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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08/31 17:13:11
Name TimeLord
Subject 스티븐 제이 굴드의 책에서 아쉬운 점
개인차 심리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아마 가장 껄끄러운 책은 스티븐 제이 굴드의 ‘The Mismeasure of man'일 겁니다. 이 책은 IQ에 대한 관련 학자들의 연구에 거의 저주에 가까운 비난을 퍼붓고 있지요. 아마 읽어보신 분이라면 인종에 따른 뇌 크기나 g요인 등에 대해 굴드가 극히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계실 겁니다.

이 책이 나왔을 때 일반 대중에게서 좋은 호평을 얻은 반면 관련 학자들에게 혹평을 받았다는 것은 우리나라의 일부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번역가이신 김동광씨가 이러한 사실을 알았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읽어본 바로는 굴드가 시대에 뒤쳐지고 뭔가 허수아비 비판을 한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책의 여러 대목에서 그런 부분이 보이는 것을 알고 크게 당황했지요.

“많은 연구자들은 인간의 뇌 크기가 그룹마다 차이가 있다는 문제에 비상한 관심을 집중해왔다. 그러나 그들이 아무런 해답을 얻지 못한 것은 애당초 해답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라 그 답을 얻기가 지극히 힘들고 선험적인 신념이 너무나 분명하고 압도적이였기 때문이다.”

“그(Arthur Jensen)는 저서를 통해 줄곧 근거 없는 수학적 패턴에 기반 해서 여러 요인들을 명명하고 물화했다. 여기에서 g는 일반 지능일 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운동 능력으로 간주되고 있다.”

"유전자 결정론의 오류는 이 기본적 사실에 기인한 두 가지 잘못된 함축 속에 들어있다.
1.유전성을 피할 수 없는 것과 동일시 하는 가정...
2.집단 내 유전과 집단 간 유전의 혼동....

<The Mismeasure of man> - 김동광 역

굴드는 유전자 결정론자들이 집단 내 유전과 집단 간 유전을 혼동하고 있다는 다소 빗나간 비판을 합니다. 사실 개인차 심리학자 중에서 어느 사람도 그런 주장을 한 적이 없습니다. 그걸 근거로 삼는 사람이 있다면 관련 분야의 전문가가 아닐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굴드는 자꾸 그런 ‘허수아비’를 세워놓고 맹공을 퍼붓지요.

더군다나 굴드는 인용한 글에서 Arthur Jensen이 g를 물화시켰다고 비난하지만 Jensen은 그렇게 말한 적이 없습니다.

Gould claims that I have defended a g, or general intelligence, which is "reified as a measurable object" (p.318). Yet in the same chapter from which Gould is supposedly paraphrasing my views (Jensen, 1980a), I stated unequivocally that "[I]ntelligence is not an entity, but a theoretical construct.... The g factor may also be termed a theoretical construct, which is intended to explain an observable phenomenon, namely, the positive intercorrelation among all mental tests, regardless of their apparently great variety" (p. 249).

더욱 이해가 안 가는 것은 1판에서 머리 크기와 지능간의 관계를 빌미로 Arthur Jensen을 조롱한 문장이 있다는 점입니다. 이상하게도 2판에서는 아무런 설명도 없이 그 언급이 빠져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말씀드리자면 굴드도 이런 사실을 몰랐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작성한 문장에 책임지지 못한 행동인데 굴드가 왜 이런 옳지 못한 일을 행했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제가 굴드를 훌륭한 학자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분명 본받아야 할 점이 있고 위대한 고생물학자이지만 지능에 관련된 글은 공정한 시각에서 쓰여진 글은 아니라는 겁니다.

개인적으로 굴드가 여기 분야에 손을 대지 않았더라면 훨씬 더 많은 수의 학자들에게 존경받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아니, 말하더라도 공정한 시각을 유지했다면 한결 나은 평가를 받았을 겁니다. 그렇지만 우리의 기대와는 다르게 객관성을 갖춘 책은 결코 아니라는 점에서 굴드에게 약간의 유감을 표명해야 하겠지요.


<참고할 만한 자료>

Rushton, J. P. (1992). Cranial capacity related to sex, rank, and race in a stratified random sample of 6,325 U.S. military personnel. Intelligence , 16 , 401-413.

Rushton, J. P. (1997). Race, intelligence, and the brain: The errors and omissions of the ‘revised’ edition of S. J. Gould's The Mismeasure of Man (1996). Personality and Individual Differences, 23, 169-180.

Rushton, J. P., & Ankney, C. D. (1996). Brain size and cognitive ability: Correlations with age, sex, social class, and race. Psychonomic Bulletin and Review , 3 , 21-36.

Rushton, J. P., & Ankney, C. D. (2009). Whole-brain size and general mental ability: A review. International Journal of Neuroscience, 119, 691-731.

THE DEBUNKING OF SCIENTIFIC FOSSILS AND STRAW PERSONS
Arthur R. Jensen
Contemporary Education Review
Summer 1982, Volume 1, Number 2, pp. 121- 135.

http://www.debunker.com/texts/jensen.html

Reflections on Stephen Jay Gould's the mismeasure of man (1981): A retrospective review
John B. Carroll
Intelligence, Volume 21, Issue 2, September-October 1995, Pages 121-134

http://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0160289695900225

The Mismeasure of Science: Stephen Jay Gould versus Samuel George Morton on Skulls and Bias
Jason E. Lewis1*, David DeGusta2, Marc R. Meyer3, Janet M. Monge4, Alan E. Mann5, Ralph L. Hollo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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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밀국수밑힌자와사비
11/08/31 17:59
수정 아이콘
자기 범위를 넘어가게 되면 무리수를 두게 되는 것 같더라구요. 저도 얼마 전에 어떤 역사학자...

(누구였는지 기억이 안 나서, 한시간동안 구글링했는데 못 찾았습니다 -_-)

무튼... 그런 것 같습니다 -_-; 해당 서적은 못 읽어봤지만, 저자의 명성에 비해서는 좀 실망스럽긴 합니다.




이창동씨처럼 소설 잘 쓰던 사람이 영화도 잘 만들고... 뭐 그런 경우는 별로 없는 것 같아요.
11/08/31 18:17
수정 아이콘
비슷한 맥락이려나요? 저는 개인적으로 '만들어진 신'을 상당히 기대하는 마음으로 봤는데, 기대만큼은 아니더라구요. 리처드 도킨스가 과학적 글쓰기에 탁월하다는 것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고 '만들어진 신'에서도 그 탁월함이 군데군데 드러나기는 했지만, 그 명성만큼의 퀄리티는 느끼지 못해서 아쉬웠습니다.^^; [S2] [S2]
공실이
11/09/01 00:36
수정 아이콘
평소에 개인적으로, 두뇌능력검사는 병적인 상태를 감별하는 검사 이외에는 별로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왔습니다.
게다가 인종에 따른 IQ 평균 이런건 그냥 가십거리에 불과한 연구지, 의미는 별로 없다고 생각하는 터라...

스티븐 제이굴드의 '풀하우스' 는 유전에 있어서 제 생각하고 정말 비슷해서 놀랐었는데
저 책은 읽어보지 않았지만, 왠지 설명을 보니 꼭 읽어보고 싶네요.
memeticist
11/09/01 01:54
수정 아이콘
이글루스의 Dawinist(전중환 교수)님과 비슷한 말씀을 하시는군요. ( http://evopsy.egloos.com/2192538 )
책은 그렇게 재밌게 보진 않았습니다. 전공자가 아니라서 수학과 통계의 전문적인 내용이 나오는 부분은 어려워서 대충 읽고 넘어가기도 했죠.
굴드는 자신의 정치적 신념 때문에 무리한 주장을 자주 하는 것 같습니다. 좌파 과학자까지는 좋은데 과학을 정치적 잣대로 검증하려고 해서는 안되죠.
과학자들 보다는 과학에 조금 관심 있는 좌파 사회학자나 인문학도들이 굴드를 더 좋아할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자연사랑
11/09/01 15:41
수정 아이콘
굴드의 주장은 통계학문적으로 의미가 있다기보다는 선입견을 꺠고 색안경을 끼지 말자는게 맥락이기 때문에.... 일단은 나름 위대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사람의 주장이 그닥 논리적이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네요. 전 상관관계가 인과관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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