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3/11/12 17:18:44
Name 어딘데
Subject 내가 본 가장 슬픈 경기
전 테란 유저이고 좋아하는 선수가 임요환 선수이다 보니 타 종족 게이머의 경기는

몇몇 게이머의 경기를 제외하곤 그다지 특별한 감정 없이 보는 편입니다.

하지만 어제 듀얼 토너먼트를 보면서 임요환 선수의 경기를 보면서도 한 번도 느끼지 않았던 슬프다라는 감정을 느꼈습니다 .

임요환 선수가 두 번이나  가을의 전설의 제물이  되었을때도 슬프다는 느낌보다는 아쉽다는 느낌뿐이었는데

어제 경기에선 가슴이 울컥 할 정도로 슬프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

홍진호 선수의 경기냐구요? 아닙니다 박성준 선수의 4차전 경기였습니다.

홍진호 선수의 5차전을 기다리며 누가 홍진호 선수의 상대가 되려나 하고 별 생각없이 봤는데

이 경기 때문에 정작 5차전은 홍진호 라는 거물이 탈락하는 이변이 일어났는데도 특별한 느낌없이 봤습니다.

박성준 선수 패러독스에서의 경기를 예상한 듯 준비한 전략을 들고 나왔고 초반 정찰까지 성공합니다.

최소한의 비용으로 4질럿을 태운 셔틀이 질럿을 내리지도 못하게 막아내면서 자신이 준비해온대로 경기를 풀어나가며

베르뜨랑 선수의 원스타게이트에서 나온 2기의 커세어를 스컬지 4기로 잡아내는 행운까지 겹치면서 오히려 제공권을 장악합니다.

제공권을 장악하고 폭풍저그를 연상케하는 히드라 폭탄 드랍과 뮤탈의 휘몰아치기로

베르뜨랑 선수가 당황한 표정을 지으면서 수비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일때

드디어 패러독스에서 저그가 프로토스를  이기는구나 설마 이 경기를 지겠어 라고 생각했지만...

하지만 거기까지... 어렵게 어렵게 박성준 선수의 공격을 막아낸 베르뜨랑 선수의 커세어와 리버가 모이면서

경기는 조금 전 그 경기가 맞는지 의심이 갈 정도로 원사이드한 게임으로 흘러가더니

그 공격 이후 박성준 선수에겐 단 1초도 역전의 타이밍이 허락 되지 않았습니다 .

이미 이길 수 없단걸 알면서도 경기를 포기 하지 않던 박성준 선수에겐 비장미까지 느껴졌고

마지막 선택이였던 디파일러의 프레이그는 그 색깔만큼이나 처절하게 느껴졌습니다 .

4기의 리버에 프레이그를 뿌리던 디파일러의 모습을 보면서 한 번 울컥 했고

결국 지지를 치며 아쉬운 표정으로 쓴 웃음을 지으며 헤드셋을 벗는 박성준 선수를 보면서

또 한 번 울컥하며 가슴이 짠하더군요

박성준 선수 개인의 아픔이 아니라 그 등 뒤에 서 있던 저그 게이머들의 아픔이 느껴지는 것 같아 정말 슬프더군요.

패러독스의 밸런스에 대한 얘기를 하려는건 아닙니다

그냥 꼭 이랬어야 했나 하는 온게임넷에 대한 아쉬움과 제가 응원하던 선수가 질 때도 느끼지 못했던 감정을

잘 알지도 못하는 선수의 경기에서 느꼈다는게 신기해서 쓰는 글입니다

박성준 선수 고등학생으로 알고 있습니다 비록 이번엔 아쉽게 문턱에서 좌절했지만 아직 더 많은 기회가 남아 있습니다

어제의 아쉬움은 빨리 잊고 앞으로 더 좋은 경기를 보여주길 부탁드립니다

앞으로 제가 응원해야 할 선수가 한 명 더 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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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taltossNagun
03/11/12 17:23
수정 아이콘
화이팅 박성준선수..
진공두뇌
03/11/12 17:38
수정 아이콘
박성준 선수 화이팅...... 더불어 팀P.O.S도 화이팅...
안전제일
03/11/12 17:40
수정 아이콘
pos팀의 성적이 정말아쉽군요....
크로캅
03/11/12 17:51
수정 아이콘
저그가 얼마나 더 잘해야 타 종족을 상대로 이길 수 있는건지 의문이 생기더군요.
몬스0807
03/11/12 18:17
수정 아이콘
전 홍진호선수의 탈락이 가장아쉬웠습니다만~
진짜 패러독스에서 박성준선수와 베르뜨랑선수경기보면서 할말이 없어지더군요.
도대체 어떻게 이기나요?;;
다음시즌에 수정되어서 쓰인다지만; 지금현재는 너무 힘들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다행인지 불행인지 마지막 F조에는 저그유저분이 없네요.~~
603DragoN2
03/11/12 18:28
수정 아이콘
진짜 아쉬웠어요 잘했었는데
03/11/12 18:34
수정 아이콘
저그의 무덤..
어제 경기가 오리지널 패러독스의 마지막 경기이길 기원합니다.
물량테란
03/11/12 18:42
수정 아이콘
제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어제 박성준 선수, 평소답지 않았습니다..
(더 잘했을 수 있었는데...;;)
4경기의 패인은 멀티를 늦게 확보한데 있다고 봅니다...
병력 컨트롤이나 운영도 조금만 더 잘해줬더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지만
그건 지나친 욕심일지 모르니..
(컨트롤과 운영에 관한 神이라면 모르되..)
멀티를 빨리 가져가면서 몰아쳤다면 베르트랑 선수가 재정비하고
확장 타이밍 및 상대방 멀티 견제에 들어갈 때쯤 박성준 선수는
맵을 장악할 수 있었을텐데요...
남는 자원 약간으로 해처리 몇군데 펴면서 드론 찍어줬다면 섬에서 저그가
승리하는 시나리오로 흐를 수 있었을텐데...하는 생각.
03/11/12 18:57
수정 아이콘
경기 끝나고 나서의 박성준 선수의 표정이 너무 보기 좋더군요.. 팬이 될거 같습니다..
낭만드랍쉽
03/11/12 18:59
수정 아이콘
회심의 무탈 부대들이 무리하게 플토 본진으로 날아드는 모습을 보면서, 코끝이 찡하더군요. 저그유저로서... 어제 그의 패배는 정말 답답했습니다-_-
스타광
03/11/12 19:08
수정 아이콘
박성준 선수 리플보면 가끔씩 좀 과도하게-_-; 무식하게 한다는 감이 있습니다.(질럿으로 입구 막기를 온니 저글링으로 뚫는다던지--; 그런..) 어제도 그런 성향 때문에 경기를 망친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것을 조금만 더 보완하고 다듬는다면 정말 훌륭한 선수가 될것으로 믿습니다. 박성준 선수 화이팅~!!
미네랄은행
03/11/12 19:44
수정 아이콘
어제의 박성준 선수의 오바로 보이는 무탈의 본진공격은 제가볼때는 이기기 위한 최후의 수단이였습니다.
정확치는 않지만 이때 리버가 거의 8기 나와있었습니다. 셔틀의 추가만 기다리는 상황....투스타에서 나오는 커세어는 조금만지나면 무탈을 압도하게 됩니다. 어설프게 멀티 두어개 해놔봤자 힘들다고 생각했겠죠.
리버2기만 있어도 섬에서 엄청 강력한데 이쯤되면 거의 악몽이죠.
보는순간 저도 탁월한 선택이라고 보았습니다. 다만 의외로 스콜지가 활약을 못하더군요. 아마 무탈 컨트롤때문이였던 것같습니다.
박성준선수....제가 볼땐 다 잘했습니다.
이번경기만큼은 승패는 pgr랭킹에서 빼주면 안되나요?...-_-;;;
Weiβcles
03/11/12 21:58
수정 아이콘
홍진호 선수가 또 한번 패러독스에서 떨어졌다면.. 그 파장은 그야말로 어마어마했을것 같습니다.. 다음 시즌에선 네오버전이 쓰인다지만.. 이번 듀얼에서 오리지널 패러독스가 쓰인건 확실히 아쉽군요..
왕성준
03/11/12 22:12
수정 아이콘
전통대로 가는게 세상만사...파라독스가 수정될 이유는 없었죠.
다만 문제는 배열...어느 쪽으로 배열해도 결과는 마찬가지겠지만...
솔직히 3경기에 배치했었어야 한다고 생각했었음...
03/11/12 23:48
수정 아이콘
결론적이지만은, 박성준 선수는 어제 패러독스에서의 경기에 대한 미련이 많이 남아있을겁니다. 하지만 본인으로서는 후회가 남지 않게 마지막가지 최선을 다해주었기 때문에 다음에는 지금보다 더 멋진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요? 이번 챌린지리그에서 박성준 선수의 좀 더 멋진 모습을 기대해 보며 이 글을 남깁니다...''
물빛노을
03/11/13 01:02
수정 아이콘
너무나도 안타깝더군요ㅠ_ㅠ
03/11/13 07:32
수정 아이콘
어제 패러독스의 경기. 구경하시던 분들까지도 그 분위기를 아시는 듯. 조용하더군요. 박성준 선수는 정말 잘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저그가 할 수 있는 최상의 모습을 보여 준 것 같습니다. 그 타이밍에 멀티했으면 플토는 재정비하고 커세어 모으고 제공권 뺏기고, 여하튼 맵이 패러독스였으니까요. 무탈로 러쉬갔을 때가 진짜 마지막 타이밍이었습니다. 여하튼 패러독스에서 플토에게 시간을 준다면 저그 필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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