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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11/25 15:18:18
Name Love.of.Tears.
Subject Thank you, BoxeR & YellOw...
폭풍과 황제
흔히 말하는 임진록이 다시금 시작된다하여 설렜던 그 시간...
승부에 목을 맨듯한 긴장감은 제쳐두고 편안한 휴식을 가져보리라 다짐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스타크래프트의 역사, 아니 e-Sports 10년의 역사를 동고동락한
그들인데 그깟 승부 따위 뭐 그리 중요하랴  

난 기억한다.
코카콜라배 온게임넷 스타리그 결승전
홀 오브 발할라를 필두로 펼쳤던 왕좌를 향한 욕망과 열망이
시작된 그 날...
실은 그 둘은 오늘날의 변치 않을 라이벌이 될 줄 몰랐었으리라.

그 이후로 그 둘은 작은 부스 안에서
말 없는 경쟁을 펼쳤다.
사석에서는 둘도 없는 친구, 그리고 형과 동생이었지만
승부 안에서의 그 둘은 서로에게 아드레날린이 되었다.

그렇게 자극제가 되어준 만큼
많은 경기가 펼쳐진 것 알았지만 어제가 벌써
64번째 임진록이란다.
벌써가 아닌가?
10년의 세월로만 보자면 64번 '밖에' 하지 않았다. 라고
하는 것이 어쩌면 옳을지 모른다.

바로 어제...
이제 시작이라고 말하는 듯
여느 때처럼 치열한 공방을 치른 두 사람
한 쪽에선 핵을 쏘고 또 다른 한쪽에선 폭풍 같은 러시가 몰아졌다.
결국 64번째 임진록은 홍진호의 승리로 끝이 났다.

평소보다 한 층 더 격양 된 목소리로 일관하던 중계진들의 말 속에서
잘못 들었는지 모르지만 '언제 쯤 다시 이 두 선수의 경기를 볼 수 있을까요?'라는
말에 이어 '마지막 경기가 될지도 모를'이란 말이 들리는 듯 했다.

잘못 들었던 것이라면 좋겠다. 그것이 오해이든 진실이든에 관계없이
묘한 기분이 들었다. 만약 두 전설의 매치가, 치고받는 격한 경쟁이
만약 얼마 남지 않았다면 어떡하지?
어제부터 오늘까지의 이 벅차오름이, 미칠듯한 이 환희가
얼마 지속되지 않으면 어떨까에 대한 걱정 아닌 걱정이 나를 끌어안았다.

10년...
참 오랜 시간 경쟁해왔다.
하지만 둘은 더 오랫동안 우리 곁에 있어줬으면 좋겠다.
아니, 단연코 있어줘야 한다.

마재윤 대 이윤열
강 민 대 박용욱
최연성 대 이윤열
서지훈 대 이윤열
이제동 대 김택용
김택용 대 송병구

이러한 라이벌 구도의 시작은 바로 임진록이기 때문이다.
이들의 라이벌 다툼이 빛나기 위해선 앞으로도 오랫동안...
영원히 황제와 폭풍이 건재해야만 한다. 그리하여 누구도 넘보지 못할
명실상부한 기록으로 남기를 바라본다.

마지막으로
난 e-Sports 8년의 팬이다.
어제 김철민 캐스터의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
팬들이 e-Sports 역사의 산 증인이라는 말...
그렇다. 난 역사다...
그런 내가 두 눈으로 또 다른 역사의 한 페이지를 보게 된 것에
감사드린다. Thank you, BoxeR & YellOw...


Written by Love.of.T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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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타입냄새
09/11/25 15:40
수정 아이콘
두사람의 사진에서 나오는 느낌이 여타 프로게이머들과는 사뭇 다르네요.
굿데이 그만둬
09/11/25 15:49
수정 아이콘
임선수의 패배가 안타까운 임빠(...)지만 뭐 간만에 심장뛰는 경기를 감상한지라 아쉬움은 조금 덜합니다.
헌데 한가지, 임선수가 어제도 고스트를 활용하는 모습을 보며 핵을 '쇼맨십'이 아닌 전략적으로 사용하려는 모습이 엿보였습니다.(대 서경종선수전의 정명훈 선수 경기까지 오버랩되며 더욱더 확신을 갖게 되었죠.)
제 2멀티를 확보한 후의 고스트의 운영.. 좀 더 살펴 보아야겠지만 저그의 멀티 견제시 '드랍쉽이 격추 될 수 있는 리스크보다 안정적일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이 들던데.. 혹시.. 뒷북인가요 -_-;
Love.of.Tears.
09/11/25 16:47
수정 아이콘
굿데이 그만둬님// 최근 요환선수의 경기 화두는 누클리어 같아요 누클리어의 대세화 테테전이든 저그전이든 맘먹고 방어하면 뚫기가 힘들죠. 자원이 아무리 많아도 그걸 뚫기 위해서 계속 병력 박치기로만 일관하면 결국 돈낭비잖아요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핵을 들고 나온 거죠. 저그전에서의 발키리 전략, 토스전에서의 락다운과 같이 이번 전략 역시 열심히 연구중인 듯 합니다.
가만히 손을 잡
09/11/25 16:51
수정 아이콘
이 글도 좋아요. 아~
Love.of.Tears.
09/11/25 16:53
수정 아이콘
가만히 손을 잡으면..님// 감사합니다 근데 Becker님 글에 기죽는 - _-
가만히 손을 잡
09/11/25 16:57
수정 아이콘
Love.of.Tears.님// 쿡쿡...Becker님은 필력이 진짜 좋으시죠. 흡입력이 있다고 할까?
근데 티어스님 글은 또 다른 애정이 느껴져요. 선수에 대한 애잔한 감정이 있다고 할까요?
09/11/25 17:24
수정 아이콘
임요환 선수와 홍진호 선수의 임진록이란 단어는 정말 언제 들어도 가슴이 뜁니다.
오가사카
09/11/25 18:36
수정 아이콘
경기력을 떠나서 라이브로 보는데 참 찡하더군요...
참 애증이 교차하는선수들이네요
09/11/25 19:10
수정 아이콘
어찌보면 씁쓸하기도 합니다. 이런 사랑이 있는 글을 예전만큼 많이 볼 수 없다는 것이 말입니다.

저도 역시 임진록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설레고 막 그렇습니다. 하하
최연발
09/11/25 19:33
수정 아이콘
어제 임진록 경기 이후 love.of.tears님 글 기다렸는데 안 올라와서

이상했었습니다. 허전했구요.
09/11/25 20:17
수정 아이콘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朋友君
09/11/26 14:53
수정 아이콘
애정어린 글 잘 봤습니다. ^^*
오늘부터나는
09/11/26 19:42
수정 아이콘
멋진글 잘 보고 갑니다. 선수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네요.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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