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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10/27 04:15:49
Name chamchI
Subject 자유의 맛
어제 잠을 조금밖에 못자서, 오늘은 일찍 자야겠다. 했는데 잠이 별로 안드네요.
최근이 들었던 생각들을 글로 좀 써보려고 했는데, 미루다 미루다 써봅니다.

#1 최근 정치이야기
#2 풍월량BJ와 아프리카tv 이야기
#3 제 이야기

#1-1
 아무래도 최근에 이정도로 이슈화가 될만한 일이 있을까요.
느낀것도 많고, 얘기할 거리, (욕할 거리)도 많지만, 이번 글에서 집중해보고 싶은 것은 '인터넷 반응'입니다.

 JTBC에서 최순실과 미르제단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취재를 했고, 저는 보면서도 사실 조금 시큰둥했습니다.
'저런 취재가 얼마나 가려나'
저번주 쯤 고영태 상무의 인터뷰로 '회장님 취미는 대통령 연설문 고치는 것'이라고 기사가 나오고 나선
'어라, 뭔가 더 가는데'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여기까지도 어느때나 비슷하게, 정치 관심 가지고 뉴스 꼬박꼬박 챙겨보는 사람들에게는 엄청난 문제지만,
'딱히 정치에 관심없는 사람들에게는 그냥 또 그렇게 지나가는구나' 하고 넘겼습니다.

#1-2
??? : 솔직히 저도 핵유저이긴 하지만

대리충들 정지좀 먹여주시면 감사하겠습네다.


 그런데 물증이 확보된 기사가 나온 다음부터였나요, 그 전과는 비교가 안되는 인터넷 반응들이 있었습니다. 
(pgr 유머 게시판에서도 한바탕 난리가 날 정도로...!)
 예전엔 개그맨들이 이런 때에 정치적인 풍자를 총대를 메고 담당했다면, 지금은 얼굴없는 일명 '인터넷 드리퍼'들이 레지스탕스들 처럼 곳곳에서 역할하고 있습니다. 이런 '풍잣거리'를 소재로 한 유머들이 뉴스가 더 넓게 퍼지는데 한 몫 했다고 생각합니다.
40대 이상 층은 뉴스로 바로 접하겠지만, 아직 투표를 왜 꼭 해야하는지도 공감하지 못하는, 일명 '정알못'들까지도 다 아는 얘기로 만들어냈다는 점이 묘하게 기분이 좋습니다. 자유로운 기분이 들어요.

#1-3
 이런 말도 안 되는 현실이 비관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면 이번 글에는 이런 부패들이 까발려지고 조롱거리가 되는 시스템의 긍정적인 면을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에 비슷하게 pgr에 있는 뉴스룸 불판이나, 쏟아져나오는 유멋거리에서부터 느껴지는 '무언가 억압된 것에서부터 풀려난 해방감'이 들어요.
 새누리를 지지하는 콘크리트층이 깨졌다는 것이 정말 대단합니다(자게에 어떤 분에 제목으로 쓰셨듯이, 오히려 이런 사태를 만든 사람들의 멍청함에 감사할 정도입니다.), 아 저는 오히려 극성으로 새누리를 비판하는 편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맹목적으로 앞뒤 안가리고 새누리를 지지하는 일명 '꼰대' 집단에 대한 답답함은 엄청나게 느끼고 있었으며, 사람들은 이런 '깨지지 않을 것 같은 꼰대들'이 깨진 것 같아 더욱 그렇습니다.


#2-1
 <사진은 임의로 스크린샷 찍었습니다. 혹시라도 문제되는 점이 있으면 댓글이나 쪽지 주시면 바로 수정하거나 교체하겠습니다.>

 사진은 새벽 3시, BJ풍월량이 아프리카tv에서 깜짝으로 트위치tv로 옮기고 난 후 첫날 방송 중입니다.
시청자들은 2만명이 넘게 폭발적으로 지지해주었고, 도네이션이 너무 많아 9시에 한 도네이션이 밀려서 새벽 1~2시나 되어서 차례차례 읽히고 있습니다. 풍월량BJ는, 그래도 도네이션인데 그냥 꺼버리고 먹튀하는 것은 시청자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늦은 시각까지 문명6라도 하다, 그냥 채팅 방송으로 방송 마무리를 하는 중입니다. 개인적으로도 재미있게 보던 BJ라 잘되길 빌었는데, (처음이지만) 이런 반응이 저에게도 너무 기분좋은 소식입니다.

 풍월량BJ를 예를 든 것은 당장 오늘 일이었던 것이고. 많은 BJ가 아프리카tv를 떠나 타플렛폼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대부분은 옮겨가는 BJ들을 응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이 직접 몸담지는 않았지만 아프리카tv의 부당함을 외치며 그 부당함을 말하는 BJ들을 공감해주고 있습니다.

#3-1
 저 또한 위의 말한 것들에 대한 약자들을 향한 공감과, 일명 '갑'에 대한 분노, 그리고 이런 상황들에 대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있습니다. 직접적으로요.
 제 상황을 잠깐 말씀드리자면, 저는 28살에 나이에 원래는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 없는 학원 강사 쪽으로 오게 되었고, 다행히 일이 적성에 맞아 계속 수학 선생님 쪽으로 자기 계발하며 살고 있습니다.

 처음에 간 학원은, 규모가 꽤나 큰 대형학원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규모만큼 원장님이 한 '갑질' 하셨죠.
학원 상황은 이런 '갑질' 속에서 실력있는 선생님들이 대거 나온 상태였고, 이런 실력있는 선생님들이 나간 상황에서 예전만큼의 규모를 유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저도 이런 상황에서 나아질 여지가 없다고 생각하고 다른 학원으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학원계를 말씀드리면, 학원계는 가면 갈수록 원장님에 대한 권위는 낮아지고, 대신 실력있는 선생님에 대한 책임과 역할, 그리고 그 만큼의 대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학원계가 근무여건이 좋지 못한 편이라 생각하나, 또 이만큼 자본주의의 논리대로 돌아가는 곳은 또 없는 것 같습니다. 실력이 없다면 어느 직업군보다 안좋고, 실력이 있다면 또 어느 직업군보다 좋은 것 같습니다.

 위에 말한 상황 속에서 다들 의심없이 약자들 편으로 뭉쳐주고 '갑질'에 대항하며, 이에 대한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이. 저는 비단 저 뿐만이 아니란 것, 이런 열기들을 보면서. 그 동안 눌렸있던 것들의 무게와, 그리고 그게 틀춰졌을 때의 자유의 맛이 느껴져서, 씁쓸하면서도 짜릿한 요새입니다.
 이런 사건들 하나하나로, 모든 직업군에서 이런 '내가 힘있으니 힘없는 니가 꿀어라' 하는 갑질이 사라지고,
점점 '실력'으로만 제대로 평가되는, 정말로 열심히 살만한 사회가 오길 바라고, 기대해봅니다.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얘기하자면, 이런 낙관적인 글을 썼다고 방관적이 아님은 말씀드립니다. 위험이 될 수도 있는 상황들을 무릅쓰고 취재하는 기사느님들, 직접 운동에 참가하는 사람들 모두 진심으로 응원 중입니다. 다들 모두 치얼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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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antum21
16/10/27 06:01
수정 아이콘
기본적으로 하시는 말씀에 저도 동의합니다.

요즘이야 정치관련이슈들을 멀리하지만..
직선제개헌 이후의 모든 선거의 순간들 그리고 기대감들은 제 기억속에 남아있습니다.

돌이켜보건데,

파도가
몰려올때의 기대감이
물러갈때의 실망감으로 바뀌는 순간은 한순간입니다.

그런일들을 제법 많이 경험하다보니
걱정되는점이 있습니다.


억압으로부터 풀리면서 카타르시스가 느껴집니다.
어려움이 예상되어도 왠지 좋습니다.
그런데 마치 자연법칙처럼
그것은 자동적으로 다른방향으로의 새로운 억압을 추동합니다.
그것이 또 다시 반동의 힘으로 작용합니다.


단일한 세계관으로 이해될만큼 단순한일은
현실에서는 정말 별로 없었습니다.


부디...
생각이 단일하게 모이는 순간에 취해
다시 갈라지는 상황이 올때의 다툼을
흑백으로 보는 이들이..

음 ...

적어도 예전보다는
많지 않았으면 합니다.
16/10/27 07:07
수정 아이콘
정부에 대한 비판이나 풍자를 탄압했던 이명박 정부때부터 억눌려왔던 비판이 자연스럽게 터진것도 크지 않을까 합니다.
편두통
16/10/27 16:28
수정 아이콘
공감가는 글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우리 모두 힘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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