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9/04/14 10:52:02
Name 설탕가루인형
Subject 김재훈, 문준희가 될 것인가 허영무가 될 것인가.
(편의상 호칭을 생략합니다. 양해바랍니다)

아시는 분이 계실지 모르지만, 나는 MBC게임 히어로에 대한 애정이 별로 없다.

T1을 메인으로 하고 공군을 세컨으로 하는 내 개인적 취향은 그렇다고 해도,

T1팬이라면 응원하고 싶지 않은 라이벌 KTF와 삼성전자보다도 애정이 가지 않는, MBC게임 히어로는

나에게 있어서는 그야말로 관심의 변방이라고 불려 마땅한 팀이다.


어제 T1의 원사이드한 승리는 T1빠인 나에게 당연히 큰 기쁨으로 다가와야 마땅함에도

어제 경기를 모두 시청한 나는 뭔가 모를 찝찝함에 한동안 모니터에서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명경기란 무엇일까?

임요환, 김동수, 강민이 보여줬던 기상천외한 전략과 빌드로 상대를 당황시키는 게임도 명경기라 불린다.

최연성, 마재윤처럼 한 판을 오롯이 지배하고 상대의 머리위에서 찍어누르는 게임도 명경기라 불린다.

그렇지만 역시 명경기란, 양 선수가 모두 최선을 다해 비슷한 수준에서 난타전을 벌이며 눈을 사로잡는 경기가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어제의 3경기는 명경기가 아니었다.

김재훈이 너무나도 쉽게 무너져내린 탓이다.

돌아들어온 드랍십 한 대에 이 프로토스 게이머의 멘탈은 순식간에 붕괴되어 버리고 말았다.

T1을 응원하는 내가 다 안타까울 정도로.


땀을 뻘뻘 흘리며, 지지를 선언하기 전 몇 번이나 키보드와 마우스에서 손을 떼며, 고개를 좌우로 흔드는

그의 모습에서 나는 오래전 MBC게임 히어로의 한 게이머가 생각났다.

JuNiTosS 문준희.

잘생긴 외모와 모델같은 체격을 가졌던, 심지어 원빈토스라고 까지 불렸던, 그러나 너무나 심약했던, 문준희.

KPGA 4차리그에서 혜성처럼 등장한 그를 보면서, 그리고 그에 대한 소문을 들으면서 나는 프로토스의 임요환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연습실의 본좌, 충남대 서버의 고수, 잘생긴 외모.

그 시즌, 그는 전패를 기록하면서 첫 메이져무대의 끈을 놓쳐버렸다.

그 후 여전히 연습실에서 강력한 모습을 보여준다는 얘기는 많이 들었지만, 임요환의 채팅러쉬에 이어,

06 스카이 전기리그에서 다 잡은 박태민을 놓치면서 결국 그는 쓸쓸히 은퇴를 해야만 했다.



Jangbi 허영무.

6룡의 일원으로 그 중에서도 상위권에 해당하는, 약점없는 부사령관.

테/프/저 모두 안정적인 승률을 보여주며 게임의 판을 읽고 대응하는 순발력과 운영이 탁월한 선수.

그러나, 그가 한 때 '허필패'란 오명을 들었음을, 스타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알고 있다.

연습실의 본좌면 뭐해, 연습실의 송병구면 뭐해. 나가면 지는데.

타팀 팬들의 조롱섞인 야유와, 심지어 김가을 감독을 탓하는 삼성 칸 팬들의 원성이 자자했던,

방송울렁증 환자. 그러나, 현재의 KEPA랭킹 6위의 강자.


김재훈은 어떤 프로게이머가 될까?

큰 압박을 이겨내지 못하는 여린 심성을 가진, 잘생긴 게이머가 될까?

아니면, 그 압박을 이겨내고 당당히 박지호-김택용을 잇는 MBC게임의 간판 프로토스가 될까?

물론, 나는 알 수가 없다. 게다가, 나는 그의 팀과 그에게 엄청나게 큰 애정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지만, 나는 기대한다. 그가 김재훈이, 훗날 버뮤다 리콜로 기억되지 않기를.

여린 심성을 극복하고 큰 선수가 되기를.

문준희에게 걸었던 희망과 희망의 불꽃이 사그라들면서 느꼈던 안타까움을 다시는 느끼지 않게 해 주기를.


그가 제2의 문준희가 될지, 제2의 허영무가 될지는 오로지 그의 노력과 마음가짐에 달렸다.

한 경기, 또 한 경기에 풀죽지 말고, 다시는 그런 공격에 당하지 않는 내성을 길렀다고 생각하고,

더욱더 열심히 하기를 바란다.

김재훈 화이팅.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09/04/14 11:02
수정 아이콘
이 선수...허영무 선수가 참 칭찬을 많이 하던 선수던데...아쉽습니다.
저번 크리스마스 때 파이터포럼에서였나요? 아무튼 거기서 프로게이머들에게 받고 싶은 선물이 뭐냐고 물었을 때
미니옵 마우스를 누가 좀 줬으면 좋겠다고 그러더군요...ㅡㅜ
그 때 마침 하나 사둔 게 있어서 드리려고 하다가...마땅히 줄 기회도 없고해서 결국 서지훈 선수 생일&군입대 선물로 줬는데...
그 때 그 마우스를 김재훈 선수에게 줬다면 잘했으려나요...@.@;
아무튼 잘되길 기원하는 선수 중 한 명입니다.

(이것도 사소한 거지만 스폰서 차이가 나는 듯...CJ는 미니옵 단종된다는 소식듣고 몇 백개를 숙소에 쌓아뒀다는데...엠겜은...)
09/04/14 11:53
수정 아이콘
방송울렁증 환자. 그러나, 현재의 KEPA랭킹 6위의 강자 <-요거 수정부탁드려요

EzMura님// 그건 스폰보다는 개인여비로 구입한거 아닐까요? 예전에 미니휠단종될때 서지훈선수랑 이윤열선수랑 엄청 사뒀다는 소식을 들은적 있거든요... 김재훈 선수는 비교적 신예라 손에 맞는 마우스가 단종되는상황이 얼마나 끔찍한 상황인지 이해를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09/04/14 12:19
수정 아이콘
모카님// 아뇨. 제가 직접 서지훈 선수에게 물어봤을 때 숙소에 가면 쌓여있다고 그랬었거든요. 팀내에서 쌓아둔 게 맞습니다.
아일랜드스토
09/04/14 12:23
수정 아이콘
이 선수 볼때마다 참 안타까워요. ㅜ.ㅡ
방송 경기에서 긴장을 너무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조금만 마음 편하게 가지면 좋을텐데....
꼭 문준희 선수가 아닌 허영무 선수처럼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MBC게임이 앞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이 선수의 활약이 절실하다고 느껴집니다.
현재 박지호 선수가 거의 못나오는 상황에서 매 경기 한 번씩 김재훈 선수가 나올거라고 생각됩니다.
허영무 선수가 이 선수 예전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고 말한 적이 있었는데 연습때 실력이 경기에서도 나오기 시작한다면 MBC게임도 충분히 해볼만하다고 생각합니다. 김재훈 화이팅~!
화이트푸
09/04/14 12:25
수정 아이콘
제가 보았을 때 문준희 선수보다는 괜찮은거 같습니다만...(문준히 선수를 폄하하려는 발언은 절대 아니고요)
간간히 승수도 챙겨 가고 괜춘한 경기(물론 무기력한 허망한 경기도 보여주지만)도 보여주기 때문에 기대해도 될꺼 같은데요.
흔히 말하는 새가슴이라면... 스스로 이겨내야죠 뭐... 어쩔 수 있나요...!!

좋은 모습 보여주길 바랍니다.
Zakk Wylde
09/04/14 12:34
수정 아이콘
문준희 선수 참 좋아했었는데..
요즘 문준희 선수 뭐 하나요?? ㅠ_ ㅠ
우리결국했어
09/04/14 13:00
수정 아이콘
사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그냥 결국 실력이 부족한것 같습니다.
김성수
09/04/14 13:09
수정 아이콘
허영무 선수가 여지껏 보여준 것만으로도 Top5 수준인데 문준희 선수와의 비교는 아쉽네요.
다소 운이 없고 경험이 부족해서이지, 만약 새가슴이라면 괴물같은 선수들이 득실득실한 스타판에서 결승까지 가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학교빡세!
09/04/14 13:51
수정 아이콘
문준희선수였군요....희대의 (어깨)좁아 사건이..
오가사카
09/04/14 14:02
수정 아이콘
수많은 연습실,하위리그본좌들이 있었지만
방송경기 긴장감을 극복해낸 선수는 고인규,허영무선수뿐이 기억이 않난다는....
회전목마
09/04/14 14:02
수정 아이콘
김성수님// 지금의 허영무 선수가 아닌 허필패 상태의 허영무 선수를 놓고 볼때 말하는거죠
김재훈선수가 허영무 선수처럼 필패카드에서 필승카드로 바뀌느냐 아니면 문준희 선수처럼 그냥 그대로 은퇴냐의 기로
극과극의 상황이라 다소 무리일지도 모르나 저는 꽤 적절한 비교같네요
09/04/14 14:05
수정 아이콘
문준희 선수가 데뷔할 당시에는 프로리그가 없었습니다. 최근에 프로리그에서 신인선수들이 담력을 키울 수 있는 것과는 다른 환경이었지요. 개인적으로 프로게이머들 중 가장 아까운 선수 중 한명으로 문준희 선수를 꼽습니다. 프로토스가 씨가 말라버린 당대에, 적어도 연습실이나 예선에서는 누구도 이길 수 없는 실력과 포스를 품었다니 말입니다. 오늘날 같이 체계적인 시스템이 갖춰진 상황이었다면 허영무선수 이상으로 성장했을 가능성이 높은 선수였다고 봅니다.
09/04/14 14:26
수정 아이콘
하지만 이 선수 불행한게 이정도면 할만할것 같은데? 싶은 경기에서 날빌을 정말 여러번 당했습니다 ..
단순히 연습실 본좌가 천성적인 새가슴 문제로 성적을 못내는 경우와는 조금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밑힌자
09/04/14 14:46
수정 아이콘
연습실 모드 발동한 선수는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조병세 선수가 보여줬는데... 김재훈 선수라고 못할 거 없죠.
09/04/14 15:55
수정 아이콘
꽤나 오래전에 김동수 선수가 (그러니까 김동수선수 잘나가던 혁역시절에) 온라인상에서 잘하는 사람들은 정말 많지만 오프라인에서도 잘할수 있는 사람든 많지않다 라고 말했던게 기억이 나네요... 집에서 편하게 츄리닝입고 겜하는거랑 많은 사람들 앞에 조명쏘이면서 겜하는거랑은 천지차이일테니까요... 겜방에서 겜하는데 뒤에 몇명만 서도 느낌이 다른데 하물며...
에반스
09/04/14 16:08
수정 아이콘
이제동 선수가 항상 이 선수 기량을 극찬하더군요. 아마 같은 길드여서 그런점도 있는지 몰라도
제 기량만 나오면 상당히 우수한 선수로 거듭날수 있을거라고 확신합니다.
09/04/14 18:14
수정 아이콘
skzl님// 그런데 꼭 그런것도 아닌거 같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연습실 본좌"가 아닌 "PC방의 총사령관" 이정도의 별명은 붙어줘야하는데 말이죠
09/04/14 20:21
수정 아이콘
그게 문준희선수의 운명인걸요 ㅠㅠ

결국 스포츠의 세계는 냉정하다는말이죠

아 우리 주니토스 머하고 있을까..
BuyLoanFeelBride
09/04/14 21:56
수정 아이콘
SaiNT님// 문준희 선수 최고의 순간은 언제인가의 팀리그 예선이었죠.
T1과의 예선 경기에서 무려 임요환 박용욱 이창훈을 연파하고 3연승...
하지만 팀은 최연성에서 역스윕을 당하고 말죠-_-;
인하대학교
09/04/14 22:16
수정 아이콘
문준희선수 처음본게
KPGA4차리그였는데...
풀리그방식에서 전패를 기록해서 특히나 최상용캐스터가 마지막 이윤열선수와의 경기때
참 안타까워하시던데...흐흐 ;

이 선수가 개인리그보다는 그래도 팀원들이 같이있는 팀리그가 났다고 한적이있었죠
저도 어렴풋이 이선수가 팀리그에서 2킬인가 3킬인가 했었던걸 기억하네요
당시토스들과달리 이 선수 저그전을 상당히 안정적이면서 강력하게 잘하던데... 아쉬운 토스..
슬픈눈물
09/04/15 07:59
수정 아이콘
문준희 선수는 언제였던가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박태민 선수와 신개마고마원 경기였던가요...

꽤나 상황을 유리하게 끌고 갔는데 역전패 당했었죠..

그런데 알고보니 드라군 사업을 안했다고 했었죠 아마...
09/04/15 09:38
수정 아이콘
슬픈눈물님// 제가 기억하기론 레퀴엠이었던 걸로...아닌가?;
아무튼 그 때 꽤나 반전이었죠...아 사업이 안되어있다니 뭐 이런식으로 해설자들도 안타까워했던 걸로...ㅠㅠ
회전목마
09/04/15 10:33
수정 아이콘
슬픈눈물님// 드래군 사업을 안해서 진경기는 아마 2006 스카이 프로리그 전기리그 결승전 일겁니다 맵은 백두대간
영웅의물량
09/04/18 23:11
수정 아이콘
회전목마님// 그 경기도 있고, 정규리그에서 네오포비든존 이었나 그 시리즈의 반섬맵에서도
저그 상대로 드라군 사업 안해서 유리한 경기 놓친 적 있죠.

안타까움만이 남은 게이머였습니다.

팀리그에서도 강도경 잡고, 한창 공공의 적으로 날리던 박경락을 잡을뻔 했으나... 렐리포인트를
안찍는 실수를해서 타이밍을 놓치고 결국 지고 말았죠. 허허허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37568 Fnatic.NoName interviewed 이윤열 [2] Naana5216 09/04/17 5216 0
37567 위너스리그의 결정적 단점 [370] 박지성10845 09/04/17 10845 0
37565 이영호vs조병세 리뷰 [30] 김연우9385 09/04/16 9385 5
37564 서바이버 토너먼트 3,4조 [376] SKY925922 09/04/16 5922 0
37563 서바이버 토너먼트 1, 2조 1주차 경기입니다(2) [382] The xian5727 09/04/16 5727 0
37562 서바이버 토너먼트 1, 2조 1주차 경기입니다. [442] The xian5872 09/04/16 5872 0
37561 신한은행 프로리그 4라운드 2주차 엔트리가 공개되었습니다. [30] The xian5191 09/04/16 5191 0
37560 위너스리그의 장단점과 확대개편가능성. 부가적으로 엔트리예고제. [44] ipa6867 09/04/15 6867 5
37559 누군가는 해야하는 말, 프로리그의 희망, 위너스리그! [99] kEn_7918 09/04/15 7918 15
37556 오늘의 프로리그-이스트로vsKTF/위메이드vsSTX [343] 귀공자4558 09/04/15 4558 0
37555 ESWC 마스터즈 각 종목별 참가자가 확정이 되었습니다^^ [15] 잘가라장동건4652 09/04/15 4652 0
37553 오늘의 프로리그-하이트vs삼성/웅진vs화승 [197] SKY924914 09/04/14 4914 0
37552 현 프로리그 4경기 부터 에이스결정전 어떨까요?? [11] 마빠이6017 09/04/14 6017 0
37551 김재훈, 문준희가 될 것인가 허영무가 될 것인가. [24] 설탕가루인형7633 09/04/14 7633 0
37549 오늘의 프로리그-공군vsCJ/MBCgamevsSKT(2) [59] SKY924601 09/04/13 4601 0
37548 오늘의 프로리그-공군vsCJ/MBCgamevsSKT [251] SKY924871 09/04/13 4871 0
37547 택뱅리쌍의 상관관계 [37] [秋] AKi10749 09/04/13 10749 0
37546 오늘 박정석선수가 100승에 도전하는군요. - 지극히 개인적인 회상글 [8] 스키드4481 09/04/13 4481 0
37543 2009 본격 스덕들을 위한 서사시 - 신상문, 버티컬 리미트를 넘어 [14] becker8493 09/04/12 8493 16
37542 TG삼보 인텔 클래식 시즌 3 64강 2라운드 1주차 경기입니다. [387] The xian6232 09/04/12 6232 0
37541 비수더블넥의 진화형이란? [15] 프로테우스5964 09/04/12 5964 0
37540 오늘의 프로리그 - 위메이드 vs KTF // eSTRO vs STX [315] 별비5689 09/04/12 5689 0
37539 [Pre-View] 4월 12일 프로리그 경기 예상 [6] The xian4587 09/04/12 4587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