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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7/01/29 03:37:10
Name 세츠나
Subject [본좌론] --- 이순신 장군은 "성웅(聖雄)" 입니까?
이거 괜히 제목 때문에 Free BBS로 옮겨지는건 아닌가 싶습니다만 -ㅅ-;

간만에 Game BBS 글을 죽 훑어보다 밑에 마재윤 선수 전적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별 무생각으로, "이제와서 본좌 논쟁이라니 이거 떡밥이 너무 오래되서 상한거 아니냐"
뭐 그런 논지로 코멘트를 달았습니다. 그러고 죽...밑으로 글을 몇 개 더 읽어봤습니다.

죄송합니다. 제 착각이었습니다. 이거 아직 싱싱한 물건이었군요;

기본적인 제 생각의 논지는 아래 글에 달았던 코멘트나 예전 글과 동일합니다.
'본좌'라는 단어 자체가 엄청난 의미를 부여하는 것 자체가 좀 이해할 수 없다는 겁니다.
사실 이건 '로얄로더가 누구냐' 하는 문제와는 전혀 다른 것입니다.

기억하기로, PGR에서 '누가 로얄로드를 걷고있다'는 말은 아마 제가 나도현 선수에게
처음으로 썼던 것 같습니다. 그 때는 원래 정형화된 단어가 아니었는데, 알고보니 이게
원래 다른 스포츠 같은데서 쓰여왔던 단어인 모양이더군요? 어느새 명확한 정의가 생겨서
나중에는 저 스스로도 '아...원래 그게 그런 단어였구나' 해버렸습니다만...

...아니지요? 원래 "왕도"로 번역되는 단어입니다. 그런 정의 없었어요.

흔히 쓰여왔던 단어입니다. 저작권은 굳이 따지자면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있겠죠.
알렉산더가 땡깡부리니깐 "공부에 왕도는 없으니깐 까불지마라"고 한소리했던가요?
하지만 그 이후로, 오히려 이러저러한 '왕도'들에 오히려 이름이 붙게된 셈이죠.

원래 저는 그냥 나도현 선수가 '빨리 유명해질 것 같다'는 뜻에서 했던 말입니다.
나도현 선수가 분명 우승 가능성이 있긴 했었습니다만, 그것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당시 벙커링 논쟁 때문에 구설수에 휘말리자 '그러한 악재도 이득이라 생각하라'
'임요환 선수도 옛날에는 비난도 받고 욕도 먹었지만 결국 최고가 되었다' 하는 의미로,
비난으로 얻어진 관심도 플러스 에너지로 만들었으면 하는 바램을 표현했던 것 뿐입니다.

하지만 그로부터 기껏 한 시즌이나 두 시즌 지났을까? 어느새 '첫 진출 우승'을 의미하는
단어로 재정의되어서 쓰이더군요. 저는 정말 그런 단어가 원래 있었는줄 알았습니다.
근데 아니더군요. '임요환 선수가 아니라 김동수 선수가 최초의 로얄로더입니다' 하는 둥
그런 얘기가 도니까, 요즘은 그 시절부터 그런 단어가 있었는줄 착각합니다.
근데, 아니거든요. -ㅅ-; 없었습니다. 신조어입니다. 죄송합니다...

...아니지. 제가 죄송할 문제가 아니군요. 어쨌건, 애매~하면서도 뭔가 그럴듯~한,
'어쩐지 좋아보이는' 단어를 처음 쓴 건 저였죠. 논란도 있었지만 쓸 때는 즐거웠습니다.
그런데 그 미묘함을 참지못했는지 혹은 제 글을 약간 다르게 해석하셨던 것인지...
아니면 그런 명쾌한 해석이 필요했던 거겠죠, 누군가에게 그런 '감투'를 부여하려면.
명확한 뜻의 부여, 아주 좋습니다. 저도 이제 정확한 표현을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대신 표현의 자유를 하나 잃었군요. 첫 진출 아닌 선수에겐 쓸 수 없게 되었으니.

그럼 어떻습니까? 이순신 붐이 한차례 훑고지나간 현재, 그 분은 "성웅"이신가요?

성웅 이순신, 성웅 이순신...어느새 눈에도 귀에도 익숙해진 단어입니다.
정말 좋은 단어입니다. 성스러운 영웅! 딱 어울리는 칭호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어떨까요. "아닙니다, 그 분에게는 성웅이라는 단어가 어울리지 않습니다!" 한다면.
욕먹겠죠? 아니 감히 어떤 녀석이 이순신 장군을 모욕해! 성스러운 그 분을! 하고.

그런데 정말 그게 욕먹을 짓입니까? 국가가 '성웅' 칭호를 그 분께 바치기라도 했나요?
'충무공'이면 그만입니다. 그 분은, 말하자면 우리 마음 속에서 '성웅'입니다.
그렇다고 '성웅이 아니다'라고 한다면 확실히 반감이 생기지만, 그렇다고 그 칭호를
완전히 공식화된 것으로서, 결코 불가역한 어떤 것이라 취급해서는 매우 곤란합니다.

그건 말하자면 기독교인인 제가 예수 그리스도를 하느님의 아들이라 하는 것과 같지요.
제가 친구한테 '너 예수님 안믿으면 지옥간다' 하고 협박하는건 제 자유지만, 그렇다고
친구가 그렇게 안부른다고 해서 그를 나쁘다 못됐다 하고 재단할 권리는 없는 겁니다.
'너 감히 친구를 협박해!'하고 그가 저를 안보려고 한다면 그 역시 제 책임이겠죠. ^^;

저 자신에게는 그야말로 자명한 진리의 말씀입니다. 지극히 옳고 절대적입니다.
하지만 '불교인에게도 절대적이어야 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까? 아닐 겁니다.
그건 완전 별개의 문제죠. 믿음의 문제라기에도 좀 그렇고 어떻게 보면 정의 문제이죠.
예를 들어 '부처님'은 어떻게보면 외래어입니다. 순우리말이 아닙니다.
이걸 '신령님'이라 번역해 부르기로 한 일이 몇백년 전에 있었다면 어떨까요?
신령님이라는 말이 한국 불교의 공식 단어가 되었겠죠. 그런 일이 없었을 따름입니다.

마찬가지로, "성웅"이 자명하게 정의되어 있는 단어가 아닌 이상,
즉 A이면 B이고 B이면 A인 바이컨디셔널한 정의가 존재하지 않는 이상,
논리학적으로 "이순신은 성웅이다"와 "성웅이 아니다"는 둘 다 타당합니다.
...랄까, 둘 다 참값을 부여할 수 있다고 해야할까요? 전제를 하기 나름이라 해야할까요?
말하자면 '공통전제'가 없으니 어느 것도 틀렸다고 말할 수는 없다는 겁니다.
다만 동시에 타당할 수는 없을 뿐이죠. 전건이 참일 때 후건이 참이면 타당하니까요.
"이러저러한 것이 성웅이다" 라는 전제만 정확하게 말하면, 둘 다 참으로 만들 수 있죠.

그럼 여기서, 본좌론으로 이행하지요. 왜 [본좌 논쟁]이 계속되고 있습니까?

이건 정말 누구나 다 알고있는 얘기입니다. 공통 전제가 없기 때문이지요.
누가 로얄로더인가는 너무나 심플한 정의 덕분에 결코 이의가 없는 문제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본좌는 그렇지 않습니다. 전제부터가 개인마다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게 얼마나 웃기는 일인지는 기초논리학을 몇 시간만 배워도 알 수 있습니다.

[본좌는 하루에 밥을 다섯 끼 먹는 사람이다. 그런데 마재윤은 네 끼 먹었다.]
-> [그러므로 마재윤은 본좌가 아니다.] 이것은 자명하게 타당합니다.

[아니다. 본좌는 하루에 밥을 네 끼 먹는 사람이다. 그리고 마재윤은 네 끼 먹었다.]
-> [그러므로 마재윤은 본좌이다.] 이것 역시 자명하게 타당합니다.

어느 것도 부당하지 않으니, 양쪽에 논쟁이 일어납니다. 하지만 이건 난감한 얘깁니다.
왜냐, 둘 다 타당하니까요. 그리고 그 이유가 단순히 전제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니까요.
"마재윤은 네 끼 먹었다" 부분은 결코 바뀌지 않는 부분입니다. 그러므로 조율을 위해서,
이제부터 논의해야할 부분은 당연히! ---

[과연 네 끼를 먹은 사람이 본좌인가? 다섯 끼를 먹은 사람이 본좌인가?]

--- 이것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이 부분에 대한 토의도 본좌 논쟁에 빠지지 않고 등장합니다.
그런데 꼭 이래저래 묻혀버리고 말더군요 정작 중요한 부분이 -ㅅ-; 딴 얘기 속에서.
"본좌란 무엇인가?" 의 정의가 있기 전에 누가 본좌인가는 결코 논쟁꺼리가 안됩니다.
논리적으로 타당한 글을 쓰려면 '이러저러한 사람이 본좌라 정의할 때, 마재윤은 본좌다'
이렇게 됩니다. 개인적 정의이므로 당연히 '틀렸다'는 말에는 의미가 없습니다.
같은 이유로, '이러저러한 사람이 본좌라 정의할 때, 마재윤은 본좌가 아니다' 역시
자명하게 타당합니다, 아무런 반론이 불가능한. '계' 안에서의 진리일 뿐이지만요.

'계' 안에서의 타당성이란 말하자면, 논리적 불가능만 아니면 설정하기 나름인 겁니다.
'네모난 삼각형'이나 '1+2=1' 같은 명제만 아니라면, 즉 모순 명제만 아니라면 되는거죠.
[20살 이상인 모든 사람은 미국인이다. 나는 28살이다. 고로 나는 미국인이다.]
이것은 valid, 즉 '타당한' 명제입니다. 하지만 '건전한' 명제라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타당한 명제는 전건이 거짓이면 무조건 참입니다. 다만 전건이 참이라야 건전하죠.

물론 우리는, 남을 설득하고 싶습니다. 제가 지금 여러분을 설득하고 싶어하듯이요.
남이 내 말에 귀기울이게 하고싶다는 욕망을, 결코 항상 저열하다고는 말할 수 없지요.
그래서 논쟁이 시작이 됩니다. 하지만 '공회전'이 너무 심하면 힘만 달립니다.
이제는 '공회전'은 잠시 멈출 때가 되지 않았을까요? 최소한 그 이유를 알았다면.
'본좌'라는 단어를 말끔하게 정의하지 않는 이상, 이 문제는 영-원-히 공회전입니다.

어떤 단어가 또 유행을 탈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저도 로얄로드라는 말이 이렇게
당연해지리라고는 조금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본좌라는 단어도 디씨에서 유행을
탔지만 스타계에서 이렇게 논쟁을 불러일으킬 정도의 단어가 되리라고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겁니다. 이건 어찌보면 '아햏햏'의 유행만큼이나 무의미합니다.
본좌라는 단어 자체의 유행이 지나갈 날이 온다면 어쩌실겁니까? 본좌 논쟁 자체가
허무해지는 것은 아닐지? 원래부터 약간 의미불명이랄까, 의미를 벗어난 말이고요.

하지만 저는 오히려 이것이 정의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약간은 낭만적인 말이라서요.
무협지에서 비롯된 단어이기 때문에 더욱 그런 심상이 강한지도 모르겠습니다.
수학적 또는 논리학적 정의는 화살표, 즉 컨디셔널이 아닙니다. 바이컨디셔널입니다.
예외가 없다는 겁니다. 즉 '->' 이게 아니고 '<->' 이겁니다.

[본좌는 이러저러한 사람이며, 오직 이러저러할 때만 본좌이다] 이것이 정의입니다.
어쩐지 익숙하죠? if and only if, 줄여서 iff로 대학 수학에는 심심찮게 등장하죠.
너무 삭막하지 않습니까? 본좌, 천하제일, 천재, 지존...이런 단어에까지 필요한건가요?
물론 지존이나 천재에도 사전적 정의는 있습니다만, 그건은 언어적 의미에서 정의이죠.

"성웅(聖雄)" 같은 단어에까지, 수학적 정의를 부여할 필요성이 반드시 있을까요?

그리고 그것이 필요없다면, 제가 아버지를 감히 "성웅"이라 부르지 못할 이유가 있나요?
남들에게는 흔해빠진 아저씨, 공무원, 누군가는 찐따나 꼰대라고 불렀을지도 모르는...
그런 사람이라 해서, 제가 성웅이라 부르지 못할 이유가 있습니까? 성스러운 영웅이라고.
누군가 "이순신 같은 분이나 성웅이지, 어디 감히 평범한 아저씨가?" 라고 말했을 때,
제가 그 사람과 쌍욕해가면서 싸우면 안될 어떤 논리적인 준거나 원칙이 존재합니까?

없을 겁니다. 그런건 없을 겁니다. 그런 이름의 국가 훈장이라도 생기기 전에는요.

누군가를 본좌라 부르는 것도,
부디 PGR에서만이라도, 같은 종류의 문제였으면 합니다.

낭만적인 단어일수록.
꼭 그렇게 불러주고 싶은 사람을
자기 마음 속에 간직하고 있다면, 더더욱 ---

--- 다른 사람이 그렇게 부르고 싶어하는 누군가 역시도
폄훼해서는 안되는 것이 아닐까요?

아니면 수학적인 정의를 제시하던가요. 저울과 자, 혹은 계산식으로 잴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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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사이더
07/01/29 03:40
수정 아이콘
정말..제목봤을때는 free bbs글이 왜 여기있나 했습니다^^;

역시 다들 자기 마음속에서.. 자신의 기준속에서 본좌인데 말이죠
세츠나
07/01/29 03:43
수정 아이콘
제목 살짝 고쳤습니다 ^^;
사이몬PHD
07/01/29 05:38
수정 아이콘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공감되는 글이군요.
재벌2세
07/01/29 05:56
수정 아이콘
온라인에서 일어나는 논쟁의 대부분은 '개념정리'가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인 경우가 많죠.

잘 읽었습니다^^
볼텍스
07/01/29 07:19
수정 아이콘
개념글..
07/01/29 07:19
수정 아이콘
에게로~
07/01/29 09:00
수정 아이콘
개념글..(2)
adfadesd
07/01/29 10:06
수정 아이콘
에게로~
07/01/29 10:15
수정 아이콘
이글 묻히지 않았으면 하는군요.. 에게를 거쳐 추게로 갔으면 좋겠습니다.
폭주유모차
07/01/29 10:53
수정 아이콘
일단 에게로....
07/01/29 10:55
수정 아이콘
제가 이해력이 부족해서 묻습니다만, 흔히 본좌라고 불리는 선수를 본좌라고 부르지 않고 다른 선수를 본좌라고 할 자유가 있다라는걸 이렇게 길게 쓰신건거요?^^;
당연하죠. 내 마음 속의 본좌가 다른 선수라면요. 예를 들어 임요환 선수를 흔히들 테란의 황제라 부르지만 내 마음속의 테란의 황제는 임요환이 아니라 이윤열, 서지훈 등 다른 선수일 수도 있죠. 근데 지금은 테란의 황제라는 것이 거의 닉네임화 되었고, 예를들어 마본좌 이런 것도 어느정도 닉네임화 되서 더 그렇게 많이 부르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딴 선수를 그렇게 부르고 싶으면 부르되 그렇게 부르고 있는 사람에게 태클걸지 않으면 되겠죠. 서로 강요만 하지 않으면 될 것 같은데요.^^
세츠나
07/01/29 11:23
수정 아이콘
gogo님/ 두번째에 좀 더 무게를 두고싶군요. '누구라도 성웅이라 불릴 수 있다' 보다는 '불려선 안된다고 하지 말자' 쪽입니다. ^^
글을 쓰면서 약간 놓친 부분이 있습니다만, 사실 요즘 본좌 논쟁의 중요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또 하나의 요소가 있습니다.
'A가 본좌라면 B도 본좌 아니냐?' 이런 투의 글을 심심찮게 접할 수 있다는 점이지요.

이건 달리 해석하면, 누군가를 '본좌'라고 부르면 내가 밀고있는 누군가가 한단계 "격하"된다고 느끼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 얘기는 비교하자면 한 때 PGR에 불었던 "S급 논쟁"하고도 일맥상통합니다. 단어만 약간 바뀌었을 뿐이죠. -ㅅ-;
그리고 끝이 없다는 의미에서 체감상으로는 "대첩 논쟁"이나 그 보다 훨씬 이전의 "황제 논쟁"하고도 같다고도 볼 수 있죠.

그 당시보다 심한 듯한 느낌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본좌라는 단어가 '유일무이' 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당대최고' 정도의 의미를
내포하고있기 때문일 겁니다. 그러니 "S급 논쟁"보다 좀 더 격할 것임은 인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황제 논쟁"보다 심한 것은
약간 이해하기 힘들긴 합니다. 황제 하면 결국 지금에 와서는 단 한 사람을 지칭하는 단어로 굳어져 있습니다. 고금유일이죠.
'이윤열 선수가 그를 능가했으니 황제라는 칭호도 물려받아야하는 것이 아니냐?' 하는, 지금 생각하면 약간은 유치합니다만...

이 때도 그랬습니다. 그렇게 된다는 것은 임요환 선수가 한 단계 내려오는 것을 뜻하는 것이니 논쟁이 없을 수가 없지요.
'이윤열이 황제다'라는 것보다는 '임요환이 더 이상 황제가 아니다'라고 말하는 것 같은 느낌에 더욱 분노가 일었을 것입니다.
S급 논쟁도 "어떻게 이 사람이 S급이냐?" 보다는 "왜 이 사람은 S급이 아니라고 말하느냐?" 쪽이 훨씬 분란을 일으켰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 또한 곧 지나가리라" ---

This will pass away soon. 다윗왕의, 혹은 페르시아 왕의 반지에 새겨져있던 말이라고 하죠.
이 또한 다 지나갈 것입니다. 그리고 남는 것은 서로의 가슴 속에 새겨넣은 상처들 뿐이겠지요.
그리고 각자는 남에게 준 상처는 다 잊고, 자기 가슴 속에 남은 상처만 보듬어안고 끙끙 괴로워하겠지요...

휴...S급이면 어떻고, 황제면 어떻고 대첩이면 어떻단 말입니까? 그리고 본좌면 또 어떻단 말입니까?
그렇게 불러준다고 정작 내가 사랑하고 아끼는 그 선수가 당장 존엄해지는 것도 아닌데. 그가 그 말을 듣는다고 과연 고마워할지...
아니면 이런 논쟁을 하는 사람들은 각자 객관적 준거를 가지고 평가하는 것을 업으로 삼은 평론가들일까요? 팬은 아닌걸까요?
냉혹한 평론가라면 모르되, 뜨거운 가슴을 가진 팬이라면 도무지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슬프니까요.
박준영
07/01/29 11:26
수정 아이콘
정말 추천입니다! 이 글은 비단 이런 본좌논쟁 뿐만 아니라, 앞으로 여러 논쟁에서도 적용될만한 내용이네요.
김영대
07/01/29 11:42
수정 아이콘
엥? 이거 정말 많은 분들이 읽어보셨으면 좋겠네요.
정말 좋은 글입니다.
정말 좋아요. 감사합니다.
07/01/29 11:50
수정 아이콘
마징가Z와 태권V 중 머가 더 강한가..이런 논쟁[?]과 일맥상통? 그래서 순수함이 있어요.. 순수한 마음과 적당한 동일시..자기가 응원하는 선수가 최고면 자기도 최고? ^^;; 하지만 아이들이 순수하다고 해서 서로에게 상처를 안 주는건 아니죠.. 다 같은 팬심에 스크라치내는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 그리고 세츠나님의 글빨[?]은 여전하군요.. 반갑습니다. ^^
구경플토
07/01/29 11:56
수정 아이콘
제 마음속의 본좌는 기욤, 박정석, 강민, 박용욱, 박지호, 오영종 / 장진남/수 형제, 홍진호, 양박, 마재윤, 김준영 / 임요환, 이윤열, 서지훈, 최연성 선수 입니다. 좀 많군요. 더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만달라
07/01/29 11:59
수정 아이콘
이 문제는 결국 시간이 해결해줄 문제입니다.
팬분들이 논쟁하고있는 허들을 마재윤선수가 뛰어넘고나면
이제껏 해왔떤 논쟁들은 이미 무의미해질테니까요...
그냥 속편하게 기다리는게 최고죠!
좋은글 잘봤습니다.
Den_Zang
07/01/29 12:31
수정 아이콘
굿 ! 추천글~
WizardMo진종
07/01/29 12:47
수정 아이콘
역시 공대생은 깔끔하군요 -_-b
사탕한봉지
07/01/29 13:14
수정 아이콘
좋은 글이네요!~ 일단 에게로~~~^^
honnysun
07/01/29 13:26
수정 아이콘
글 잘 읽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토스사랑
07/01/29 14:34
수정 아이콘
한줄 요약 : 본좌는 각자의 마음속에~~~~~~~~~~~
착한밥팅z
07/01/29 14:43
수정 아이콘
제가 하고싶었지만 필력이 부족해서 쓸수 없었던 말을 이렇게 부드럽게 풀어내시다니, 존경합니다.
에게로 ~
sway with me
07/01/29 16:39
수정 아이콘
좋은 글이군요.
추천합니다.^^

다만 소위 '본좌논쟁'이란 것을 팬들이 열을 띠게 하는 좋은 도구라고 생각하는 제 입장에서는, '본좌'라는 것의 정의가 분명치 않아서 열내는 분들이 그렇게 소모적이고 허무한 일을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본질적으로 스포츠의 팬으로서 응원의 성격으로 하는 일은 소모적인 일이기 때문입니다.

달리 말하자면, 그 '본좌논쟁'이란 것이 토론이라기보다는, '격한 응원전'에 가깝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생산적이지 않은 것은 당연할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분명한 개념의 정의, 논리적 전개, 합리적 결론의 도출 등 어떤 점에서도 '본좌논쟁'은 건전한 토론으로서의 자격에 미달입니다만, '응원전'의 관점에서 볼 때는 상당히 재미있는 현상입니다.
그것은 이전의 '황제','S급' 논쟁도 마찬가지라고 생각됩니다.
세츠나
07/01/29 19:01
수정 아이콘
아...추천만으로도 감사드립니다. 한동안 게시판에 글도 안쓰고 떠나있었는데 힘을 얻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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