 다했다, 선거에서 이기기 어렵다 뭐 이건 설득력이 있을 수 있는데, 현 윤석열 정권이 상징 대표하는 올드라이트 뉴라이트가 이미 끝났고 새로운 보수 새로운 진보가 시작됐다 식의 본문글은 근거도 부족하고 설득력도 없다는 겁니다.
문재인에 충성하는 척 거짓말하다가 검찰총장되고 들이받은 거야 이미 조국 수사 후 극보수로 돌변 후 보수당 대선후보 되어서 보수 대통령 된 걸로 끝이고요.
본심이 보수적 검사였는데 출세하고 싶어서 민주당 정권에서 가면을 썼다가 최고 자리에 올라간 후 자기 신념을 드러내는 거라고도 볼 수 있죠. 저건 누구 영향을 받은 것도 당연히 있지만. 윤석열이 남의 말 잘 듣는 사람입니까? 자기 입맛에 안 맞으면 아무리 조언을 해도 절대 귀담아 듣는 사람이 아닙니다. 주변 조언 다 쳐내고 주변 사람 다 쫒아냈죠. 지금 윤석열 주변에 뉴라이트만 있고 올드라이트만 있다는 건. 윤석열 본인이 보수고 윤석열 본인이 뉴라이트란 겁니다. 이건 왔다갔다 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냥 윤석열이 보수인 거에요.
대통령 되기 전에 (선거 때는 무슨 말을 못하겠냐 식의 말도 있긴 하죠) 무슨 말을 했건. 윤석열이 대통령 되고 나서 한 일이 죄다 보수적인데. 이게 어떻게 아노미입니까 그냥 보수죠.
윤석열이 한 진보적인 정책, 윤석열이 한 민주당스러운 정책 한 가지라도 있긴 합니까?
전기쥐
+ 24/09/07 23:27
수정 아이콘
尹 "왜 불필요한 이념 논쟁 벌어지나"…과거엔 "제일 중요한 게 이념"
https://n.news.naver.com/article/002/0002345872?sid=100

위 기사가 생각나는군요. 이념이 가장 중요했다고 말하다가 또 아니라고 부인했다가 왔다갔다 하는 모습이 말이죠.
+ 24/09/07 23:33
수정 아이콘
네. 그런거 왔다갔다 하는거 자체가, 가치관이 없다는거죠. 이념이 중요하다 이전에 대선후보 시절에는 또 저런말 안하기도 했었고요.
부르즈할리파
+ 24/09/08 00:02
수정 아이콘
정치가 대통령 거부권과 검찰에 박살나버리고 위태롭지만 의외로 일관되게 유지되던 양당정치의 타협이 종결된 지금이 6공화국 체제의 종말이 아닌가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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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235 [일반] [서평]《과학적 창조론: 창조의 복음》 - 과학적 방법론으로 창세기 1장을 독해하다 [11] 계층방정1490 24/09/07 1490 3
102234 [정치] 보수정권에서 "호남 인사 소외" 가 두드러지는 이유? [41] 헤일로5660 24/09/07 566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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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227 [일반] 오랫만에 하는 미국주식 맞추기 도미노 피자이벤트(당첨자 댓글 달아놓았습니다) [219] 기다리다4563 24/09/06 4563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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