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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2/07 11:01
다른것보다
유비가 한중왕이 되자, 비시를 보내 관우를 전장군으로 임명했는데, 관우는 황충이 후장군으로 임명되었다는 말을 듣고 격분해서 말했다. "대장부는 평생 노병(老兵)과 같은 대열에 있지 않는다!" 인성 진짜 무시무시하네요.. 관우...
17/02/07 11:09
이후 비시가
"왕업을 세우는 자가 임용하는 인물에게 하나의 기준을 사용할 수는 없습니다. 옛날 소하(蕭何)와 조참(曹參)은 전한의 고조와 어릴 적부터 친한 교분이 있었고, 진평(陳平)과 한신(韓信)은 초나라에서 도망쳐 뒤에 한나라에 도착했지만, 관직의 순서를 정하는 논의에서는 한신을 가장 높은 지위에 있게 하였고, 이 때문에 소하와 조참이 원한의 마음을 가졌다는 말을 듣지 못했습니다. 지금 한왕(漢王)은 일시적인 공로에 근거하여 한승(漢升:황충)을 높은 신분이 되게 했지만, 마음속의 평가가 어찌 군후(君候)와 동등하겠습니까! 게다가 한중왕과 당신은 비유컨데 한 몸처럼 기쁨과 슬픔을 함께 하고 화와 복도 같이 합니다. 제가 당신을 위해 생각해 보면, 관호(官號)의 높고 낮음이나 작위와 봉록의 많고 적음을 계산하여 그의 마음으로 간주하는 것은 옳지 않은 것입니다. 저는 일개 관리로 명령을 받아 시행하는 사람이지만, 만일 당신이 임명을 받지 않아 곧 돌아가게 된다면 당신 때문에 이와 같은 거동을 애석해 할 것이며, 아마 후회하게 될 것입니다!" 라고 달래줘서 관우가 수긍하고 넘어갑니다...만 다른 장수들 성격이라면 애시당초 이렇게 격분해서 나오지도 않았겠죠. 이전과 악진도 항장인 장료가 자기보다 높은 위치에 있는것에 불만을 가졌지만 그래도 이정도는 아니었고 중요한 순간에는 "이것은 국가의 큰 일이오. 당신의 계책이 옳은지 틀린지를 볼 뿐이지, 내가 어떻게 사사로운 원한으로 공의(公義)를 돌아보지 않겠소!" 라고 했던걸 보면...
17/02/07 11:14
심지어 황충은 관우보다 높은 위치에 간 것도 아니고 동렬일뿐더러, 굳이 따지자면 전장군(관우)이 후장군(황충)보다 앞에 놓이죠.
거기다 익주점령과정에서 황충의 공헌과 이후 한중에서의 대활약을 고려한다면 이건 그냥 관우가 속이 좁다고밖에...
17/02/07 11:14
제가 관우를 별로 안좋아하는 이유이긴 합니다.오만한 느낌? 의형제들에겐 따뜻하겠지만..(사실, 연의밖에 잘 모르긴 합니다만)
게다가 아무리 떨어져보여도 한나라 수장(손권)을 쥐새끼 운운해서 감정 상하게 만든건 실드가 불가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17/02/07 11:12
의외로 장비가 군자를 경애했다는 게 재미있죠. 연의의 이미지로는 '군자는 개뿔 내 사모맛을 보면 살려달라고 빌빌 길 것들이!' 이럴 거 같은데....
17/02/07 11:17
그러나 막상 장비가 "오오 유파님 군자" 하고 찾아가자 유파는 한 마디도 대꾸하지 않았을뿐더러, 심지어 나중에는 뒤에서 깠죠.
"대장부가 마땅히 사해의 영웅들과 교제해야 하거늘 어찌 한낱 무장 따위와 말을 하겠습니까?” 아마 유비가 유파를 극진히 대우하고 아끼지 않았더라면 진즉에 장비가 목을 따버렸을지도 모릅니다?
17/02/07 11:13
관우는 언제나 자신에 대한 프라이드가 대단했던 것 같습니다. 때문에 병졸들은 잘 대해주었어도, 견제의 대상이 되는 사대부들은 의도적으로 깔보았겠죠. 관우가 허망하게 죽음을 맞이한 것도, 죽어서 신이 되었던 이유도 바로 저 나르시시즘에 가까운 성격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지휘관으로서의 관우는 삼국지 최고레벨 아닌가요? 당시 최강의 군대였던 위 7군의 궤멸사건은 관우가 아닌 다른 장수였다면 불가능했을 것 같습니다.
17/02/07 11:16
큰 비로인해 강이 범람해서 그걸 이용해 이긴 것은 맞는데 그 승리 이외에는 전부 패배하거나 목표달성 실패했습니다. 젊은 시절 안량을 벤 것은 지휘관으로서 판세를 파악해서 병력움직임을 통해 군을 궤멸시킨게 아니라 조조의 장기말이 되어 본인의 개인 무력을 통해 이룬 것이니 그건 지휘관으로서의 공적이라고 보긴 어렵구요.
17/02/07 11:21
물론 그게 뛰어난 공적이긴 한데 관우가 지휘관으로서 보여준 공적은 그게 다죠.
다른 장수들이 임펙트있는 공적을 세운적이 없는것도 아니고 그거 하나로 관우가 삼국지 최고의 명장이다라고 하기는 부족해보입니다. 물론 그 공적으로 관우도 삼국지를 대표하는 명장중에 하나라고 평가될만은 하죠.
17/02/07 11:23
연의 기록(관우가 둑을 쌓아서 수공을 준비하고 터뜨렸다) 빼면 7군 궤멸은 그냥 천재지변 주워먹은 거 아닌가요....
정작 바로 서황의 12영 군한테 패하는 것만 봐도 관우의 지휘에 대해 물음표가 떠오르긴 하죠.
17/02/07 11:56
사실 천재지변을 이용한 것도 충분히 훌륭한 장수의 요건입니다.
날씨라는건 상대만 적용되는게 아니라 아군에게도 적용되는거고 같은 악조건에서 지휘를 정상적으로 해서 상대를 무찔렀다면 잘한거 맞죠.
17/02/07 12:57
하늘이 관우를 도와서 우금 진영에만 비가 미친듯이 쏟아진게 아닌 이상, 관우가 천재지변을 대비하고 잘 이용한거지 단순히 주워먹은건 아니죠.
정사에는 관우가 배를 타고 공격했다고 나와있는데 미리 준비한게 확실하죠.
17/02/07 11:29
대체 조조는 왜 관우에게 목을 맸단 말인가....
아니면 조조가 관우를 열정적으로 스카웃하려 했던 것도 그냥 연의의 창작이고 실은 쿨하게 보내줬다던가?
17/02/07 11:32
용맹하나만큼은 역대급이었으니까요.
조조 휘하에서 조조 통제를 받아가며 활약했으면 더 뛰어난 활약을 보였을겁니다. 이미 순유 지휘를 받아 안량 목딴걸로 입증되었으니까요. 위나라에는 조인, 하후연, 서황, 장료, 장합같은 한 지역을 맡은 지휘관형 장수들이 많았고 따라서 촉처럼 관우가 혼자 한 지역을 지킬 필요가 없죠.
17/02/07 11:45
어디서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알 수 없는 전직 중소기업 사장 VS 전국구 넘버투 대기업 회장 중 전자를 택한 사람입니다.
더군다나 그 대기업 회장은 타사 근무하던 경력직도 전혀 차별하지 않고 우대하였으며 능력있다는 것만 입증되면 누구든 두텁게 대우하였고 특히 자신을 높게 쳐 주었기에, 방금 전에 항복하여 별다른 공적을 세운 게 없음에도 장군 직책까지 주었습니다. 월급이다 보너스다 해서 마구 퍼부어준 건 덤입니다. 하지만 공을 세워 은혜를 갚은 후 다시 유비에게 돌아갔습니다. 이것만으로도 조조가 그를 높이 산 이유를 알만하죠.
17/02/07 11:51
네 물론 관우의 의리는 역대급이고 이것만으로도 높이 평가할 만 하죠.
제가 말하고 싶었던 건 관우가 조조소속이었을 당시의 관우에 대한 조조의 평가였습니다. '자기 소속 내 타 장수들에 비해 별로 대단해 보이지도 않는 장수를 왜 그리 높게 쳐 주고 스카웃하려 했나' 라는 것이었습니다. 관우가 과대평가되었다면 조조가 그 점을 알아보았을테니까요. (물론 그 후한 대우에도 의리를 지키고 유비 곁으로 돌아갔기에 조조가 더 아쉬워했겠죠.)
17/02/07 12:09
축구로 치면
제공권도 라인브레이킹도 드리블도 볼연계능력 패싱능력 다 그저그런데 골결정력만은 세계 1위인 공격수가 있다 나에게는 그 골결정력을 살릴수 있는 수많은 미드필더와 코치들이 있다 그렇다면 탐날만하죠 물론 관우가 사령관으로는 별로라고 가정했을때요 아니면 조조가 유비를 시기 질투해서 그저 뺐고 싶었다거나? 아니면 다들 못가지니까 그저 가지고 싶어서? 관우가 진심으로 투항한순간 천하에 관우의 마음을 가진 조조라는걸 공표하고 막 유치하게 크크크
17/02/07 13:55
굳이 부장으로 써먹지 않아도 조조 시스템에서 일군의 지휘관으로 굴리면 어지간해서 서황정도 활약은 충분하지 않았을까...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17/02/07 11:31
관우의 자신에 대한 자부심, 그 프라이드는 뭐, 그게 관우 그 자체이고,
그래서 실망하다가도. 그래서 또 가슴을 울리고 신으로 대접받는...
17/02/07 11:50
관우에 대한 제 마음속의 생각을 누구보다도 잘 서술해주신 분석이 아닐까 싶을정도네요..
진짜 감탄하고 갑니다... 그리고 또 소름돋습니다...
17/02/07 13:45
지키는 거랑 나가싸우는거랑은 다르긴하죠. 관우라서 못막은게 아니라 2차 입촉라인에 여력을 너무 많이 쓴게 아닐까 합니다. 장비 조운 제갈량인데 얘네 셋만 딸랑 갔을리도 없고.
17/02/07 12:21
당시 직위로 보든 짬밥으로 보든 관우 말고는 그 자리에 있을 사람이 없었습니다. 설령 방통이나 제갈량이 형주에서 관우를 보좌했다 하더라도, 편들어 줄 유비가 천 리나 떨어진 곳에 있는 이상 관우의 그 독보적인 성질머리+계급으로 찍어누르기를 버틸 수는 없었을 겁니다.
17/02/07 13:46
장비는 일단 서주를 맡았다가 (호족들의 배신 때문이라고는 하나) 말아먹은 경력이 있고, 아랫사람을 막대하던 성격을 생각하면 아무래도 믿고 맡기기 힘들죠.
17/02/07 21:23
그런 관우를 제지할 수는 없어도 미방과 사인이 군량을 날려버린 실수나 오로 배신할 빌미를 주진 않았겠죠.
특히 인물 판단에 능하고 지휘관의 비위를 잘 맞추는 방통 정도의 인물이라면 오의 침입을 막고 번성을 탈환하거나, 관우의 번성 공략이 실패하더라도 형주를 내 주는 일은 없었을 것 같습니다. 사실 미방의 삽질만 아니었으면 해볼만한 상황 아니었나요?
17/02/07 12:54
계속 성격적 결함이 언급되는 장수가 삼국지 정사에서 관우 뿐이라는건 공감하기 어렵네요.
배신을 밥먹듯이 하고 변덕이 죽끓듯이 하던 여포쪽이 성격의 문제가 훨씬 더 심한 것 같은데... 촉나라에만 한정해놓고 봐도 교만한 성격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피해다녔다는 위연도 있고요. 심지어 위연은 그 더러운 성격 때문에 반란까지 일으키다가 삼족이 멸망당했죠. 관우의 성격에 문제가 있는건 확실하지만 이 얘기가 자꾸 나오다보니 무슨 싸이코패스 수준으로 평가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진수의 평에서 볼 수 있듯이 국사(선비)의 풍모가 있었다는 평도 같이 듣고 있죠. 관우 성격이 정말 미친개 수준이었다면 저런 평도 듣지 못했을 겁니다.
17/02/07 13:20
성격적 결함이 언급되는 장수가 관우 뿐이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관우처럼 성격적 결함이 계속 언급되고 여러 에피소드가 나온 장수도 없다]라는겁니다. 당연히 관우보다 성격적으로 더 큰 문제가 있는 인물도 많고 관우가 싸이코패스인것도 아니죠. 그냥 관우만큼 성격적인 결함이 계속 여러 열전, 기록등에서 자주 언급되는 장수가 없다라는 말입니다. 그리고 여포나 위연이나 그 성격적 결함으로 똑같이 패망했고 여포는 그 뛰어난 무예가 있었음에도 그 성격때문에 삼국지 최고의 명장에 언급안되죠. 적어도 둘다 관우와 같이 놓고 평가될 장수는 아니고 관우와 같이 비교해서 평가될 장수는 조인, 서황, 장료, 장합등인데 관우는 이들에 비해서 성격적 결함이 분명해서 그 결함으로 패망했기에 삼국지 최고의 명장으로 꼽히기는 힘들다는 거죠.
17/02/07 13:30
관우의 성격이 여러 열전, 기록등에서 자주 언급되는건 그만큼 타진영과 부대끼는 경우가 많았고 언급될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라 봅니다.
그리고 그걸 감안해도 가는 곳마다 노략질을 하고 사고를 쳐서 쫓겨나고, 배신을 밥먹듯이 하고, 부하에게 "왜 맨날 생각없이 행동하냐"고 핀잔까지 듣고, 부하의 아내까지 건드렸던 여포의 에피소드가 더 다양하고 한수 위라고 보고요. 뭐 관우가 조인, 서황, 장료, 장합 등에 비해서는 성격이 더럽다는건 공감합니다.
17/02/07 13:34
관우가 그만큼 인기인이었기때문에 성격적 결함이 계속 자주 언급되는건데 어쨌든 그래서 관우만큼 성격적 결함이 자주 언급된 장수는 없다는 의미이지 관우의 성격이 삼국지 장수중에서 제일 최악이다 라는 말은 아닙니다.
당연히 관우보다 성격이 더 쓰레기고 안좋은 장수, 인물도 수두룩하죠. 여포야 뭐 인간쓰레기에 인성이 없는 수준이고...
17/02/07 12:56
결국 형주는 촉으로서는 유지가 불가능한땅이었다고 봐야겠네요. 제갈양이라도 직접 오지않고서야...
새삼 위나라와의 인재풀차이가 실감나네요. 위에는 군단장 급이 수두룩한데 촉에는 관우하나. 오에는 누가 있을까요?
17/02/07 13:41
인재풀 문제도 있지만 애당초 군단장급이 활약할 만한 시기 자체가 너무 짧습니다 기껏해야 입촉 이후이니.. 인재가 있었더라도 군단장으로 실제로 활약할만한 기회가 없었죠.
17/02/07 22:48
제가 보기엔 인물보단 세력문제라고 봅니다.
사실삼국지 이야기가 나올 때의 문제점중 하나인데, 인물위주의 서술 경향이 지나치게 강하죠. 결국은 세력과 시스템의 문제인데. 소하가 관중에 들어가서 제일 먼저한게 진의 문서고를 수습한거죠. 조조는 이미 승상으로서 낙양 문서고를 죄다 갖고 있던거고... 이런 점에서 조조 세력의 조직력과 밀도는 다른 세력과 비할바가 아니죠. 관우와 조조의 명장들사이에는 이런 차이가 있는데 그런 부분들이 지나치게 간과된다고 봅니다.
17/02/07 13:03
촉과 위의 인재풀차이가 여실히 드러나는 부분이죠 사실 빠심을 제하고 유비가 촉을 만들고 삼국구도를 만들어서 얼추 비슷하게 갔다는거 만으로도..
17/02/07 13:11
서황에게 패배한 것은 사실입니다만 그 시점에서 관우는 우금과 칠수조를 격파했고, 이로 인해 위의 방어시스템 한 축이 무너졌었습니다.
오의 형주기습은 위와 오가 비밀 동맹을 맺은 시점에선 무조건 일어났을 일이니 관우만의 책임은 아니죠. 뭐 [상대를 너무 맛깔나게 두들겨패서 또다른 적에게 도움을 청하게 만든게(??)] 문제라면 모르겠지만요. 거기서 오가 또다른 계획대로 서주를 공략하고, 제갈량의 북벌이 그 시점에서 시작했다면 어쩌면 우리가 읽는 삼국지 주인공이 관우가 됐을지도 모릅니다. 물론 몇백년 후 제3자 입장에서야 오의 형주공격이 근시안적으로 보입니다만 당대에는 나름 최선의 판단이었겠죠.
17/02/07 13:53
관우가 지휘관 깜냥이 안된다는 말들은 조금 의아합니다. 위나라를 뒤져봐도 형주쟁탈전 전까지 관우 수준의 자율성을 가진 지휘관은 없어보이는데. 애당초 일반적인 지휘관 이상의 책임을 맡게된 유비 세력의 사정 문제였고 거기서 본인의 오만한 성격 탓 이상의 일들이 계속 생겨버린거죠. 괜히 유비가 첫 입촉때 장비 조운 제갈량 다 두고 갔겠습니까 촉을 만만히 본것도 아닌데. 게다가 아무리 사이가 안좋다치더라도 유비 세력에서 미방쯤 되는 인물이 그리 어처구니 없이 항복할거란걸 생각조차 한 사람이 있을지...
17/02/07 22:51
합비전선만해도 양주자사는 따로 있고, 방면군 사령관 따로 있죠. 그런데 관우형주에는 그런게 부족합니다. 몇몇 인물의 부족이 문제가 아니라, 애초에 인물을 양성하고 조직을 구성할 세력의 역량 자체의 차이가 너무 컸죠.
오히려 그런 상황에서 조조군의 명백한 주력부대중 하나인 우금군을 격파한게 과소평가되는 감이 크다고 보네요. 역만없이라지만 만약 서황군까지 격파되었다면, 위나라는 진짜 난리날 상황이었고, 서황군의 귀추가 어찌될지를 당시 조조가 어떤 심정으로 받아들였을지는 좀 더 고려가 되어야죠
17/02/07 14:19
근데 이렇기에 관우가 오히려 삼국지에서 가장 독보적인 캐릭터가 되었다고 봅니다.
사대부들 개무시하는게 민중에겐 일종의 카타르시스가 있고, 성격적 결함과 그로 인한 비극적 최후가 없었다면 과연 관우가 지금만큼 삼국지를 대표하는 캐릭터가 되었을까요.. 조운쯤 되지 않았을지..
17/02/07 14:47
조직과 체계가 잘 갖춰진 위,오에 비해서 촉 개국공신들은 대군의 지휘관이 되기 위한 조직경험도 부족했고 사사해줄 선배들도 없었던 것이 큰 문제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반면 무력은 좀 부족해도 촉이 자리 잡고 난 뒤 익주 출신들이 장수들이 중용받은 것은 여러가지 정치적 이유도 있겠지만 그런 경험적인 측면도 있었지 않나 싶네요.
17/02/07 15:10
역시 정설로 굳어가는 유비패왕설;
저렇게 성격 더럽고 자존심 센 관우/장비가 혈통 따위로 유비를 형님으로 인정하진 않았을거 아닙니까? 말빨 또한 안먹혔을거 같구요. 힘밖에 인정하지 않을 두 형제죠. 유비 당신은 대체..
17/02/07 15:10
왠지 관우는 꼰대스럽고 상대하기쉬워보이죠. 관우가 성에서 수성중이라면 조금만 약올리고 자존심 건드려주면 성문열고 아주 "용맹하게" 뛰쳐나와줄거같구요. 제가 군주라면 용맹한 장수는 전선지휘관은 더더욱 아니고 기껏해야 소규모성주로 임명하겠습니다. 최전선 지휘관은 잔머리잘돌아가고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사고방식의 인물로 임명하고 용맹한장수는 적옆구리치거나 총공세시 선봉장으로밖에 임명안할거같네요
17/02/07 15:42
네. . 그래서, 그렇기에 더욱 매력적인 인물이기도 해요. 캐릭터에 있어서 모든게 완벽한 인물은 개노잼이지만, 복잡미묘하고 장단점이 두드러지는 입체적이고 쉽게 예측 못하는 인물이 더 인기도 많고 매력적이죠. 흔히 인간미가 있다라고 포장됩니다.
관우의 오만함은 굳센 자부심과 자신감, 기죽지 않는 늠름함으로 포장되기도 합니다. 다만 그게 독이 되는 상황이 벌어졌죠. 대국적 목표를 위해서는 한 순간의 치욕이라도 감내하고 숙일 수 있으며, 그렇게 해서 목적 달성을 하고서야 최후에 웃는 승리자가 꽤나 사례가 많은데 관우는 손권 욕한 거, 육손의 치켜세워줌에 자만해서 방비를 탄탄치 않게 한 것들이 너무 아쉽네요.
17/02/07 17:55
저도 다양한 인간군상의 '장점'과 '결점'에서 나오는 입체적인 매력이 삼국지연의의 매력이라 생각해요. 관우는 그러한 매력의 결정체고요. 관우천리행과 화용도일화는 지금 다시 생각해도 불후의 장면이네요.
왜 창천항로의 진주인공이 결국 신인 조조가 아닌 유비, 관우로 끝났는지 생각해보면..
17/02/07 23:46
저는 삼국지 입체적 매력의 최고봉은 역시 조조놈이라고 봅니다. 어떨 때는 대인배, 어떨 때는 속좁은 놈, 어떨 때는 미친 잔혹 살인마. .
정말 가늠하기 힘들고 아슬아슬한 나쁜 남자의 매력 아닙니까? 제가 그 시대에 조조를 섬기는 부하라면 예측불허의 군주의 기분에 따라 승진할 수도, 모가지가 날아가고 삼족이 멸당할 지도 모른다는 아슬아슬한 쫄릿함에 두근두근대었을 겁니다. 이런게 나쁜 남자의 치명적인 매력이라는데. . 조조는 정말 잔혹하면서도 너그로운 면도 같이 갖춘 또라이중의 또라이입니다. 사회생활하면 지꼴리는대로 좋은사람, 나쁜사람 양면을 왔다갔다하는 또라이 상사들 때문에 미치겠네요. 근데 이런 상사들이 한없이 착한 상사들보다 부하들에게 인기는 더 많죠.
17/02/07 16:10
중앙군에서 주군을 호위하는 무장으로 삼기에는 관우만한 사람이 없는거죠. 그래서 조조가 중용하고 싶어한게 아닐까 싶기도 하고...
그리고, 저런 결함이 드러나는 것도, 원래 가진 용맹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전략가적인 면이 약하다는거 아닐까 싶네요.
17/02/07 22:45
삼국지 글 자주 쓰시는 분이 계속 저런 평가만 가지고
관우빠는 글을 써서 그렇지 그냥 쌈만 잘하고 지휘관으로서의 역량은 최악이라고 봅니다. 계속 관우 평가가 후하다고 적힌글이 팩튼데 왜 그를 니들이 까냐고 하는데 진정한 팩트는 지들보다 큰나라 군주에게 일개 장수따위가 개의 자식이라 화친 따위 안해 하고 깝치다 목날라가 고 애먼 양아들 잃고 형주잃고 유비 빡돌게 만들어 세나라 중 가장 약한 국력임에도 오나라에게 국력 다 털린 99프로의 원흉이자 촉나라 몰락의 일등공신 이지요. 이게 팩트인데 왜 계속 관우 빠는글이 올라 오는지 참...
17/02/07 22:55
팩트를 겉보기로만 보면 이렇게 되죠. 관우가 손권에게 무례하게 군건 분명 실수가 맞으나, 어차피 촉오동맹은 그전부터 벼랑끝에 서있는거나 다름없었고 오나라는 형주를 칠 궁리만 계속 하고 있었죠. 애초에 형주분쟁은 촉을 호구로 보고 결국 칼까지 들이댄 오나라, 어정쩡한 상태에서 계속 말을 바꾼 유비, 개인적으로 좀 안좋은 일 있었다고 성을 통째로 들어다바치고 뒤통수 친 미방, 존심 싸움하느라 형주 구원도 안 간 유봉, 기타등등 복잡한 이야기가 많은데 "아몰랑! 형주 잃은건 아무튼 관우 책임이 99%야!" 하는건 팩트가 아니라 왜곡이죠.
그리고 관우가 지휘관 역량이 최악이면 그 관우에게 수세에 몰렸던 조인, 원군 끌고 왔다가 탈탈 털린 우금은 대체 뭐가 되는지...그냥 관우가 최고의 명장은 아니지만 삼국시대를 대표하는 명장 중에 하나다, 정도로 적당한 결론을 내면 될 것을 꼭 극단적인 발언을 하는 분들이 있군요.
17/02/07 22:59
아무래도 빠가 까를 만드는건 진리라서... 저 자신도 이 자리에서는 빠의 입장이지만 다른 자리에서는 그 빠들이 못마땅한 경우가 좀 많기도 하구요 낄낄
17/02/07 23:03
그리고 저런 분들 덕분에 까가 빠를 만들기도 하고 말이죠. 전 특별히 관우빠는 아니고 그냥저냥 삼국지 유명 인물들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는 정도인데 저런 분들에게 반박 좀 몇번 했더니 졸지에 악질 관우빠가 되어있더군요. 어이가 없어서...ㅡㅡ;;
17/02/07 22:55
성격이란 점에서 보자면 인재로서의 관우는 분명 문제가 있었던건 맞다고 봅니다. 패튼보다는 당연히 아이젠하워가 훨씬 좋은 인물이듯이.
다만 관우의 성격을 인물, 캐릭터라는 점에서 보자면, 그는 사람들이 입으로만 말하는 의리의 화신 그 자체죠. 좋게 보자면 사대부들에게 오만하고 병들에게 겸허했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매력적인 태도로 여겨지는 강자에게 강하고 약자에게 약하다, 라는 면모랄수도 있구요. 그러한, 인간적인 면모를 지니고서도 그 험난한 시대를 60평생 정상급 인물로서 지내왔다는 그 면모에서 관우라는 인물의 매력을 읽을 수 있을 것입니다. 세세하고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의견은 위에 단 댓글들로 갈음하고. 관우는 아무래도 최고 명장이라고는 하기 힘들겁니다. 이 전의 퐈이야 글에서 저도 그렇게 주장한건 아니고. 그러나, 그가 당대 최고 명장중 한 사람이었다는 자체는 분명하고, 오히려 그가 속한 세력의 취약성을 감안하면 디버프를 받은 면이 크다는 점 역시 감안이 되어야 겠지요.
17/02/07 23:08
고작 학부지만 제 전공이 사학인데, 역사학이란건 아무래도 수정주의를 먹고 살거든요. 기존 해석에 대해 새로운 해석이 나오고, 그에 대해 또 다른 해석이 나오고... 이게 안되면 역사학은 먹고 살 길이 진짜 어용학문 되는거 말고 딱히 읎으니... 물론 학문의 본령에 충실한건 기본이어야 하지만요~
그렇기에, 이렇게 끊임없이 수정주의가 나오는게 부득이하다고 보면서도, 그 수정주의가 또 기존 해석을 지나치게 부정하는 것을 보면 좀 안타깝고 그럽니다.
17/02/07 22:57
그리고 누락된 기록 이야기는 상당부분은 제가 한 이야긴데, 그건 저도 진지하게 말한건 아닙니다. 무리수가 있는 이야기인데, 빠심으로 한 감은 좀 있지요. 그렇더라도 일말의 가능성이 없다고까지 생각진 않지만^^
17/02/07 23:14
사졸들에게 잘해주고 사대부에겐 교만했다는 관우의 성격을 가장 잘보여주는 예가 우금 포로건이라고 봅니다.
당대에는 포로들 데리고있기 부담된다고 그냥 죽여버리는 경우가 허다한데 관우는 우금의 3만 포로를 챙기고 먹이기위해 동맹국인 손권의 쌀을 탈취해서 먹였죠... 약자에겐 약하고 강자에겐 강한 관우의 성격을 잘보여주지않나 싶습니다.
17/02/07 23:54
관우 신앙이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포로와 민중을 학살한 적도 없어, 거기에다 올곧은 성격과 자부심, 강자강이라 불리우는 기개. .
능력은 둘째치고 관우의 그 성격만은 신으로 숭배받아도 될만한 가치는 있네요. 소인들에게는 따뜻하지만, 그런다고 자기 자신을 굽히지도 않아. . 딱 성격이 신앙에서 모셔지는 신들과 비슷한 면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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