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고 험한 산은 대개 그 나름의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런 산을 오를 때는 애석하게도 그 아름다움을 제대로 보고 느끼고 하기가 어렵다.
산의 높고 험함에 발등만 내려보며 혹은 튀어나온 바위나 나무를 붙잡는 손등만 보며 걷고 기게 되기 때문이다 (적어도 '일반인'들은 그럴 수 밖에 없다) 발 주위만 볼 뿐 멀리 있는 것은 볼 수 없다. 물론 산의 전체적인 모습을 조망할 수도 없다 (창공을 날며 산을 조망 할 수 있다는 것은 날개달린 새들의 특권일까?)

다리를 후들거리며 발바닥에 붙은 두려움을 본다 정상에 올라서야 주저앉아 비로소 산을 볼 수 있게 된다 (그런 경우 산을 오르는 것은 곧 정상으로 가는 것이다) 그러나 그 산의 깊이는 알수 없다. 진정 산을 깊이 들어갈수록 산은 낮아지고 산은 인간을 껴안고 인간은 주위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떨어져 죽거나 다칠 일도 없다. 산 속에 들어가 산의 일부가 되기를 시도할 수도 있으리라.

높은 것은 위험하거니와 높은 것 지향도 위험하다. 깊은 산이 그 아름다움으로 사람들을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