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4/10/25 09:08:21
Name 총알이 모자라.
Subject 배(腹)로 느끼기...
노자도덕경의 한부분입니다.

五色令人目盲
다섯 색은 사람의 눈을 멀게 하고

五音令人耳聾,
다섯 음은 사람의 귀를 멀게 하고

五味令人口爽.
다섯 맛은 사람의 입을 버리게 한다.

馳騁?獵令人心發狂
말달리며 들 사냥 질 하는 것은 사람의 마음을 미치게 만든다.

難得之貨令人行妨.
얻기 어려운 재화는 사람의 감을 어지럽게 만든다.

是以聖人爲腹不爲目.
그러하므로 성스러운 사람은 배가 되지 눈이 되질 않는다.

故去彼取此.
그러므로 저것을 버리고 이것을 취한다.

화려한 색만을 바라보면 어느 순간부터 담담한 색에는 무감각해집니다. 한번도 흑백 텔레

비젼을 보지 못한 어린이들의 그것처럼 어색해지는 것입니다.

빵빵하고 꽉찬 소리만 듣다보면 조금 텅빈 소리엔 귀가 허전합니다. 스치는 바람소리를 더

이상 느끼지 못하듯이 말입니다.

매일 맛난 음식에 길들은 사람은 조금 거친 맛에도 괴로워합니다. 부드럽고 달콤한 음식

에 길들어지면 평범한 음식도 쓰디쓴 한약처럼 느껴지듯이 말입니다.

다른 생명을 괴롭히고 핏발을 세우며 즐거움을 느낀다면 어느 순간 더 이상 아무것도 자신

을 채울 수 없습니다. 핏빛보다 강한 마약은 없으니까요.

재물에 갇힌 사람은 세상은 온통 내것이 아닌 걸로 가득합니다. 모든 걸 가지고 싶은대로

가질 수 있는 방법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조금 훌륭한 사람은 감각을 채우려 노력하지 않습니다. 모든 음식이 그 맛이 어떻

든 그것을 진정한 내것으로 만들어 주는 뱃속에서는 맛도 향기도 소용없으니까요.

좋은 빛깔 좋은 소리라도 내 뱃속에서 소화되지 않으면 그것은 내 것이 아니듯이, 눈으로

보이는 것, 귀로 듣는 것에 연연하지 않고, 마음의 흡족함에 연연하지 않고, 부족함에 괴로

워하지 않고 담담하게 나와 사람들과 세상을 느끼면 좋겠습니다.

볼품없고, 맛도 없고, 듣기 좋은 소리도 아닌 이 글을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실없은 소리로 시간을 빼앗아 죄송합니다. 꾸벅..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밀림원숭이
04/10/25 09:28
수정 아이콘
멋진 글이네요.
좋은 글을 볼 때마다, 그에 걸맞는 리플을 달지 못한는 것이 안타깝지만,
그래도 글 남깁니다.
최고에요~~~^.^
이뿌니사과
04/10/25 09:33
수정 아이콘
멋진글입니다. 아침인데, 조금더 마음의 여유를 갖게 하네요
달라몬드
04/10/25 10:17
수정 아이콘
총알님도 좋은 세상을 느끼면 좋겠습니다.
비롱투란
04/10/25 10:39
수정 아이콘
좋은글 잘 보았습니다 ^^
그리운 아키텍
04/10/25 10:51
수정 아이콘
정말 좋은 글 감사합니다.
바쁜 생활에 지쳐 어느새 쫓기는 저에게 한줄기 시원한 바람이네요.
갑자기 뱃속에 무게중심이 생기는 듯 합니다.
와룡선생
04/10/25 13:53
수정 아이콘
좋은글입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책중의 하나가 도덕경이구요..
머리로 그것을 깨닫고 느껴도 실질적으론 욕심을 버리기가 쉽지않고
무언가에 연연하지 않으려고 해도 그게 잘 안되더라구요..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매직핸드
04/10/25 17:07
수정 아이콘
마음에 와닿는 글입니다. 요즘 쓸데없는 욕심이 생겨서 고민중이었는데, 이 글을 보니 다시금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네요. 감사 ^^
PS : 총알 님~ 예전처럼 재미있고 과학상식이 가득한 글도 좀 올려주세요~
안전제일
04/10/25 18:17
수정 아이콘
어떤 영화에서 나온대사인데...
'세상에 맛없는 음식은 없어. 그저 다른 음식과 비교해서 그렇게 느낄뿐이야..'
코미디 영화였는데...음음..
좋은것이 좋은것만은 아니겠지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8512 박서의 자서전에 대해 .. [43] 내꿈꾸지마5107 04/10/25 5107 0
8511 화를 다스리는 마음 [5] 매직핸드3372 04/10/25 3372 0
8509 [심심풀이]Weekly Best Gamer 정리 [9] Altair~★4074 04/10/25 4074 0
8507 [완전 잡담] 뭔가를 먹으면서 행복하다고 느낄때. [12] theo3279 04/10/25 3279 0
8506 강민과 임요환.(스포일러 있음.) [21] zenith6021 04/10/25 6021 0
8505 사람들은 모르는 것을 쉽게 나쁘다고 말한다. [4] 21gram3457 04/10/25 3457 0
8504 배(腹)로 느끼기... [8] 총알이 모자라.3134 04/10/25 3134 0
8502 스포츠와 e-sports 에대한 이런저런 생각.. [2] DR.jekyll3268 04/10/25 3268 0
8501 박서가 있어서 정말 다행입니다. [11] 석양3750 04/10/25 3750 0
8500 오늘 경기 관전평(황제의 재림???) [25] 어딘데6639 04/10/25 6639 0
8499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 [주의] 엄청 깁니다. ) [6] 비롱투란3537 04/10/25 3537 0
8088 이벤트 - 비오는수요일님의 DVD 선물!! [52] 항즐이5317 04/10/07 5317 0
8498 홍퀴엠... [18] traviata5359 04/10/24 5359 0
8497 영웅은 물량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 [14] 김양식4510 04/10/24 4510 0
8496 조용하고 고요한 밤...이런건 어때요? [3] 애송이3327 04/10/24 3327 0
8495 프로라고 모두 같은것은 아니다. [26] 내꿈꾸지마4497 04/10/24 4497 0
8494 최근의 맵 밸런싱 논쟁을 보며......축복받은 맵 - Nostalgia [7] Altair~★4080 04/10/24 4080 0
8493 위기는 필요없다..끝내지 못할거라면 위기도 주지말아라(스포일러 포함) [18] 오노액션4442 04/10/24 4442 0
8492 [픽션] 역전해드립니다!! 01 [3] edelweis_s3273 04/10/24 3273 0
8491 온게임넷맵이야기.(논쟁사절. ^^;) [16] 信主NISSI4843 04/10/24 4843 0
8490 다른 건 없습니다, 틀린 것만 있을 뿐입니다. [18] 반전3290 04/10/24 3290 0
8489 11:4 왜 프로토스 선수들은 레퀴엠을 제외하지 않는가? [23] 메카닉저그 혼5142 04/10/24 5142 0
8488 스타리그 주간 MVP... (10월 넷째주) - 이윤열 [41] 발업질럿의인3569 04/10/24 3569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