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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10/25 03:37:00
Name 석양
Subject 박서가 있어서 정말 다행입니다.
오늘 참..힘든 하루였습니다.

아침에 일어날 때 부터 눈이 엄청 아프더군요.. 귀차니즘으로 인해 렌즈마저

잘 안 벗고 잘 때가 많은데, 너무 익숙해져서..그닥 눈이 불편하거나, 아프거나 하지

않은데, 오늘은 이상하게 아침부터 눈이 아프더군요...세척을 안해서 그런가 하고..

출근해서..세척을 했음에도 불구하고..별반 나아지질 않더군요...예감이 좋지 않더군요..

헤어 샵 매니저로 있는데, 제가 밥 먹는 다고 매장을 비운사이 일이 터졌더군요..

가뜩이나 손님 없어서, 원장님이랑 사장님이랑 심기 불편지수 만땅인데, 매장에 들어온

손님을 그냥 돌려 보낸 일이 있었나 보더군요..

왕창 꺠졌지요....사실..미용이라는 일이..서비스업인지라..오너의 입장에선..그게..

용납이 안되는 일이겠지요..암튼...당사자 보다는 ..제가 더 깨졌습니다..

얘들 교육을 어떻게 시켰냐는 거죠...참...할 말 없고...암튼...스트레스 게이지 만땅에

힐은 거의 바닥을 치고... 눈은 급기야...레이저 광선이라도 나갈 듯이 요동을 치더군요..

그렇게 시간이 흘러 집으로 왔습니다.

컴퓨터를 켜고...의례적으로 PgR을 들어오고, 앗...근데..부끄럽게도...임팬임을 자부

하던 제가 오늘 신체적,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해 오늘 경기가..있었다는 사실조차...

까맣게 있고 있었지 뭡니까..(죄송해요..박서..ㅜㅜ) 당장...드랍동으로 달려갔습니다..

(PgR에서 제가 본글은 응원글이었습니다. PgR을 좋아하면서도 이상하게 박서..경기

결과 여부는 여기서 보기가 두려운 건...왜일까요..-_-;;)

그런데, 아................이겼더군요....이겼더라구요. 그것도 상대가 누굽니까?

강민이지 않습니까? 믿기지가 않아서 저는 다시 여기로 와서 게임리포트를 봤지요.

사실이더군요..그러곤...눈물이 나왔습니다. 하루종일 눈이 불편한 눈이..그때서야..

나 정말 아팠단 말이야..하듯이...눈물이 흐르더군요..

하지만, 스트레스 게이지는 제로로 내려가면서, 콤보물약이라도 먹은듯이 힘이 나더군요

늘 느끼는 거지만, 제 나이가 31살입니다. 초중고대..까지..잠시 잠시 누가 괜찬구나..

할 뿐인지..누가 정말 좋아서.."팬"이라는 자격을 얻고 살지는 못했습니다.

그런데, 코크 배 이후로 당당하게 저는 말하고 다니지요..좋아하는 사람 있어요? 라는

질문에..임요환선수요...라구요..임선수가 워낙에 유명한지라..대충..알아 먹기는 하지만..

머..그런..-_-;; 이런 표정들이 대부분인 사람들이 주변에 포진하고 있는 나이지요..

그런데..참..박서가 있어서..제겐 얼마나 다행이고..고마운지 모릅니다..

오늘 같은 날..정말..로또 대박은 아니더라도..적어도..하루..아니..일주일 이상은...

밥 안 먹어도..힘나게 하는 사람이니깐요..

하루종일..그렇게 눈이 아팠는데도 눈물을 흘릴 수가 없었는데, 박서의 승리 소식은..

말라서 갈라진 논바닥에 단비가 내리듯이..눈물이 나더라구요..

박서..

지금까지도 충분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금 더 놓은 자리에 올라서길 바랍니다.

이번에 박서가 결승전을 가면, 분명 주말이겠지요. 저는 주말에 쉬질 못하지만, 무슨

수를 써서라도..거짓말을 해서라도..그 자리게 가겠습니다. 그러니깐..

조금 더 박서의 승리소식을 원합니다.




쓰다보니, 주저리 주저리 글이 길어진듯 한데..조금더 쓰자면..

사실, 지금 혼자 박서의 승리를 자축하며 맥주를 한잔 하고 있습니다. 죄송합니다.

취중 글쓰기를 해서는 안되지만, 취중이기에 "이곳"에 이런 넋두리를 남기는 용기도

생긴것 같습니다. PgR에 박서의 경기가 있는 날은 되도록이면 박서에 관한 글을 올

리지 않는게 좋다는 것을 알지만..오늘은 넋두리를 하고 싶었나 봅니다.

너그럽게 이해해 주세요..사실 처음입니다. PgR에 이런 글을 쓰는 것 자체도..

그리고 집에 와서 알았는데, 렌즈를 벗고 보니, 렌즈가 찢어져 있더군요..-_-;;

휴...왜 이렇게 바보 같은지...저의 무심함때문에 제 왼쪽눈이 하루종일 혹사를

당한거 였습니다. 그래도 제 왼쪽눈도 오늘 박서가 이겨서..기쁘다고 하는군요..

제가 글을 쓰면 이상하게 점을 많이 찍는 버릇이 있습니다.

이것도 PgR 글쓰기에 위배되는 거지요? 죄송합니다..

진짜 마지막으로

생활의 청량제, 일상의 피로회복제, 삶의 역전홈런..박서..화이팅!!!

(저 지대로 미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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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fishing
04/10/25 03:44
수정 아이콘
그래서 좋은데요?
구경만1년
04/10/25 04:22
수정 아이콘
저도 29이란 적지 않은 나이지만 임요환 선수의 팬이라고 당당히 말하고 다닙니다. 오늘 중요한 약속때문에 생방은 보지 못했지만. 지금 이시간까지 녹화된 파일을 구하다가 겨우 찾아서 보고 그 감동에 피지알에 찾아와서 임요환선수 관련글 찾아보다 석양님의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요즘들어서 더욱 감정에 메말라 살고 있다고 느끼고 있는데 임요환선수의 경기만 있으면 어찌 이렇게 감정의 동요가 심한지.. 내일 이른시간에 학교를 가야해서 조금부담되는 아침이 되겠지만 기쁜마음에 푹 자보려구 합니다. 석양님도 좋은 하루 되시길 ^^
상상예찬
04/10/25 05:44
수정 아이콘
으에.. 정말 힘든 하루셨네요. ^^ 저 역시 이번 주는 금요일부터, 박서 덕분에 아주 기분 좋게 마무리했습니다. 이번 한 주는 즐겁게 보내세요. ^^
lovehannah
04/10/25 09:17
수정 아이콘
저두 T1 다른 선수들이 너무 성적이 안좋아서 화가 많이 났었는데, 요환 선수보고 참습니다.
Beyond.TheGrave
04/10/25 10:15
수정 아이콘
상대가 강민인지라 티비를 보지 못하고 밖에 나가 있었더래요...
너무 너무 아쉽습니다. 재방송을 보려고 편성표를 보니 저녁 11시에 재방송이 있네요. 너무 기다려집니다.
지애~♥
04/10/25 10:31
수정 아이콘
전 그 경기 소리 지르면서 봤습니다.
" 머야!! 또 지는거야!! 그런거야!! 아저씨!! 왜 그래!! " ( 아저씨라고 해서 요환선수 죄송~ ^ㅡ^ ;;; )
소리를 바락바락 지르면서 응원하고 있는데 이기더군요. ^ㅡ^V
얼마나 기분이 좋던지~
그리운 아키텍
04/10/25 11:00
수정 아이콘
^^ 심히 마음에 다가오는 글입니다. 석양님 힘내세요.
오늘은, 내일은 더 좋은 일이 있을거예요. 아자아자!!!
KuclassiC
04/10/25 11:12
수정 아이콘
'임요환'이란 선수의 의미는 일부 '임빠'라는 단어를 깨내며 빈정대는 분들의 생각과는 달리.. 스타크래프트계의 진짜 '황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마이클 조던'을 맹목적으로 다수의 사람들이 좋아한것처럼 NBA의 팬은 아니더라도 그의 플레이에는 관심을 가졌듯. 득점스코어에는 관심을 가졌듯.. 임요환선수의 의미는 단순한 한 테란유저의 의미를 넘어선다고 봅니다. 테란이 암울하던 시절, 테란으로 최강의 자리에 올라서고 그래서 머야? 머야? 하며 사람들의 시선을 모으고 그래서 더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고 부진에 빠지고 그래서 이제는 평범하다고까지 치부할수 있는 시점에서 강한 힘을 또 보여주고 말이죠. 제발 '임빠'라는 말을 없어졌으면 합니다. 임요환선수는.. 임요환은.. 프로게임, 스타크계에 큰 업적을 남기고 있는 '살아있는 전설'입니다.
소수마영
04/10/25 12:52
수정 아이콘
↑ Dive// 현 스타리그 4강 진출 상태가 '못'하고 있는 겁니까? 어이 없네요
04/10/25 12:55
수정 아이콘
소수마영// 일일히 반응하지 마세요 -_-;; 알고봤더니
저 분 전형적인 임까의 형태를 취하고있는 분입니다
석양// 취중진담이라고 하지요?
취중이시기에 멋진글이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04/10/25 17:49
수정 아이콘
하루동안 있었던 모든 안좋은 일도 기냥 한방으로 다 날라가 버리죠^^
그나저나 찢어진 렌즈; 정말 눈이 같이 찢어지는듯한 느낌이었을텐데..
며칠간이라도 렌즈사용은 안하시는게 좋을듯... 저도 그랬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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