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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6/16 03:01:41
Name Pray4u
Subject [LOL] 클래식한 스토리가 주는 클래식한 감동
2001년도부터 E스포츠를 시청하기 시작했으니, 저도 이바닥에서는 꽤 골수팬인 것 같습니다.
오늘 롤챔스 결승전을 보고 아련하게 옛 생각이 나서 오랜만에 겜게에 글을 써보려 결심했습니다.



생각해보면 저는 시대의 최강자를 좋아해 본 적이 없습니다. 장진남 장진수 형제의 저글링이 황제의 SCV블럭에 막히고 마린에게 무력하게 산화 될 때, 귀족을 상대로 얍삽한 2스타 레이스로 SCV의 씨를 말려버릴 때, 그의 8번째 SCV가 서플라이를 먼저 짓지 않고 배럭을 가고.. 그렇게 장렬히 산화한 저그 앞마당을 보며 폭풍이 차마 얼굴을 들지 못하고 키보드에 얼굴을 파 묻을때..

그렇게 저는 자연스럽게 영웅의 추종자가 되었습니다. 악마의 얼굴을 한 제국군 황제를 혈혈단신 영웅이 통쾌하게 격퇴한 것이었죠. 그것이 사실 그가 이룬 유일한 업적이라고 비아냥을 받을지라도, 저에게는 그것만으로 평생 그의 충신이 되기에 충분했었습니다.

말도 안되던 그 이윤열.. 존재 자체가 공포였던 최연성.... 그리고 말 못할 그 BJ까지, 저에게는 모두 혐오의 대상이었고.. 응당 응징을 받아야 할 악이었습니다. 제가 유일하게 스타를 보지 않던 시기는 이영호가 신이 된 그 시기부터입니다. 그래서 3.3이 저에게는 특별했습니다.




오늘 3.3에 버금가는 희열을 느꼈습니다. 원피스나 타이의 대모험 같은 성장만화 처럼 별것 아니었던 팀이 시련을 겪고, 좌절을 하고, 그리고 강해져서 다시 같은 상대와 만납니다. 이런 클래식한 스토리가 수십 년 동안 계속 다양한 픽션에서 반복되는 것은 그것이 가진 참을수 없는 매력 때문 일 것입니다.

13연승을 하며 도저히 멈출줄을 모르던 블레이즈.. 귀신같이 강한 엠비션과 플레임 앞에 오존이 찢겨지는 상상을 하던것은 저 혼자만은 아니었을것 입니다. '옴므에게 동정은 가지만.. 프로는 실력이 전부지.. 아마 앞으로 못보겠지' 라고 생각했던 제 자신이 참 부끄러웠습니다. 그는 오늘 충분히 정상을 탈환할만한 실력을 갖춘 라이너였고.. 개인기가 좋은 다른 멤버들의 능력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촉매제였습니다.


이 경기 앞에서 저는 열광했습니다. 시대의 최강자가 쓰러지는 모습이 저에게는 마약과 같습니다. 이맛에 최강자를 응원하지 않고 시련을 겪으며 그들을 꺾어줄 누군가를 지지하는 것 이겠죠.


저와 같은 성향을 갖고 계신 피쟐러 분들도 적지 않으시리라 생각됩니다. 오늘 우리들의 승리에 축배를 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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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충달
13/06/16 09:03
수정 아이콘
mvp는 다데에게 돌아갔지만
가장 놀라운 플레이를 보여준 것은 역시 옴므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플레임 기장에게 옴므가 탈탈 털릴거라고 생각했었는데
1경기에선 오히려 옴므가 플레임을 제압하는 모습까지 보여줬으니깐요.
13/06/16 12:05
수정 아이콘
저도 개인적으로 이번시즌 최고의 MVP로 옴므를 꼽고 싶네요.
스토리며 개인기량이며 우승이라는 성적, 더불어 결승전에서 플레임에게 밀리지 않고 오히려 씹어먹는 패기까지... 이번시즌 옴므가 이뤄낸 것이 참 많다고 생각합니다.
Smirnoff
13/06/16 09:46
수정 아이콘
이번 대회 오존의 성장스토리는 정말 만화를 보는 듯했습니다.

운영상의 부족함을 드러냈던 12강, 그런 오존을 무시하면서 고의패배까지 했던 KT B. 그리고 절치부심해서 마타의 운영이 제대로 자리잡은 이후의 끊임없는 성장과 진격, 어려운 상황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완벽하게 파악하고 팀의 든든한 바람막이가 되어준 윤성영 선수..

예전 스갤문학처럼 누군가가 롤챔스를 가지고 소설을 쓴다면 이만큼 멋진 소재가 또 있을까요
리니시아
13/06/16 17:02
수정 아이콘
이번 결승으로 확실한 '전성기' 에 들어서지 않았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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