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2006/08/02 10:40:02
Name 쿠엘세라
Subject 결승전 무대, 그리고 준비
지금부터 써 내려갈 글은 어느 방송사에서 일하는 사람의 입장이 아닌, 순수한 관객이 바라본 스카이 프로리그의 결승장소, 광안리에 대한 생각, 그 입장입니다.

아시다시피 광안리가 결승장소로 이어져 온지도 3년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그곳에서 펼쳐졌던 결승전을 기억하고 있겠지요. 관객 부풀리기와 같은 다소 허풍섞인 보도의 문제도 있긴 했지만, 어쨌든 스타크래프트 경기 역사상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했던 곳인 것 만큼은 틀림 없을 것입니다.

제가 제기하고 싶은 것은 '과연 광안리가 결승전 야외 무대 장소로서 적합한 곳인가?'하는 문제입니다.

방송을 하는 사람들의 입장으로서, 야외 무대라는 것은, 더구나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결승전이라는 것은 몇 배의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고, 그보다 더 큰 위험성을 안고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광안리는 그 입지적인 조건에서 일단 안좋은 점들을 몇 가지 내포하고 있습니다.

우선 첫 번째로, 바닷가라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대부분의 방송장비는 물과 먼지, 모래 등에 취약합니다. 더구나 바닷가라는 점은 이 세 가지를 모두 내포하고 있죠. 모래사장 근처에 펼쳐져있는, 보이지만 보이지않는 수많은 요인 때문에 어떤 방송장비가 어떻게 탈이 날지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물론 이러한 요소를 최대한 예측하고 조심스럽게 방송장비를 설치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아는 사고가 여럿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스카이 프로리그 결승전 SKT T1 vs 한빛 전에서의 방송 지연과 장소와 사고 성격은 다르지만 UZOO배 결승에서의 방송 사고 등이 그 예입니다.)

즉, 방송을 하는 측에서 보자면, 광안리는 절대 피하고 싶은 곳 가운데 하나로 손꼽아도 할 말이 없을 정도의 입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이유는, 편의 시설입니다.

물론 광안리는 휴양지이고, 해 마다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곳이긴 합니다. 그러나 부대시설이 결코 넉넉하다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기본적인 화장실, 경기를 기다리기 위해 대기하는 팬들이 쉴 곳 등이 과연 제대로 존재하고 있는 곳인가? 하는 의문에는 '아니오'라는 대답 외에는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습니다. 물론 그동안 주로 야외무대로 이용되었던 각종 체육관이 이러한 부대시설이 충분했던 곳인가 하는 점에는 저 역시 아니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한 여름에 펼쳐지는 야외 결승전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관객들의 편의는 '일단 다음 문제'로 차치된 감이 없지 않습니다.

세 번째는 리그 일정상의 문제입니다.

아시다시피 전상욱 선수의 듀얼토너먼트가 있었습니다. 만약 결승전 장소가 그리 멀지 않았다면 전상욱 선수가 느꼈을 부담감은 조금 줄었을 거라는 것은, 단지 저만 생각하는 것일까요? 부산 광안리이면 서울에서는 거의 땅 끝 수준입니다. 물론 전상욱 선수는 듀얼에서도 승리를 거뒀고 결승전에서도 흐름을 바꾸는 중요한 경기에 출전해 승리했습니다. (그런 점에서 전상욱 선수의 '프로 게이머'로서의 성취력은 높게 평가합니다.) 세세한 리그 일정이 모든 리그에게 편의를 배려하며 돌아갈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문제가 앞으로 또 다시 발생하지 않는 다는 보장이 있을까요? 만약 결승전 전 날에 결승전 소속 팀 선수가 한 명, 혹은 두 명이 어떤 리그에 출전해야 한다면? 그 경기가 개인리그에서 선수 입장에서는 그 어느 경기 못지 않게 중요한 일정이라면?

네 번째는 바로 준비의 문제입니다.

야외 결승전은 항상 날씨와 밀접한 관계를 갖습니다. 사실 날씨가 그날 관객 동원과 무대 열기의 반 이상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결승전에 어느 팀이 올라갔느냐의 문제는 배제하고서라도 말입니다.) 그런 점에서도 볼 때 햇수로 3년 째에 달하는 이번 광안리 결승전은 관객의 입장에서 보기에 '준비성 부족'으로 매년 물난리에 시달리는 우리나라의 작은 자화상을 보는 듯한 느낌마저 주었습니다. 비가 다행히 3,40분 동안 내렸기에 망정이지 만약 그대로 쏟아져내렸다면? 아마 텅텅 빈 의자만 보아야 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관객들에게 지급되기로 되어있었다는 우비는 물론이고, 기본적으로 '비'라는 요소를 염두에 두어야 했을 방송사의 대처도 미흡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만약 이 때 방송장비마저 고장나기라도 했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관객과 선수가 나눠 갖게 되는 것입니다. 사실상의 책임과 피해는 결승전을 준비한 사람들에게 있음에도 말입니다.

이 같은 문제에도 불구하고, 광안리를 포기하지 못하는 (네, 저는 '포기하지 못하는'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그 이유라는 것은 순전히 제 개인적인 추측이기에 밝히고 싶지는 않습니다만.

준비는 아무리 철저해도 넘쳐나는 법이 없습니다. '준비가 부족해서 패하는 경우는 있어도 준비가 과해서 패하는 경우는 없다.' 병법의 기본 중에 기본이지요.

하지만, 광안리 무대를 바라보며 전 '준비' 그 이상의 무언가,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즉, 결승전 무대의 '교체'를 말입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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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cTacToe
06/08/02 15:00
수정 아이콘
세번째의 의견에는 공감할 수 없습니다.

글 쓰신분의 입장이라면 프로리그 결승뿐만 아니라 모든 리그의 결승 또는 8강 16강 등의 경기를 수도권 에서만 치뤄야 한다는 뜻입니다.

저같이 지방에 사는 사람은(전 부산사람 입니다) 스카이 결승이 아니면 지방투어 구경할 틈 조차 없습니다. 스타리그 같은 경우엔 평일날 해서 시간이 안나서 보지 못했습니다. 개인리그 결승이야 항상 부산에서 한다고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죠.

애초부터 프로리그 컨셉 자체가 전국을 아우르는 무대로 만드는 거라고 재작년에 위영광 PD가 말하시는걸 들었습니다.

1라운드 부산 찍고 돌고 돌고 마지막 그랜드 파이널이 서울이었죠.

네번째의 의견에는 부분적으로 동의합니다.

온게임넷이 이런식으로 미흡한 대책을 보인다면 광안리까지 찾아와 경기를 보는분들에 대한 예의조차 잊고 있는거라 생각됩니다. 모든것이 갖추어 진 후에 광안리에서 해야할 것 입니다.


하지만 저의 의견을 모두 아우르자면.. 결점들을 커버하고도 남을만큼 광안리는 이미 E-Sports 의 상징이 되었다는 점입니다.

여름과 광안리 정말 잘 어울립니다. 그에따라 스타에 관심 없는 많은 분들이 바닷가 구경왔다가 이 문화에 접할 수 있게 될 확률이 높고요. 덕분에 많은 언론매체에서도 광안리를 촬영하고 보도하는등.. 홍보효과 역시 아주 뛰어납니다.

기기 설비쪽이야 제가 잘 모르는 부분이라 온게임넷 측에서 알아서 잘 해주실거라 생각하고요.. 태풍이나 소나기 같은 천재지변까지 온게임넷 측에서 커버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글쓴분의 생각은 애초부터 그런 가능성을 원천봉쇄 하는 쪽으로 가자 라는 뜻인것 같은데.. 위에 쓴 이유때문에 저는 그 의견엔 반대하는 쪽입니다.
스터초짜~!
06/08/02 21:19
수정 아이콘
광안리가 바닷가라서 사람들이 엄청 많이오면 많이 복잡하죠.. 그래서 넓으면서 좋은 다른 결승전 장소를 바꾸는 것도 좋다고 생각되네요.
쿠엘세라
06/08/02 22:30
수정 아이콘
TicTacToe / 의견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프로리그의 여름 결승은 거의 언제나 광안리로 고정되어 있었습니다. 부산이라면, 굳이 광안리를 고집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이야기입니다. 더구나 현재와 같이 1,2라운드 진행에 그랜드 파이널 하나만 있다면, 앞으로도 다른 지방의 결승전을 볼 가능성은 더욱 줄어들겠죠.

형평성 문제도 존재하며, 무엇보다 말씀하신 것 자체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일들이 이어지고 있는 셈입니다. 스타크래프트 결승전이 결정적으로 인기를 얻게 된 것은 체육관, 혹은 광장에서부터였다고 보는게 맞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무대만을 고집하지는 않지요. 시간이 흐르며 차츰 야외 무대, 대학교, 바닷가 등 다양한 장소로 그 흐름이 이어져 갔습니다. 결국 제가 하고 싶은 얘기는 지금의 프로리그 결승전 광안리 장소는 말 그대로 '고집' 혹은 '상징성'에 매달리는 일이라 보는 것입니다.
구김이
06/08/02 22:34
수정 아이콘
광안리가 쓰이는 이유는
바로 수많은 피서객 때문 아닐까요?
전기리그 결승은 휴가철과 맞물린다는 점, 광안리에는 휴가철마다 굉장히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는 점이 스폰서인 sky입장에서는 굉장한 메리트로 작용했을거란 생각이 듭니다.
3번의 광안리 결승 전부 다 직접 가본 입장으로서 느꼈던 점은 sky가 광고하나는 제대로 한다는 걸 느꼈습니다. 늘씬한 비키니 미녀와 잘 빠진 근육을 가진 미남의 남자가 길거리 마게팅을 하고 sky가 쓰여진 대형 풍선이 광안리 해변가와 하늘에 널려 있으니 그 광고효과는 이루 셀 수가 없지요.
게다가 sky휴대폰을 지니고 있으면 vip티켓을 가질 수 있다는 메리트도 있으니 정말 장사 하나는 제대로 한다는 걸 갈때마다 느낍니다.
그네들이야 방송이야 어찌 됐든 거길 찾는 팬들이야 어찌 됐든 광고만 제대로 된다면 자기가 원한거는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테니 광안리를 고집하는거 아닐까요?
구김이
06/08/02 22:37
수정 아이콘
쿠엘셀라님 말씀처럼 광안리를 하나의 상징으로 삼아 사람들에게 세뇌를 시키는 점도 있겠구요. 다른 장소는 아예 생각도 못하게 말이죠.
위험요소도 많겠지만 광안리가 아니면 뭔가 제대로 안된것 같은 느낌을 줘서 광안리로 세뇌시키는 점도 있다고 봅니다.
영혼의 귀천
06/08/03 00:50
수정 아이콘
사람 많이 오면 스폰서 입장에선 장땡이죠 뭐....
다른 곳 가봤자 광안리만큼의 인원이 잘 모이지 않으니...(더불어 은근슬쩍 끼워 넣을 수 있는 관광객 수도 적으니...몇만이라고 좀 부풀릴 수도 없지 않습니까?)
3년째 여름마다 광안리에서 프로리그 결승전이 벌어지고 있으니 이미 상징성이라던가 왠지 모를 전통의 느낌이라던가...뭐 이런게 있지 않습니까? 중계할 때도 전기 프로리그는 광안리가 곧 결승무대로 통칭되는 것처럼 말이죠.
게다가 글쓴분 말씀대로라면 수도권의 실내체육관 정도 밖에 안될텐데.... 글쎄요... 스폰 입장에서 굳이 그렇게 하고 싶을까요?
그를믿습니다
06/08/03 11:57
수정 아이콘
'상징성'이란 크죠... 온게임넷 광고에서도 광안리를 '성지'라고 표현했었습니다. 예가 좀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명동성당이나 메카의 카바가 다른곳으로 이전을 해버린다면 어떨까요? 제가 보기에 '광안리'란 단순한 야외경기장의 차원을 떠나 E Sports의 심장같은 느낌이 오는데 이런곳을 몇가지 이유로 옮긴다는건 자폭하는 일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글쓴이님의 말대로라면 그냥 서울 장충체육관이나 상암 축구 경기장 같은데서 하는게 낫겠죠 하지만 '상징'이라는 면에서 광안리는 이 모는 것을 커버한다고 봅니다. 게다가 스폰서도 그런곳에서 경기하는건 썩 좋아하지 않을거구요... 무엇보다 지방팬들도 1년에 한번정도는 눈앞에서 경기를 봐야하지 않겠습니까. 방송장비나 편의시설의 문제야 충분히 해결가능한 문제이고 말이죠

PS:왠지 대단히 서울중심적인 생각하에 쓰인 글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06/08/03 23:53
수정 아이콘
한겨레에서, 사회면 한 면 전체가 광안리 관련 기사로 나왔습니다. 은근히 기분 좋더군요. 그리고 오늘도 스타관련 칼럼 비슷한게 문화면인가..에 나왔구요.

광안리만큼 시선 주목받을 수 있는 곳도 없습니다. 여름철에 제격이죠.
나두미키
06/08/04 11:52
수정 아이콘
1. 방송을 하는 사람의 입장인 것이지, 팬의 입장은 아닙니다
그래서 pass. (고객의 입장이 우선이 되어야 하지요 ; 이건 불편하니깐 접고 다른걸로 생각해야지 하는 것은 아니죠
다른 대안을 마련해야죠. 행사 준비하는 사람이 주가 되는 행사를 하려면 안하는게 정답이죠. 귀찮은 것을 왜합니까
back to the Basic .. Basic은 고객입장에서, 고객을 위한 행사 입니다.)
2. 편의시설 : 행사를 준비하는 입장에서 추가 비용이 발생하더라도
준비를 해야하지 않을까요?
3. 리그 일정상 : 서울 중심에서는 이제 벗어나야 한다고 보입니다
그게 광안리건 혹은 전라도, 제주도의 어느곳이던 말이죠
4. 준비 : 이것 역시 준비하는 사람의 입장인 것이고 날씨가 문제라면
영향을 받지 않는 '돔'형태로 구성하거나 혹은 대안을 찾는 것이어야 합니다. 무조건 이래서 '광안리'가 아니다
라는 것은 아닌 둣 합니다

기본적으로 스타 혹은esports에 있어서 '상징적인 장소'는 필요하다고 보입니다.
현재로서는 광안리로 정해진 상태이고, 저변의 확대.. 보다 많은 사람을 위해서 광안리로 결정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입니다.. 현재로서는 딱히 대안이 될만한 장소는 없어 보입니다
나하나로충분
06/08/15 21:41
수정 아이콘
뭐 비행기 타면 부산 금방이죠.. 3 시간 정도면 충분히 서울 에서 광안리 까지 갈수 있을꺼 같은데요??
3 시간 때문에 부담 느낄꺼 까진 없을꺼 같은데요..
그리고 광안리 만한 무대 찾기 쉽지 않구요.. 방송경기 대부분이 서울에서 열리는데 지방분들은 구경하기가 쉽지 않아서.. 광안리 같은 경우는 피서지다 보니 여러 지방분들도 관람 하실수도 있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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