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5/11/15 21:48:38
Name ForChojja
Subject 대구 지하철 참사 이야기라고합니다.. 삼가고인의명복을빕니다.


엄마에게 갑자기
"엄마 나 없이도 살수있어 ?"

라고 묻더래요 그런데, 엄마는

"난 우리딸없어도 잘사는데.. ^-^"
이렇게 말을 해주었데요 ,,
장난으로 넘겼던거죠,,
그런데 작은소녀의 마지막 말이
" 엄마 난 엄마없이 못살아 ,
그래서 먼저가나봐,, 사랑해, "
라고 말하더래요,,
이상하다고 느낀 엄마는 ,, 갑자기
눈물이 나더래요.. 전화 안에서,,
" 여기 불이 났는데 .,, 문이 안열려
그래서 난 같혀있는데,, 엄마밖에
생각이 안나고 ,,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라,,ㅇ,,,ㅎ ,, ㅐ,,"
마지막까지 사랑하단말을 남기고...
전화기를 떨어 뜨렸데요..
그리고 나서 대구 지하철 방화 사건이
일어나신걸 안 엄마는 ,,
하늘을 처다보고,, 말하더래요..
" 엄마도 우리딸 없이는 못사는데 ,,,,,,
어떻하지 ?? 사랑한다 , 우리딸,, "


==========================================================


.. 오늘은 한달 중 제일 기다려지는 용돈 받는 날.
그러나 오늘이 더욱더 기다려진 까닭은
수학여행 준비로 용돈을 좀더
넉넉히 주시지 않을까 하는 기대 때문이었다.
하지만 나의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내 손에 쥐어진 돈은 평소와 다를 바 없는 3만원.
참고서 사랴, 학용품 사랴.
정말 3만원 가지고 무얼 하라는 건지.
그리고 또 모레가 수학여행인데.
나는 용돈을 적게 주는 엄마에게
화풀이를 하고 집을 나섰다.
수학여행인데...
평소에 쓰던 가방 가져가기도 민망하고...
신발도 새로 사고 싶었는데...
내 기대는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기대했던 내가 바보였다.
생각할수록 화가 났다.
교실에 도착했다.
내 속을 긁기라도 하듯
내 짝꿍이 용돈 넉넉히 받았다며
친구들에게 자랑을 하고 있었다.
"나 오늘 수학여행때
가져갈거 사러 가는데 같이안갈래?"
한창 신나게 아이쇼핑을 즐기고 있을 때
마침 엄마에게서 전화가 왔다.
나는 괜히 화가 나서 전화를 받지 않았다.
한 30분 후 다시 벨이 울렸다.
엄마였다...
나는 핸드폰을 꺼버리고 밧데리까지 빼버렸다.
그리고 신나게 돌아다녔다.
집으로 돌아오는데
아침에 있었던 일이 떠올랐다.
괜히 화를 낸 것 같다.
생각해 보면 신발도 그렇게 낡은 것은 아니었고
가방은 옆집 언니에게서 빌릴 수도 있었던 것이었다.
집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엄마에게
미안하다는 말부터 해야지…’
집에 도착했다.
벨을 누르니 아무도 나오지 않았다.
아참! 엄마가 오늘 일나가는 날이었지.
집으로 들어가자마자 습관대로 텔레비전을 켰다.
드라마가 나와야 할 시간에 뉴스가 나왔다.
뉴스 속보였다.
이게 웬일인가.
내가 자주 타는 대구 지하철에 불이 난 것이다.
어떤 남자가 지하철에 불을 냈다.
순식간에 불이 붙어
많은 사람들이 불타 죽었다는
내용의 기사가 나오고 있었다.
****************************************
집에 도착했을 때부터
꽤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엄마는 아직 집에 도착하지 않았고
텔레비전에서는 지하철 참사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해서 이어졌다.
갑자기 불안한 마음이 엄습해 왔다.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 다.
통화 연결음만 이어지고 있었다.
몇 번을 다시 걸어봐도 마찬가지였다.
불안한 마음으로 수화기를 내리고,
꺼버렸던 핸드폰을 다시 켰다.
문자 다섯 통이 와있었다.
엄마가 보낸 문자도 두통이나 있었다.
엄마가 보낸 첫 번째 문자를 열었다.
“용돈 넉넉히 못 줘서 미안해.
쇼핑센터 들렀다가 집으로 가는 중이야.
신발하고 가방 샀어.”
나는 첫 번째 문자를 들여다보며 눈물을 흘렸다.
다시 정신을 차리고
두려운 마음으로 두 번째 문자를 열었다.
"미안하다. 가방이랑 신발 못 전하겠어.
돈까스도 해주려고 했는데...
미안...
내 딸아...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05/11/15 21:52
수정 아이콘
....슬프네요 정말
05/11/15 21:52
수정 아이콘
ㅠㅠ 아 미치겟네요
ForChojja
05/11/15 21:54
수정 아이콘
읽자마자 눈물이 저절로 떨어지네요..
05/11/15 21:59
수정 아이콘
그 어떤 변론을 하더라도 용의자는 반드시 단죄되어야 합니다. 자신의 사회적 편견에 의한 울분은 쌓일 수 있다 치지만 그것을 무고한 사람들에게 해를 아니 모조리 죽이면서까지 하는 것은 아니죠.

절대 아닙니다.
05/11/15 22:00
수정 아이콘
다시 한번 그분들의 넋을 향해...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05/11/15 22:02
수정 아이콘
2003년 2월 18일. 용의자는 이미 죽었다는 그 사실...
그러나 그것으로 잊혀져야 할 사건이었다고 한다면.
그 사건이 지하철계에 많은 충격을 안겨줬던 것은 사실입니다.
저 역시 2002년 대구서 학교를 다니면서 계속 다닐 것인가 군대문제를
해결할 것인가를 서울에서 생각하던 와중에 대구에서 그런 큰 사고가
났었기에 상당히 당황을 했던 기억이 나네요. 물론 지금의 중앙로역은
완전히 그 상처를 씻어버렸다는 느낌입니다. 2호선도 개통했으니
중앙로역이 이제 최신식 시설을 갖춘 지하철역이 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늦게나마 깨달았다는데 의의를 삼아야 할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슬픈 일입니다. 잊어버리려 했는데...가슴이 철렁 내려앉아
쉽게 잊혀지지 않는군요.
공중산책
05/11/15 22:02
수정 아이콘
저도 이거 보자마자 눈물이;
사신김치
05/11/15 22:10
수정 아이콘
용의자 그 .....(차마 좋은 말 안나오겠군요)
누구 말마따마 정말 악마 입니다.

...............하아.....진짜.....
sur le stage
05/11/15 22:16
수정 아이콘
아직도 중앙로역 한곳에는 꽃을 한아름들고 가만히 서계시는 분이 있습니다. 누가 말하지 않아도 그분의 사연을 짐작하며 많은 분들의 희생을 잊지 않고 기립니다.
그때의 기억들로 인해서인지 대구의 지하철역은 유난히 깨끗히 청소하고
직원분들도 항상 분주히 움직입니다.
(며칠전 공연관람을 위해 서울 지하철을 이용해보니 그 차이가 현저하더군요.
물론 이용객수가 몇배가 차이나기는 하지만, 청소상태 뿐 아니라 안전요원 숫자며, 구급장비등등이 너무 부족하던데요...)
그래서 오히려 대구의 지하철은 안전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날의 정신적 트라우마는 대구 시민만이 가져서는 안됩니다.
모두가 기억하고 되새겨서 다시는 그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하니까요.
05/11/15 22:19
수정 아이콘
태어나 처음으로 매체를 접하면서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다시금 나네요.
그 어떤 드라마, 영화, 사건사고보다 정말 슬펐던..

앉아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륵 흘렀던 그때도 벌써 2년이 지나..

후우..
큐빅제우스
05/11/15 23:31
수정 아이콘
이 악마야..
유신영
05/11/16 07:26
수정 아이콘
대구시민이랍니다. 2호선이 개통된 중앙로역은 다시금 시끌벅적하고 활기가 가득차있습니다. 그렇지만 누구도 잊지못할 거랍니다. 그 날 일은..
봄눈겨울비
05/11/16 09:03
수정 아이콘
아;; 안구에 습기가..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8467 사람을 잊는다는것, 그리고 새롭게시작한다는것.? [13] 요로리3548 05/11/16 3548 0
18466 슬슬 날씨가 추워져서 왜 그런가 싶더니...... [20] 산적3514 05/11/16 3514 0
18465 [잡담]개척시대.. 전투향방은.. [43] 제갈량군3570 05/11/16 3570 0
18463 내셔널리그 MVP 알버트 푸홀스! [17] Avin3890 05/11/16 3890 0
18462 POS에게 봄날이...? 스폰 관련 기사. [58] 마법사scv6978 05/11/16 6978 0
18461 이병민, 소리없이 시작된 그 남자의 야망 [44] Judas Pain8035 05/11/16 8035 0
18460 저는 esFORCE를 지지합니다. [15] 세이시로3664 05/11/16 3664 0
18459 방금 SOS24시.. [17] Juliet3607 05/11/16 3607 0
18457 [펌]공방 솔거노비, 초보는 힘들어 ~ [20] 토돌냥3766 05/11/15 3766 0
18456 esForce와 Pgr21..또다른 언론매체로서의 가능성? [15] kamille_3668 05/11/15 3668 0
18454 차가운 이성과 뜨거운 감성.. [15] My name is J3930 05/11/15 3930 0
18451 스타크래프트하면 스트레스 쌓인다? [62] 청동까마귀5468 05/11/15 5468 0
18449 대구 지하철 참사 이야기라고합니다.. 삼가고인의명복을빕니다. [13] ForChojja3915 05/11/15 3915 0
18448 아버지의 눈물 [8] 은하수3458 05/11/15 3458 0
18447 협회 - esFORCE 그리고 피지알 [48] homy4959 05/11/15 4959 0
18444 [잡담]파이터포럼, KeSPA에 폭탄드랍하다--약간의 기우. [133] Daviforever7303 05/11/15 7303 0
18443 esFORCE...Kespa 에 칼을 빼들다?? [28] 삭제됨4952 05/11/15 4952 0
18437 황박사님의 배아줄기 세포 연구를 비판한다. [42] 파란별빛4635 05/11/15 4635 0
18436 슬럼프에 빠진 당신에게... [8] lovehis5184 05/11/15 5184 0
18435 촌지 [39] 투덜이3875 05/11/15 3875 0
18433 So1 리그 시작 전에는 박성준 선수의 부진을 바랬습니다. [27] Radixsort5437 05/11/15 5437 0
18430 뜬금없는 책 읽기 릴레이 제안.. [27] kim3468 05/11/15 3468 0
18428 느낌의 단편들(노신의 글) [8] 雜龍登天3855 05/11/15 3855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