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4/11/21 14:18:55
Name 카이레스
Subject [펌글]Ever3,4위전.완성형 프로토스.
안녕하세요. 카이레스입니다.
어제 비타넷 경기분석/후기란을 보다가 좋은 글이 있어서 피지알 분들과 같이 보고 싶어서 허락을 받고 퍼왔습니다. 원문이 경어체를 사용하지 않았으니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출처는 비타넷, '파포기자'님의 글입니다.


================================================================================

프로토스 암울론은 여전히 그 위용을 떨치고 있다. 실제로 보여지는 성적들이 그렇다. 난다 긴다 하는 프로토스들은 테란에게 살짝 치이고 저그에게 심하게 치이면서 흔들리는 모습이다. 여러가지 요인이 있지만 그중 프로토스 암울론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맵"이다. 어제의 3,4위전 5경기는 프로토스의 무덤인 머큐리였다.

1.프로토스대 저그..
프로토스는 저그에게 힘들다. 이것은 누가 뭐라고 해도 사실이다. 어떤 맵을 불문하고 프로토스는 저그를 상대할 때 무한한 부담감을 갖게 된다. 이것은 병력 충원이 느리고 유닛 한기 한기가 값비싼 프로토스의 입장에서 어쩌면 당연한 사실일지도 모른다.

머큐리.
필자 아직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어제 1경기를 보고 난후 좌절을 느꼈다. 분명 박정석은 잘못한게 없다. 실수한게 없다. 물론 홍진호도 특별히 박정석에게 큰 피해를 주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는 홍진호의 승리였다. 그러면서 필자 좌절했다.


2.머큐리??
머큐리는 개방형 입구에 도넛형이고 앞마당에 가스가 없다.
이거 참 프로토스에게 힘든 상황이다. 맵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겠다.

하지만 중요한건 난세에 영웅이 나타난 다는 것이다.
머큐리 대첩.
그렇게 정석은 정석으로 프로토스를 이끌고 있었다.


3.질렛트 결승전과는 다른모습..
질렛트 결승전..
머큐리에서 박성준의 뮤탈리스크에 힘없이 무너지는 그의 모습.
더블넥서스를 지속적으로 시도했던 모습.
하지만 어제의 박정석은 그러한 더블 넥서스를 시도하지 않았다.
묵묵히 초반부터 정석적으로 플레이했을 뿐이다.

어제 5경기 중에 투게이트를 한 경기는 1,2,3,4 경기.
3경기는 선포지 공업 빌드이후에 투게이트 였다.
나는 어제 정말 시원한 경기를 보았다. 지난 질레트 결승전때의 그 답답함은 어디에도 없었다.
같은 선수의 플레이인데 이렇게 다를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4.프로토스 정석은??
프로토스의 암울론이 제기되고 있는 이 상황을 살펴보자.
프로토스가 투게잇 하는 모습을 최근 거의 본적이 없다.
그래서일까 어제의 3,4위 전은 정말 멋있는 경기였고 정말 속시원한 경기들이었다.

5경기..
정석..박정석의 정석..
정석은 정석이었다.
비록 원게이트로 출발했다고는 하나, 프로토스의 모든 것을 유감없이 보여준 경기였다.
프로토스는 힘이다. 프로토스의 상징은 질럿과 싸이오닉 스톰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상징이 점차 포톤캐논으로 바뀌어가고 있는 상황에 너무도 안타까웠다.
하지만 어제의 5경기는 프로토스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를 정확히 보여준 경기였다.

박정석은 포기할줄 몰랐다. 그걸 뚫어내다니. 그것은 그의 환상적인 컨트롤과 예술스톰.
그리고 프로토스의 힘이 담긴 러쉬였다. 홍진호는 그 기백에 놀라 경기를 그르쳤을 수도 있었다.
어제 5경기에서 보여준 박정석의 모습은
삼국지의 호걸 장비의 모습이었고, 베르세르크의 가츠가 휘두르는 큰 칼의 힘이었다.

프로토스의 정석이 무엇인가?
어느새 정석은 원게이트에 이은 테크니컬한 플레이가 되버리지 않았나?
거기에 뒤따르는 것은 다수의 포톤캐논.
예전에는 투게이트 질럿 러쉬에 이은 지속적인 압박이 프로토스의 정석이 아니었나?
정석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그리고 승리 하지 못하는 정석은 정석이 아니다.
프로토스 진영의 모든 선수들은 어제의 그 경기를 보고 무슨 생각을 했을까?

맵이 암울하다고 해서 더블넥서스만을 시도하는 그런 모습은 더이상 보고 싶지 않다.
맵이 암울하다면 그냥 부딫혀 보는 것은 어떨까?
어제 레퀴엠에서의 박정석의 하드코어 질럿러쉬 처럼 말이다.
프로토스는 영웅의 종족이다. 프로토스가 박정석으로 대표된다는 뜻이 아니다.
프로토스는 항상 강한 모습이었다.

한때 강민의 프로토스를 보고 감탄했던 적이 있다.
하지만 요즘은 송병석, 김동수의 프로토스가 그리운 이유는 왜일까?
어제의 박정석은 그 올드 게이머의 향기를 느끼게 하였고, 거기에 강민의 향기도 가지고 있었다.
완성형 프로토스의 모습은 어제의 박정석이 아닐까?


5.프로토스의 완성형?
프로토스는 완성형이 없을지도 모른다. 프로토스는 뭔가 불안정한 종족이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어제의 박정석의 모습이 완성형일 지도 모른다.
프로토스의 완성형은 플레이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프로토스라는 종족을 플레이 하는 선수들의 마음가짐이 완성형의 해답일 지도 모른다.

컨트롤, 물량, 타이밍 이 모든 것은 갖춘것이 프로토스의 완성형이 아닐지도 모른다.
아무리 힘든 조건에서도 묵묵히 힘있고 멋있는 플레이를 해낼줄 아는 그 마음가짐이 완성형일 지도모른다.
박정석은 어제 정석대로 플레이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맵이 암울하기 때문에 오히려 정석이 마음편했을 지도 모른다.
박정석 자신에게도 지난 질레트 스타리그에서의 허무한 패배들이 마음이 아팠을것이다.
무기력하게 더블넥만을 시도하던 그 모습. 그 모습은 정석의 모습이 아니었다.

포기하지 않겠다는 그 마음가짐, 그리고 어떤 악조건 속에서도 자신만의 플레이를 묵묵히 해나가는 그 모습.
자신의 죽음을 알면서도 저그의 크립위로 달려가는 투게이트에서 생산되는 질럿들의 모습.
그리고 정말 힘겹게 힘겹게 러커 밭을 뚫어내는 프로토스 병력들의 모습.
마지막으로 혼신의 힘을 다해 저그 유닛들의 머리위에 쏟아지는 정확한 싸이오닉 스톰.
이것이 프로토스의 완성형일 지도 모른다.
완벽한 승리가 아니라 힘겨운 승리를 거두는 것이 프로토스의 완성형일 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것이 프로토스의 매력일 것이다.

게임. 그 이상의 게임.
감동과 전율을 느끼게 해준 어제의 박정석 선수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아울러 멋진 경기 함께 만들어준 홍진호 선수에게도 박수를 보낸다.

E-mail : minolta9000@nate.com
CLUB : NeoUnder.Cyworld.com
Paper진 : http://paper.cyworld.com/UnderEsports

================================================================================

좋은 하루 되세요^ㅅ^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초코파이
04/11/21 15:55
수정 아이콘
와... 정말 멋진 글 이군요..
여천의군주
04/11/21 17:28
수정 아이콘
ㅠ감동
CoNd.XellOs
04/11/21 19:15
수정 아이콘
멋진 글 입니다!!^^
기다림의끝은
04/11/21 20:17
수정 아이콘
멋지네요
강추요^^
박진선
04/11/21 20:29
수정 아이콘
추.게.로 갔으면 하네요..^^;;
foraiur!
04/11/21 21:54
수정 아이콘
음... 개인적으로는 약간 의견이 다른데... '한방의 강력한 질럿과 템플러의 돌파' 라기 보다는 드라군의 존재여부, 혹은 가난할 수 밖에 없음에도 다양한 조합을 사용한 것에 따라 승부가 갈렸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요?

일반적으로는 그런 상황이 되면 가스 한군데에서 채취하는 것에 의해 너무나 부족한 가스양으로 한마리에 50씩이나 들아가고, 사거리 업그레이드에 150의 가스가 들어가는 드라군은 아예 포기하고 질럿과 템플러의 질템 온리 조합을 선택해서 강력한 한방을 준비하고 우르르 몰려가다가 몰살당하는 시나리오가 그것인데...

그런 와중에 커세어를 뽑아서 저그의 상황을 확실하게 파악하고, 다크템플러를 뽑아서 저그의 무한확장을 막으면서 좁은 길을 질템계열에 대해 거의 극강의 방어진인 '연탄조이기(...)' 방어망 + 뮤탈리스크 + 저글링 조합의 넓은 방어망을 구석부터 각개격파를 노리며 - 혹은 노리는 듯 하며 - 돌파구를 만들려던 드라군들, 그게 있었기 때문에 홍진호선수가 조금 섯부른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어찌하든 드라군만 처치하면 질템으로는 못나온다' 라는 판단을 하게 만들어서 무모하게 드라군에게 유닛들이 몰려들게 만들어놓고, 한 점으로 병력과 화력을 그 순간에 집중해서 돌파해나간 박정석선수의 운용의 승리라고 생각이 되는데요.

거기에 포석으로 빼놓을 수 없는게... 초반에 게이트웨이마져 짓지 않고 개스부터 채취한 점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였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이런 전략이 머큐리에서 다시 통하기 어려운 점도 저그가 그런 것을 파악하면 프로토스입장에서 방어하기가 거의 불가능에 가깝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구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212 우리 프로토스유저님들 무슨 불만이 그리도 많습니까? [96] bobori12346092 04/11/22 6092 0
9211 맵밸런스 문제의 해결을 위한 새로운 게임 방식의 제안 [2] 황용하3825 04/11/22 3825 0
9209 에버 스타리그 결승전 관전 후기 [6] 삭제됨3299 04/11/22 3299 0
9208 게임판엔 헥사와 삼성도 있다구요~ [12] 적 울린 네마리3294 04/11/22 3294 0
9207 프로게이머의 공중파 출연 , 스타골든벨 [32] RushGo~★5319 04/11/21 5319 0
9205 [요번 수능부정사건 어떻게 보시나용~~~] [25] 보고싶소_부인3483 04/11/21 3483 0
9204 스타리그 주간 MVP (11월 셋째주) [185] nting4284 04/11/21 4284 0
9203 Ever 스타리그 결승전을 보고나서..그리고 황제의 눈물의 의미는 무엇이었을까.. [7] 힘들었던시간6535 04/11/21 6535 0
9202 nba에서는 엄청난 일이 벌어졌습니다. [41] 임정현6876 04/11/21 6876 0
9200 이젠 부대에 복귀 할 시간... [6] 햇빛이좋아3453 04/11/21 3453 0
9198 우리는 언제쯤 임요환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77] 21gram7811 04/11/21 7811 0
9197 정말 미안하고 안타까웠나보다. 그렇게 말이 없을 정도면... [12] nodelay4316 04/11/21 4316 0
9196 美친선수들..그리고 美친사람들.. [4] 로미..3601 04/11/21 3601 0
9195 아~~임요환.... [8] 원츄-_-b3440 04/11/21 3440 0
9192 1,2라운드는 3라운드를 위한 포석 [7] Ace of Base3428 04/11/21 3428 0
9191 [펌글]Ever3,4위전.완성형 프로토스. [6] 카이레스3825 04/11/21 3825 0
9190 임요환 선수 감사합니다. [9] Calvin3289 04/11/21 3289 0
9189 [야구이야기] 41번...47번...6번...7번... [15] KilleR3702 04/11/21 3702 0
9188 그저 아쉽게만 느껴지는 황제의 준우승./ 정말 이대로 올드보이는 무너지는가. . [14] 단류[丹溜]3642 04/11/21 3642 0
9187 [잠답] 한국작가가 그리고 쓴 일본만화.. 일본 애니메이션... [28] 낭만드랍쉽3732 04/11/21 3732 0
9186 아..복귀?! [1] CopyLeft3161 04/11/21 3161 0
9185 스타 골든벨 보고 계신가요... ㅠ_ㅜ(웃겨서 죽겠습니다;;) [21] 사탕발림꾼5966 04/11/21 5966 0
9184 The Winner Takes It All [4] Judas Pain4406 04/11/21 4406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