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와서 코를 푸니 검은색먼지가 툭툭 나오는거 보고 화가 많이 납니다. 저 말고도 터널속에 줄서서 기다리고 있었던 사람이 적어도 수백명, 천명 이상은 될겁니다 아마. 그렇게 기다리던 사람들 모두 저만큼 터널공기 흡입했다고 생각하니 아오(..) 얼마나 발암운영이었는지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검은색 1번 줄은 보시다시피 바깥 크게 돌아 월드컵 터널 끝을 넘어 그 이상까지 줄을 섰고 끝에 가서 줄서기 위해 이동하는 행렬까지 터널 안쪽에 존재했고, 네이버지도 상에서 길이를 대충 재보니 1.2km가 나옵니다. 사람 한명 당 0.5m라고 생각해도 2400명쯤? 실제로 터널 지나고 나서는 한명보다 2~3명씩 줄섰으니 거진 3000명이 줄서서 기다리는 상황이었네요. 현장에서 도착해서 예약티켓 받고 입장대기줄 끝까지 가기위해 터널 통과해서 끝줄에 섰을 때가 2시 10분이었고, 거기서 다시 터널 입구까지 줄이 줄어드는데 2시43분이었습니다. 터널길이가 320m쯤 되니 경기시작 2시간 전 33분동안 640명 정도, 많아야 1000명 밖에 입장 못 하는게 말이나 됩니까?

더 기가 차는건 2시 50분 쯤 터널 입구 쯤에서 완전히 벗어나 줄 서있는 와중에 앞선 상황을 보니 못 보던 줄이 하나가 더 추가되어있습니다. 알고보니 뒤에 줄 상황은 전혀 파악하지도 않고(운영위원 staff로 보이는 사람은 최소한 제가 터널에서 줄서서 기다리는 동안 한 명도 오지 않았습니다.) 위의 그림에서 보시는 것처럼 2번 빨간 줄 하나를 추가하셨더군요. 기껏 터널에서 안좋은 공기 흡입하면서 오랜 시간 줄섰더니 운영위원이 줄 하나를 더 만들어서 엿 먹이네요. 3시 7~8분 경인가 뒤늦게 사태파악하고 빨간줄의 진행을 막고 사태해결하려고 하는데 이미 늦었죠. 3시 20분 경에 북문 앞 광장에 줄이 도착하니 갑자기 줄이 미친 듯이 빠집니다? 앞에 보니 아예 팬스를 오픈하고, 기어이 가운데 팬스까지 오픈하고 맙니다. 1시간20분 넘게 줄 선 보람이 다 사라지는 순간이었습니다. 그 와중에 사람들은 우르르 뛰어가고 통제하는 사람 한 명 없고.. 발 밑에는 쓰레기가 계속 밟히고 진짜 개판, 난장판이었습니다. 안에 들어가는 것도 머 하나 안내 표시되어있는 것도 없어.. 관리자도 없어..

내가 응원했던 e-sport 그 수준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어서 감사합니다. 유료관객 4만명 통제 못 하면서 광안리 10만명의 기적 외치다니 코웃음이 나옵니다. 다시는 응원하고 싶지 않아요 그냥

아 한 가지 다행이다 싶은건 대학생 자원봉사단 신청 안 하길 잘한 거 같아요. 내가 담당자였으면 부끄러워서 어찌할 바를 몰랐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