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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4/09 03:43:03
Name 오세돌이
Subject 결승전 소회, 그리고 이영호 선수를 더 큰 목소리로 응원합니다.
결승을 보고 집에 와 가만히 오늘 하루를 돌아보는데, 아, 꿈만 같습니다. 현장의 응원과 함성이 아직도 귀속을 맴돌고, 눈물 핑 돌게하던 장면들이 생각나 또 한번 눈가를 촉촉하게 합니다. 진에어 스타리그의 마지막만큼 기억에 남을 명승부였습니다. 아마도 잠 못 이룰 새벽, 벌써 흐믓한 추억으로 남은 순간들을 되짚어보며 오늘 하루를 더 진하게 새기고 싶습니다.

먼저 정명훈이 기억에 남습니다. 이영호에게 끝내 gg를 받아내고 나서, 부스를 박차고 나가 가족품으로 달려가는 모습을 보면서, 솔직히 전 눈물이 났습니다. 이번 프로리그에서도 여전히 이영호의 그늘에 가려 자신이 이룩한 성취에 비해 박한 평가를 받는 듯해 늘 안쓰러웠는데, 2인자라는 마음의 짐을 훌훌 털어버릴 수 있을만큼 눈부신 승리였기에 더욱 감동적이었습니다. 다가올 스타리그에서 자신이 당대최강임을 유감없이 증명하길 기대합니다. 

그리고 역시 김택용이 기억에 남습니다. 현존 스타판에서 가장 사랑받는 아이콘인 김택용이 이겼기에 더욱 흥했던 결승이었습니다. 본인에게는 스타리그 예선 탈락으로 인해 전국민적인 농담거리로 전락한 지난 일주일이 참으로 길고, 힘들었을텐데, 그 모든 시름을 한방에 날려버리고 환하게 웃는 그의 얼굴을 보며 같이 기뻐한 팬들이 저말고도 많았으리라 생각합니다. 그간 스타판을 향한 끈끈한 의리를 보여주셨던 박완규님께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선물이 된 것 같아 제 맘이 다 뿌듯합니다. 

마지막으로 이영호 선수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에이스 결정전을 패하고 차마 고개를 들지 못한 채 눈물을 비추던 이영호 선수의 모습이 떠올라 제 마음이 아픕니다. 제가 이영호 선수를 가장 좋아하고, 또 높게 평가하는 이유는, 결코 변명하지 않는 당당함 때문이었습니다. 조건을 탓하기 보다 늘 자신의 문제점을 돌아보는, 가끔 질 때면 '제가 못해서 진 것이기에 받아들인다'는 담담한 모습, 그 어른스러움 때문에 전 이영호 선수의 팬이 되었습니다. 오늘의 승부 역시 결과는 뼈아프지만, 이영호 선수 다운 경기였기에 전 단 한 점의 아쉬움도 없습니다. 경기 후 이지훈 감독님께서 말했듯, 커다란 불리함 속에서도 결코 승부하길 피하지 않은 선택과 끝까지 에이스로서의 책임을 다하려는 모습은, 코끝이 찡할만큼 멋있었습니다. 여기서 꺾이지 않고, 절치부심해 다시 원래 본인이 있던 자리로 돌아갈 선수임을 알기에, 그를 더 큰 목소리로 응원하고 싶습니다. 다가올 스타리그에서도 압도적인 플레이로 늘 기대하는 팬들을 놀래켜주길, 스타판 종결자로서의 자신의 이름을 우뚝 세우길 응원합니다.

정말 이번이 마지막이라 생각하면, 너무 아쉽기만한 스타크래프트1 프로리그였습니다. 아직 우리가 지켜봐야할 드라마들이 이렇게 많은데, 병행이나 전환을 조금씩 마음먹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시즌2라도 같은 포멧을 취해 팬들에게 마지막 의리를 다할 기회를 줄 순 없는건지, 주최측에 부탁하고 싶습니다. 오늘 정말 훌륭한 해설 들려주신 이승원, 김정민 해설위원님, 고맙고, 곧 개막하는 스타리그에서 또 만나고 싶습니다. 

스타가 있어 제 인생이 몇배는 더 행복하다고 느낀 하루였습니다. 선수단과 코칭스텝, 방송사, 현장의 팬들, 그리고 에이스 결정전이라는 드라마가 있기까지 보다 스펙타클한 시나리오를 완성해 준 어윤수, 최호선 선수까지도, 모두 고맙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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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우야
12/04/09 03:47
수정 아이콘
스타1 프로리그가 이렇게 마무리 되기엔.. 여운이 많이 남네요.
여간해서
12/04/09 07:14
수정 아이콘
이영호 선수는 나이를 떠나서 참 배울게 많은 친구라는 생각이 듭니다
게임적인 면이나 그외 이영호선수의 인생적인 면에서도 참 좋은 약이 되지않았나 싶기도 하네요
언제나 파이팅입니다
신예terran
12/04/09 10:50
수정 아이콘
2009년 말부터 성공신화를 써오던 이영호 선수에게는 최초의 시련이 되겠네요. 패배란말이 어울리지 않는 이영호 선수에게 결승 2패는 정말이지 하루가 지난 지금도 믿기가 힘드네요. 오늘 1패했다는 부담, 테란이 어려운 맵이라는 부담, 상대가 토스 최고의 에이스라는 부담 앞에서 끝내 자신의 판단실수로 잘펼쳐온 경기를 역전당했다는 아쉬움과 겹쳐서 눈물이 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이영호 선수, 이제 다시 시작입니다. 오늘의 패배를 잊고 더 승승장구 하길 바랍니다!
처음느낌
12/04/09 11:06
수정 아이콘
전자꾸 08-09결승전 이제동선수가 생각나네요
처음느낌
12/04/09 11:07
수정 아이콘
그리고 t1대단하네요 08-09시즌에서 이제동선수를 광안리 3패로 몰아가더니
이번에는 이영호선수를 하루2패로 만들어버리네요~~~
12/04/09 11:31
수정 아이콘
김택용 누워있는 세레모니 보니 예전에 오영종이 누워서 떡먹는 세리머니가 생각 나더군요. 오영종이랑 스킨스매치 대전도 그랫고 토스빠로서 뭔가 뭉클했습니다.
Abrasax_ :D
12/04/09 11:47
수정 아이콘
저는 언제나 잘하는 선수들이 싫었는데 이영호 선수는 정말 대단합니다. 어제의 경기도 이영호가 갓이라는 것을 충분히 입증한 경기였다고 생각해요. [m]
12/04/09 11:54
수정 아이콘
영호야 형은 언제까지나 널 계속 응원한다 화이팅!!
운체풍신
12/04/09 12:16
수정 아이콘
이영호 선수 좌절을 겪을 때마다 한단계 성장해서 다음에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는데 이번의 패배가 자극제가 되어서
차기 스타리그 우승의 원동력이 되어줄거라 믿습니다. 팬인 저조차도 어느 순간부터 누구를 만나든 당연히 이길거라고
생각하고 어쩌다가 져도 뭐 이변이 있을수도 있지라고 생각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정말 오랜만에 기억에 남을만한
패배를 당했기 때문에 더 독기를 품고 스타리그에 임하지 않을까 싶네요
겜알못
12/04/09 12:49
수정 아이콘
항상 믿고 있고 지금도 믿고 있습니다
누가 뭐래도 든든한 KT의 에이스이고 명실상부한 최강의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절대 좌절하지 말고 다시 우뚝 서주었으면 합니다 어제 결승 수고하셨어요
그리고 등짝은 은퇴식 멋지게 해주았으면 좋겠네요
김태크
12/04/09 13:33
수정 아이콘
정말 잊지못할 결승전이었네요..
sHellfire
12/04/11 00:19
수정 아이콘
이영호선수의 분전이 인상깊었습니다. 앞으로 갓을 초월하는 존재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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