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15/02/05 18:56:02
Name 랜스
Subject [기타] [스타1] 영원한 내마음속 number 1. 정명훈
저도 스타1, 코카콜라배때부터 꾸준히는 아니였지만 틈나는대로 스타를 봐왔던 나름 올드한 테란 팬입니다. 스타1을 떠올려보면 정말 수 많은 선수들이 떠오릅니다. 정말 컨트롤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임요환선수나, 정말 컨트롤이면 컨트롤, 물량이면 물량, 완전체를 기억하게 했던 이윤열. 임요환과의 결승전 5경기까지 갔던 정말 접전을 만들어냈고 테란의 빌드의 최적화에 절대적인 역활을 한 최연성등, 정말 많죠.

그외에도 정말 당시에는 어떻게 이렇게 잘하냐 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무서웠던 박성준이나, 이제동. 또 단순한 게임이 아니라 정말 묘기에 가까운 플레이를 보여줬던 김택용등 정말 많은 선수들이 기억이 납니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조금씩 게임과 멀어져가지만 아직도 이 선수들에 대한 기억은 뚜렷합니다.

정말 열거하지않은 제가 좋아했던 또다른 선수들, 이병민, 김윤환, 장진남, 베르트랑, 등 너무 많아서 적기도 힘들선수들 또한 기억이 납니다. 이렇게 나름 스타판을 오래봤던 저에게 정말 누가 가장 기억에 남느냐 묻는다면 전 한치 망설임도 없이 정명훈 선수를 뽑을 겁니다.

물론 임요환선수를 잊을리는 없겠습니다만, 정말 임요환선수 만큼이나 혹은 그 이상으로 정명훈 선수는 저에게 정말 빛나는 선수였기때문입니다.


사실 이선수를 기억하는 모습들은 대부분, 상대를 스타로 만들어준 모습들입니다. 예를 들어, 이제동선수와의 다전제에서 역스윕당하고 몇몇 안티들은 그 모습을 보며, 최연성이 짜여준 기계 라고 조롱했죠. 또한 송병구 선수와의 첫번째 결승전또한 패배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기억하시고 계신 이영호선수와의 다전제에서도 (빅파일 MSL) 2:3 까지는 접전끝에 패배했습니다.


이제동선수와의 결승전.


이영호선수와의 다전제. 빅파일 MSL.

명경기를 만든다는 건 사실 팬들에게는 굉장히 재미있고 즐거운 경험일지 모르지만 선수입장에선, 정확히말하면 "패배하는입장" 에서 바라볼때 당시에는 엄청나게 자괴감이 많이 듭니다. 나를 밟고 일어난 선수는 스타가 됬고 나는 그 스타를 만들어준 좋은 조연이 되었다, 라는 그런 정말 안좋은 생각들이 마구마구 들거든요. (물론 시간이 지나면서 희미해지는 경우도 있지만..)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 정명훈 선수는 굴하지않고 일어섭니다. 그렇게 상대들을 스타로 만들어줬는데도 포기하지않고, 항상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가끔 예상치못했던 패배를 하기도하고, (김민철선수와의 MSL 다전제) 또 정말 처참하게 패배하기도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오뚝이처럼 일어납니다.

프로게이머 중 노력을 안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냐만은 정말 저는 이선수를 실제로 본적도 없고, 만나서이야기를 해본적도 한번도 없지만, 정말 이선수의 노력하는 모습이 너무나도 잘 상상이 됩니다. 사람인 이상 중요한 순간에 패배를 하다보면 자기도 모르게 트라우마가 생기기 마련인데 이선수는 정말 엄청난 노력으로 그 것들을 극복하면서 우승까지 거머쥐었거든요.


-박카스 2010 송병구 VS 정명훈 3경기. Pathfinder (길을 찾는 자)


그렇기때문에 스타1 마지막 리그에서 전승으로 결승진출해서 허영무선수에게 패배했을때 물론 아쉬웠지만 저는 동시에 괜찮았습니다. 다른 선수라면 좌절을 해서 무너질지 모르지만 이 선수라면 어디에 있든지, 어느자리에 있든지, 분명히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고 그에 걸맞는 결과를 보여줄거라고 믿고 있었기때문입니다.


정명훈 대 이영호 Tving 스타리그 4강. 1인자와 2인자의 대결. 마치 홍진호와 임요환의 다른 시대에서의 재회를 보는 것같았다.

(아직까지도 기억나는 건 이때의 경기들은 정말 단순히 스타가 컴퓨터 게임이 아니라 정말 마치 바둑과 같은 정말 칼같은 정교함을 요구하는 게임처럼 보였다. 정명훈 선수의 이 때 게임의 전략들 , 예를 들어 사이언스 베슬의 디펜시브  메트릭스를 이용한 교환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이나, 투아머리를 올려서 공업과 방업을 같이 올려준다는 것이나, 중반 자원을 남겨가면서 (게임 20-30분, 정명훈의 자원보유량을 보면 항상 미네랄과 가스가 여유가 남겨져있었다, 2경기모두.) 체재변환을 자유자재로 하는 것등. 진짜 테테전의 완성형을 보았다. - 누가 정말 이런 수준의 경기에서 그런 전략들을 들고와서 쓸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 1경기에서 이영호가 스타팅포인트를 먹으면서 승리를 거두었다고 생각했으나 무리해서 돌파를 시도하지않고 정말 물흐르듯이 플레이를 하는 모습. 2경기에서 이영호가 빠르게 정명훈의 언덕을 차지했으나 그곳을 돌파하지않고 오히려 3시쪽으로 멀티를 가져가는 모습. 등, 진짜 아직까지도 이 경기들 보면 소름이 쫘악 돋는다. 정말 바둑을 보는 것같았다...)

지금 정명훈 선수는 스타2로 넘어가서 다시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제동선수는 사실 뭐, 준우승을 많이 하긴했지만 스타1에서 성공한 만큼은 아니더라도 스타2에서도 충분히 좋은 결과를 보여주고 있고 뛰어난 선수지만, 정말 자기가 정점으로 찍었던 스타1에서 스타2로 넘어간다는 건 절대로 쉬운일이 아닐겁니다. 스타1에서 정점이였는데 스타2에서는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한다는 그 부담감과 자괴감. 그리고 미래에대한 불확실성등, 넘어간다는 선택을 한다는건 스타1에서 본인의 위치가 높으면 높을 수록 사실 힘든 선택일겁니다.

더군다나 택뱅리쌍을 포함한 대부분의 스타1 선수들이 모두 군필자도 아니고 늦던 빠르던 군대를 가야하는데 프로게이머의 인생이 군대를 전후로 끝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걸 생각한다면 그들에게 남은 시간이 결코 많은 건 아니니까 스타2로 전향한다는 것 자체가 정말 너무나도 힘든 선택들이 될겁니다. 스타1에서 좋은 성과를 거둔 그들일수록.

정명훈선수역시 스타1이 끝으로 향할때 정말 테란의 정점을 찍었던 선수로써 분명히 스타2로 전향한다는 건 큰 부담이였을 겁니다.. 실제로 SKT는 항상 최고를 추구하는 팀이였고 스타2로 전향한후에 초반을 제외하면 출전기회를 많이 잡지못했죠. (당연히 내부성적이 안좋아서 그랬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불구하고 이 선수는 포기하지않고 해외팀을 들어가서 다시 노력합니다. 정말 대단한 선수입니다...


사실 이런 글을 몇번이고 썼었습니다. 그러나 글쓰기 버튼을 누르지못하고 지웠습니다.. 오히려 선수에게 부담감을 주는 글이될까봐..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엔 글쓰기를 누르려고합니다.



제가 정명훈 선수를 실제로 만난것도 아니고, 이야기를 해본 것도 아니고, 그냥 화면에서 보는 모습만 보고 응원하는 막무가내 팬입니다만, 저는 정명훈 선수가 어디를 가든, 무엇을 하든 항상 응원할겁니다. 설사, 5년이 지나고, 10년이 지나서 정명훈선수가 은퇴를 결심하게 되고 코치가 되던지, 아니면 이스포츠와 관련이 없는 일을 하더라도 정명훈선수는 저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선수가 될겁니다.

수많은 패배와 정말 좌절을 넘고 끝없는 노력과 스스로를 채찍질해서 그런 모든 힘든 기억들을 극복하고 최고의 자리까지 올랐던 정명훈선수를 항상 응원합니다. 정명훈 선수, 당신은 제 마음속 Number 1입니다.

30대인남자가 남사스럽지만 외쳐봅니다. 정명훈 파이팅!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쿤데라
15/02/05 20:10
수정 아이콘
정명훈선수 최근 국내 개인리그 2개 모두 탈락하고, 동기부여가 필요한 시점으로 생각되는데 이글 보고 조금이나마 힘을 얻었으면 좋겠습니다.
가루맨
15/02/05 23:05
수정 아이콘
정명훈 선수가 작년 말에 팀을 옮기면서 보여 준 프로 의식은 정말 최고였습니다.
예전부터 좋아하는 선수였지만, 그 이후로 이 선수를 더욱 더 응원하게 됐죠.
지금은 양대 리그에서 모두 탈락한 상태지만, 앞으로 있을 많은 대회들에서 더욱 좋은 성적 거두기를 기원합니다.
15/02/05 23:38
수정 아이콘
이영호, 이제동 선수처럼 미친듯이 이겨대는 강렬한 포스가 없었기에 더 좋아했던 선수입니다.
뭐랄까, 어려움을 극복해내고 한 걸음 한 걸음 더더욱 성장해가는, 굴하지 않는 그런 모습이 좋았다고나 할까요.
쵱의 마리오네트, 콩라인의 수장 소리를 들으면서도, 그 수많은 굴욕과 패배속에서도 절대 굴하지 않고 언제나 다시 일어서고 또 일어서고, 다시 일어서는 그 모습이 너무 좋았습니다.

SKT T1 팬질을 시작했던 이유는 [임][쵱] 때문이었지만, 그 팬질을 계속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정명훈 선수와 도재욱 선수 때문이었어요.
나이도 먹고 직장도 생기고 가정도 꾸리다 보니 스타1이고 2고 경기를 챙겨볼 여유도 없고 응원도 잘 못하지만.
그래도 혹시 정명훈 선수, 이 글을 보고계신다면,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한 마음으로 응원하고 사랑하는 나 같은 팬이 있다는 것도 좀 알아줬으면 해요.
15/02/06 00:30
수정 아이콘
명...명훈 선수... 날 가져요..(와락)
즐겁게삽시다
15/02/06 00:43
수정 아이콘
이런 글은 추천 누르는 거죠.
잘 읽었습니다.
15/02/06 10:04
수정 아이콘
프로리그에서도 얼굴 비추기 어려운 선수였는데
팀을 옮기고 양대 본선을 올라가버렸죠

노력과 연습만은 누구에게도 뒤지지않는 대단한 선수라는 생각이 듭니다.

스타1판 마지막 정점이었던 선수고 아직 91년생이니 더 할수 있다고 믿습니다.
15/02/06 10:36
수정 아이콘
스타1 마지막 결승전에 지긴 했지만 제게는 스타1 마지막 최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씁니다.
보드타고싶다
15/02/06 13:30
수정 아이콘
그죠 마지막까지 최강자는 정명훈이였습니다...
파란만장
15/02/06 16:03
수정 아이콘
김택용 팬이였는데... 정명훈 정말 대단하더군요.
채정원의 알긋냐에서 정명훈 선수 언급이 나왔는데
이번에 팀 옮길때도
돈이 중요한게 아니라 개인리그에서 정점을 찍기위해서 라고..
김택용 아프리카에서 쪽쪽거리는거 보고
참 심경 복잡하더군요.
아무튼 정명훈 건투를 빕니다.
RedDragon
15/02/06 17:05
수정 아이콘
정명훈 선수의 마지막 스타리그 vs 이영호 4강전은 정말 전율이었죠.
보통 테테전은 보다가 채널 돌리기 일쑤인데 정말 입 벌리고 봤습니다.
보통 테테전은 멀티 늘려가며 땅따먹기 하면서 스캔으로 빈틈 보다가 송곳처럼 들어가서 승부가 결정나는 경우가 태반인데 중반 대치전이 정말 지루하죠.
그런데 이 둘의 대전은 정말 최고의 테란의 대결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완벽했습니다. 다만 더 완벽한게 정명훈 선수였다는게...
오클랜드에이스
15/02/06 19:25
수정 아이콘
정명훈선수의 스1 마지막 다전제 두판(티빙 Vs 이영호, Vs 허영무) 직관했는데

이영호전에 이영호 응원하러 갔다가 이영호 셧아웃 당하는거 보면서

'에휴 아쉽지만 이왕 이영호 잡은거 우승이나 했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했고

결승전때는 테란유저로서 준우승이 못내 아쉬웠는데 추억이 생각나서 좋네요.

종목은 다르지만 다시 수위권 테란으로 이름을 날렸으면 좋겠네요. 정명훈선수도 이영호선수도.
15/02/09 02:13
수정 아이콘
추천!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56238 [LOL] 북미 현 첼린저가 베이가 서폿을 소개합니다. [3] 주빗7778 15/02/08 7778 0
56236 [LOL] GE. 1라운드 1위 확정! [46] Leeka8161 15/02/08 8161 2
56235 [LOL] 무려 5수 끝에 승급에 성공했습니다. [13] 영혼4953 15/02/08 4953 2
56234 [스타2] 꿈꾸는것 같았던 대륙의 그 경기 [13] 해명7515 15/02/08 7515 0
56233 [기타] [스타1] 한상봉, 진정한 승부사 [19] 영웅과몽상가7100 15/02/07 7100 2
56232 [히어로즈] 요즘 히어로즈에 대한 생각 [10] Otherwise7716 15/02/07 7716 0
56230 [LOL] 2월 8일 (일) 리그 프리뷰 [4] 류시프3922 15/02/07 3922 2
56229 [기타] [스타1] 추억의 명경기 리뷰 - 곰TV MSL S3 결승전, 박성균 vs 김택용, 제 4경기 @ Loki II [11] 이치죠 호타루9984 15/02/07 9984 7
56228 [LOL] [영상스압] LPL 오프닝에서 발견한 익숙한 흔적들 [29] 메리프9213 15/02/07 9213 0
56227 [히어로즈] 신규 영웅 '길 잃은 바이킹'이 조만간 공개될 예정입니다. [10] 저퀴7438 15/02/07 7438 0
56226 [기타] 워게임 레드드래곤 리뷰 및 공략 [5] 루엘령14282 15/02/06 14282 0
56225 [LOL] 2월 7일 (토) 리그 프리뷰 [15] 류시프5328 15/02/06 5328 5
56223 [기타] 클로저스, 망가진 경제에 봄은 오는가 [23] 류지나7538 15/02/06 7538 1
56222 [기타] 온게임넷 온라인 채널이 오픈합니다. [9] nuri8616 15/02/06 8616 2
56221 [기타] 검은사막이 역대급 막장운영의 새지평을 열었습니다. [114] 삭제됨15112 15/02/06 15112 2
56220 [기타] [포켓몬] 드림특성 2세대 포켓몬이 배포됩니다 [21] 말랑5152 15/02/06 5152 0
56219 [기타] [PS VITA] 페르소나4 댄싱 올 나잇! [28] 킨키6844 15/02/05 6844 0
56218 [LOL] 2월 6일 (금) 리그 프리뷰 [21] 류시프5681 15/02/05 5681 1
56217 [기타] [스타1] 영원한 내마음속 number 1. 정명훈 [12] 랜스9286 15/02/05 9286 11
56216 [히어로즈] 내가 HOS를 안하게 된 이유. [27] 계란8656 15/02/05 8656 3
56215 [LOL] SKT 뱅기 선수를 위한 약간의 변(辨) [104] 삭제됨10521 15/02/05 10521 1
56214 [스타2] 프로리그 1R 정규 시즌 정리 [12] 저퀴5013 15/02/05 5013 5
56213 [LOL] 뱅기 선수에 대한 잡설 [60] Leeka10739 15/02/05 10739 3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