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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2/01 00:18:11
Name 황제의재림
Subject 술한잔했어요
그냥저냥 술기운에 글을 써봅니다


2002년 3월 저희집이 이사를 오고 전라도 광주라는 곳에서 새롭게 삶을 시작했었습니다.
중학교3학년이였던 저는 기대반 두려움반으로 새로운 학교에서 생활을 하게됩니다.

모든것이 새로웠던 곳에서 저를 빛나게? 혹은 잘 적응하게 해주었던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
그당시 광주에는 온게임넷이 나오지 않아서 모두들 MBCgame 이라는 채널을 통해서
저에게는 생소했던 KPGA라는 리그를 즐겨보았더군요
그에 비해 저는 서울에서 온게임넷을 보았고 프로게이머라는 꿈을 꾸던 청소년이였죠.

"너 스타 잘해?"
라고 한 친구가 물어보았고 저는 "그냥 조금?" 이라고 대답하면서 제 인생은 바뀌었습니다.
그 날 하루밤에 저는 전교에서 스타 잘하는 사람으로 유명해졌고 당시에 길드라는 체재로 베넷에서 나름 젊은 게이머로
유망받는 게이머였기때문에 피씨방에 가면 저 사람 어디 클랜이야 어디 길드야 라며 제 의자 뒤에 서서 게임을 보고 박수를 쳐주곤 했죠
그러면 저 역시 그들이 보던 그 채널을 보게 되었고 그 채널은 저에게는 새로운 또 다른 게임 방송으로 기억되었습니다.

99PKO만큼 저에게 감동을 주었던 대회도 없었고 제가 좋아하던 임요환이라는 게이머는 성적을 거두지 못했지만
항상 진정성이라는 면에서 저에게 큰 감동을 주었던 MBCgame 방송국이 문을 닫게 되었네요.
아쉽지만 할말은 없습니다.
단골손님이라고 그 집의 장사를 이래라 저래라 할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더 많이 찾아봤어야했고 뒤에서 왜 문닫아 라고 말하는 것보다 제가 더 아끼지 못한 잘못이 크다고 느끼게 되었으니까요..


참 아이러니하게 저는 오늘 이사를 했습니다. 새 집에서 새롭게 출발하는데 제가 자주 찾는 단골 가게는 문을 닫게 되었네요
그 집에는 새로운 가게가 들어서게 되었고 그 가게가 왠지모르게 잘될것 같네요
그래서 더 아쉽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많은 단골들이 그 집을 지켜주지 못한 것 같고 그 가게에서 나오는 맛있는 음식을
더이상은 맛보지 못한다는 것이...쳐다볼수조차 없게 된게...

옆가게에서는 똑같은 음식을 가지고 다른 느낌으로 장사를 계속하기때문에 그 음식을 맛은 볼수 있겠죠
하지만 제가 자주 가던 그 가게의 음식을 맛보지 못할것 같아서 아쉽습니다.

처음부터 모든걸 책임지듯 마지막 손님에게 아쉽다고 말했고 아픈 몸을 이끌고 다시 돌아온 주방장에게
너무나도 감사했고 어떻게든 다시 꼭 음식점을 차려달라고
염치 없이 말하고 싶어도 그럴 방법이 없어서 아쉽고
다른 주방장들은 옆가게로 옮긴게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되는...
그런 상황이 정말 슬프네요...

모두가 다 그 가게를 잊어버리더라도 저는 무덤에 가는 날까지 그런 방송이 있었다고 제 마음속에 간직하겠습니다.
술취해서 두서도 없고 목적도 없는 글이지만

오늘이 아니면 올릴수없을것 같아서 쓰게 되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앞날에 좋은일이 가득하길...

p.s 그 가게를 이용했던 많은 단골손님들
가게는 없어졌지만 부디 그 간판만큼은 잊어버리지 말고 추억으로 간직합시다.

감사힙니다. 사랑합니다 MBC GAME ... 그리고 MB.....c
잘되세요 꼭 제발 잘되세요 왜냐면 업종변경하고 망하면 언제가 다시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제 기대도...
그저 비주류의 희망이 되어버리니까 꼭 잘되서 다시 가게 오픈해주세요 기다리겠습니다 다음 MSL...
* kimbilly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12-02-01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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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Nihill
12/02/01 00:23
수정 아이콘
전 이제 술 한잔 마시려고 합니다..
12/02/01 00:25
수정 아이콘
저도 한잔했습니다 간단하게

더 마시고 싶은데 아쉽네요
황제의재림
12/02/01 00:27
수정 아이콘
보내는 마음에는 쿨하게 보내고싶은데 잘 안되네요
구질구질하게 자꾸 붙잡는 기분이 들어서 더 아쉽습니다
KillerCrossOver
12/02/01 00:33
수정 아이콘
옆동네에서 귓말로 욕이 쏟아지거나 말거나 꿋꿋하게 아플카 방송질 하는 인간 사진 보고 오니
속이 뒤집히네요. 아오 씨....
하심군
12/02/01 00:34
수정 아이콘
엠비씨와는 별개의 이야기지만 참으로 공교롭게도 서울의 리치몬드제과점 홍대지점이 오늘부로 문을 닫게 되었다네요. 이곳도 경영난때문에 건물 임대료를 내지 못하고 문을 닫게 되고 그 자리에 대형체인 커피숖이 생긴다는 이야기를 오늘 뉴스로 듣게 되었습니다.

인터넷에선 1주일전부터 화제가 되었던 이야기지만 뉴스로까지 보게 될줄은 몰랐는데요.. 참 뭐랄까 돈이 뭐길래 이렇게 좋은 것들이 하나 둘씩 사라지는지 말입니다...
To Be A Psychologist
12/02/01 00:37
수정 아이콘
저도 지금 한잔하고 있답니다. 방에서 그냥 홀로...
올해 나이가 30인데....제 20대를 함께했던..즐거운 컨첸츠의 마지막을 이렇게 보고나니 참 씁쓸합니다...
한선생
12/02/01 00:45
수정 아이콘
술이 갑자기 땡기는 글이네요... 옛날 생각도 나고.
어린시절로망임창정용
12/02/01 00:47
수정 아이콘
엠뮤직의 조속한 경영난과 폐지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잘 되는 꼴을 도저히 봐줄 수가 없네요..
12/02/01 01:00
수정 아이콘
전 계속 차기 MSL만 기다릴렵니다
끝이 아닐거에요 분명히..
이승원
12/02/01 01:05
수정 아이콘
제1 주방장 이승원입니다. 장소는 바뀌었어도 어떻게 음식을 만들었는지는 제가 확실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중계진 조합 부터 리그 방식. 그리고 중계하는 분위기도 다 제가 만들었었으니까요. 정말.. 슬픕니다만. 온게임넷은 책임감도 있고 제작진들도 능력있으니까(진심) 아쉬워 하는 분들도 모두 만족할만한 무언가를 만들어 낼 수 있을겁니다. 많이 찾아주세요.
사신프로브
12/02/01 01:13
수정 아이콘
비록 원치않는 이사를했지만, ㅜ 항상 응원할게요~! 제가 할수있는 일은 그것 뿐 E-sports를 향한 열의로~!!
블루마린
12/02/01 01:14
수정 아이콘
앗 이승원해설님.. 일개 시청자인 저도 결국 마지막을 끝까지 지켜보지 못하고 울컥해서 잠도 안오고 우울해하고 있는데 정말 주무시기 힘든 밤이시겠어요. 간간히 지켜보고 있습니다. 힘내시고 계속 멋진 모습 보여주세요 :)
돌오시
12/02/01 02:04
수정 아이콘
후.. 엠겜 정말 보내기 싫네요..
꿈꾸는꿈
12/02/01 03:50
수정 아이콘
하.. 할 줄은 몰라도 보는 맛이 좋아 스타1에 빠졌던 시간들 속에 mbcgame이 있었습니다.
슬프네요.. 이렇게 보내야만 하는가.. 라는 생각으로 오늘 새벽을 보냅니다.
안녕하세요
12/02/01 03:57
수정 아이콘
이승원 해설님 정말 감사합니다 화이팅입니다.ㅠㅠ
그런데 이승원 해설님이 댓글을 달아주셨는데도, MBC게임이 없어졌는데도, 2~3개의 글과 20여 개의 댓글 밖에 없다는 사실이 너무 서글픈 오늘입니다.ㅠㅠ
작은 이슈에도 북적북적 바글바글했던 이 판과 PGR21이 MBC게임 폐지라는 어마어마한 사태에도 무덤덤하게 되었군요.ㅠㅠㅠㅠ
그냥 대세 곽동훈, 파이터포럼의 수많은 댓글들, 장충체육관에 가서 보았던 임요환:홍진호, 임요환:김동수의 결승전들, 게임아이의 추억, 사신길드와 GnH길드, 고2 때 WCG 아마츄어 예선의 추억들............
아아 제가 스타와 함께 했던 13년의 세월도 슬슬 저물어감을 느낍니다.
참 슬픈 하루입니다.
RegretsRoad
12/02/01 05:21
수정 아이콘
정말 슬프네요 ㅠㅠ [m]
애패는 엄마
12/02/01 14:06
수정 아이콘
엠비씨 뮤직을 보고 있자니 참 짠하군요
12/02/01 17:09
수정 아이콘
엠겜을 자주 보지는 못했지만 과거 엠겜 온겜이 같이 있었던 시절이 그리워질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우두유두
12/02/01 21:40
수정 아이콘
취업해서 바쁜 직장생활중에 심난한 하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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