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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1/05/10 19:43:00
Name Riina
Subject [오버워치] [OWL] 순환을 끝내다. 5월 토너먼트 챔피언 "댈러스 퓨얼"
Cycle of Misery

오버워치 리그가 막 출범했을 때만 해도 댈러스 퓨얼은 매우 기대받는 팀이었습니다. 에이펙스 초대 우승팀이자 당시 북미 최강이었던 EnvyUs의 로스터를 그대로 데려오면서 서울과 태평양 디비전의 양강으로 꼽혔고, 리그에서는 아예 개막일의 메인 매치로 서울 대 댈러스의 경기를 배정했을 정도였죠.

댈러스는 기대만큼 성적을 내지 못했습니다. 더 밑바닥을 보여준 팀들에 가려지긴 했지만 3년동안 10위-15위-13위로 하위권을 맴돌았습니다. 매 시즌마다 한 번쯤 괜찮은 성과를 내면서 올해는 다르다 싶었던 순간도 있었지만 일장춘몽에 불과했습니다. 대신 팀 내 불화설, 실패한 영입, 이해할 수 없는 재계약 등 만년 하위권 팀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건 다 보여줬습니다.

이 같은 댈러스의 역사 때문에 레딧에서는 Cycle of Misery라는 밈이 나왔습니다. 시즌 전에 기대받다가 초반부터 부진하고, LA팀을 꺾으며 잠깐 반등하나 싶지만 더 추락해서 플옵도 못가고 실패한 시즌을 보낸다는 것인데, 엄밀히 따지자면 정확하진 않지만 다른 팀을 소재로 한 아류작들도 금방 나왔을 정도로 꽤 흥했습니다. 당장 이번 영문 해설진의 우승 멘트에도 나왔고요.

또 한번의 실패한 시즌이었던 2020시즌이 끝나고 댈러스는 다시 한 번 리빌딩을 시작합니다. 잉여 선수들을 내버려두고 몇 명 정도의 교체로만 그쳤던 예전과는 다르게 진짜 대대적인 리빌딩이었죠. 시즌이 끝나자마자 선수진과 코치진을 대거 방출했고, 그 자리에는 엘리멘트 미스틱 출신의 선수와 코치를 전부 영입했습니다. 방출하지 않고 남긴 선수와 코치도 엘미 출신이니까 엘미 세트덱을 완성한 셈이죠.

그렇게 완성된 로스터, Fuelement Mystic은 슈퍼팀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강력해보였습니다. 작년 서머 쇼다운을 우승하면서 이미 실력을 검증받은 파리 이터널의 주축 선수진에 리그 최고 메인탱커 중 하나인 피어리스가 합류했으니까요. 휴스턴 출신의 힐러진이 상대적으로 약해 보이고 메타의 핵심 픽 중 하나였던 트레이서를 리그에서 다뤄본 선수가 없다는 걱정거리가 있긴 했지만 사소해보였습니다. 사이클의 첫 단계인 "There's no way we lose with this team!"과 정확히 일치했죠.

사이클의 두 번째 단계인 "Medicore start"도 금방 찾아왔습니다. 프리시즌에 광저우, 서울, 상하이와 함께 참가한 넥스트 컵에서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보이면서 최하위를 기록했고, 엑지가 부상으로 잠정 은퇴를 선언하면서 메인 딜러의 부재라는 초대형 악재까지 겹쳤습니다. 리그 개막전에서도 기대만큼의 경기력이 나오지 않으며 지역 라이벌 휴스턴에게 패배하면서 정말 좋지 않은 출발을 했습니다.

그 뒤 글래디를 꺾고 2승 2패로 넉아웃 행 막차를 타는데 성공했지만, 이 또한 "Beat LA"라는 사이클의 일부에 불과할 뿐이였죠. 굉장히 다양한 조합을 사용하면서 메인 딜러 부재를 해결하기 위해 발버둥쳤지만 워싱턴이나 휴스턴 같은 상위권 팀에게는 한계가 분명해보였습니다. 쓰리핏에 도전하는 샌쇽과 예선 전승팀 휴스턴과 같은 지역 넉아웃 브라켓에 편성되면서 다음 달을 기약해야하나 싶었는데...


Fuelement Mystic, 순환을 끝내다.

모두가 휴스턴과 샌쇽의 리매치를 생각했지만, 두 팀을 전부 3:0으로 셧아웃시키고 하와이 행 티켓을 따냈습니다. 토너먼트에 진출한 4팀중에 가장 완벽한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순식간에 강력한 우승 후보로 떠올랐습니다. 히트스캔이 없기 때문에 파라나 에코, 메르시를 이용한 공중전이 특기인 청두나 상하이에게는 힘들겠다는 의견도 있었지만요.

결국 댈러스는 토너먼트에서 무패우승을 기록하면서 리그 출범부터 시작된 1200여일간의 Cycle of Misery를 끝냈습니다. 애쉬, 위도우, 맥크리를 사용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잊혀진 픽이었던 모이라와 신 영웅 솔저까지 적재적소에 활용하면서 창단 이후 첫 우승에 성공했습니다. 거기에 그 동안 번 상금보다 더 많은 상금을 이번 우승으로 얻었습니다.

이 상승세가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모르겠습니다. 몇 명 선수들이 후보군에 오르내리고 있긴 하지만 히트스캔의 부재는 해결되기 전까지는 지속적으로 댈러스를 괴롭힐 문제고, 지금 쓰는 임시 방편이 언제까지 통할지는 미지수입니다. 아직 시즌은 3/4나 남은데다가 댈러스를 위협할만한 전력을 가진 팀도 꽤 많으니까요. 하지만 시즌 초반에 이 팀에게 붙었던 무수한 의문들을 전부 해결한 것을 보면, 어떤 악재에도 예전의 댈러스처럼 쉽게 무너지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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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비나
21/05/10 19:50
수정 아이콘
이망순끊!

옵치리그 개막전에 서울이랑 명경기할때까지만 해도 그 이후 서로 사이좋게 웃음후보 취급받게 될 줄은 몰랐는데...
서울이 먼저 도약하더니 댈러스도 결국 해내네요. 이펙트 선수 생각도 나고 여러모로 가슴이 웅장해집니다.
21/05/10 20:22
수정 아이콘
상하이도 플로리다도 그렇고 만년 하위권 팀이 반등해서 성적을 내는건 언제나 즐거운 일 같습니다.
21/05/10 20:24
수정 아이콘
진짜 재밌었습니다. 영문 중계도 들어보고싶은데 시간이 없어서 아쉽네요
21/05/10 20:35
수정 아이콘
마지막 우승 순간 중계입니다.
https://twitter.com/DallasFuel/status/1391233800403922952?s=20
태을사자
21/05/10 20:31
수정 아이콘
댈러스에 이런 스토리가 있었네요 잘읽었습니다. 피어리스 빼면 댈러스팀에 대해 잘 모르는상태로 결승전을 봤는데 대단한 집중력들이 느껴지더군요 멋졌습니다.
옵알못의 입장에서 선정해본 맨오브더매치는 피어리스! 토너먼트 내내 댈러스가 보여준 대단한 속도감의 일등공신이 아니었나 싶네요. 남은 시즌도 기대됩니다.
21/05/10 20:41
수정 아이콘
이번 시즌 댈러스가 8승을 했는데 피어리스가 POTM을 6번이나 받았습니다. 시즌 MVP를 벌써 줘도 되지 않을까 할 정도로 요새 폼이 진짜 미친것 같습니다.
상하이드래곤즈
21/05/10 21:20
수정 아이콘
요새 폼이라고 하기엔 작년에도 미쳤었죠.
그냥 피어리스 차이....
개인적으로 페이트도 최상위권 메인탱이라 생각하는데
윈스턴의 피어리스는 도내 넘버 원이라
21/05/10 21:34
수정 아이콘
생각해보니 작년에도 미친 선수였죠. 작년에도 롤스타 상 타기도 했고 5월 토너먼트의 교체 후 역스윕 같은 명장면을 남겼고요.
최근에 한 선수가 이렇게 POTM을 독점한 적이 없어서 요새 더 잘한다고 생각했나 봅니다.
저도 페이트 선수 잘 하는 탱커라고 생각합니다.
뭐 최근 이래저래 많은 비판을 받고 있지만 전임자가 너무 완벽해서 그런거라...
telracScarlet
21/05/10 22:24
수정 아이콘
퓨엘리먼트미스틱이지만

편안하게 댈리먼트 미스틱으로해봅시다 크크크
중학교일학년
21/05/10 23:36
수정 아이콘
상하이는 작년만큼의 포스는 없지만, 강팀은 강팀이라는 것을 보여줬고,
그런 상하이를 두번이나 잡아낸 댈러스도 메이밀리 안에서는 최강이였습니다.
한참 오버워치리그 챙겨 볼때 컨덴더스에서 엘미가 강팀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리그에 와서도 이렇게나 좋은 모습을 보여주니 좋네요.
오버워치가 보는재미도 있는 이스포츠이지만 스토리 까지 받쳐주니 더욱 재밌었습니다.

(루나틱멤버는 이젠 없지만 서울화이팅?)
Ashen One
21/05/11 01:49
수정 아이콘
옵치리그 관련 글 항상 잘 읽고 있습니다.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추천했습니다.
21/05/11 17:43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Lina Inverse
21/05/12 03:30
수정 아이콘
개막전 부진하길래 뭐야 엘미 모아도 별거 없네..? 생각했다가
첫시즌 글래디한테 3:0지고 그 이후로 다 이기고 우승해버린 런던 생각났네요
그리고 파인까지 합류 크크 진지하게 댈러스로 갈아타야되나 고민이네요
뉴욕 언제까지 힘숨길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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