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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7/11 01:59:23
Name 영웅과몽상가
Subject 그대는 들리는가
오늘 경기에 저도 모르게 두 손이 불끈 쥐어쥐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글을 적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라이브로 보지못해서 너무 아쉽지만 그래도 5경기를 끝까지 재방으로라도 보았습니다.

김명운 선수에게 평소부터 약했던 허영무 선수와 프로토스라는 종족.

저는 솔직히 마음이 놓이지 않고 기대가 크지 않았던 게 사실입니다.

1경기에서 사신 오영종을 연상시키는 그 다크템플러 플레이와 임성춘을 연상시키는 한 방 모드에

하나 하나 신경써주는 멀티테스킹까지 정말 경기력이 오늘 장난아니구나라는 생각이 했습니다.

2경기에서 김명운 선수의 뮤탈 움직임과 연탄의 맛을 느끼며 무너지고

3경기에서 무너지고 김명운 선수의 드롭과 공격은 정말 매서웠습니다.

4경기도 무너지는 줄 알았습니다.

김명운 선수 특유의 히드라플레이와 그 두려움을 주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 공격에 앞마당이 파괴당했고 러커의 센스에 의해서 정말 지는 줄 알았지만

어떻게 어떻게 언덕으로 올라가서 그 전에 1200이 넘는 가스로 충원시킨 하이템플러로 한 방과

질럿 드라군의 조합으로 앞마당이 밀렸음에도 근성의 역전승을 이뤄냈습니다.

이는 흡사 머큐리 맵을 극복한 박정석 선수의 무당스톰을 연상시키게 했습니다.

정말 오버랩됩니다 지금 생각하면 말입니다.

5경기조차 허영무 선수는 결코 쉽게 가지 못했습니다.

김명운 선수는 또 허영무 선수를 들다가 놨다가 해서 허영무 선수는 불리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났습니다.

해결책은 셔틀에 태운 2다크로 앞마당을 압박한 히드라를 몰아냈으며 게이트를 늘리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상황은 3멀티까지 스타팅에 핀 김명운 선수의 것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허영무 선수는 한 방을 모았고 김명운 선수에게 양쪽에 성큰 콜로니를 강요하고

3시 멀티를 하는 것과 동시에 견제도 해줍니다.

하지만 김명운 선수는 3000이상의 미네랄로 자원을 폭파시켰고 결국에 드디어 기동전을 발휘하면서

토스의 멀티에 압박을 주기 시작하지만 허영무 선수의 적절한 유닛배치에 의해서 멀티 타격을 받지 않았습니다.

정말 김명운 선수가 그렇게 공격을 잘했음에도 막고막고 또 막고 누룽지아칸을 끊임없이 파생시키고 1시 앞마당을 지켜냈던

그 스톰조차도 오늘 허영무는 진정한 허느님이 강림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그의 그 거센 공격을 목전에서 받아낸 허영무 선수는 자신의 누룽지아칸으로 저그의 병력을 슬슬 줄여나가고

멀티를 타격받았음에도 저그의 병력은 프로토스의 한 방에 대항하지 못했고 그 와중에 나왔던 다크 템플러의 플레이는

정말 너무나 백미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마지막 그 알까기 스톰과 무시무시한 프로토스의 한 방은 뇌제 윤용태 선수의 환영이 아니었나합니다.

오늘 경기를 보고 양손이 불끈 쥐어졌습니다.

이렇게 감동적인 경기는 정말 오랜만이기 때문입니다.

허영무 선수가 그 전에는 프로토스 선수로써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지만 저는 오늘부터 다시 팬을 자청하려고 합니다.

프로토스가 암울했던 이번 스타리그에서 그래도 꾿꾿이 살아남으며 묵묵히 자신의 한 자리를 지켜내고

아이우를 향해서 나아가는 그 군단을 이끌어줬던 허영무 선수.

오늘 백만프로토스의 함성과 경기장을 찾은 많은 팬분들이 보내줬던 성원 제 눈으로 똑똑히 목격했습니다.

허영무 선수 정말 포기하지 않아줘서 너무 고맙고, 그대는 프로토스의 자존심을 지켜주었습니다.

저그라는 종족에 굴복하지 않고 프로토스의 기치를 다시 높이 들었습니다.

프로토스의 마지막이 될까봐 솔직히 두렵기도 했습니다.

다시는 못본다는 생각에 정말 아쉬울 수도 답답할 수도 있었지만 당신은 최후의 1자리를 지켜줬습니다.

제 마음 속에 들립니다.

그대의 열정과 백만 프로토스의 함성이.

꼭 이번 만큼은 프로토스가 최후의 우승을 차지 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최후의 프로토스 허영무 화이팅.

p.s 오늘 경기의 감동은 한 동안 잊혀지지가 않겠군요.

     그리고 스타1 계속 보고 싶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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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쌍한오빠
12/07/11 02:03
수정 아이콘
4경기 불판보면 정말 재밌어요 크크
김명운선수의 러쉬가 들어갔을때 모두 끝났다고 말하고 있는데 갑자기 역전→멘붕→환호→눈물
크크크
12/07/11 02:21
수정 아이콘
4경기 불판도 다시 보고 그 경기도 지금 다시 보고 생방송으로 봤을떄는 저도 박수치고 소리 질렀습니다 ...
오늘 회식인데 회식도 빠지고 집에와서 스타보길 정말 잘한것 같습니다.

7월28일 회사 동기들이 제가 사는 곳으로 놀러와서 가이드 좀 부탁하던데... 다 필요 없고 저는 무조건 28일날 서울로 올라가서 결승전을 직관 혹은 스타리그를 좋아하는 친구들이랑 모여서 보던가 할 예정입니다. 아... 정말 요즘 해설도 그렇고 한 경기 한경이 너무 재미있어요.

전 무당해설보다는 오늘처럼 현장 분위기를 업시키는 엄전김 해설이 너무 좋네요.
특히 그 김태형 해설이 눈물을 흘릴때는 저도 모르게 눈가가 촉촉한 초코칩 처럼 촉촉해 지더군요.
억울하면,테란해!
12/07/11 05:13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합니다. vod로 5경기 보고 왔는데, 제 생각에는 김명운 선수가 허영무 선수의 유닛 조합에 적절한 카드를 못 내놓은게 패인 같습니다. 아칸이 엄청나게 많았는데, 그러면 다크스웜이 펼쳐져도 스플래쉬 데미지+질럿 공격력으로 저글링이 순식간에 녹으니... 히드라가 많았어야 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패러사이트보다 인스네어를 썼어야 하는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전부 다 들어갈 필요도 없고, 부분적으로만 맞아도 저그의 기동성을 이용해서 허영무 선수의 멀티를 쳤다면, 인스네어 맞은 유닛들이 필연적으로 이동하다가 분리됩니다. 이동속도의 차이 때문에... 그러면 자연적으로 각개격파가 될 텐데 말이죠. 토스가 한방 병력을 유지하려면 맞은 유닛들 이동속도에 맞춰야하는데, 그 동안 새롭게 인스네어 넣거나, 플레이그 넣어주거나 (느리니까), 혹은 거리가 서로 먼 멀티를 동시에 타격하면 하나는 분명히 날아갔을듯...

뭐, 김명운 선수의 제일 큰 패인은... 멀티테스킹 그릇이 좀 작았다고 해야 하나요? 중반 부터는 자기 자신의 병력과 기지를 관리하는데 쩔쩔매는 듯한 모습이 보입니다. 하템 드랍도 당하고... 다크에도 썰리고... 우승자 저그들 결승전에서 게임 하는 거 보면 왠만해서는 그런 견제 안 당하고, 당해도 최소의 피해로 막더라고요.

아무튼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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