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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3/30 01:14:03
Name RyuDo
Subject [일반] (부분스포)공각기동대를 보고 왔습니다.
※공각기동대 시리즈 전반적인 지식이 있는 분들과 공유하기 위해서 작성했습니다.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으니 민감하신 분들은 읽지 않는 것을 추천합니다.


방금 집 앞 영화관에서 공각기동대를 보고 왔습니다. 처음에 영화화 소식을 들었을 때 기쁨보다는 걱정이 앞섰습니다. 과연 얼마나 잘만들수 있을까? 시각적 효과야 맨오브스틸 이후로는 모든것이 가능하다고 느꼈기에 걱정되지 않았지만 어떤 스토리를 꾸려나갈지가 궁금했습니다. 공각기동대 극장판 그대로 갈지, 아니면 TV판으로 갈지 아니면 오리지널로 갈지... 결론적으로는 '완전 짬뽕'입니다

칭찬부터 하자면, 시각적 효과는 좋았습니다. 특유의 도시분위기도 어느정도 잘 구현했었고 광학미체의 경우 인상깊었습니다. 애니메이션에서 보여준 작전복(?)도 어느정도 비슷하게 구현했었고 나름 캐스팅도 잘 맞춰한거같습니다.(모든 배역이 그런거는 아닙니다!) 특히 토구사가 마테바를 들고 있는 장면은 원작 팬에게 선사하는 장면이라 생각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엔딩크레딧이 올라갈때 공각기동대 극장판 오프닝이 나옵니다. 이 또한 멋진 마무리 곡이라 생각되었습니다.

그리고 칭찬은 여기까지.

원작의 소령은 어릴때부터 전신의체를 사용해서 현재의 소령은 전신의체 활용도 수준이 차원이 다르다는게 기본설정인데 그걸 깡그리 뭉게는 진행이 너무나 아쉬웠습니다. 자신의 신체에 대한 부조화 및 자아성찰에 대한거는 모든 공각기동대 시리즈 전반에 깔려있는 설정인데 그에 대한 것을 제기준으로 너무나 허접하게 설정변경했더군요. 그리고 오우레박사라는 케릭터를 넣어서 소령을 무슨 영화'아이로봇'의 로봇처럼 인식시키는 장면도 정말 별로였습니다. 한카라는 기업도 정말....이게 최선이었나요?

이 영화에서 최악은 아라마키였습니다. 원작의 아라마키에 대한 리스펙이 전혀 느껴지지않고 그냥 야쿠자보스 한명이더군요. 다 영어쓰는데 혼자 일본말쓰는것도 참....이 영화에서 제일 거슬렸습니다.

왜 쿠제라는 캐릭터를 끌고온건지 정말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물론 TV판 2기의 그 쿠제도 아닙니다. 대충 껍데기만 빌려와서 써서 더 어이가 없더라고요. 소령과 과거에 연결고리가 있다 라는 점만 들고와서 붙여쓴 느낌입니다. 그냥 인형사가 나을뻔했는데, 어느정도 인간애에 대한 연결선이 필요했던걸까요? 덕분에 영화 마지막 씬이 닦이급으로 갔습니다. 뭔가 사이버펑크 영화의 공통적인 주제인 '나는 누구인가'가 아니고 '나를 이렇게 만든놈에게 복수한다'라는 영화가 되어버렸습니다. 여기서 아주 실망했고요.

감독은 공각기동대 시리즈에서 뽑고싶은 요소만 쏙쏙 뽑아서 만든 느낌입니다. 실제로 수많은 오마쥬 장면 범벅입니다. 일단 시작은 공각기동대 극장판의 시작과 같습니다. 전신의체가 만들어지는 장면이죠. 그리고 예고편에서도 보여진 게이샤로봇씬은 TV판 1편에서 따온장면인건 팬이면 알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극장판의 유명한 장면인 물가격투도 훌륭하고요(이것도 사전예고편에서 공개되었죠). 극장판 마지막의 전차뚜껑열기씬도 있습니다. 이 부분은 아주 훌륭하게 구현했습니다. TV판 2기 4화에서 나오는 사이토의 헬기저격씬이라든가(나름 애니에서 비중이 있는데 딸랑 한씬나와서 아쉬웠습니다.) 2기 11화의 소령과 쿠제의 과거이야기 등을 어렴풋이 각색해서 만든 장면도 있습니다. TV판 1기 마지막 부분쯤의 공안9과 섬멸작전도 살짝 들어가있었고요. 하지만 장면 하나하나야 좋은데...말 그대로 스토리 하나 이을려고 오려 붙이긴 했는데 참 억지스럽더군요.

원작팬들은 아마 보면 엄청 실망하지 않을까 합니다. 저에겐 닦이급입니다. 별점으로 치면 두개?
그냥 사전지식없이 보러가시는 분들도 그렇게 재미있다 라고 평가하기에 물음표라고 생각합니다. 뭐 후속작을 생각하는 전개도 아니고요. 이렇게 각색할꺼면 차다리 정말 오리지널 스토리로 만들었으면 더 좋을뻔했다 생각합니다.

큰 기대를 안하고 갔지만 실망감이 더 컸네요. 워크래프트에서 가로나를 봤을때의 기분을 다시 느꼈습니다 하..

여러분들은 어떻게 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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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3/30 01:21
수정 아이콘
전 그냥 만화는 만화로 냅두는게 좋다는 입장이라... 죽을때까지 안볼듯 싶군요

전 무엇보다도 총몽도 저꼴날까봐 무섭습니다.
wish buRn
17/03/30 15:25
수정 아이콘
전 제임스 카메론을 믿습니다.
바카스
17/03/30 02:04
수정 아이콘
원작 모르고 오늘 피쟐 유게에 올라온 로튼지수만 보고 갔습니다.
최후의 빌런이라 할 수 있는 스파이더탱크는 왜 이렇게 뜬금포에 딱 봐도 허접한데 무게감 없고.
그래도 투명시트 효과는 좋았고, 선공개 5분짜리에 없던 일부씬이 본편에 있어서 초반까지는 기대를 불어넣기에 좋았습니다.

닦이까지는 아니지만 원작 모르는 사람이 보기에 그리 꽉 찬 느낌도 아니였으며 아싸리 마블처럼 신규 중 신규 유저의 이목을 확 앗아갈 영화도 아닌 것 같습니다.
Samothrace
17/03/30 02:10
수정 아이콘
껍데기뿐인 영화더군요. 방은 있는데 영혼은 없어요..
극의 오리지널리티가 강한 것도 아니고, 공각기동대라는 시리즈의 껍데기만 가져와서 헐리우드색을 입히고 끝낸 느낌.
17/03/30 02:33
수정 아이콘
짜임새가 아쉬운 영화였습니다. 2시간짜리 영화는 절대 아니었는데. 조금만 타이트한 흐름을 유지했다면 재밌었을지도 모르겠네요.

훌륭한 씨지가 있었고 배우들의 연기도 괜찮았지만,최종적인 완성본이 기름칠이 전혀 안되어서 삐걱삐걱 거리더군요. 몇가지를 꼽자면 액션을 정말 못찍었어요 초반의 매트릭스 분위기를 내고싶었는지 슬로우 범벅 액션이 계속 나오는데 답답하고 짜증나더라구요. 심지어 총쏘는 장면들이 굉장히 많은데 그 장면들도 찰지지 못했구요 (이건 다 존윅 형님 탓입니다 ㅜㅜ) 게다가 왜 있어야하는건지 모를 갑자기 툭 튀어나오는 이상한 장면들이 속출하니 하품이 쏟아집니다. "야 내가 이거 원작에 있던거 씨지로 기가 맥히게 표현했거든. 한번 봐줄래 ?" 식의 연출들이 굉장히 거슬렸어요. 제가 본 상영관 내에서 휴대폰 불빛들이 이곳저곳 반짝반짝 거리네요. 이전 작품인 헌츠맨의 썩토 지수가 49프로 였는데. 아마 50 언저리에서 마감 탈거 같네요

뭐 내용과 별개로 스칼렛 누님은 아주 좋았습니다
헤헤
17/03/30 05:32
수정 아이콘
공각기동대 원작 애니 리메이크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그 많은 명장면들이 어떻게 재탄생 될 지 궁금하네요.
17/03/30 11:24
수정 아이콘
첫번째 극장판은 구성 자체도 원작 코믹스의 화두 하나만 집중적으로 승화시킨 독립적인 아우라가 있지만, 원화나 동화 자체만 해도 현재 접근하기 어려운 기술적 완성도를 자랑하는지라 굳이 리메이크할 필요는 없지 싶습니다.

인랑만 해도 4년동안 그렸는데, 요즘 자본이나 인력으로는 어림도 없을 듯 합니다.
아점화한틱
17/03/30 08:35
수정 아이콘
공각기동대 모든시리즈 모든편들을 열번씩은 돌려봤던 팬인데 이번 영화는 건너뛰어야하려나봐요 아무래도.
혜우-惠雨
17/03/30 09:58
수정 아이콘
음... 원작은 0.1%도 모르는상태라 걱정했는데 그냥 스칼렛 요한슨 보러가야겠네요!!!
녹용젤리
17/03/30 11:10
수정 아이콘
저도 어제 아맥으로 보고 왔습니다.
사실 전혀 기대 안했습니다. [나는누구인가? 기계에도 고스트는 존재 하는가?] 이 두가지 주제의식을 관통할거라곤 1그람의 기대도 없었어요.
같이 본 집사람은 아주 훌륭한 블록 버스터 였다라고 평가하더군요. 공각기동대의 기역자도 모르는 사람의 반응이었습니다.

사실 오마쥬도 썩 나쁘진 않았고 글쓴분님이 가장 싫어하셧던 아라마키국장도 전 간만에 보는 비트옹이 나와서 반가웠어요.
17/03/30 11:46
수정 아이콘
첫번째 극장판 이후로 나오는 것들은 약간 사족인 느낌이 강한데... 주제나 화두를 잘 발전시킨 것도 아니고 말입니다.
사실 시로 마사무네 느낌이 더 나는 건 TV판이겠지만 캐릭터나 묘사, 정치적 요소 등에서 똥폼 잡는게 좀 그랬는데(원작 코믹스도 시로 마사무네 특유의 허세끼가 좀 있긴 하지만 항상 그렇듯 가벼운 분위기가 이걸 좀 중화하는 편이죠. 반면 TV판은 첫번째 극장판의 캐릭터를 좀 섞어서 그런지 코믹스의 발랄한 느낌도 없구요), 그래도 이건 개인차이고, 워낙 작화나 동화가 좋은 양반들이고 극장판에서 다루기 어려운 긴 호흡의 주제들도 나오니까 재미있게 잘 봤는데, 두번째 극장판은 너무 안일하게 만들어서 스노비시한 인용문 전집처럼 됐죠. 그리고 이번 영상화로 화룡정점처럼 됐네요.

솔직히 왜 자꾸 리메이크하려는지 모르겠네요. 관련 장르의 조상님 취급 받는 뉴로맨서도 영화 계획 얘기 있던데 이 친구들은 너무 유행을 선도한 물건들이라 지금 보면 클리셰 덩어리처럼 보일 뿐이고, 억지로 재생해봤자 그리 큰 감흥도 없을 것 같은데 말입니다.

자본 순환 개념에서 계속 찍어내야 하고 수익 회수를 고려해서 안전빵을 노린다는 거야 알지만... 그렇게 얘기거리를 만들기 어렵나 싶기도 합니다.
Samothrace
17/03/30 12:04
수정 아이콘
그래서 그놈의 똥폼 때문에 극장판 2편이 꽤 까였죠. 개화기 시대 소설에서나 나올법한 자의식 과잉과 허세 현학적인 척 등등...
1편에서는 서사의 개연성과 주제의식의 조화가 대단했던 데 비해 이노센스편은 말씀하신대로 걍 인용문 모음집처럼 돼버렸죠. 발상이 새롭거나 하지도 않았구요.
17/03/30 12:24
수정 아이콘
1편은 연출이나 미장센, 작화나 동화 모두 정말 주제와 떨어트리기 어려울 정도로 꽉꽉 눌러 담았죠. 그놈의 밀리터리 페티쉬만 아니면 정말 깔 게 없다는 생각이... 제 기준의 90년대 아니메 리스트에는 원령공주(진짜 이건 미야자키 하야오 최고의 걸작)와 인랑(이것도 그놈의 밀리터리 페티쉬만 좀 어떻게...) 그리고 공각기동대를 세 손가락에 꼽았었죠. 근데 2편을 보고 아 이 양반 현학적인 걸 곧잘 만들긴 했는데 이렇게 현학적인 '척'하는 영화 만든 건 정말 처음 본다 싶었던... -_-

이 양반도 가끔 리들리 스콧하고 비슷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암튼 각본은 따로 맡기는 게 더 좋은 양반이지 싶습니다.
17/03/30 11:49
수정 아이콘
원작을 너무 어릴때봐서 원작 생각없이 보니 나름 볼만은 한데 잘만든것 같진 않았어요.
근데 메이져가 소령아닌가요? 자막은 그냥 메이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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