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에 Hestia님 께서 LOL의 그랜드슬램에 대해서 상세히 적어주셨는데 (
https://pgr21.com/free2/71255)이걸 시각화를 좀 해 보면 어떻게 보일까 싶어서 그려 본 표 입니다. LCS는 국제대회 우승을 한 적이 없어서 아예 뺐습니다;;;
테니스의 그랜드 슬램 관련 용어에 익숙하지 않으실 분들도 있으실테니 관련 설명도 약간 덧붙여봅니다.
색을 입힌 팀들은 스프링/MSI/서머/롤드컵 중에서 최소 세 개의 대회 우승컵을 들어올린 팀들입니다.
MSI가 시작 된 이후 테니스의 그랜드슬램과 거의 유사한 느낌으로 LOL에서도 그랜드슬램을 많이 이야기하는데, 랭킹에 따른 시드가 있긴 하지만 아무튼 독자적인 네 개의 메이저 대회를 가진 테니스와는 대회의 개념들이 조금 다르긴 하죠. 하지만 어쨌든 네 개 대회가 한 해에 고정적으로 열리는데다 그걸 다 석권하는게 정말로 어렵다는 정도의 공통점이 핵심이긴 해서 적절하게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보통 한 해에 네 개의 메이저 대회를 모두 석권하는 것을
[캘린더 이어 그랜드슬램] 이라고 말합니다. 한 해에 여러 개의 대회를 모두 석권한다는 것은, 한 해 동안 지속적으로 폼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말이기 때문에 당연히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역사가 긴 테니스에서도 남자 단식에서 세 번(돈 버지 1938; 로드 레이버 1962, 1969), 여자 단식에서도 세 번(모린 코널리 1953, 마거릿 코트 1970, 슈테피 그라프 1988) 정도 뿐입니다. 그마저도 오픈시대 이후로는 각각 2회씩 뿐이죠. 남자 단식은 1969년 이후에는 아예 없고요. 물론 남자 단식의 경우 페나조 둘 중에 한 명만 없었더라도 몇 차례 나왔을 것 같긴 합니다만...
핸 해가 아니라도 1년이라는 기간에 걸쳐 네 개의 대회를 모두 우승하는 경우를
[논-캘린더 이어 그랜드슬램]이라고 표현합니다. 요즘엔 흔히 노박슬램이라고도 하죠. 이것 또한 남자 단식에서는 노박 조코비치 뿐이고, 여자 단식은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와 세레나 윌리엄스만이 달성한 기록입니다. 사실 이건 상징적으로 해가 바뀌었다 뿐이지 그 난이도는 캘린더 이어 그랜드슬램과 다를 바 없긴 합니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은 그 선수의 '커리어 동안' 네 개 대회에서 한 번씩이라도 우승을 한 경우를 말하는데 위의 경우 보다는 쉽긴 해도 역시나 쉬운 일이 아닙니다. 애초에 캘린더 이어 그랜드슬램에 도전을 해 볼 정도의 기량이 되는 선수라야 꾸준히 활동하면서 우승을 한 번씩 해 볼수 있는 것이니까요.
같은 개념으로 접근하긴 하지만 LOL은 개인이 아니라 팀의 기록이 되고 선수생명이 상대적으로 매우 짧아서 역사가 진행되고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일이 있더라도 선수가 완전히 다른 경우도 있겠지만 그와 별개로 기록 자체가 매우 어렵다는 것은 공통점입니다.
LOL은 테니스에 비하면 매우 짧은 역사인데다, MSI가 열린 이후로는 더 짧아서 아직 기록이 생길 기회 자체가 많이 작긴 했습니다만 (2020 MSI가 코로나 이슈로 취소되며 애초에 기회 자체가 딱 다섯 번 뿐이었습니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해 본 팀 조차도 T1(당시 SKT T1)이 유일합니다. 유럽이 특이하게 프나틱과 G2가 나눠가며 한 해 씩 스프링/서머를 다 우승해서 그렇지, LCK와 LPL은 SKT와 RNG를 제외하면 스프링과 서머를 모두 우승한 경우도 없기도 하고요.
SKT T1은 2015년 LCK 서머 부터 2016 MSI 까지 네 개 대회를 연속 재패하며 논-캘린더 이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는데, 결승에서 아쉽게 고배를 마셨던 2015 MSI나, 3위에 머물렀던 2016 LCK 서머 중 하나만 우승했어도 일찌감치 대기록을 수립할 수도 있었습니다. 물론 롤만없이긴 하지만요. 만약 저 두 대회를 다 우승했다면 전무후무한 10연속 우승도 가능했을지도 몰라요.
MSI를 우승한 적이 있는 EDG, RNG, G2는 롤드컵만 들어올리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 물론 당연히 쉬운게 아니긴 합니다. 그 중 RNG와 G2는 롤드컵을 제외한 세 개의 대회를 다 우승하며 롤드컵에 진출해서 캘린더 이어 그랜드슬램에 한 발짝 만을 남겨뒀었지만, RNG는 G2에게 8강에서 덜미를 잡히며 기회를 놓쳤고, 그 G2는 다음 해 FPX에게 결승에서 패배하며 기회를 놓쳤습니다.
(표에는 표시하지 않았지만, 좀 애매하긴 합니다만 첫 롤드컵을 포함하면 프나틱 또한 MSI만 먹으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할 수 있긴 합니다.)
담원은 현재 2020 LCK 서버부터 롤드컵 - (케스파컵) - 2021 LCK 스프링 까지 세 개 대회를 연속으로 우승하고 MSI에 진출해서 일단 커리어 그랜드슬램이자 논-캘린더 이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할 기회를 잡은 상태입니다. 일단 깔끔하게 MSI 먹고 네 개 대회 연속 석권 달성하고 나아가 롤드컵까지 쭉 먹는 모습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되면 팀은 13,15 SKT와 비견될 역체팀 반열에 올라설테고, 캐니언은 그냥 역체정 등극, 쇼메이커도 페이커에 이은 확실한 역대 2위 미드자리에 올라가게 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