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2/11/18 08:45:49
Name 황무지
Subject '무협' 좋아하십니까?
* 어느 사이트에서 한국무협/판타지가 부박하다라는 글이 있기에 그에 대한 반론격으로 쓴 글인데... 역시나 귀차니즘의 화신인 저는 약간의 수정을 더하여 그냥 옮겨옵니다.... 흐...


이미 '무협'은 중국의 무협이라기 보다는
한국 특유의 것이 되었습니다.
아시아 국가들 중, '武俠'소설이 가장 활발하게 창작되고 소화되고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입니다. 그리고, 용대운 작가 이전의 '구무협' 이전과 용대운 혹은 좌백 이후의 '신무협'을 비교해 본다면

주인공이 왜 굳이 강자여야만 하는가? 주인공이 왜 굳이 남자여야만 하는가?
기존에 당연시 되었던 클리쉐들을 깨려는 움직임
그것이 신무협의 특징 중 하나라는 것을 무협을 많이 본 독자는 알고 있을 겁니다.
게다가, 소위 '순문학'에 떨어지지 않는 '문학성'을 갖춘 작품들, 그리고 '무협'이라는 장르의 약속, 룰을 이해하지 않은 상태에서 읽어도 재미있는 작품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추리소설같은 다른 장르소설과도 융합을 하는 모습도 있습니다.

아래 작가들... 아시죠? 모르신다면 아직 무협에 대해서는 잘 모르시는 겁니다.

진산 (이분은 '여성'입니다. 주인공도 여성이 많죠) - 사천당문 연작, 홍엽만리(과거 우리나라의 동학운동을 모티프로 한 작품), 색마열전, 정과 검(어떤 '로맨스소설'보다 더 여성독자의 심금을 울릴 만한 로맨스), 대사형,
- 진산은 '로맨스소설' 작가이기도 합니다. 현재 두권인가 나온 것으로 아는데.. 자세히는 모릅니다. 그리고 '마님 되는 법'이라는 에세이 성격의 책이 있는데... '마초들'의 공분을 자아낼 만한 책입니다 후후후... 연애중이거나 결혼을 앞둔 여성들의 필독서로 추천합니다... 이 비급을 통달하면 삼돌이를 거느리는 마님으로 편한 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한상운 - 양각양, 무림맹연쇄살인사건, 독비객,
- 웃다가 죽어도 책임 못집니다... 한국 무협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그 누구보다도 개성적인 작가.

풍종호 - 호접몽, 일대마도, 광혼록, 경혼기,
- 문장 자체는 별로 화려하지도, 부드럽지도 않고 오히려 건조한 느낌인데도 이상하게 읽고 또 읽고 또 읽을 때마다 글이 새로운 맛이 있는... 과작이지만 한번 맛 들이면 목 빼고 신작을 기다리게 되는 작가

좌백(진산의 남편...) - 대도오, 생사박, 야광충, 금강불괴, 독행표, 금전표, 혈기린외전(현재2부까지 출간, 3부 연재 중),
- '혈기린외전'을 읽어 보지 않은 사람은 무협을 이야기하지 마라... 라는 광오한 팬들이 있을 정도로 (사실 작가도 상당히 광오하다는 평판을 듣는 사람) 한국 무협소설사? 에서 기념비적인 인물 중 하나입니다. 끊임없이 탐색하고 새로움을 추구하는...좌백. 지금도 혈기린외전 3부에 목 매고 사는 사람들이 많답니다.

임준욱 - 진가소전, 농풍답정록, 건곤불이기
- 무협도 결국 사람 사는 세상이다... 임준욱의 글에는 절대악인이 없습니다. 그리고 부부의 정 사제지간의 정... 사람 사는 이야기로서의 '무협'이 바로 임준욱의 무협입니다. 무협소설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곤 합니다.


중고등학교 때부터 금강, 사마달, 야설록,용대운,.... 지금의 좌백, 진산, 임준욱,..까지 나름대로 오래 무협을 보고 지내 왔는데
'한국적'인 무협을 찾을 필요가 있으랴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차피 지금의 무협 자체는 '한국무협'이라 해야 합니다. 김용과 고룡 와룡생은 이미 과거의 인물이며 국산 무협을 보다가 황역같이 현재 활동중(?)인 중화권 작가의 작품을 보면... 낯설기 그지없습니다. 음... 일본의 '미야모토 무사시'를 무협이라 할 수 없는 이유와 비슷하달까요...
그러나, '한국적'인 것이 무엇인가. 그리고, '한국적인 무협'이란 무엇일까 하는 그런 탐색들이 없는 것도 아님을, 아니 '한국무협'에 대한 탐색을 작품으로 해 온 사람들이 많음을 알아주었으면 합니다.

저만의 무협 베스트는...
(순위, 순서 없음) 장상수의 '삼우인기담', 김호의 '노자무어', 한상운의 '독비객', 임준욱의 '농풍답정록', 좌백의 '혈기린외전','생사박', 진산의 '대사형','홍엽만리', 용대운의 '독보건곤', 풍종호의 '광혼록', 설봉의 '독왕유고', '암천명조', 장경의 '철검무정','암왕'

너무 많군...

'비뢰도'나 '황제의 검'이나 '묵향' 등등을...
어떤 종류의 '무협팬'들은
"무협으로 간주하지 않는다" 라고도 합니다.
저도 그런 사람들 중의 하나입니다.
혹시 '비뢰도'나 '묵향'등등을 예로 들거나 '무협소설'이 아닌 '열혈강호'를 예로 들어 무협을 비판하신다면 그것은 김성모 등의 '공장만화'를 예로 들면서 '한국만화 천박하다'라고 비판하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런지요...
중국무협에도 김용이 있으면 그 반대로 부박한 작품이 있기 마련입니다. 다만 김용이나 고룡 와룡생 등의 작품이 뛰어나기에 널리 소개된 것일 뿐이죠. 그런 사정은 '판타지'에서도 별로 다르지 않을겁니다. 다만, 아직 우리나라 '판타지'의 역사가 일천하다는 것은 인정해야 합니다. 시간이 지나고 성과물들이 쌓이고 그러다 보면 걸작들이 나올 수 있겠지요. 앰버 연대기나 호비트시리즈나 ... 그런 수준 말입니다.

물론, '무협소설'이나 '판타지소설'이나
'소설' 즉 '문학'임을 쓰는 사람이 자각하고 있어야 문학성 높은 글이 나오겠지요...
현재 무협소설계에 그런 문학성 높은 글들이 '많다'라고는 자신있게 말 못해도(어차피 사람마다 기준은 다를 수 있기에) 적어도 '있다'라고 확신을 가지고 말할 수는 있군요.

武는 있되 俠이 없다면 그것을 굳이 왜 무협이라 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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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잠수함
02/11/18 09:37
수정 아이콘
또 하나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 있다면 용대운님의 군림천하.... 현재 7권까지 나왔는데 그야말로 무협소설의 신기원을 여는 작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듯.... 기대가 컸던 만큼 그 기대치를 충족시키는 작품이라고 할까요...俠이 있고 武가 있는 작품^^. 그리고 위에 있는 한상운 님의 작품중에 도살객잔이라는 작품도 상당히 뛰어납니다... 추리소설의 새로운 전형을 보여준 작품이죠...
문학적으로도 상당한 가치가 있는듯.... 물론 재미도 있죠...^^
아메바
02/11/18 11:19
수정 아이콘
'혈기린외전'을 읽어 보지 않은 사람은 무협을 이야기하지 마라... 라는 사람들은 광오한 팬이 아니라 저능한 팬이겠죠=p

혈기린외전은 물론 최고의 작품중 하나지만 개인적으로는 둘 다 완결된다는 전제 하에 쟁선계를 더 높게 치겠습니다. 기쁘게도 둘 다 완결될 듯.
ILovePhantasy!!
02/11/18 11:29
수정 아이콘
저는 무협보다는 판타지 소설을 가~끔 봅니다만, 예전에 한번 묵향을 읽은적이 있는데 2부를 보니 만화 파이브스타스토리와 너무 비슷해서-_- 책을 덮었던 기억이 나네요.
02/11/18 11:38
수정 아이콘
'무협' 좋아하십니까?그거 독약입니다 저도 하루에 2권씩 읽었습니다-_-;;
02/11/18 11:44
수정 아이콘
저는 고월 선생님의 광팬입니다^^
고월 선생님 작품은 거의 다 봤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만
구천십지제일신마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이 작품은 사마달 선생님도 같이 쓰셨죠.

사족으로 붙이자면 무협이 독약보다는 마약이라는 쪽에 한표 던집니다
후니...
02/11/18 12:40
수정 아이콘
제가 중학교 3학년 이고 고입 선발 고사가 얼마 안 남았을때
친구가 하루에 3~4권 빌려주는 무협지를 보며 수업 시간을 보냈던 생각이 나네요.. -_-;;
그 중에서 전 용대운님의 무협지를 가장 재미있게 봤습니다.. (_ _)
베베베
02/11/18 12:48
수정 아이콘
김동준님 좌백 선생님과 친분이 있더군요.. 부럽군요.. -0-;; 저는 개인적으로 담천 님 작품을 좋아합니다.~
카오스
02/11/18 13:02
수정 아이콘
독보건곤... 정말 명작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용대운작가의 작품은 거의다 읽었는데 태극권과 독보건곤이 가장

기억에 남네요..

한국무협지도 재미는 있긴 하지만 스토리가 뻔하게 흘러가는 졸작들이

많은것이 문제지요.

그리고 기성작가의 경우에 신인작가에게 이름을 빌려주는 경우도 많아

서 신인이성장하는데 있어서는좋겠지만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그 작

가와는 다른 스타일인데 하며 아쉬워한적도 많았던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도 김용님을 능가할만한 작가가 나올수 있을런지..
박원모
02/11/18 13:22
수정 아이콘
스토리가 뻔하게 흘러가는 것은 옛이야기라고 생각되네요.
항즐이
02/11/18 13:48
수정 아이콘
흠! 묵향이나 비뢰도를 굳이 깎아내리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열혈강호도 -_- 그런 범주인가요? 흐음.. 오우삼이 하나의 "장르"로 인정이 되는 영화에 견주어, 문학은 너무나 그 평가의 냉혹함이 지나친것은 아닌지.. 무협은 분명 "상업적인" 문학으로서의 기능"도" (기능만 가진다는게 아니라 -_-) 가지는 분야가 아니겠습니까, 흥미본위로 쓰여진 작품들에 대해서 입체적인 인물, 반전, 플롯의 짜임새 등을 두루 요구하는 일이 과연 필요한지 잘 모르겠습니다.
용대운님의 군림천하는 저도 참 "절실하다"는 느낌으로 읽고 있습니다. 하지만 "비뢰도"나 "묵향"도 재미있게 읽고 있구요, "열혈강호"의 인물 설정들도 참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구천십지제일신마 같은 작품은 저에게는 큰 감흥을 주지 못했네요.
물론 "정통 무협계"가 정립되고, 그 안에서 독자와 작가, 비평가들이 두루 존재하게 된다면 이러한 논쟁들이 한 단계 올라서서 또 하나의 문학장르에 대한 나름의 정의와 비판, 새로운 확장과 작품에 대한 기준들이 공감을 얻을 수 있겠지요. 아직 저에게는 "상업적인" 장르라는 느낌이 더 강합니다. 물론 "문학적으로도 수준 높은" 무협 작품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
BornThug
02/11/18 15:40
수정 아이콘
무협소설의 또다른 획을 긋는 와룡강을 빼놓으면 안될듯
그만의 사랑표현이란 감동의 도가니였죠
지금 생각해도 어디선가 힘이 불끈 ㅡㅡ;;
카오스
02/11/18 16:00
수정 아이콘
군림천하 언제나오나요-_-

용작가가 가장 싫어하는말이 '군림천하 언제나와요?' 라고 묻는

거라고 한지가 벌써수년이 되어가는듯.. -_-
Zerrantoss
02/11/18 17:25
수정 아이콘
武와 俠이 합쳐야 한다는 말씀이 저와 같은 지론이군요.
저도 과거에 만화가게 몇개 작살낸 무협지광이었죠.
각 작가들 중 그 만의 특유한 스토리 전개와 묘사방식이 있죠. 그런 것이 또한 무협지를 읽는 재미.
개인적으론 야설록의 작품이 문체가 아름답고 발상이 독특하다고 생각합니다.
후니...
02/11/18 18:46
수정 아이콘
군림천하 이미 나왔습니다.. (_ _)
7권까지 나왔어요.. ^^;
응삼이
02/11/19 00:28
수정 아이콘
환타지가 성장하면서 무협작가분들이 많이 각성하신 듯 합니다.
과거 중학생 시절부터 읽었던 무협지중 몇몇 작품은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만 전체적으로 없어도 좋은 수준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최근 몇 년간 나오는 무협지들은 소재나 장르가 다양화되면서 예측이
불가능하더군요.
'구천십지제일신마'는 옛날에 나온 무협으로 요즘 나온 내용은 편집이
많이 되었더군요.
개인적으로 '묵향'1부는 구 무협을 많이 봐오던 저로서는 충격이었습니다.
주인공이 초반에 벌써 나이 50이 되다니... 그 흔한 교주가 못되다니...
'군림천하'를 재미있게 읽으면서도 다른 한편으론 주인공이 언제 기연을 얻어
고수가 될 까라고 생각하는 저는 옛날 무협지의 인이 아직도 안 빠졌다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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