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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7/17 22:23:26
Name 억울하면,테란해!
Subject 영호야, 인생은 그런 거니까 너무 실망하지마.
(제목을 존대말로 바꾸려다가, 아무래도 저게 제 진심인 거 같아서 제목은 그대로 둡니다. 이 영호 선수가 언젠가 꼭 읽어보길 바라며...)



        엄지손가락과 검지손가락 사이의 살이 찢어질 정도로 연습하는 영호 선수...

수고하셨습니다.

3 대 0 으로 패배해서 지금 엄청난 충격이 있을 줄 압니다. 분하고 억울하겠죠.

'한 경기만 더 해보자! 그럼 널 이길 수 있어!'
'이건 뭔가 잘못된 거야! 이건 말도 안 돼!'
'왜 진거지 내가?'

이런 생각이 지금 가슴 속에 휘몰아치고 있을 겁니다.

'내가 그 때 이랬다면? 저랬다면? 뭐가 문제였지?' 하며 지금 리플레이를 복기하고 있을까요?

그렇다고 해도 이제 스타1을 개인리그에서 할 일은 없으니... 정말 아쉽겠죠.


        하지만 괜찮습니다.

오히려 전 이영호 선수를 위로하고 싶습니다.

왜냐면 인생은 원래 그런 거니까요. 일단 이 결과를 납득해야 할 거 같습니다. 정말 어렵겠죠...

        하지만 인생은 원래 그런 것입니다.

사람은 완벽할 수도 없고, 완벽할 필요도 없습니다.

한 때 내가 최고라고 여겨지는 때가 있지만, 그것도 지나갑니다.

영호 선수 앞의 이른바 4대 본좌들도 그런 때가 있었으니까요... 이제 이 사람의 시대다. 1패? 그건 그냥 있을 수 있는 일이야. 얼마든지 다음에 또 이겨주마. 그들이 왕좌에서 내려온다는 건 상상할 수 없었던 때가 있었어요...

하지만, 사람이 태어나면 언젠가 반드시 죽듯...

이번에 이 영호 선수도 깨달았을 겁니다. 아, 나도 내려오게 될 수가 있구나. 이것이 영원한 건 아니구나.

이 영호 선수, 저는 당신의 팬입니다. 당신의 승리를 항상 바랍니다.

그래서 빨리 당신이, 제가 위에 쓴 말을 받아들였으면 합니다. '이것은 영원한 건 아니구나. 이것도 지나간다...'

그러면 패배를 받아들일 수가 있게 되고, 바꿀 수 없는 과거는 씩 웃으며 지나가고 앞으로의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으니까요.


*********************************************************************
경기를 보지는 못했지만, 얼마 전에 이 제동 선수의 눈물 겨운 인터뷰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이기는 게 이렇게 좋은 건지 몰랐다' 였던가요?

그 한 문장을 보고 전 충격을 받았습니다. 아니, 이 제동 선수가 그런 말을? 아냐, 말도 안 돼. 언제나 이 영호 선수와 엎치락 뒤치락 하던 선수가... 이기는 건 당연한 선수가...(이 제동 선수는 이기는 게 너무나 당연한 선수입니다...아직도 제 마음 속에는요...) 1승에 감사하게 되다니...

    제 마음 속에는, 이 영호 선수와 이 제동 선수는 서로가 서로를 보완하는 형상으로 빚어져 있기 때문에... 서로가 없었다면 이만큼 두 사람 다 커질 수 없었을 테니 말이죠. 항상 이 영호 선수를 위협하는 위치에 있어야 하는 이 제동 선수가, 그렇게 몰락하다니... 정말 마음에 찬바람이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래 납득해야지...' 했습니다. 최고의 순간이 영원할 거 같지만, 어느 샌가 손에서 빠져나가게 되어있어요.

이 영호 선수, 이제 당신에게도 그 때가 조금 보이기 시작하는 거 같습니다.

하지만 괜찮습니다.

설사 떨어진다 해도 완만하고 아름답게 내려오면 되거든요. 당신의 프로게이머 인생 뿐 아니라, 모든 사람들의 인생이... 그리고 모든 일이 그렇습니다. 어떤 수준에 올라가기도 힘들지만, 그걸 더 이상 유지하지 못하고 점점 아래로 처지는 때가 옵니다.

그리고 그것은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이걸 미리 알고 잘 준비하는 게 좋은 인생이겠죠. 전 당신이 이번 패배로, 프로게이머라는 직업 그 이상을 볼 수 있는 지혜를 얻었으면 합니다. 영원히 프로게이머를 할 수는 없으니까요.

영원히 살 수도 없습니다.

완벽한 삶이라는 건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아쉬움은 그대로 남기고, 스타2에서 또다시 올라갈 수 있는 데까지 올라갔으면 합니다. 전 당신의 팬이니까, 물론 이 시점부터 당신이 내리막길로 가는 건 전혀 원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때가 온다는 걸 이젠 확실히 알았죠?

저도 오늘에서야 알았습니다.

그리고 너무 분해할 건 없습니다.

정 명훈 선수도... 그리고 그 다음은 누가 되었든지, 내리막은 반드시 오니까요.

그걸 인정하고, 미래를 대비하는 지혜로운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

더 이상 싸워볼 수 없는 이 시점에서... 그게 가져갈 수 있는 최대의 소득이 아닐까요?

***********************************************

이제서야 당신이 또 도전할 수 있는 목표가 생겼는데... 기회가 안 주어지는 게 너무 아쉽기는 합니다.

결승전 끝나고 나서, 정 명훈 선수에게 날 잡고 여러 판 해보자고 하는 건 어떨까요? 어차피 두 사람 다, 하루가 가면 갈 수록 지금의 스타1 경기력은 나올 수가 없을테니...

그리고 그렇게 풀어버린 뒤에, 두 분 다 미래로 나아가시기 바랍니다. 이 영호 선수, 미래는 바꿀 수 있습니다. 아무리 머리를 쥐어 싸고 소리를 질러도 바꿀 수 없는 과거는, 그냥 쓰게 웃고 지나가면 되요. 아무리 상상을 해봐도 과거는 안 바뀝니다.

물론 쉽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금방 그렇게 할 거죠? 이 영호 선수는 항상 영리했으니까... 더욱 성숙해져서 돌아올 것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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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깔콘▽
12/07/17 22:24
수정 아이콘
자신보다 더 강한상대가 많은 스2에서
갓의 도전기를 기대합니다
greensocks
12/07/17 22:25
수정 아이콘
그러고 보니 2012년 들어서 이영호선수가 중요한 무대에서 자꾸 무너지네요...
정말 절대 패배하지 않을 것 같던 시대별 최강자들이 결국에는 다 내르막길을 타게 되네요..

그래도 이영호선수는 스타2라는 새로운 변수가 있으니 다시 잘 일어날꺼라 믿습니다
겜알못
12/07/17 22:25
수정 아이콘
이제 브루드워는 끝나고 자유의 날개, 그리고 군단의 심장이 시작하니까 거기에서 또 좋은 모습 보여주면 되죠 뭐. 노력 안 할 선수도 아니고, 충격으로 모든걸 놓아버릴 선수도 아니기 때문에 괜찮습니다 뭐 허허
스웨트
12/07/17 22:27
수정 아이콘
다시 신이 되어 올라설겁니다.
브루드워 역사상 최강포스의 그이기에 그를 믿기에
12/07/17 22:28
수정 아이콘
이게 끝이라니... 그 승부욕강한 갓은 얼마나억울할까요
마지막으로 택뱅리쌍+국본+허영무까지 6강 풀라운드토너먼트 희망합니다
마프리프
12/07/17 22:28
수정 아이콘
수많은 선배게이머들도 정점을 찍고 필연적으로 내려왔죠 그러나 레전드라 불리는 선수들은 항상 부활했습니다.
이영호 아직 젊어요. 괜찮습니다 스2에서도 갓이 되봅시다!!!
억울하면,테란해!
12/07/17 22:29
수정 아이콘
이 영호 선수는 정말 '내 장한 동생!' 같이 느껴지는 선수라서... 아마 선수 생활을 계속 지켜보게 될 거 같습니다. 경기력이 좋건 나쁘건 간에...

이런 게 팬이라는 걸까요...

감정을 담아서 몇 마디만 더 추가....

--------------
영호야 정말 잘 했어!

다만 상대가 너보다 잘 하더라. 네가 못한 게 아냐.

길고 짧은 걸 대봤더니 저 쪽이 더 길더라... 그것일 뿐이야. 너가 부족하거나 잘못한 건 없다.

이건 이제 털어버리고, 기분 좋게 앞으로 나가자!
12/07/17 22:30
수정 아이콘
지는 경기는 금방 잊어버리고 앞으로 더 열심히 할 영호니까
스2에서는 올라가는게 아니라 날아다닐 갓을 믿습니다.
꼼아 항상 응원한다!!!
스카이하이
12/07/17 22:30
수정 아이콘
스타2에서도 갓이라 불리길 바랍니다. 아직도 어린선수이니 앞으로 보여줄 모습이 더 많이 남아있죠.
잠잘까
12/07/17 22:32
수정 아이콘
아 이영호 선수...
이제동 선수가 앞서던 시절. 이영호선수는 눈에 차지도 않았습니다.
이제동 선수와 호각이였던 시절. 지기를 바라긴 했으나, 결과는 이제동 선수의 승리로 인해 그저그런 테란으로 인식했습니다.
이제동 선수가 압살당하던 시절. 너무 싫었습니다. 항상 높은 곳은 이영호 선수가 자리잡았고, 지는 것을 볼 수가 없었습니다. 뭘 해도 이길수가 없어보였습니다.

물론 승부조작에 너무 큰 상심을 받아 그간 경기를 잘 보지 않았지만, 그것보다 더 컸던 점은 이영호 선수가 이제동 선수를 뛰어 넘었다는 점에서 저의 스타팬질이 잠시 멈췄습니다. 아마 이제동 선수의 팬들은 이영호 선수가 이런 의미일 겁니다.

정말 죽도록 이기고 싶은 상대.

오늘 정명훈 선수나 이영호 선수나 누가 이기든 상관이 없을 줄 알았는데, 0:2로 몰리자 이영호 선수를 응원하는 제 자신을 발견하더군요.
전 아직도 이영호 선수는 이제동 선수의 유일한 라이벌, 이제동 선수는 이영호 선수의 유일한 라이벌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분명 0:3으로 처참한 일격을 당했지만, 저는 아직도 이영호와 이제동이 결승에서 만나 이제동 선수가 결승에서 이기는 경기를 꿈꾸고 있습니다.

오늘 좌절할지라도 절대 물러서지 마세요. 전 아직도 그 날을 꿈꾸고 있습니다.
항상 높은 곳에 있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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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동아 어서 스2 연습하자. 영호가 졌으니 무섭게 변신할 것 같다. ㅠㅠ
ミルク
12/07/17 22:32
수정 아이콘
너무나 강해서 싫어했던 게이머가 한 둘이 아니었는데, 나중에는 결국 그들의 승리를 바라고 있더군요.
오늘도 2:0으로, 압도적으로 밀리고 있는 상황에서 그렇게 되더라구요..

이영호는 스2에서 또다시 신이 될 수 있을 재목입니다.
힘내라 영호야
12/07/17 22:32
수정 아이콘
이영호 선수는 차기 듀얼토너먼트가 제일 고비라고 보여집니다. 스타1으로 하면 100% 스타리그 진출이라 생각되지만 차기 듀얼은 스타2로 치뤄지기 때문에 장담하기 힘들다고 봅니다. 현재 스타2 잘하는 테란이 웅진 선수들과 전태양 선수 정도 밖에 없다고 생각되는데 약 2주~3주 되는 기간 동안 이영호 선수가 스타2 실력을 얼마나 끌어올리느냐 에 따라 달라진다고 보여집니다.
그랜드마스터
12/07/17 22:33
수정 아이콘
스2에서 최강자가 될 것이라는 생각은 안 들지만 그래도 지금의 이 좌절을 딛고 강자로 거듭나시기 바랍니다.
sHellfire
12/07/17 22:36
수정 아이콘
스타1의 수명이 조금 더 남아있었더라면 패배의 쓴 맛을 본 이영호선수가 다시금 정명훈선수를 역전하는 장면도 볼수 있으련만...
영호야 상대가 더 강했다. 충분히 깨끗이 인정하리라 믿고 앞으로 더 힘내자!
몽키.D.루피
12/07/17 22:44
수정 아이콘
왠지 이영호 선수라면 오늘부터 스2 맹연습 돌입할 거 같네요. 사실 스1에는 많이 해먹었으니깐 이제는 스2갓이 되길..
필명없음
12/07/17 22:46
수정 아이콘
딴소리지만 오늘의 이영호 선수보다 저번주의 김명운 선수가 더 힘들었을듯..
저도 그때는 김명운선수의 경기력으로 실망스럽고 좀 까기도 했지만
진짜 제가 그입장이었으면 죽고싶을듯한 자괴감이 들었을것 같은 경기라서..ㅠ
진짜 그럴때 팀이 있어 버틸수있게 도와주리라 믿습니다..
12/07/17 23:18
수정 아이콘
이영호 선수 나는 당신을 응원합니다!
12/07/17 23:57
수정 아이콘
이영호 선수가 너무 어린나이부터 포스가 발휘해 그렇지 아직 21살인가 그렇죠?
스2는 스1보다 선수 수명이 상대적으로 더 길지요. 임재덕 선수가 30살 넘었지 않나요? 그 외에도 상당히 나이가 있음에도 활약하는 선수가 많죠.
즉 스2에서 이영호 선수가 실력을 발휘하기엔 차고도 넘치는 시간이 있습니다.
게다가 나이로 따졌을때 지금이 최전성기 한복판이죠. 전성기가 지나간게 아니라.. 나이로 볼때 지금부터 한 4년간은 최고의 시기라..
아마 스2에서도 결국 두각을 나타낼 걸로 보입니다. 왜냐면... 이영호 선수는 게임의 '천재'를 논할때 가장 대표적인 선수 중 하나니까요.
12/07/18 01:09
수정 아이콘
오늘 경기를 보고 두가지를 느꼈는데 이영호를 막을수 있는건 케스파였고
정명훈이나 송병구는 정말 기본기가 끝내주는구나 라고 느꼈습니다
병행이후에 행보...
병행만 아니었으면 이영호가 어떤 커리어를 쌓게 되었을지...
그랜드마스터
12/07/18 01:25
수정 아이콘
누구나 같은 조건입니다. 병행이라서 이영호 선수가 진건 아니죠.
12/07/18 01:34
수정 아이콘
영호야 힘내자 ㅠㅠ 형은 항상 널 응원한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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