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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3/12/20 09:15:31
Name 이카루스테란
Subject GG에 대한 단상-GG가 있어 스타크래프트는 더욱 재미있다.
안녕하세요^^ 이카루스테란입니다~*

날씨가 많이 추워졌습니다. 특히, 제 방은 집에서도 가장 추운지라 스타하기에서 애로사항이 많군요. 오래하면 손이 잘 움직이지 않습니다-_-

스타크래프트 경기의 끝에는 언제나 GG가 있습니다. 물론 스타를 즐기시는 많은 분들은 하루에도 몇번씩 이 GG를 보게 됩니다. 물론 그렇지 않은 경기도 가끔있지만요^^ 저는 GG가 경기에서 졌다는 선언 이 외에도 많은 것을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한번 끄적여 봅니다.

스타크래프트는 게임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또한 몇 점 이상 올리면 게임이 끝나는 것도 아닙니다. 그렇다고 횟수가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닙니다. 이는 다른 스포츠에서는 찾기 힘든 형태입니다. 시간이 정해져 있는 스포츠는 축구가 대표적입니다. 점수가 정해져 있는 스포츠로는 배구, 테니스 등을 들 수 있겠죠. 횟수가 정해져 있는 스포츠에서 야구가 있습니다.

이렇게 상대가 항복선언을 해야 끝나는 스포츠는? 격투기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물론 유도나 레슬링도 완벽한 형태의 항복형이라고는 볼 수 없습니다. 상대의 기술이 들어가느냐 아니냐에 따라 결정이 나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점수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스타크래프트와 가장 비슷한 스포츠를 찾아보자면 복싱이나 프로레슬링이 되겠군요. 서로 치고 받고 싸우면서 상대가 쓰러지면 끝나는 스포츠. 물론 복싱도 점수제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 또한 정확히는 항복으로 끝나는 경우보다는 승자의 끝내기가 주를 이룹니다. 어차피 세부적인 내용까지 같을 수는 없겠지만요.

정말 같은 경기는 장기나 바둑 같은 경기입니다. 판 위에서 하는 경기. 상대가 항복선언을 하면 끝나는 경기. 하지만 스타크래프트에서는 장기나 바둑에는 없는 스펙타클이 존재합니다. 형태는 같지만 재미면에서는 좀 다르다고 할 수 있겠죠. 컴퓨터 게임과 판위에서 하는 게임, 실시간 게임과 턴제 게임의 차이라고 보셔도 무방합니다.

시간, 점수, 횟수가 정해져 있지 않는 경기는 언제나 끝나기 직전의 긴장감, 짜릿함이 있습니다. 프로레슬링을 많이 보시는 분이라면 동감하실겁니다.(저는 거의 보지 않습니다-_-) 가끔 축구를 보다보면 거의 승부가 확정된 이 후의 몇 십분이 지루할 때가 있습니다. 배구를 보다보면 점수차가 너무 많이나서 김이 빠질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스타에는 정해진 끝이 없습니다. 선수들이 만들어 내는 끝이 있을 뿐이죠.  

경기가 기운 상황. 해설자들은 돌 던질 자리를 찾고 있다고 말하고 심지어는 이번 공격에 GG 나올 거라고 이야기 합니다. 다른 스포츠였다면 그냥 맹맹한 마무리가 있었겠지만 스타크래프트는 그렇지 않습니다. 바로 GG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게임을 많이 보신 분들은 거의 GG 타이밍까지 맞추십니다. 동시에 GG라고 외치시는 분도 계시죠.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삑~하며 나오는 GG 소리, 해설자들의 GG소리가 울려퍼지는 순간. 한 쪽은 더 크게 열광하고 한 쪽은 더욱 큰 좌절감을 맛봅니다. 이미 경기는 기울었다고 여기던 팬들도 GG가 나오는 순간의 안타까움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습니다. 숨죽이고 지켜보던 사람들, 정말 찰라의 순간에 다양한 감정이 터져 나옵니다.

GG는 바둑에서의 조용한 항복선언과 같지만 그 느낌만으로는 GG는 버저비터입니다. GG는 골든골입니다. GG는 끝내기 홈런입니다. 그리고 Good Game이라는 의미. GG는 프로게이머들의 멋진 승부를 정말 굿게임으로 만들어주는 마지막 장치입니다. GG가 있어 스타크래프트는 더욱 재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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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미군★
03/12/20 09:39
수정 아이콘
바둑도 프로경기같은거는 시계 세워놓고 시간 정하지 않나요?(바둑왕에서 본내용 -_-)
gg를 누가 만들었는지 참 잘만들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어감도 나쁘지 않고
이카루스테란
03/12/20 09:42
수정 아이콘
아..그런가요? 솔직히 제가 바둑에는 문외한이라..ㅜ.ㅜ 근데 시간 전에 끝나기도 하지 않나요?
Lunnette
03/12/20 10:38
수정 아이콘
저도 바둑왕에서 본 내용인데.. 시계 세워 놓고 한 수 둘 때마다 시계 버튼 톡, 톡, 누르더라구요. 타이틀전에서는 시간이 오래 지나면 봉수도 하고.. 바둑왕은 정말 재미있는 만화입니다♡ 완결도 났으니까 시간나시면 꼭 보세요.
저도 경기를 보면서 입속에서 가장 많이 중얼거리는 멘트가 GG가 아닌가 싶습니다. "우아- 저 공격- 안돼안돼, GG야." <- 이런 식으로요. 시미군님 말씀처럼 GG, 누가 만들었는지 참 잘 만들었어요.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에 남는 GG라면 마이큐브 8강 박정석 선수와 홍진호 선수와의 경기에서의 GG.. 끊어져가는 화면 가운데 들려오던 또독- 하는 소리. 그건.. 뭐랄까. 정말 뭐라 말로 표현이 불가능한 감정이었습니다.
03/12/20 10:59
수정 아이콘
바둑은 각 기사마다 3시간. 초읽기 5회. (이건 1분이던가...)
보통 옆에서 보조 하시는분이 시계담당입니다. ^^; (아마 여류기사들께서 많이 하시죠..) 뭐 바둑왕에서 보신것과 같이 시계와 초읽기를 하시면서 기보도 그리는걸로 알고있습니다.

보통 각기사마다 3시간씩에 중요한기전에서는 다들 초읽기까지 가시니까.. 1국의 시간이 6~7시간을 훌쩍넘어가는건 자주볼수있습니다..
(LG화재배때는 12시에 시작해서 정규방송시작때문에 지상파는 끊겨버리고.. 6시까지 KBS 코리아에서 봤다는...)

어쨌던 GG는. 스타의 그 역동적인 움직임을 잘 마무리짓는 단어..겠지요.
(바둑은 정적으로 보이나 동적이고.. 스타는 의미없이 움직이는것처럼 보여도 깊은생각을 하고 움직이니.... 확실한 공통점은.. 한판하고 나면 맥이 좌악빠진다는걸까나요...~)
03/12/20 15:06
수정 아이콘
저는 스타크래프트를 경기하는 선수들이 좀 불쌍하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는데요, 항상 스스로의 패배를 인정해야 하지 않습니까.; 다른 경기는 그냥 시간이 흘러가기를 기다리면 되는데, 스타크래프트는 항상 자신이 항복을 해야 끝나니.. ^^;;
03/12/20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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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over님/ 시간이 흘러가길 기다리다보면.. 저번 토요일에 경기가 매번 나올지도 모릅니다... (어찌보면 상당히 끔찍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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