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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10/27 07:37:44
Name 왕일
Subject sylent! 그가 보고 싶다!
sylent! 그가 보고 싶다!


유난히 잠이 안 오는 새벽입니다. 조금 있으면 날이 밝겠군요. sylent…. OSL 관전일기를 썼던 나름대로 인정 받았던 PGR논객입니다. 많이들 아시죠? 아닌가요? 정말 제목에 쓴 것처럼 그가 많이 보고 싶습니다. 학교 후배로서, 믿음직한 동생으로서, 나이를 초월하여 스타리그라는 공통의 취미를 가진 친구로서, 오늘 따라 잠은 안 오고, 왜 이리도 그가 보고픈가 모르겠습니다.

그와의 만남
98년 봄.. 제대 후 복학한 저는 첫 연합 MT에서 그와 같은 조를 이루게 되었습니다. 그 첫만남은 Impact가 참 강했지요. 당시 저보다 2학년 위였던 그 친구는 저보고 그랬답니다.
“야! 이 새꺄! 너 머해? 빨리 빨리 정돈해야지? 후배 녀석이 노냐?”
네…… -_-;; 저를 신입생인줄 알았답니다. (그렇다고 제가 동안이라는 소리는 아니라는…-_-;; ) 늙어 보이는 신입생으로 보였다나 어쨌다나…. 이 실수를 핑계로 한달 간을 괴롭혔지요. 흐흐..


그와의 어울림
동아리에 들기로 결정했습니다.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생 동아리였지요. 그런데, 그 동아리에그 친구가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동아리 창립 멤버더군요. 어쨌든 복학생 가입 결사 반대! 를 외치는 그 동아리에 그 친구 빽(?)으로 무사히 들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알려진 사실은 위 MT사건으로 인해서 저한테 빚을 지게 된 그 친구의 자발적 죄의식으로 인한 무조건적 찬성 때문이었다나 어쨌다나…… -_-;;

시간은 흘러 2000년 겨울…... 그 친구가 저보다 한~ 참 늦게 스타라는 괴물에 맛들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같이 하자고 저를 꼬시더군요. 농담처럼 한 마디, 두 마디 오가 던 것이 실제로 그렇게 돼버렸습니다. 정기적으로 모여서 스타도 하고, 투니버스 스타리그가 시작되자 새로운 재미도 생겼지요. 정말 그 때는 기욤이 짱!! 이었습니다!!! -_-bb


그와의 도전
2001년 저와 그 친구는 학교를 휴학하고 새로운 도전을 하기로 합니다. 학생 벤처 도전이었죠. 순식간에 2년이 넘는 시간이 흘러갔습니다. 그 2년이 넘는 세월 동안 참 많은 일들이 있었네요. 서로에게 실망도, 감탄도, 섭섭함도, 고마움도 많이 느꼈답니다. 그리고 그 오랜 기간 동안 우리 곁에는 임요환, 이윤열, 박정석, 홍진호가 있었습니다. 회사 업무가 아무리 바빠도, 이틀 동안의 밤샘 작업으로 충혈된 눈이 부어 올라도 회사 사무실에 모여 앉아 live방송과 vod를 보며 우리의 금요일을 불태웠습니다. 많은 고통과 좌절, 보람과 희망이 교차하는 도전이었지만 도전은 실패로 끝났습니다.


그와의 PGR
도전에 실패한 우리에게는 참 많은 문제가 남겨졌습니다. 크지는 않지만 만만하지 않은 채무 문제, 잃어버린 시간에 대한 아쉬움, 무엇보다도 그 친구에게 닥친 입영 문제가 가장 컸습니다. 적지 않은 나이에 현역 입대하는 그가 왠지 불쌍해 보이기까지 했습니다. -_-;; 앞으로의 진로를 고민하면서 재택 알바를 하던 저는 그 어느 때 보다 더 많은 시간을 그 친구와 보냈습니다. 반년이 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 무렵 그는 이곳 PGR에 글을 쓰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놀랐습니다. 참 많은 분들이 그 친구를 칭찬해 주시고, 그 글을 칭찬해 주셨습니다. 제 일처럼 기뻤습니다. 나름대로 저도 그 친구 글쓰기에 한 몫 했다고 생각했거든요. 아주 조~~~금 이지만 말입니다… ^____^;;


그와의 이별
일할 때보다 놀 때… 시간은 훨~~~씬 빨리 지나가더군요. 순식간에 그 친구의 입대 일이 다가왔습니다. 마지막 밤도 불태우고, 맘이 맞는 친구들이랑 백의 보충대까지 그 친구를 배웅했습니다. 대전에서 서울, 서울에서 강원도 춘천을 잇는 대장정이었습니다. 운전경력이 일천한 저로서는 최장거리 운전 기록입니다. 지금까지도 -_-;;
보충대 앞에서의 마지막 점심 식사….. 숟가락을 잘 들지 못하던 그의 마지막 표정이 생각납니다. 예비역인 저는 마음껏 약 올려 주었습니다. 국방부 시계는 절대로 안 간다! 왜 그런 거 있지 않습니까? 흐흐…


그의 부재
30년을 살아오면서 어찌 친구가 sylent, 그 친구 하나뿐이겠습니까 만은.. 볼꼴, 못 볼꼴 다 보면서 그토록 오랫동안 같은 취미를 공유한 사람은 그 친구가 유일했더군요. 그가 떠난 후에 그의 부재를 더 크게 느꼈습니다. 이제 스타리그를 보면서 그 친구와 투덜댈 수가 없습니다.

“아이 씨~ , 이번 시즌 맵은 왜 그 모양이야? .” , “옵저버는 지금 뭐 하는 거야?” , “패치는 안 하나, 블리자드? ” , “조 편성은 왜 그 모양이지?” 등등……………….

속이 터질 것 같습니다……

PGR 눈팅 경력 2년이지만 한 번 글 올린 적도 없고, 댓 글 단 적도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입니다. 필요 없었거든요. PGR에서 다른 사람 생각을 읽고, 정보도 얻고 그럴 수는 있었지만, 서로 생각을 들어주고 불평, 불만을 이야기 하고, 기쁨과 감동을 함께 나누는 것은 필요가 없었거든요. 그 친구와 함께 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제 곁에 그런 그가 없네요. 그 상실감이 이리도 클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그를 기다리며
얼마 전 100일 휴가 나오더군요. 네!.. 밤을 불태웠습니다. 징한 녀석! 밀린 vod 다 보고 결국, 관전일기까지 쓰고 갔습니다. 그렇게 스타리그 사랑합니다. 그 친구가 바라는 것처럼 e-sports 오래도록 인기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 친구가 제대할 때에는 지금보다 더 활성화 되어 있고, 안정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그 친구가 이전보다 더 신명 나게 관전일기 썼으면 좋겠습니다.

1주일에 한번 정도 그 친구에게 전화가 옵니다. 우리는 약 1시간 가량 대화를 나눕니다. 사귀는 것도 아닌데 무슨 할 말이 그리 많은가? 하실지도 모르지만, 1주일간 벌어졌던 스타리그 경기결과와 관전평에 대한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해서 들려줍니다. 제 생각도 들려주고 그 친구 생각도 듣습니다. 그 시간이 기다려집니다.

그리고, 그의 제대가 기다려집니다. 그가 돌아와 같이 스타리그를 보고 웃고 떠들 그 날이 기다려집니다.



뱀다리1. 프라이버시가 너무 많이 공개되었다고 혹시 그 녀석에게 혼날까 심히 걱정됩니다…… -_-;;
뱀다리2. 제가 직접 글을 써보니 정말 어렵다는 것을 느낍니다. 모든 분들이 좋아하셨던 것은 아니지만, 많은 분들이 칭찬해 주신 글을 쓴 그 친구가 오늘따라 더 듬직해 보이네요.. -_-;;

뱀다리3. 제 생각보다 sylent.. 그 친구 PGR분들이 잘 모르면 어쩌죠? 대략 낭패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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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샤르
04/10/27 07:38
수정 아이콘
아 정말 오래되었네요.
언제부턴가 잊고 있었습니다.
04/10/27 07:51
수정 아이콘
Sylent 님의 관전평을 보고 있으면 게임을 안봐도 무슨 게임이었는지 눈에 그려지는 글이었어요. // 군대에서 건강하게 잘 있다가 오시길...
하와이강
04/10/27 07:54
수정 아이콘
저도 얼른 보고싶네요. ^^
총알이 모자라.
04/10/27 08:43
수정 아이콘
면회가기로 했는데...
04/10/27 09:20
수정 아이콘
면회 특공대...
IntiFadA
04/10/27 09:37
수정 아이콘
경기리뷰글은 Sylent 님의 글이 역대최고였다고 감히 생각합니다....
04/10/27 09:48
수정 아이콘
'왕일'이란 이름에서 혈기린 외전을 생각했다는 ;; 그만큼 인상깊었던 무협.
Cool-Summer
04/10/27 09:56
수정 아이콘
그리움의 계절 가을!!!!
님의 Sylent님에 대한 그리움이 절절히 느껴집니다.
더불어 저역시도 관전일기가 보고싶네요....

이래저래 그리움이 쌓이는 가을입니다
바람이 좀 불긴해도 요즘 날씨 정말 좋네요
와룡선생
04/10/27 09:58
수정 아이콘
Sylent님은 경기리뷰글의 한 획을 그으신 분이죠..^^
아직도 이등병이신가요? ㅡㅡ;
철책 뚤렷다고 시끄러운데 한참 힘드시겠네요.. 날씨도 추워지고..
갑자기 2년2개월을 함께 했던 전우들이 생각나네요..
Sylent님 건강하게 후딱 제대하시길..

총알님과 lovehis님도 개인적인 친분이 있으신가보네요..
남자분들이 면회가면 별로 안좋아할꺼 같은데..
괜히 고참들한테 갈굼당하고 말이죠.. 하하 (농담입니다..)
alwaysys
04/10/27 10:03
수정 아이콘
요새 PGR에서 글이 보고싶은 두 분중 한분이죠.

한분은 Sylent님.
새로운 임진록을 어떻게 리뷰해주실까 정말 궁금한.
경기 리포트란에 있는 모든 분석글들이 추게로 갈만한 정확한 분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또 한분은 Kimera님
박성준선수 우승후 추게에서 박성준선수에 대한 소고를 읽고 놀랐었다는...

아 두분의 글이 보고 싶어요.
04/10/27 10:06
수정 아이콘
걱정 마십시요. 그를 기억하는 분들 많을 것입니다..
제가 기억하듯이..
슬픈비
04/10/27 10:14
수정 아이콘
모를리가 있나요...sylent님..
멋진 분석글 남겨주신 분이었는데..
그나저나..

왕일님 여자셨습니까..ㅠ_ㅠ;
04/10/27 10:24
수정 아이콘
슬픈비님 // 그.. 그. 그럴 리가... ㅠ_ㅠ;
시퐁님 // 혈기린외전의 그 왕일 맞습니다. 너무 반갑네요. 제 닉 알아주시니 ^^
총알이 모자라... 님 // 외박 나가면 만나 뵙는다고 그러던데 아직 안나갔던가요?
안전제일
04/10/27 11:11
수정 아이콘
좋은글 많이 써주셨던분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한번쯤 사석에서 뵐수 있을 친분이 없다는게 아쉬울 정도지요..ㅠ.ㅠ
어떤 소심한 pgr유저가 군생활 열심히 몸건강하게 하시라고..했다고 혹 면회가시는 분이 계시다면 전해주세요...
밀림원숭이
04/10/27 11:28
수정 아이콘
저도 보고싶습니다.

군대에 관한 글을 읽을 때 마다 공익근무를 하고 있는
제가 정말 행운아 같습니다.

하루 빨리 "관전일기"를 다시 봤으면 좋겠네요.
calmlikeabomb
04/10/27 12:12
수정 아이콘
Sylent님... 상대방은 저를 모르지만, 이쪽에서만 좋아라하는... 그런 분들 중 하나시죠.

피를 토할지경으로 할일이 많은데... 갑자기 '혈기린외전'을 다시 읽고 싶다는 충동이 샘솟네요.
달라몬드
04/10/27 14:29
수정 아이콘
저도요!!
04/10/27 14:54
수정 아이콘
calmlikeabomb님 // '애장판'으로 소장하고 있답니다. 혈기린외전. 흐흐흐 (^__^)
calmlikeabomb
04/10/27 15:08
수정 아이콘
좌백님 작품 중에 후속편이 가장 기대되는 것 하나만 뽑으라면 당연히 혈기린외전인데,
기대하게 만드는 루머들만 횡행하고... 왕일이 제대로 된 혈기린으로 활약하는 걸 보고 싶어요.
그나저나... '애장판'.... 부럽습니다.
카이레스
04/10/27 17:11
수정 아이콘
Sylent님의 관전일기는 상당히 유명했었죠. 많은 분들이 아실테니 걱정마세요^^
저도 Sylent님의 관전일기를 하루 빨리 다시 보고프네요. 군생활 건강하게 잘하시기를..
기다림의끝은
04/10/27 19:39
수정 아이콘
저도 보고 싶습니다.

건강히 제대하시기를....
피그베어
04/10/31 01:39
수정 아이콘
샬렌트님 짧은 휴가때 정말 많은거 하셨네요...-_-;;
비오는수요일
04/11/02 02:21
수정 아이콘
가입한후 그의 글을 읽고, '아, 이래서 pgr이구나...'라고 생각했었죠....
왕일님만큼 하겠습니까만, 저도 빨리 그의 글을 다시보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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