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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10/25 18:30:24
Name 매직핸드
Subject 화를 다스리는 마음
저는 게임을 무척 좋아합니다. 직접 하는 것도, 멋진 선수들의 경기를 보는 것도, 여기 와서 맛깔스러운 게임 관련 글을 읽는 것도 좋아합니다(게임과 관계없는 멋진 글들도 좋아하지요).

아직 실력이 없어서 공방에서 모르는 사람들과 팀플을 주로 하는데, 어제는 모처럼 좋은 짝을 만났습니다. 호흡도 잘 맞았고 그 친구가 공격 타이밍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어서 멋진 경기를 펼쳐나갔습니다. 이상하게 제 컨트롤도 평소 이상이었죠.

게임이 끝나자 그 친구가 자기 채널로 오라고 하더군요.
'아, 드디어 모르는 사람한테 내 실력을 인정받는구나!'
저는 선생님께 칭찬받은 초등학생처럼 기뻐하며 그 채널로 갔습니다.

그런데...
대뜸 하는 말이...

"님하 몇 살이셈?" "컨트롤 왜 그렇게 못하셈?" "나랑 한 번 붙어보셈. 가르쳐줄게."

"......"

초등학생인 듯한 생각없는 말투... 어이가 없었습니다. 새로운 베넷 친구를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컸던 만큼 분노도 컸습니다. 바로 처절한 응징을 해주었죠.

"!@%#$^#@$!!" "18@!#%@#"

잠시 후 그 채널에서 나와 담배를 한 대 물고 조용히 밤하늘을 바라보았습니다. 스스로가 무척 한심하게 느껴지더군요.
'난 아직 멀었구나.'

틱낫한 스님의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화가 났을 때는 남을 탓하거나 스스로 자책하기보다는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가장 시급한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떠한 자극에도 감정의 동요를 받지 않고 늘 평상심을 유지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여러분은 하루에 얼마나 화를 내시나요?

화는 정말 큰 사건이 빌미가 되어 찾아오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일상의 작은 다툼(다툼이라고 할 것까지도 없는 경우가 많죠)이 원인이 되지요. 출근 시간 지하철에서 부딪친 아저씨, 직장 상사의 터무니없는 잔소리, 골목길에서 마주친 낯선 사람의 기분나쁜 눈길같은 사소한 행동, 사소한 말 한 마디가 화를 불러일으킵니다.


인터넷이라면 이런 작은 다툼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죠. 심지어는 그런 다툼을 은근히 즐기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수많은 다툼에 모두 간섭하고 똑같이 행동한다면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작은 즐거움, 작은 기쁨을 누릴 여유는 그만큼 짧아질 겁니다.

'화'라는 것은 습관인 것 같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이러한 다툼에 익숙해져서...
끊임없이 화를 내는 일에 익숙해져서...

행복을 느낄 여유가 없어진 것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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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0/25 18:40
수정 아이콘
성격상 화를 잘 내지 않는 사람이 아닌 이상은 화가 났을때 어느정도 내는 것도 나쁘진 않다고 봅니다.(물론 앞뒤 안가리고 주먹먼저 나가는...이런 얘긴 아닙니다. -_-) 속에 쌓아두면 괜히 성격이 꼬이는 경우도 있죠.(한강 굴다리에서 뺨맞고 종로에서 화풀이하게 될수도.....-_-)
특히 베넷에서 그런 철없는 사람 만날때 조용히 실력으로 눌러주면 오히려 정신건강에 좋을수도 있죠. ^^ (물론 진다면 더 큰 스트레스가... 울컥 ㅜ.ㅜ)
Dark..★
04/10/25 19:20
수정 아이콘
전 성격이 타고난 건지 아니면 어렸을 때 족히 백번은 넘게 읽은 삼국지의 영향으로 유비를 너무 닮은 탓인지 화를 좀처럼 안내서 큰일입니다;; 무엇이든지 지나치면 안좋다는데.. 전 생각을 좀 너무 많이하고 싫은 소리를 못하고 그냥 참기만 하는 성격이라 답답할 때가 많네요. 고쳐야될텐데 큰일이네요.. 속에 있는 말들을 시원시원하게 하시는 분들을 보면 부러워요ㅠ
04/10/25 20:00
수정 아이콘
저도 다크님과 비슷..
화를 잘내는 사람 누가 좋아하겠습니까만은..
화를 낼땐 내고 그런 후 뒤끝없이 사과하고 하는 사람 보면 부럽습니다..
저는 화를 내야할 때와 참아야 할때를 늘 거꾸로 해서 스트레스 왕창 받고 삽니다... 한~숨..
Lucky_Flair
04/10/25 20:39
수정 아이콘
저는 울컥 화를 내는 동시 5분안에 후회하고는 사과를 한다는-_-;
chobo salsal
04/10/26 00:16
수정 아이콘
방금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다른 사이트에서..)
온라인이라게 어떤건지 알고,어떻게 대처하는게 제일 나은지 알고 있지만..어떤 경우엔 정말 불쾌하더군요.아까처럼..
참아야하는데, 무시해야하는데..열받습니다.....
한강굴다리로 불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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