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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10/17 14:41:51
Name 총알이 모자라.
Subject 난로 가에 불쬐기...
서늘해지는 계절입니다.

아침마다 한번쯤은 옷을 여미게 됩니다.

이맘때면 난로 가에서 도시락 굽던 냄새가 그리워집니다.

겨울이면 학교 교실에 커다란 난로를 두고 연탄이나 조개탄 같은 걸 받아다 불을 피우곤 했죠.

난로 가에는 언제나 철로 만든 보호 망이 있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난로 때문에 사

고가 나지 말라고 하는 거죠.. 쉬는 시간이면 옹기종기 모여들어 불을 쬐고 쫀드기나 쥐포

를 구워먹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화상을 입는 경우도 꽤 많았던 기억이 드네요.

난로에 데지 않고 난로의 온기를 느끼기 위해서는 조금은 떨어져 있어야 합니다. 아무리

춥다고 해도 뜨거운 난로를 안는 무모한 사람은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자신이 좋아하거나 관심 있는 것도 너무 가까이 다가서면 화상을 입게 되는 경

우를 종종 보게 됩니다. 좋아하는 선수나 팀의 경우도 마찬가지죠. 좋아하는 물건은 가장

먼저 망가지고 닳습니다. 예를 들어 좋아하는 옷이 있어서 매일 그 옷만 입게 되면 그 옷

이 금방 헐게 되는 건 당연한 것이죠. 자신이 좋아하는 옷이라고 해도 오래도록 입기 위해

서는 적절하게 관리하면서 입는 것이죠.

각자 목적은 다르지만 이 공간에서 비슷한 주제를 이야기하는 것을 즐기고 있다고 생각합

니다. 이 공간을 아끼는 분들께는 안타까운 마음에 타인들에게 화를 내지 마시라고 말씀드

리고 싶습니다. 분명 악의를 가지고 이 공간을 찾는 분들도 가끔 있습니다. 그래도 그냥 웃

어 넘기시면 됩니다.

진정 아끼고 사랑한다면 보다 긴 시간을 함께 해야 만 합니다. 너무 사랑하면 쉽게 지쳐버

립니다. 지나친 사랑은 스스로를 지치게 하고 포기하게 합니다. 화가 나고 서운한 맘이 들

때도 그냥 한발짝 물러나 계세요. 시간이 지나면 이곳은 다시 정리가 되고 여러분의 입가

에 잔잔한 미소를 짓게 하던 곳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적당한 거리감.. 이것이야말로 무엇인가를 사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이듭니다.

별 내용도 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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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롱투란
04/10/17 14:43
수정 아이콘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
떵배마왕
04/10/17 14:48
수정 아이콘
좋은글입니다.
초등학교때 남자애들이랑 술래잡기 하다가 무스탕 소매 태워먹어서 부모님께 먼지나도록 맞았던 기억이 나는군요 ㅠㅠㅠㅠㅠ
쓸데없는 이야기지만 교실에 피운 난로에는 비싼석유보다는 석탄이 좀더 좋더군요. 석유는 초기에 냄새가 고역이었죠.
그냥 그렇다구요.;
와룡선생
04/10/17 15:04
수정 아이콘
정말 공감가네요.. 적당한 거리감..
근데 정말 어려운거 같습니다.. 적당한 거리감을 둔다는거..
전 항상 이성보다 감성이 앞서더군요..
아직 어려서? 그런가 보네요..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선하사랑
04/10/17 15:33
수정 아이콘
역시 좋은글입니다.
사탕발림꾼
04/10/17 16:02
수정 아이콘
^^ 이글을 읽고 문득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것이 양보인거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요~(주제하고는 상관이 없는걸까요;;;)
04/10/17 17:41
수정 아이콘
좋군요.. 사랑한다고 너무 가까이 다가가면 화상을 입을지도 모른다.. 적당한 거리감을 유지해라.. 명심하겠습니다.
秀SOO수
04/10/17 18:34
수정 아이콘
와아...적당한 거리감...멋진 말씀 감사히 들었습니다!
Baby_BoxeR
04/10/17 19:48
수정 아이콘
글 제목을 보고 문득 물가에 돌튕기기가 생각나버렸네요.. (주제와 무관해서 죄송합니다.)
04/10/17 20:40
수정 아이콘
헤헤~ 적당한 거리조절.... 그런거 저 잘 할 줄 모르는데..... 항상 그게 문제죠....ㅠ_ㅠ 한번 사랑해버리면 영원히 사랑해버리는...ㅠ_ㅠ;;; 여하튼~ 거리조절 잘하는게 세상을 잘~사는 법 중 하나임은 틀림없는 진실인것 같네요^^.

(아.... 근데 전 난로에 도시락 데운적이 없어서....=_=;;; 유치원때 스팀위에 도시락 데운적은 있지만.... 그외엔 급식이었거나 보온도시락이었죠.... 사실 얘기는 많이 들어서 아예 모르는건 아니지만요..^^ 그래도 직접체험과 간접체험은 그 아련함에서 차이가 있겠죠..?^^*)
Lucky_Flair
04/10/17 21:18
수정 아이콘
정말 좋은 글이군요....


그러고보니, 저는 학창 시절 친구들과 냄비를 들고와 난로에다가

올려놓고 김치와 참치를 넣어 점심 시간에 찌개를 끓여먹었던 기억이^^
딱성호
04/10/17 21:19
수정 아이콘
좋은글 좋아요..
04/10/17 21:56
수정 아이콘
"난로 가에 불쬐기랑 물가에 돌 튕기기랑 싸우면 누가 이길까요?"

라는 식의 리플을 한다면.....???!!!
양정민
04/10/17 23:23
수정 아이콘
전 중학교 다닐적에 보온도시락 싸간 기억이 나네요.
학기초에는 다들 서먹서먹해서 친한 애들끼리만 모여서 밥을 먹었었는데,좀 지나고 나면 젓가락 한 쌍들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반찬 수집(?)했던 기억이...^^
뭐든지 적당한 게 좋은 것 같습니다. 너무 사랑하고 좋아하다 보면 정작 어떤 중요한 순간에 그 애정이 식어버릴 것 같기도 하구요.
Anabolic_Synthesis
04/10/17 23:49
수정 아이콘
lovehis 님의 글에 동감..
그거 물어보려고 로그인했는데.. lovehis님이 한발앞서셨네요..
Anabolic_Synthesis
04/10/17 23:52
수정 아이콘
Baby_BoxeR님 // 먼저 쓰셨네요.. ^^
하여튼.. 글의 내용에 동감하기는 좀 어린 80년대의 마지막 년도 출생자이지만서도.. 난로에 관한 이야기는 저도 생각보다 많이 가지고 있네요.. 참 적절한 비유인것 같아요... 인터넷이란 것.. 참 복잡하죠.. 하지만.. 난로라는 것을 기둥삼아.. 조심스레 다루어 나간다면.. 미래는 어둡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비오는수요일
04/10/18 10:29
수정 아이콘
잘봤습니다 총알님.
안전제일
04/10/18 13:44
수정 아이콘
음....전 도시락 구워먹던 기억이 없어서 무효!(라고 하면 악플일까요? 으하하하_)

조금 한발짝 떨어지는 일...쉽기도 하고 어렵기도 하지요..
그저 행복하게 살기 위해 노력할뿐!(아자앗!)
좋은글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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