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6/11/17 03:53:47
Name 겨울나기
Subject 아직도 가을하늘을 잊지않는 그냥 팬의 일기<전편>
1. 처음으로 하늘을 보다.
2002년 가을 올림픽공원. 공부는 물론이고, 인생 거의 포기한 고 3수험생 A의 이야기.

임요환하고. 다른 한쪽은 누구더라... 박정...석이라고 했던가.
...상관없지만, 누구 한명 찍고 응원해볼까나.
  해온게 있는데 임요환이 지겠어? 저런 생 초짜한테.
  그래도, 나름대로 플토유저라고 까불었으니 프로토스 쪽이나 응원해야지 뭐.

1경기 박정석 승리.
한 경기쯤이야... 운이야 운.
2경기 박정석 승리.
그래! 오케이! 좋아! 이제 한 경기만.
3경기 임요환 승리.
아! 말도안돼! 안돼... 그럼 그렇지. 역시 안되는건 뭘 하든지간에...
그리고 4경기.
셔틀에 탄 질럿과  함께 달려드는 드래군을 보면서 주먹을 휘두르고, 발을 굴렀습니다.
한 번의 스톰을 뿌리고 산화하는 템플러를 보면서 같이 비명을 지르고, 가슴을 쳤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GG가 나오는 순간 환호하며 울고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가정을 핑계로, 성적을 핑계로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 했던 내가 너무도 싫어서.
그게 후회되서. 시간을 다시 돌리고 싶어서. 그게 허락되지 않는다면, 지금 이 순간에 다시 일어서고 싶어서. 그래서... 그냥 그래서.

그 날 이후 수험생은 경기도 내 대학교 신문방송학과 03학번에 이름을 올렸다.
가을에 쏟은 눈물과, 박정석이라는 이름을 깊이 묻어두고.
하지만, 그날의 하늘은 절대 잊지 않고서.


2.면도기를 새로 사면서. 다시 하늘을 보다.
2004년 봄과 여름의 경계. 메가스테이션 PC방.

게임을 하러 온 건지 스타리그를 보러 온 건지 모르겠네 이제는.
어쨌든 A조는 최연성이1위인가? 그리고... 박정석도 올라가네.
2003년 여름. 잠시 스쳐지나간 화면에서 다시 봤다.
4강에서 찰나의 시간 차이로 패배한 경기라서 마음이 좋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좋았다.
어쨌든 그 이후 확실히 박정석 팬이 된 건 확실하니까.

박정석 8강 통과.
이사를 했다.
박성준 최연성 꺾고 4강 진출.
이틀 뒤 케이블TV를 달았다.
박정석 대 나도현.
마인대바악!!!!!
결승 간다! 또다시 우승!
결승전.
1경기. 박정석 승리.
이게바로박정석의실력이라는거지위험한순간에다크몇기로상대를저지시키고그동안모은병력으로한번에GG를받아내는거말이야프저전은이런게재미있거든이렇게만하면세번째2회우승은확실하겠구나.... 헥헥헥 숨차다.
2, 3, 4경기 박성준 승리. 박성준 우승. 박정석 준우승.
동생은 박성준 팬이 된 것 같고. 난 괜히 애꿎은 밸런스 탓만 했다.
며칠 뒤 저녁. 처음으로 면도란 걸 했다.
결승전 결과와 비슷하게... 뭔가 심하게 허전했다.
그래도 하늘은 여전히 그날과 같이 별이 빛났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06/11/17 09:10
수정 아이콘
영웅의 가을은 언제쯤 다시 오려나요...
이번 엠에셀에 화려하게 복귀할 영웅을 기다려봅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7190 선수들의 기본권은 지켜져야 합니다. [212] 모짜르트5722 06/11/17 5722 0
27189 플토팬으로서, 내일 결승전을 바라보는 복잡한 심경 [10] 히로하루4588 06/11/17 4588 0
27187 스타크 열전. 저그편. -10년이 지나 다시 읽은 매뉴얼- [6] 삭제됨3629 06/11/17 3629 0
27184 프라이드의 효도르, MSL의 마재윤... [5] 저 장농 잘 고4358 06/11/17 4358 0
27183 함께 쓰는 E-Sports사(8) - EX 세가. [3] The Siria4617 06/11/17 4617 0
27180 30대 임빠가 게임을 보며.... [11] Withinae4217 06/11/17 4217 0
27179 카운터스트라이크 피씨방 아르바이트의 추억 [12] Lunatic Love5626 06/11/17 5626 0
27178 [픽션]raDIO StaR ⑦ [2] [NC]...TesTER4027 06/11/17 4027 0
27177 돌아와라 변길섭 [13] 그를믿습니다4308 06/11/17 4308 0
27176 두번째 수능... [15] 그녀를 기억하3652 06/11/17 3652 0
27175 [축구] 이번주 금~월요일까지의 경기 [4] 초스피드리버4225 06/11/17 4225 0
27174 오영종 승리의 공식. [29] 파이어볼4322 06/11/17 4322 0
27173 이것도 나라망신이가요..ㅠㅠ;; [19] 노게잇더블넥4869 06/11/17 4869 0
27172 짜증나는 온게임넷, MBC 게임. [51] Hilbert5156 06/11/17 5156 0
27170 아직도 가을하늘을 잊지않는 그냥 팬의 일기<전편> [1] 겨울나기3819 06/11/17 3819 0
27169 APM 미스테리 [30] 볼텍스6012 06/11/17 6012 0
27168 시대별 무적 포스-프로게이머 전성기 시절 성적 비교 [24] Altair~★5449 06/11/17 5449 0
27167 기쁜소식 알려드립니다!!! [15] CaPsONe5088 06/11/17 5088 0
27165 우리는 정말 e-스포츠를 사랑하는가? [4] 오유석3950 06/11/17 3950 0
27164 T1의 골수팬이 악마의 패배를 바라다... [52] 메카닉저그 혼4783 06/11/17 4783 0
27163 수능..? 수능..! [23] 히중5020 06/11/17 5020 0
27162 [연재] E-sports, 망하는가? #2. 현재의 E-sports의 상황 [8] Daydreamer4891 06/11/16 4891 0
27161 [연재] E-sports, 망하는가? #1. 인사말을 겸한 소개 [5] Daydreamer4414 06/11/16 4414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