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7/04/23 15:16:29
Name 솔빈
Subject 독후감, 후불제 민주주의 -유시민
이명박 정부 시절 어떤 비판과 반대에도 불구하고 불도저처럼 무작정 밀어붙이는 정치권력의 야만적인 행태와 시민의 자유와 인권을 억압하면서 헌법 정신과 민주주의 절차를 짓밟고 있을 당시 `정치인` 유시민이 아닌 `지식소매상` 유시민이 이명박 정부에 대한 울분을 헌법의 정신과 가치를 되짚어 보면서 감정을 삭힌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책이다. (하지만 박근혜가 있을지는 몰랐겠지!) 
 
1부와 2부로 나뉜 `후불제 민주주의`는 1부에서는 헌법을 읽으며 헌법의 중요한 가치와 헌법의 당위에 관해서 설명하고 2부에서는 `정치인`유시민의 정치 입문과 공직자로서 경험담과 소회를 풀고 있다. 2부 내용을 계속 보면 누누이 다신 정치를 하지 않겠다는 유시민의 발언들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고 그가 느꼈던 감정과 후회들을 통해 정치라는 것이 말처럼 쉬운 게 아님을 다시 깨닫게 된다. 
 
아리송한 책의 제목은 과연 이 책이 무슨 책일까 궁금증을 자아내게도 할 수 있고 무시하게 되는 원인이기도 한다. 그렇지만 `후불제 민주주의`라 제목 지은 이 책은 호기심과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민주주의의 값을 아직 치르지 못하고 있나 하는 의아함을 자아냈기에 기꺼이 손이 갔다.(작가빨도 있다) 
 
프랑스, 영국, 독일, 미국 같은 선진국들이 수 백 년에 걸쳐 이룩한 민주주의와 경제 발전을 우리 대한민국은 불과 반세기 만에 이뤄냈다. 충분히 자랑스러운 일이지만, 다른 많은 나라가 수 백 년 동안 자유와 평등을 위해 왕의 목을 자르기도 또한 국민 끼리 분열돼 내전을 겪으며 민주주의의 대한 대가를 치렀다. 그렇지만 대한민국은 건국과 동시에 어떠한 값도 치르지 않고 유럽과 미국의 헌법을 가져와 바로 민주주의공화국이 되었다.

그런 대한민국 초기에는 잘못된 지도자들이 나타나 독재와 부정축재를 위해 시민들을 억압하고 헌법을 짓밟으며 자신에 입맛에 맞게 헌법을 바꾸기도 했다. 그렇게 대가 없이 받은 민주주의가 불러온 비극이었다. 하지만 유럽과 미국에서 그랬듯이 시민들이 분노해서 대통령을 내쫓거나 정권을 내려놓게 하였다. 민주주의에 대한 값을 추후에 치르는 것이라고 말한다.  
 
영국과 프랑스, 미국에서 민주주의가 뿌리내리기까지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흘린 피들을 안다. 그런 수많은 피들이 민주주의 정신으로 문화적 유전자가 되어 자식에서 자식으로 손자에게 계승되었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불과 한 세기 전에도 왕이 통치하는 왕조국가였다. 그런 나라가 하루아침에 민주주의공화국이 되어버렸기에 건국 당시 대한민국 국민의 정신은 아직 왕이 다스리는 나라의 백성으로 답보하고 있었다. 그래서 건국 초기에 독재자들이 나타나 다시 왕이 되려고 했다. 하지만 왕의 백성에서 벗어나 자유를 만끽하려는 움직임은 4·19혁명 5.18민주화운동 6.10만 주 항쟁이 되었고 민주주의공화국에 왕이 되려는 `독재자`들을 내쫓았다. 
 
수많은 시민들이 대가를 치른 덕분에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정신은 나날이 성장하고 있다. 그렇지만 아직 제대로 값을 치르지 못한 빚에 대한 반동으로 이명박과 박근혜라는 추악한 권력자를 만들어 냈다. 헌법의 가치를 훼손하고 시민들에 대한 경외심 없이 독단적이고 광폭한 횡포에 지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있는 지금에 비추어 보면 언제쯤이면 남은 민주주의에 대한 빚을 청산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세상을보고올게
17/04/23 16:34
수정 아이콘
중고책방에 다른 책을 사러 갔다가 후불제 민주주의 싸인북!을 발견하고 보물을 발견한 심정으로 사와서 아직 읽지 못하고 있습니다.
17/04/23 16:39
수정 아이콘
와. 레어네요. 한번 꼭 읽어보세요. 얼마전에 유작가가 출현한 차이나는 클레스를 보시면 책 내용을 말로 풀어서 쉽게 설명해주니 방송 먼저 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미네랄배달
17/04/24 00:41
수정 아이콘
이 리플보고 차이나는 클라스 유시민 작가님 출연분(1~4회)을 봤는데,
너무 재미있고 유익하게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아점화한틱
17/04/23 18:29
수정 아이콘
마침 오늘 하루종일 방 가구 재배치하면서 방에있던 책장 빼곡히 박혀있던 책들을 다시 정리하던 참에 발견한 책들이 오랜만에 눈에 들어오더라구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진보의 미래', 노무현재단이 엮고 유시민씨가 완성한 '운명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문재인씨의 '운명'이라는 책이 눈에 들어오더라구요. 언젠가 짬을 내서 읽어봐야겠습니다. 후불제 민주주의도 사서 읽어봐야지 했었던건데 책이라는게 참... 읽을 여유가 잘 안생기다보니 ㅠㅠ
BetterThanYesterday
17/04/23 22:05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언젠가 유시민 전 장관이 대통령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라

저도 후불제 민주주의 참 좋게 읽었습니다,,,

요즘 토론 볼 때마다 문재인님 자리에 유시민님이 앉아 있었더라면 참 명쾌했을 것 같다는 생각 많이 하네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1193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 마침표와 물음표 사이.(노스포) [4] aDayInTheLife4258 24/03/28 4258 3
101192 고질라 x 콩 후기(노스포) [23] OcularImplants5769 24/03/28 5769 3
101191 미디어물의 PC주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81] 프뤼륑뤼륑9598 24/03/27 9598 4
101190 버스 매니아도 고개를 저을 대륙횡단 버스노선 [60] Dresden11916 24/03/27 11916 3
101188 미국 볼티모어 다리 붕괴 [17] Leeka11184 24/03/26 11184 0
101187 Farewell Queen of the Sky! 아시아나항공 보잉 747-400(HL7428) OZ712 탑승 썰 [4] 쓸때없이힘만듬4612 24/03/26 4612 5
101186 [스포없음] 넷플릭스 신작 삼체(Three Body Problem)를 보았습니다. [52] 록타이트9582 24/03/26 9582 10
101185 시흥의 열두 딸들 - 아낌없이 주는 시흥의 역사 (5) [3] 계층방정6411 24/03/26 6411 8
101184 [웹소설] '탐관오리가 상태창을 숨김' 추천 [56] 사람되고싶다7664 24/03/26 7664 20
101183 진짜 역대급으로 박 터지는 다음 분기(4월~) 애니들 [59] 대장햄토리7120 24/03/25 7120 2
101182 '브로콜리 너마저'와 기억의 미화. [9] aDayInTheLife4599 24/03/25 4599 5
101181 탕수육 부먹파, 찍먹파의 성격을 통계 분석해 보았습니다. [51] 인생을살아주세요5678 24/03/25 5678 71
101179 한국,중국 마트 물가 비교 [49] 불쌍한오빠7382 24/03/25 7382 7
101177 맥주의 배신? [28] 지그제프9053 24/03/24 9053 2
101175 [스포있음] 천만 돌파 기념 천만관객에 안들어가는 파묘 관객의 후기 [17] Dončić6625 24/03/24 6625 8
101174 [팝송] 아리아나 그란데 새 앨범 "eternal sunshine" [2] 김치찌개3167 24/03/24 3167 4
101173 한 아이의 아빠가 되었습니다. [143] 천우희7688 24/03/23 7688 109
101172 모스크바 콘서트장에서 대규모 총격테러 발생 [36] 복타르10759 24/03/23 10759 0
101170 대한민국은 도덕사회이다. [58] 사람되고싶다9652 24/03/22 9652 30
101168 올해 서울광장서 6월 1일 시민 책읽기 행사 예정 [46] 라이언 덕후7664 24/03/21 7664 1
101167 러닝시 두가지만 조심해도 덜 아프게 뛸수 있다.JPG [43] insane10892 24/03/21 10892 18
101166 이번에 바뀐 성범죄 대법원 판례 논란 [94] 실제상황입니다11378 24/03/21 11378 9
101164 이건 피지알러들을 위한 애니인가..? 스파이 패밀리 코드: 화이트 감상(스포 조금?) [28] 대장햄토리4907 24/03/21 4907 3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