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8/01/06 04:41:42
Name 글장
Subject 최고의 한 경기
임요환 선수의 경기를 안본지가 꽤 오래된 거 같아요.

그건 제가 생각하는 아픈 경기 하나 때문이었는데

아마 군대가기 전에 고별전이었나...?  

마재윤 선수와 했던 경기를 지고 그 뒤에 또한번 마재윤 선수와 경기를 한 적이 있어요.

그땐 이미 군인신분인 걸로 기억하고 있고

또 채팅까지 허용된 것으로 보아 이벤트전이었던 거 같아요.

마재윤 선수의 무탈 떼에 임요환 선수 본진의 몇 되지도 않는

잔존병력이 털리고 있을 즈음에

임요환 선수의 채팅이 시작되었는데

‘또 관광...’ 그리고 웃음의 의미를 내포한 자음어가 타이팅 됐던 걸로 기억되는데..

참 가슴 아팠습니다.

저만의 예단일수도 있겠지만 ‘정말 못이겠네...’라는 뜻으로 보였어요.

실제로 당시 마재윤 선수의 기세는 무서웠고

임요환 선수는 기량 하락과 군입대라는 악재(?)가 겹쳐 있어서

다시 임요환의 비상을 보게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어요.

겜큐 시절 온게임넷이 비약적인 도약기...를 거치며 임요환 선수의 경기를 봐왔고

이른 바 임퐈라는 말이 만들어지기전에 극성팬으로 분류되는 축이었습니다.

그런 제게 기억하는 임요환의 아픈 패배는 무수히 많았지만

언제나 다음에는..하는 기약을 했었고

독기 품은 임요환 선수가 일내주기를 늘 기대했었습니다.

그런데 마재윤 선수와의 일전은 그런 비장함을 내포한 지지가 아니라....

그냥 져버린 것 . 무기력한 것...분한 걸 분하다고 얘기 못하고

에둘러 말하는 거처럼 들려서 더는 임요환 경기를 못볼 거 같다고 생각했어요.

아마도 임요환 선수가 군인이라는 신분이 제게는 넘을 수 없는 벽처럼 느껴졌나봅니다.

임요환은 이제 후배들과의 갭을 줄이지 못할 거다...

예전 황제라는 타이틀은 신인들의 좋은 먹잇감이 될뿐..

누렸던 영광이 컷던 만큼 그의 몰락도 그만큼 더 씁쓸하게 느껴질 거 같았죠.

스타중계 한동안 끊고 살았죠.

그러다 우연히 어떤 분들과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임요환 선수 얘기가 나왔는데

그가 여전히 잘해주고 있다는 뜻밖의 소식.

프로 리그 테란중 순위권..이라는 말에 지난 경기들을 모두 찾아보고야 말았네요.

그리고 오늘 경기는 생방으로 봤습니다.

그리고 예전 겜큐 시절에 하던 짓...

임요환 선수의 승리가 있던 날은 임요환 승전보와 관련된 게시물을 닥치고 읽어나가는

이른바 게시판 순례까지 해버렸어요.

그 수많은 댓글들 중 제 가슴을 강타하는 말이 있어서 수많은 임퐈들과 나누고 싶었어요.

그 말이 아니었다면 임요환 선수의 승리를 혼자서 자축했을 뿐 피지알에 이런 글을 쓰지는 않았을 겁니다.

인용합니다.

“이래서....아무리 임요환이 부진하다고 해도 임요환 경기를 볼 수 밖에 없다.

이제껏 누구도 보지 못한 최고의 한경기를 보여줄 지 모름으로..“

저도 이 글을 쓴 분의 심정처럼 그 단  한경기를  이제는 놓치고 싶지 않습니다.

피지알 분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몽땅패하는랜
08/01/06 04:53
수정 아이콘
오랜만에 글장님 글을 읽게 되어 기쁩니다.
임빠건 임퐈건 임바건.....한 선수가 스스로 전설이 되고 신화를 만들어가는 모습을 보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염치불구하고 추천 한방!!!(악질임빠의 뻘짓입니다)
초보저그
08/01/06 05:54
수정 아이콘
임요환 선수 군대 가기 직전에 분위기가 안좋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군대 가서 부활하는 선수가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는데, 임요환 선수가 해내는군요. 정말 까도 빠로 만드는 선수입니다. 누가 나와도 승률 반반의 에이스가 있으니까, 이주영 선수나 박대만 선수 등 나머지 선수들이 군대 가기 전의 기량만 보여줘도 공군 탈꼴지가 가능해보입니다. 올해 누가 군입대를 계획하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보다 강해진 공군 에이스를 보고 싶습니다.
낭만토스
08/01/06 06:22
수정 아이콘
자 다음시즌은 11승 11패 갑시다!!
빨간 우체통
08/01/06 07:11
수정 아이콘
허... 거짓말 안하고 바로 어제 글장님을 추억했더랬...;;;
예전 그 글장님이 맞으시죠?
반갑습니다.
당시 그저 지켜만 보던 오랜 팬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새로운별
08/01/06 10:00
수정 아이콘
사실.. 그때 임요환선수의 분위기도 분위기지만
마재윤이 너무 강력했죠.. 임요환 뿐만아니죠

당시까지 아직 최고의 테란이라고 불릴수있는 최연성, 이윤열 선수도 관광..이었죠
그때 아마 저런 스타일에 선수들은 마재윤을 이기는게 불가능하고

한동욱같은 스타일이면 오히려 가능성이있다고 얘기가 오간걸로 알고있는데..
테란들의 진화로 인해서 힘들어졌네요... 진영수 전, 변형태 전은 정말 최고였는데...

진영수전 3경기랑 변형태전 5경기는 정말...; 다시 그때로 부활할 수는 없는것인가..;
My name is J
08/01/06 10:26
수정 아이콘
음....지난 며칠간의 벅적벅적-했던일들이 소환마법! 이런거였나봅니다.


에...새삼 반갑습니다.^_^(또 친한척한다!)

노력하는 선수는 늘 팬을 즐겁게, 또 기대하게 합니다. 그런의미에서..임요환선수의 팬들이 질투나기도 하지요. 으하하하-
(절대..그나-그가- 노력을안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나야 팬이니 보여줘야 알잖아요...ㅠ)
엘렌딜
08/01/06 11:32
수정 아이콘
정말 공감갑니다.
저도 극도의 안티 테란 저그 유저이고 저그의 영웅들을 응원하는 게임팬이지만, 2001년 임요환 선수 때문에 스타리그를 시청한 이후로 종족이 달라도 임요환 선수만큼은 그 애정을 끊을 수가 없더군요.
아니거든요
08/01/06 12:13
수정 아이콘
마재윤 선수와 그 게임이 끝나고 임요환선수는 더 독기를 품은 것 같습니다.
군 입대 후 자선이벤트에서 한 번 더 붙었는데.. 아마 관광이라는 채팅을 했던 경기 같습니다. 보는 제가 민망해질 정도의 경기력차이..
맵은 저그가 죽어 나간다는 맵들.. 벙커링도 막히고..본진이 완전 털릴때까지 gg를 안치더군요. 마린한마리 한마리가 나오면잡히는 상황이지만 그 한마리 컨트롤 해가며 끝까지 버터더라구요.
뭐냐며..실망하고 있던 찰라... pgr에 글이 하나 올라왔었죠. 그 이벤트를 뒤에서 지켜봤던 분에 의해서.
읽어보시면 임요환선수가 당시 얼마나 힘들어했을지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을겁니다.



ACE 게시판에 있습니다. 405번 글(어느 일병의 눈물 - 임태주 님)입니다. ^^
핫타이크
08/01/06 15:12
수정 아이콘
임선수 화이팅^^
08/01/06 23:52
수정 아이콘
글장님의 글을 보니 몇년전으로 되돌아간 기분이 드네요..오랜만이세요.(일방적이지만^^)
공감 100%입니다
08/01/07 14:02
수정 아이콘
글장님이다!!! 글좀 자주 써주세요~^^
잘 읽고 갑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