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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7/01/21 23:21:33
Name Mr.L군
Subject 히어로팬의 통합 챔피언전 감상문
1월 20일 오후 4시 30분 배틀넷을 종료하고 단골 닭집에 전화를 걸어 닭을 주문한뒤
피지알과 파이터포럼 유져들의 발언들을 살펴보며 엔트리를 예측해보고
지난 여름 광안리에서 부터 펼쳐졌던 이들의 프로리그 인연을 회상해 봤다.

히어로팀과 T1 임,최 사제를 본진에 두고 응원하며 티원을 앞마당 격으로 여기며 프로리그를 관전하던 나는 이보다 즐거운 매치업은 없었다.
또 정규 시즌에서의 히어로 vs 티원에서는 당시 박지호 vs 최연성의 물량전등 볼만한 매치가 꽤 나왔기에 누가 이기던 즐거울줄 알았다.
하지만 최연성과 박지호는 당시의 부진 탓이었는지 팀플레이에서 출격하며 나의 흥미를 꺾었고
투신 박성준은 아카디아라는 당연히 이겨줘서 당시 믿을만한 팀플 조합이었던 김동현, 김택용에게 바통을 넘겨줘 에이스 결정전까지 갈줄 알았다.
하지만 박성준은 전기리그의 주인공이었던 고인규에게 무릎 꿇고 히어로는 티원의 자축을 지켜보아야만 했다.

개인적으로는 경기 내적인 면에서 다소 실망을 했던 탓인지 박지호, 최연성의 팀플레이 출격 때문에 실망한 탓인지
어느팀이 이겨도 기쁠줄 알았던 나에게는 당시 잊고 싶었던 결승전이되버렸고, 히어로가 슬럼프에 빠지지 않을까 걱정했다.
하지만 이들은 다시 후기리그 결승 무대에 서게 됬고 나는 당시 오프 응원을 가서 기쁘게 그들의 첫우승을 지켜보게 됬는데,
그당시 하태기 감독님의 모습을 회상해보면 항상 보여주던 그런 기쁜 모습이 아니었다.
후기리그 우승이라는 결과가 나왔을때 감독님은 벌써 그랜드 파이널만 생각하는 모습이었달까?
당시 분위기도 그랜드 파이널 리벤지 매치에 몰렸고,
내가 좋아하는 박지호와 최연성은 완전하게 부활을 한듯한 모습이었기에 나또한 더더욱 기대가 됬던것이 그랜드 파이널이다.

노브레인의 공연이 끝나고 엔트리가 공개된다.

염보성 - 고인규
박지호 - 전상욱
강구열,정영철 - 윤종민,송호영
김택용 - 김성제
박성준 - 최연성
이재호,김동현 - 박용욱,이건준

나는 사실 엔트리를 보고 웃었다.
사실 엔트리 공개전 후기리그 결승에서 히어로가 먼저 패를 보여주고 통합 챔피언전에 들어서는것 같아
지고 들어가는 기분이 있어서 불안하기는 했지만 5경기의 매치업도 그렇고 히어로의 초반 완승도 가능해 보였기에 나는 웃을수 있었다.

1경기가 시작했다.
1경기는 선수 면에서 볼때 5:5였지만 고인규는 염보성을 알고 나온게 뻔하기에 6:4 정도로 고인규에게 무게가 실린다고 생각한 경기였다.
고인규의 전진배럭으로 경기는 초반부터 열기를 뗬고, 두 젊은 테란들의 치열한 공방전에서 이득을 보는건 고인규 쪽이었다.
후반 반땅 싸움으로 가면 염보성이 아직 할만하다는 생각이 있었지만 고인규의 파이어뱃이 이 희망 마저 꺾어버렸고 염보성은 gg를 친다.

1경기는 이전에 히어로가 첫경기를 내줄때와는 달리 선수가 서로 라이벌이라 생각하는 사이였기에 무조건 잡아내야 하는 매치였다고 봤다.
2경기의 경우 사실 박지호는 타우크로스에서 테란을 더 자신있어 했고,
최연성과 전상욱 둘중에 최연성 선수 쪽을 더 어렵게 생각하고 있다는걸 알기에 박지호가 할만하다고 생각했지만
전상욱이 누군가 프로리그에서의 성적만으로 억대연봉을 달성한 선수라고 봐도 되고 진정한 포스트 시즌의 사나이 아닌가 ..

2경기가 시작한다.9시 위치에 걸린 박지호는 사실 다시한번 노게이트 더블을 시전할줄 알았다.
하지만 5시 미네랄 멀튀 필드 뒤쪽에 전진 로보틱스를 소환했고 지난 스타리그 8강에서 전상욱을 잡을때의 분위기를 풍기기 시작한다.
리버로 SCV를 한부대 이상 잡아내고, 경기 중반 리버로 벌쳐를 낚은뒤 탱크를 줄여주며 박지호는 경기를 자신의 것으로 7~80% 가져왔다.
사실 이날 전상욱이 자리를 잘잡은것도 있고 박지호에게 너무 유리했던 면도 있지만 박지호가 전투를 너무 못해주더라 -_-;;
사실 박지호의 MVP를 염원했기에 생긴 아쉬움 같기도 하다. (아이고~ 지호형 다음엔 꼭 MVP 먹자!!)
그리고 파포에서 사진으로 확인한거지만 박지호는 큰무대에서의 세레모니가 너무 소심한것 같다 ..
MVP용 세레모니 하나 만들어 놓자!!

그리고 티원팬들의 한으로 남은 3경기 팀플레이
예측 불허였지만 경험과 후기리그 포스트 시즌에서 쌓은 패기의 측면에서 히어로가 약간 우세인것 같다고 생각은 했다.
경기는 상대팀의 실수로 히어로에게 완전 기울어졌고, 팔구열과 -_- .. 정영철은 소중한 1승을 챙겨줬다.
(사실 이때 군대에 있는 친구놈에게 전화가 와서 경기에 집중할수 없었다 ..)
그래서 VOD서비스가 다시 될때 경기를 재확인 해봤다.
일단 나의 느낀점은!!

1.강구열은 준비해논건 정말 잘 보여주는 선수란걸 확인했다.
개인리그에서 한참 주가를 올리는 이스트로의 신희승 선수 타입이랄까?
윤종민의 유연한 전진배럭 대처에 벙커를 이용해 상대 입구를 압박 한 플레이 정말 좋았다고 본다.
그리고 히어로의 팀플레이 커맨더가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저그의 본진이 쓸릴때 테란으로 진격한 결정 무척 좋았다고 본다.

2.과연 티원의 실책이 송호영 선수만의 탓이었을까?
송호영 본진 앞에서 농성하는 강구열 선수의 골리앗들을 윤종민 선수의 저글링이 덥치는 전투에서 이 실수가 시작 됬다고 보는데 ..
상대의 핵심 골리앗 병력을 잡아먹기 위해 저글링이 이미 붙은 상황에서
배럭을 들고 그나마 있던 3기의 골리앗을 지원하는건 어찌보면 당연했을 판단이라고 본다.
문제가 있다면 오히려 강구열의 골리앗을 잡아먹을 타이밍을 판단한 선수쪽에 있다고 본다. (그게 누구였는지는 모르겠지만 ..)

그리고 4경기!! 솔직히 후기리그 결승때와 마찬가지로 김택용의 승리를 낙관하다 뒷통수 맞은 경기이다.
이 매치 누가됬던 드라군 푸쉬에 올인 하는 선수가 이길것 같았고 이런 플레이를 할 선수는 김성제 보다는 김택용 쪽 같다고 판단이 섰다.
그리고 분위기도 히어로 쪽이었기에 기세로 밀어붙일것 같았고, 김택용을 믿었는데 ..
하지만 오히려 김성제가 드라군 푸쉬에 올인 했고 김택용은 쭉 밀리더군요 ..
사실 이런 루키에게 포스트 시즌 야외무대에서의 2패는 참으로 뼈아픈 경험이라고 본다.
빨리 잊고 더 크게 성장하길 빈다.
그리고 김성제 선수는 프로리그에서의 이 멋진 모습 기왕 선택과 집중을 하는김에 개인리그에서도 보여줬으면 하는 청이 있다.
스타일리쉬한 미남 토스들 양쪽다 파이팅 하길 빈다.

이제 에이스 매치였던 5경기 !! 양쪽다 내가 좋아하는 선수이기에 엄청 기대했던 매치였던걸 치고는 다소 허무했던 경기였음 ..
물론 아카디아2가 상대 입구에 자리잡고 테란이 드러 누우면 저그는 디파일러가 없는 이상 입구 돌파가 사실상 불가능하긴 하지만,
최연성의 진출은 다소 무리한감이 있어 보였던건 사실이다.
3해쳐리를 핀 저그 .. 그것도 박성준의 저그를 상대로 원배럭으로 진출하는데 SCV 서치도 없이 나간다는것은 좀 ..
결기 결과는 어쨌든 날이 바짝선 투신의 창이 괴물의 빈틈을 놓치지 않고 박히며 투신의 승리로 끝났다.

6경기는 사실또 MBC의 승리를 낙관했다.
경기시작전 SK의 불안요소는 각종 커뮤니티에서 많이 회자되는 임요환의 부재이기 보다 성학승의 부자였다고 판단했다.
성학승은 포스트 시즌 팀플레이 카드로 평균 이상을 하는 저그였다고 생각이 들고, SK의 팀플레이에서
저그는 너무 잘하는 윤종민에 가려져 있었기 때문이지 성학승도 존재했기에 오버 트리플 크라운까지 해낼수 있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신인 저그가 출전할게 뻔한 SK .. 사실 SK의 신인 저그들의 팀플레이 실력도 후기리그에서 충분히 볼수 있었다.
3경기에 출전한 송호영을 제외하면 모두 좋았다는 말을 하기는 힘들다고 봤기에 더더욱 히어로의 승리를 낙관했다.
그리고 주훈 감독님과 서형석 코치님이라면 오히려 선수들의 개인 능력을 믿고
고인규, 최연성, 전상욱, 박태민 중 하나를 박용욱과 짝지어 출전 시킬줄 알았고 승리할수있는 카드라고 봤지만
SK는 이건준을 택했고, 6경기 역시 악마토스의 냉철한 상황판단과 입구돌파도 빛을 봤지만
이건준이라는 중고신인이 기대 이상으로 잘해줬기에 승리로 이끌었다고 본다.
히어로에게 아쉬운점은 어째 후기리그 결승에서도 그렇고 이재호 선수의 벌쳐 컨트롤이 영 아니었다는거?

그리고 7경기 에이스 결정전
티원에서는 박태민의 출전이 확실한 분위기에서 엠비씨의 7경기 카드는 누구라 확신할수 없었다.
그래도 나와줬으면 한 선수는 박지호 선수?
염보성이 더 안정적인 카드인것도 맞고, 어찌보면 당연한 카드이기도 했지만 ..
결승무대 7경기에서 프로토스가 저그를 잡고 승리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기도 했고,
완벽한 MVP를 획득을 위해서 박지호가 출격해줬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다.
경기는 시작하고 박태민은 컨디션이 별로였는지 계속해서 염보성의 SCV 서치를 허용한다.
그리고 염보성은 긴장하지 않았다면 당연히 테란이 움직여 줘야 하는데로 움직여줬고 첫번째 5시 방향 멀티를 제거한다.
하지만 그 병력을 저그는 모두 잡아먹었고 원래 계획했던 타이밍과 전략에 수정이 필요해진 박태민이 불리해진건 사실이지만
추후 양상에 따라 언제든 극복할수 있을 정도였다고 생각한다.
승부를 가른건 꾸준한 드랍쉽 견제와 빠른 11시 멀티 그리고 최연성 스러운 매크로 능력이라고 본다.
나는 데뷔때는 인식하지 못했고 염보성의 듀얼 우승 이후 확신한거지만
염보성의 경기를 읽는 능력과 생산, 병력 배치등의 운영은 최연성의 그것과 비슷하다고 본다.
박태민은 내가볼때 운영도 운영이지만 심리전과 전략의 달인이라고 생각한다.
박태민은 평범한 테크를 포기하는 대신 빠른 4해쳐리 3개스를 화보하며 히럴 체제를 확립하려 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빠른 드랍으로 1개 혹은 2개의 개스멀티와 하이브 체제를 완성할 시간을 구축하고,
앞마당의 소량의 가스가 떨어질때쯤 본진포함 3개스 히럴 디파일러를 조합해내며 염보성과의 강한 힘싸움을 하려 했던것 같다.
하지만 염보성은 초반에 해쳐리를 제거한 이후 조급하게 저그의 활성화된 5시 멀티를 밀려하지 않고
첫 진출 타이밍으로는 저그 병력을 줄여주며 멀티를 가져갈 타임을 확보하고 11시 멀티를 재빠르게 가져간뒤
약간 늦는 타이밍의 진출이었지만  빠르게 확보한 11시 멀티를 바탕으로 끊임없이 생산해내며
힘싸움에서 최연성이 저그들을 압살할때처럼 징그러운 물량으로 박태민을 짓눌렀다고 본다.

2006 그랜드 파이널은 히어로가 가져갔다.
3년전 한빛 팬들이 누렸던 그 한여름밤의 꿈을 히어로 팬은 1년짜리 스토리가 있는 ..
아니 만년 조연팀 POS 시절 부터 응원했던  팬들에게는 몇년치 스토리가 담겨있는 스포츠 만화에서나 볼법한
멋진 드라마를 현실화 시킨 하태기 감독님과 코치님들 그리고 히어로 선수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이스포츠의 해적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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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대
07/01/21 23:39
수정 아이콘
만년 조연팀 POS 에서 눈물이 흑흑 ㅠㅠ
히어로 짱 좋아 ㅠㅠ
07/01/21 23:53
수정 아이콘
어제 SK응원하던 제 정말 친한 동생(여)이 술이 떡이되도록 마셨습니다.. 물론 전 덩실덩실 거렸지만.. 조금 미안하더군요.. 응원하던 팀이 둘다 MBC였다면 ㅜ_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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