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우리에게 군대란 또 우리가 충성한 그 시간들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제가 이렇게 스스로에게 되네어 보는 건 오늘 아침에 겪었던 일 때문 입니다.

저는 혼자 살기 때문에 등기물이나 소포를 받을 수 없습니다. 소포 같은 경우야 경비원에게 맡아 달라고 부탁 드리면 되지만 등기물 같은 경우에는 본인이 확인 해야 하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도 없습니다.

결국 토요일 아침 마다 우체국에 신분증을 들고 가서 직접 등기물을 찾으로 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왕복 1 시간은 소요 하고 나서야 받게된 등기물은 그저 전쟁이 나면 어디 어디로 모이라는 쓰잘 데기 없는 통지서일 뿐입니다.
만약 예비군 훈련장 이라면 등기물로 보내는게 이해가 갑니다.

그러나 이런 통지서 따위를 꼭 등기로 보내야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영하 5 도의 찬바람 길을 우체국 까지 걸어 가서 연말이라 바쁜 우체국 직원들에게 물어 물어 병무청에 보낸 등기물을 찾아야 했던것을 말하고 싶은게 아닙니다. 담당 직원이 없어 한참을 기다리고 또 여러명에게 물어 물어 우체국을 헤메야 했던 것을 비난 하고자 하는게 아닙니다.

그냥 그 등기물을 관리소에 맡겨 달라고 집배원 분께 여러번 전화를 해야 했던 그 상황을 슬퍼 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남들이 달콤하게 아침잠을 자고 있을 무렵 나는 오후에 약속 때문에 아침의 찬 바람을 맞으며 우체국으로 달려 갔을 뿐입니다.

저 뿐만 아니라 지금 이 시간에도 우체국으로 가야 하는 우리들의 모습이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별것 아닌 이 통지서 때문에 많은 시간을 할애 해야 하는 우리들의 자화상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정작 제가 이렇게 슬퍼 하는 것은 우리는 소모품이라는 사실 입니다.
이런 통지서는 그저 우편물로 보내거나 전화로 확인 하면 되는게 아닐까요! 꼭 이렇게 번거러운 등기로 보내야만 하는 것입니까

2년 2 개월 이라는 그 기나긴 충성의 세월을 보내고 자랑 스러워 하던게 엊그제 같은데 점점 의문점만이 듭니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충성을 해야 했던 것일까! 조국과 사회를 위해서?

죄짓고 감옥에 다녀온 사람들 처럼 사는 곳을 잠깐 옮길 때도 번거로운 예비군 훈련을 받기 위해 또 지방 까지 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 미리 주소지를 꼭 옮겨야 할때!

주소지를 옮기고 병무청에 전화해서 담당 여직원과 한참을 실랑이 하고 그 이유를 설명해야 할때!

군대에 다녀 왔다는 그 이유 하나 만으로 우리는 죄인이 되어야 합니까!
조국에 충성한 것이 죄를 지은 사람 마냥 살아야 하는 것인지 의문이 듭니다.

우리가 하고 있는 것이 죄짓고 경찰에 감시 받는 사람들과 다를 바가 도대체 무어란 말입니까 우리는 귀중한 시간을 충성을 했건만 돌아 오는 것이라고는 고작 이런 범죄자 들과 별다를 바 없는 대우인가요

이 시간에도 군대를 갔다 오지 않은 사람들은 우리가 찬바람을 맞으며 우체국으로 달려갈때에도 달콤한 아침잠을 즐기고 있겠죠 우리가 예비군 훈련을 받으며 또다시 충성을 받치고 있을 때, 누군가는 여자 친구와 스키장에서 스키를 타며 여유 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겠죠


우리는 그저 군대에 다녀 왔다는 그 자랑 스런 이유가 범죄자 처럼 대우 받아야 하는 현실에서 말이죠

우리를 개라고 부르는 사회의 냉대는 이해 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이 손해 보게 될 것이라고 생각 되는 것을 싫어 하니까요
고작 그런 냉대와 이기 주의 때문에 그런 충성의 시간이 모욕 되는 것은 저 자신도 거절 합니다.
정치인들이 말하는 것 때문에 상처 받지도 않습니다. 그들은 군대 라는 건 다른 사람들이나 갔다 오는 것이라고 생각 하는 사람들 이니까요 그들이 무슨 말을 하건 저는 슬퍼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병무청과 국방부에서 조차 우리는 아무 것도 아닌 소모품 이라는 사실에 분노할 뿐입니다.
우리는 그저 그들이 관리 하는 번호가 부여된 숫자에 불과할 뿐입니까 마치 범죄자를 관리 하듯 관리 해야 하는 대상에 불과한 겁니까
조국과 사회에 봉사한 그 충성과 고난의 시간들은 그저 이런 방식으로 우리에게 되돌아 올 뿐인까요

그럼 결국 우리들은 우리들 끼리의 자랑 스런 시간을 보낸 것 뿐입니까 아무도 알아 주지 않고 아무도 생각 해 주지 않는 우리는 말입니까?

시간이 갈 수록 더더욱 의문과 불신만이 깊어 집니다. 아침부터 약간 흥분한 탓인지 기분이 약간 격해 졌습니다.
그러난 이런 의문들을 국가에서 해결해 주지 않는 다면 결국 군 복무 기간을 줄이더라고 국민들의 불신은 해결 되지 않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