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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10/29 21:45:36
Name 왕일
Subject 전율의 컨트롤!!! 그리고.. 리치.........
응원하는 리치가 이겨서 기분 좋은 날입니다. 다른 분들은 어떠셨을지 궁금하네요. 프로토스 상대로 거의 완벽함을 보여주는 서지훈 선수라도 양일간 펼쳐지는 메이저리그에서 연속으로 승리하기는 쉽지 않은가 봅니다. 그렇다면 박정석 선수 스케쥴의 승리인가요? ^^;; 오늘의 승리로 프로토스 팬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프로토스는 4강에 진출했습니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2경기에서 보여줬던 괴물의 터무니없는 강력함에 경악을 넘어 공포를 느끼는 지금 ‘과연 괴물을 상대로 5판 3선승 제에서 이길 수 있는 선수가 존재할지….. -_-bb’ 라는 걱정뿐입니다.
각설하고 맵의 유 불리를 떠나서 프로토스의 대 테란전에서 오랜만에 완벽함을 느꼈기에 이렇게 글을 써봅니다. 경기의 느낌과 감상을 살려보려고 존칭 생략했습니다.



2경기가 펼쳐진 8강 3주차 경기…… 그러나 ‘양보다 질’ 이라는 문구가 새삼스레 심금을 울리는 멋진 경기가 펼쳐진 날이다. 그 중 첫 경기, 박정석의 대 서지훈 전은 과연 프로토스가 테란을 상대로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주며 승리한 경기였다. 마치 서지훈 선수의 닉네임 퍼펙트 테란을 도용한 듯한 퍼펙트 프로토스의 경기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승부의 분수령 그 하나]
시작은 고요했다. 두 선수의 스타팅 포인트는 리치 12시, 퍼펙트 9시… 맵은 머큐리………
전적 상 프토가 약간 유리한 맵이나 엄위원의 해설에 의하면 반반으로 가는 추세라고 한다. 두 선수의 선택도 일반적이다. 2게이트 사업 드래군 빌드와 꾸준한 마린 생산+1팩을 선택한 영웅과 퍼펙트. 5마린 1탱크로 진출하는 퍼펙트의 팩토리에서는 마인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상대 프토의 병력을 봐서 빠른 멀티 혹은, 압박 후 조이기가 동시에 가능한 선택은 탁월해 보였다. 리치의 드래군은 막 충원되어 3기가 되었을 때……
드래군의 과감한 탱크 일점사, 그리고 소멸하는 1탱크, 1드래군!!!
한 걸음 늦게 나온 벌쳐는 마린의 후퇴와 더불어 빠른 확장을 위한 초석의 역할에 머물고 말았다.


[승부의 분수령 그 둘]
리치는 노 옵져버 상태에서 몰래 건물을 통한 다크 테크를 탔다. 드래군은 충원되어 4기 정도.  벙커, 그리고 좁은 길목의 마인을 통한 방어와 더불어 이루어진 빠른 확장에 역시 퍼펙트! 라는 소리가 절로 나오는 찰나! 움찔거리는 드래군! 그리고 난 보았다.
내 생에 손꼽을 만한 전율의 드래군 컨트롤을……!!!
옵져버 없이 드래군의 컨트롤만으로 마인을 제거하면서 벙커를 격파하는 리치. 왜 그가 프로토스 컨트롤 최강인가 하는 것을 절감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승부의 분수령 그 셋]
퍼펙트는 본진에 다시 커맨드 센터를 건설하면서 팩토리를 늘리고 잠시 방어에 치중한다. 그 때 날라온 셔틀에서 떨어지는 2다크 1드래군. 그리고 이어지는 2드래군의 연속 드랍. 너무도 절묘한 타이밍의 드랍이라 피해가 없을 수는 없었지만, 가능한 최소한의 일꾼 피해로 서지훈 선수가 왜 퍼펙트 인지를 보여주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어느새 3시 스타팅 포인트에서는 넥서스의 워프가 거의 끝나가고 있었다.


[승부의 분수령 그 넷]
리치는 멈추지 않았다. 약간의 승기는 그에게 방심을 유발할 수 없었던지 이어지는 드랍에서 셔틀과 드래군의 희생을 담보로 템플러의 스톰이 SCV위로 작렬한다. 몰살당하는 SCV. 퍼펙트의 앞마당에서는 커맨드 센터가 완성되었으나 SCV가 부족하다!


[승부의 분수령 그 다섯]
가스도 없는 앞마당, 일꾼 피해, 병력의 손실, 프토에 비해 너무도 늦은 확장. 겹치는 악재로 인해 몰릴 대로 몰린 서지훈 선수에게 벌쳐 게릴라 말고 다른 대안이 있었을까? 먼 길을 돌아 본진에 난입한 벌쳐였지만, 캐넌의 위치는 너무도 절묘했다. 3시의 멀티 또한 파일런과 캐넌에 의해 벌쳐 게릴라 사전 봉쇄!!!


[승부의 분수령 그 여섯]
그래도 퍼펙트는 퍼펙트였다. 어느새 모은 상당량의 병력. 과감한 돌진을 선택한 그는 12시로 진격한다. 고급 테크와 유닛을 사용하느라 아직 질럿의 발업이 이루어지지 않은 리치의 마지막 위기! 그러나 그는 침착했다. 병력을 슬쩍 스쳐 지나간 다크는 뒤에서부터의 공격으로 탱크의 시선을 분산하고 타이밍 좋게 이루어진 질럿의 발업과 더불어 역공은 시작되었다. 마치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였다고 외치듯이……….
이미 3시 앞마당 까지 확보된 영웅의 물량을 어찌 감당할 수 있을까? 아무리 퍼펙트라고 해도 불가능한 일이었다. 물량의 원조라 할 수 있는 그의 밀려드는 공세는 결국 퍼펙트의 GG선언을 받아내고 말았다.


[그리고.........]
진수성찬을 먹은 기분이다. 단 한 경기만으로도 포만감에 정신이 몽롱해 진다. 이어진 2경기도 멋졌기에 과식한 것 같은 나른함이 몸을 감쌀 정도다. 오늘 리치는 컨트롤, 전략, 운영, 방어에 있어서 틈을 보여주지 않았다. 그는 오늘 경기를 지배했고 장악했다. 그의 유닛 하나하나는 극한의 그의 손놀림에 믿기지 않을 정도의 충성심을 보여주었다. 산화하는 질럿과 녹아 내리던 드래군 중에서 제 몫을 다하지 못하고 사라져 간 녀석은 없었다. 퍼펙트 프로토스였다.

2002 스카이의 영광, 이후 이어진 한동안의 슬럼프. 그리고 몽상가와 악마를 필두로 한 프로토스의 부흥과 더불어 부활한 영웅은 진정 눈물겨웠다. 그러나, ‘호사다마’라던가? 악화된 건강 소식과 더불어 다소 허무한 전 시즌 결승전의 패배. 그러나 ‘영웅’이 괜히 ‘영웅’이 아님을 증명하듯 그는 산화하는 질럿처럼 자신의 모든 역량을 이번 시즌에서 보여주고 있다. 그의 플레이를 보면 왠지 눈물겹지만, 목숨을 담보로 내닫는 프로토스의 운명을 보여주는 것 같아 가슴이 저리지만, 그가 있기에 나는 프로토스를 그만둘 수 없나 보다.

이제 그를 막아 선 벽은 그 어느 때보다도 높고, 두꺼우며, 단단하다. 괴물 혹은 치터라 불릴 정도로 공포스런 패력을 보여주는 그를 향해 혼신의 힘을 다해 돌진하는 리치의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그 뒷모습이 자꾸만 내 눈을 찌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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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RIMTO MANIA
04/10/29 21:55
수정 아이콘
정말 간만에 떨면서 경기를 지켜봤네요..
2002년 sky배가 너무 그리운 저로서는 정말 이번 에버배를 볼때 수명이 단축되는것 같네요ㅠ_ㅠ
4강상대가 최연성선수.... 여기저기서 최연성선수의 일방적인 우세를 예상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하지만, sky배 4강에서 박정석선수가 홍진호선수를 이길거라 예상하시는분도 그리 많지 않았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리치팬이라서 그렇겠지만.. 박정석선수라면 최연성선수를 이길수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히려 이런 중요한 4강전에서 최연성선수와 만나게 된게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거의 지지않는 플레이를 보여주면서도 실력에비해 그다지 많은 인정을 받지 못하고있는 박정석선수..
그 이유중 하나가 s급테란(이윤열,최연성)선수들과의 경기에서 그다지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번 4강전에서 제대로 최연성선수를 이겨줬으면 합니다..
힘드시겠지만 믿겠습니다!! 리치 화이팅~!^^
이뿌니사과
04/10/29 22:32
수정 아이콘
멋진 게임이었습니다. 아침부터 너무 너무 긴장되었지만서도. 리치 이제 왠만해선 깨어지지 않을 단단함을 가지게 된것 같아서 뿌듯하고 기쁘네요. 다음주도.. 화이팅!
04/10/29 23:15
수정 아이콘
오늘 컨트롤 정말 최고입니다....개인적으로 프로토스의 그런 극강의 컨트롤은 박용욱선수만이 유일할것이라고 판단했는데....제 판단의 착오임을....유감없이 보여주네요....
영웅의물량
04/10/29 23:40
수정 아이콘
오.. 오늘 경기 재대로 정리되있네요^^

2002SKY... 사실 전 준결승5경기부터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온겜넷을 접했었죠.. 그 당시에 알고 있는 게이머라고는
임요환,홍진호 밖에 없던 그 시절.. KPGA에서 홍진호,임요환을 차례로 꺾고 결승진출
온겜넷에서 홍진호를 꺾고 결승에서 임요환과 한판 대결..
그 시기에 전 완전한 정석빠-_-가 되었다죠~

그리고 이번 EVER배.. 2002SKY때, 많은 분들이 홍진호선수의 승리를 예상하셨다지만,
전 그때 프로토스와 저그의 관계를 잘 몰랐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수비만 하고있는 프로토스를 보면서도
절대로 토스가 질 것 같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도 그렇네요. 박정석선수는 지지 않을 것입니다.
상대가 그 누구든간에.. 비록 괴물 최연성선수 일지라도, 질 것 같다는 불안한 마음은 전혀 들지 않아요..

제 기분이 2년전 그때와 같으니까, 결과도 같아야지요-_-? (엄청난 억지;)
뭐, 리치 화이팅 입니다!
Beyond.TheGrave
04/10/30 00:16
수정 아이콘
분수령이 너무 많아요 ~.~
카이레스
04/10/30 00:19
수정 아이콘
영웅다운 경기였죠^^ 최연성이라도 박정석 선수 앞에서는 테란일 뿐! 박정석 선수 결승갑니다^^
dangun8972
04/10/30 00:27
수정 아이콘
처음 마린 탱크전진에서 첫 탱크 잡힌 순간 게임끝났죠..
TheHermit
04/10/30 01:27
수정 아이콘
태클은 아니고 주관적인 생각입니다만,

플토 최고 컨트롤은 박용욱선수라고 생각합니다
04/10/30 01:39
수정 아이콘
초반에 드래군으로 시즈탱크를 잡은게 승리의 원인인것 같더군요. 서지훈 선수가 벙커를 만들었지만 뒤에서 받혀주는 탱크가 없었으니...
-드래군 컨트롤.. 환상이었습니다 >ㅁ</
04/10/30 01:53
수정 아이콘
thehermit님 // 악마의 컨트롤도 정말 전율이죠. ^^
날으는 저그
04/10/30 01:54
수정 아이콘
가을..
천상의소리
04/10/30 02:01
수정 아이콘
저도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박정석 선수도 만만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04/10/30 02:28
수정 아이콘
와 요약환상.
잘읽었습니다.
04/10/30 02:28
수정 아이콘
이것 역시 주관적인 생각이지만 순수 '컨트롤'은 박정석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플토 유저답지 않은 APM이나 드라군, 질럿, 하템의 소수 컨트롤은 가히 최고죠. 그러나 컨트롤+병력 운용 능력, 특히 백병전은 박용욱 선수가 나은 것 같습니다. 누가 더 낫다-라고 해도 눈에 보이지도 않을만큼 미세한 차이들이죠. 그러니까 물고 물리는 4대플토겠지만요 ^^ 그나저나 박정석 선수 디스크로 다소(아니... 좀 많이) 집중력이 저하되실텐데,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컨트롤을 그렇게나 ㅠ0ㅠ 존경스럽습니다. 플토가 암울한 시기에 박정석 선수가 우승하시면 좋겠습니다+_+ (오늘 경기를 본 이후 거의 찬양모드-_-)
이노시톨
04/10/30 02:33
수정 아이콘
컨트롤이면 컨트롤, 전략이면 전략, 물량이면 물량 모두 다 박정석선수가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하나빠지는게 있다면 강민선수만한 배포가 없다는 점인데 그것도 요새들어 많이 아주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합니다.
천상의소리
04/10/30 02:37
수정 아이콘
생각해보니까.. 강민선수도 컨트롤 하나는 진짜 예술인데 말입니다..
KTF가 플토의 발전을 이끄는것 같네요..
04/10/30 03:00
수정 아이콘
아무리 좋아 보이는 전략이라도 쉽게 읽힐 정도로 맘편히 사용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새삼 알았습니다. 온갖 밸런스 논쟁에서 사기라 불리우는 테란도 마찬가지군요.
서지훈 선수의 마린 소수 원팩 더블 전략이 박정석 선수에게 읽혔을 때 부터 벌써 승부는 기운게 아닌가 싶습니다. 박정석 선수가 맞춤 전략을 완벽히 준비해서 온 듯 보이더군요.
물량으로 대표되던 박정석 선수가 이런 전략성까지 갖추니까 정말 완성형 토스라는 느낌이 드는군요. 서로 다른 특징을 지닌 선수끼리 같은 팀이 되어 발생하는 시너지 효과가 가장 눈에 띄게 보이는 것이 박정석 선수가 아닌가 합니다.
아이나
04/10/30 05:20
수정 아이콘
잘 정리하셨네요.^^ 4강 맵을 보니..1경기만 잡으면 3:2로라도 결승 갈수 있을듯 합디만..머큐리, 레퀴엠,머큐리 이렇게 잡고 가야할듯... 펠레노르나 비프로스트는 어떤 깜짝 전술이 나올지 모르지만.... 토스가 힘들죠. 더군다나 상대가 최연성 선수라면....상대를 최연성선수로 보지말로 그냥 테란으로 생각하고 경기 했음 합니다(물론 힘들겠지요 제 4의 종족인데..).그래도 영웅토스 이데로 결승까지 고고!!
GARIMTO MANIA
04/10/30 11:02
수정 아이콘
아이나님// 저랑 같은생각이네요;; 머큐리,레퀨,머큐리 잡아야할듯..
04/10/30 11:33
수정 아이콘
자세하고 멋진글 잘 읽었습니다.
저 역시 개인적으로 박용욱 선수에 비해 박정석 선수의 컨트롤이 떨어진다고 생각하지 않네요. 오히려 드라군 컨트롤은 조금~^^; 더 잘하는듯!
그리고, 자꾸 많은분들이 강민 선수 때문에 박정석 선수가 성장한 것처럼 말씀하시는데 어느정도 시너지 효과는 있었겠지만 마치 박정석 선수가 강민 선수 제자 정도 되는양 얘기하시는걸 보면 마음 아픕니다~
게이머로서는 박정석 선수가 선배 아닌가요~ ^-^;
해처리에서 아
04/10/30 11:46
수정 아이콘
순수 컨트롤은 박정석 선수가 우위같아 보이네요... 박용욱 선수는 자리를 무지 잘잡는거 같아요... 항상 유리하게 싸움을 유도하죠
Kim_toss
04/10/31 02:20
수정 아이콘
컨트롤은 리치가 왕 아닌가요?
같은 수의 병력으로 맞부딪힐때 리치는 아무한테도 지지 않을 것 같은데요
천상의소리
04/10/31 10:27
수정 아이콘
Violet//확실히 전략에서의 뛰어난 발전은 강민선수 덕택이 아주 크다고 생각하지만..서로 도와가며 시너지 효과를 내는것이지 제자라뇨..허허허-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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