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롤 판에 관심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이라면 압도(현재는 도파이므로 도파라고 부르겠습니다)에 대해 모르는 사람은 없을 거라 봅니다. 대리킹, 음지의 페이커(?), 한국 롤판에서 가장 유명한 나쁜 놈, 10도수 = 1압도 등등의 별명을 지닌....관련 떡밥도 많죠. 페이커가 잘하냐, 도파가 잘하냐. 도파가 프로 데뷔를 하면 롤챔스 우승도 가능하다? 도파가 대리로 번돈이 많을까, 페이커가 여태까지 프로 생활하면서 번 돈이 많을까? 압도 = 도파? 등등 왠만한 프로게이머보다 유명하고 잘 알려진 인물이지요.

아무튼 이런 도파가 아프리카에서 근근히 방송과 대리를 병행하다가 어느 날 이 두 가지를 모두 접고 중국의 한 인터넷 방송회사와 계약을 맺고 중국에서 방송을 시작했죠. 그러다 두달 전 쯤인가? 중국에서 챌린저1위를 찍으면 상금을 준다는 계약을 중국 인터넷 방송회사와 맺고 냉큼 중국으로 떠나버렸습니다. 그리고 단 한 달 만에 1렙에서 챌린저1위를 찍어버리는 위엄(?)을 보여줍니다.

위 사진은 도파가 계약대로 1위를 찍고 상금을 수령하는 사진입니다. 중국 돈으로 50만 위엔, 현재 한국 돈으로 8천만원 가량이죠. 물론 능력이 있어서 가능한 것이긴 하겠지만 어쨌든 한 달만에 롤챔스 상금을 혼자서 거머쥐게 된 것이지요. 거기다 도파가 중국방송을 하면서 그 동안 받은 별풍선(?)은 500만개 가량, 거기는 별풍선이 하나에 80원 가량이라고 하더군요. 즉 완전하게 단순 계산으로 4억 가량의 돈을 챙겼다고 보면 되지요. 롤드컵 우승 상금의 절반을 근 6개월 만에 개인이 벌었다고 보면 됩니다. 앞으로도 계속 방송을 하겠으니 저것보다 훨씬 많은 돈을 벌겠지요. 물론 초창기에 비해 시청자 수가 많이 줄어들었다고 들어서 여태까지 번 것처럼 폭풍 같이 벌어들일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한국의 아프리카에서 버는 것보단 훨씬 많은 것을 벌 수 있겠지요.

예전 어떤 미국 프로게이머가 트위치로만 번 돈이 10만 달러라고 했죠. 그 선수보다 트위치 시청자가 많은 프로게이머도 제법 있다고 들었습니다. 한국에선 가장 잘 나가는 인터넷 방송으로 아프리카가 있습니다. 제가 예전에 들은 말로는 아프리카에서 제법 잘 나가는 롤 전문 BJ가(가렌으로 유명해졌지만 이젠 가렌을 하지 않는...) 한달에 2천만원 가량의 돈을 벌었다고 했습니다. 별풍선 + 광고 + 스폰 모두 합친 결과라고 봐야겠죠. 그 BJ는 대략 아프리카에서 10위권 정도의 순위를 갖고 있었습니다. 그보다 많이 버는 사람도 있고 적게 버는 사람도 있겠지만 적어도 상위권에 위치한 아프리카 롤 BJ들은 위의 기준으로 봤을 때 한달에 대략 천만원은 번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위의 두 지역도 중국의 인터넷 방송에겐 상대가 되지 않습니다. 제가 예전에 중국에서 살았기 때문에 가끔씩 심심하면 미사야가 하는 개인 방송을 본 적이 있습니다. 압도도 많은 별풍을 받지만 미사야에 비해선 껌입니다. 중국의 재벌들이 미사야에게 퍼주는 별풍은 정말 어마어마합니다. 어느 날은 미사야가 몇 천만원 가량의 돈을 별풍으로 받는 걸 제가 직접 봤었죠. 또 미사야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파는 물품에서 받은 인센티브도 제법 많습니다. 이 부분은 구체적으로 알 수는 없지만 중국 네티즌들의 예상으로 매달 3천 만원 이상은 가볍게 번다는 것은 대세였습니다.

뭐...아무튼 이 정도로 도파와 중국 방송국의 위엄에 대해선 그만 말하기로 하고 이번엔 페이커입니다.

페이커는 두 번의 롤챔스 우승을 했습니다. 상금은 총합 1억6천 만원이지만 이걸 5명이서 갈라 먹어야 하니 대충 3천만원 가량을 벌었군요. 롤드컵도 우승했지만 이건 코치까지 갈라먹었다는 말이 있으니 6등분해서 대략 1억 5천 정도를 벌었습니다. 그리고 인섹이 중국 갈때 한 달에 5백만원 가량 받는 다는 것이 알려지고 이게 한국 최상위 프로 선수들이 받는 돈의 두 배 가량이 된다는 것도 밝혀졌습니다. 페이커는 최상위 선수들 중에서도 특급 선수에 꼽히는 선수이니까 대충 한달에 350을 받았다고 치면 페이커가 롤 시작하고 여태까지 월급(?)으로 받은 돈은 대략 6천만원 정도 되겠군요. 그외 CF도 찍고 기타 광고 등등도 많이 받았다고 쳐서 한 1억 벌었다고 칩시다.

이 모든 금액을 합치면 3천 + 1억5천 + 6천 + 1억 = 3억 5천 정도 되겠군요. 모든 한국 프로들 중에선 페이커가 가장 많은 돈을 벌었다고 짐작되겠지만 어째 도파가 반년동안 설렁설렁 번 돈보다 적습니다. 전세계에서 롤 좀 하는 사람들 중에선 가장 유명한 페이커가 말이지요. 이것도 페이커가 받은 상금 중 세금을 제외하지 않고, 또 광고료도 엄청 많이 받았다는 가정 하에 가장 큰 액수를 어림짐작으로 적은 겁니다. 그에 반해 도파는 대리시절 번 돈은 아예 셈에 넣지도 않았습니다. 이런 것까지 계산하면 격차의 차이(?)는 더더욱 벌어지겠군요.

명예는 페이커가 더 높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아쉽게도 명예가 밥 먹여주진 않습니다. 스타1에서 유명세를 떨쳤던 사람들 중 은퇴해서 나름 유명인 취급받으며 밥벌이하는 사람은 임요환과 홍진호가 유일하지요. 그리고 그 뒤편에선 박성준, 박지호, 성학승 등등의 수십 명의 전 프로게이머였던 일반인, 욕설과 저질스러운 드립으로 돈을 버는 아프리카BJ, 나이트클럽 홍보부장이 있습니다. 이들을 욕하는 게 아니라 명예가 밥 먹여주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을 뿐입니다.

그리고 세월이 지나 신작 게임에 묻혀 더 이상 롤을 이용해 돈을 벌 수 없다고 하더라도 도파는 얼마든지 훌쩍 털고 다른 업종에 종사할 수 있습니다. 롤을 이용해 돈도 많이 벌었고 홍익대학교라는 괜찮은 학벌, 또 아는 사람은 아는 유명세, 거기가 개인 BJ였기 때문에 방송 시간을 제외하고는 개인 시간이 널널해서 롤을 하면서도 자기 계발 시간도 많았습니다.

그에 반해 페이커는 고등학교 때부터 롤 프로를 시작했습니다. 당연히 좋은 대학을 가려면 다시 공부를 해야 되고 고등학교 때부터 하루 12시간 이상을 롤에 집중하면서 롤 외에는 아는 게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숙소 안에서만 처박혀 있었으니 사회 생활에 대해서도 남들보다 뒤처지고 워낙 이쪽 분야에서 오래 있다 보니 이제와서 자기가 하고 싶었던 일, 혹은 다른 일을 하기 위해 방향을 선회하기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겁니다.  

------------------------------------------------------

도파가 부럽다거나 똑똑하다거나, 혹은 대리나 하던 나쁜 놈이 실력으로 전세계 1위인 페이커보다 돈을 더 버는 현 롤판의 시스템이 잘못됐다 라고 지적질하려는 것도 아니고, 현 롤판의 수익분배가 잘못 됐다는 얘기를 하려는 것도 아닙니다.

중국의 E-SPORT 규모가 한국과 엄청나게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는 걸 얘기하려는 것도 아니고 프로게이머들이 좀 더 많은 방송을 통해 수익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식의 얘기를 하려는 것도 아닙니다.

또 저는 한 달에 뭐 빠지게 일해서 연봉 2600만원 받는 무역 일을 일하는데 얘들은 어린 나이에 그저 게임 잘하게 태어난 걸로 뭐 이렇게 많이 버냐고 부러움에 부들부들하려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갑자기 생각나서 주저리주저리 제가 알고 있는 내용, 들었던 내용들을 적어봤습니다.

결국 이 내용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보는 사람들의 생각에 달린 문제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