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6/05/25 12:15:53
Name 고난
Subject [일반] 누군가를 미워하지 않으면 버틸 수 없는 시대

요즘...개판입니다. 제가 직접 가보지는 않았지만 들려오는 이야기만 들어도 개판인 걸 알 수 있습니다.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도 관련 주제글이 끊이지 않습니다.

인간은 생각보다 스트레스에 매우 취약합니다. 정신적 고통을 잊기 위해서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까지 왜곡하기까지 합니다. 이런 사례는 많이 있었죠. 사이비종교 사례들을 시작해서 타진요, 일베, 여시 등등

현재 우리, 나아가 사회는 크나큰 스트레스 상황에 빠져 있는 것 같습니다. 내가 노력을 한다고 해서 현재 상황이 더 나아질 것 같지는 않고, 자책하는 것도 한계에 이르른 것 같습니다.

결국 분노가 쌓이게 됐고, 내 탓은 더 이상 아닌 것 같고, 누군가에게 분노를 표출해야겠는데 그 대상이 누군인지 명확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자기 탓을 주로 배웠지 올바른 대상에게 화를 내는걸 잘 배우지 못했거든요

그러다보니 한 대상이 발견되면 과도한 분노가 향하는 것 같습니다. 그 대상이 올바른지 안올바른지를 넘어서말이죠.

남 탓이 잘못 됐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가 화를 내야하는 대상은 누구일까요? 적어도 지금 같은 대상은 아닌 것 같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이름없는자
16/05/25 12:22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지금이 유별난 것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언제나 이런 일은 있었고 그런 사람들도 있었죠. 10년전 20년전이라고 다를까요.

화를 내야할 올바른 대상?? 글쎄요 그건 너무 개인이 처한 상황별로 달라서 그건 뭐라 말하기 힘든 것 같네요 어떤 개인을 찾자면 저마다 다른 사람을 지목할테고 어떤 집단을 찾자해도 그럴 것이고 정치적으로 따져도 상대편을 각각 지목하겠죠

개인적으론 한국의 냄비근성이 모든것을 해결하지 않을까합니다 중요한건 최소한의 안전망을 설정하는거겠죠
16/05/25 17:05
수정 아이콘
저도 제각각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말씀하신 그 최소한의 안전망이 없다는 것이 분노해야할때라 생각합니다.
트위스터
16/05/25 12:23
수정 아이콘
네, 동의합니다. 결국 우리가 연대해서 싸워야 할 대상들은 따로 있는데 안타깝습니다.
Leeroy_Jenkins
16/05/25 12:32
수정 아이콘
사실 대한민국만 이러고 있는건 아닙니다. 유럽에서도 극우가 득세하면서 인종차별문제가 다시 불붙었고, 일본도 미국도 불안불안하죠..
자본주의에 특이점(?)이 와서 한계를 보이면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대의품에Dive
16/05/25 12:53
수정 아이콘
저도 자본주의에 특이점이 온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단지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전세계가 이모양이니까요.
-안군-
16/05/25 12:38
수정 아이콘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고 봐야 할 듯 합니다. 양극화가 점점 심해지고, 불만은 가중된게 여기저기서 터져나오는 상황이죠.

- 중동의 상황도 비슷한 맥락으로 봐야하겠고,
- 미국에서의 트럼프 열풍도 같은 맥락으로 보이며,
- 우리가 보기엔 막장이지만, 일본 내에서는 아베 총리의 극우적 발언들이 일본 국민들의 지지를 얻고, 혐한시위 등이 더욱 가속화되며,
- 유럽국가들에서 극우 열풍이 불고 있는 것
이런 것들이 비슷한 맥락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동네형
16/05/25 13:39
수정 아이콘
동의합니다.
추가적으로 좀 잘 살았다 라는 나라들도 우리보다 좀 빨리 겪었고 그 과정을 통해 사회가 발전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그나마 이제야 그 정도에 왔다고 봅니다.
켈로그김
16/05/25 14:04
수정 아이콘
오는 환자들한테 짜증내고 앉아있다능... 이래도 저래도 버틸 수가 없소..;;
16/05/25 14:40
수정 아이콘
구조화된 장기불황, 이미 시작된 인구절벽로 인해 미래에 대한 희망은 사라지고 바로 눈앞에 있는 조그만한 이익도 양보하기 힘든 사회가 온 것으로 봅니다. 더욱 큰 문제는 이 현상이 완화되기는 커녕 가속화될 것 같다는 겁니다. 파이가 계속 커져야 상대적 사회적 약자에게 양보할 여유가 있을텐데 파이가 절대적으로 줄어드는 상태이니 사회 내부에서 갈등이 심화되고 있죠.
아예 만족스런 삶의 기준 자체를 낮춰야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되는데, 각종 미디어에서 사람들의 만족 기준을 끊임없이 높이라고 부채질하고 있고 그걸 충족시켜야지만 사람답게 사는거라고 전파하고 있기에 개개인이 자신의 삶에 만족하기가 힘든 시기입니다.
행운유수
16/05/25 14:47
수정 아이콘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격투기 도장에 가서 샌드백을 두드리면 좀 해소가 될 텐데, 가만히 앉아서 키보드만 두드리고 있으니 문제가 더 심각해지는 것 같습니다.
존 맥러플린
16/05/25 15:01
수정 아이콘
가만히 앉아서 키보드를 두드리는건 샌드백 두들기는 것에 비해 돈도 안들고 시간도 안들고 땀이 나지도 않죠;
내가 피곤하지 않았던 적이 대체 언제였었나...
16/05/25 14:52
수정 아이콘
저도 가장 많이 느끼는 점이네요.
다들 화가 나 있는데, 무엇에 화가 나 있는지 모르고 있는 것 같아요
16/05/25 16:57
수정 아이콘
무엇에 화가 나 있는지 모르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봤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교수님 말씀에서 답을 찾았습니다.
교수님이 저희에게 하는 말이 고민을 위해서 온전히 시간을 가져봤냐고 하시더라고요

세상이 너무 각박하고 치열한 탓에 나만을 위한 온전한 시간을 못갖는게 크지 않을까요?
16/05/25 19:01
수정 아이콘
제 생각에는 오히려 적이 필요한 것 같아요.
누군가는 적을 만들고 혐오해야하는게 사람 본능인 것 같아요.
그럴수록 적절하고 신사적인 적이 필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그런 것 때문에 스포츠나 게임이 좋구요
연환전신각
16/05/26 17:30
수정 아이콘
저는 알것 같은데요
지금의 상황은 곳간에서 인심난다라는 말이 딱 적용되는 상황으로 봅니다
사람은 생존과 안위에 불안을 느끼면 스트레스를 받고 그걸 해소할 수 없으면 화를 내죠
16/05/26 19:14
수정 아이콘
물론 저도 스스로는 뭐에 화나 있는지 잘 알고 있다고 봅니다.
제가 말하는건 더 대중들을 뜻한거라.. 예를 들면 제가 학원 선생님이라
중고등학생들도 대부분 화가 나 있죠. 딱히 생존과 안위의 위협이 없는데도요
16/05/25 15:01
수정 아이콘
첨언하자면 가장 대표적인 예시로는
'정글러어어어어어어어'가 있겠네요
사상최악
16/05/25 15:08
수정 아이콘
공감합니다.
최근의 자게를 보면서 더욱 강하게 그 느낌을 받습니다.
언제부턴가 자게가 아니라 욕게가 된 것 같습니다.
이 뉴스 가저와서 욕하고, 저 뉴스 가져와서 욕하고, 욕할 거리가 떨어질까봐 타 커뮤니티 끌어와서 욕하고.
분노를 구걸하는 글은 좀 그만 보고싶습니다.
16/05/25 16:37
수정 아이콘
분노를 구걸하는 글은 좀 그만 보고싶습니다. (2)
16/05/25 17:31
수정 아이콘
편가르기와 남탓은 인간 본성이라고 생각해요. 자본주의의 문제가 아니라 다만 사회가 다양화되면서 그 대상을 더 쉽게 찾을 수 있게 된 거겠죠.
16/05/25 18:33
수정 아이콘
미워하는것도 하다보면 지치던데 말입니다.
Jon Snow
16/05/25 19:35
수정 아이콘
본문과 댓글에서 많은 공감하고 갑니다.. 팍팍하네요
왼오른
16/05/26 02:03
수정 아이콘
이유는 하나죠. 사랑이 없다는...
분명히 20년 전에는 길거리에 남여가 같이 다니는 모습이 많았어요. 커피숍에도 남녀가 당연히 앉아있고...

그런데 지금은 남자 따로 여자 따로... 커피숍도, 술집도, 당구장도, 게임방도 다 따로따로...

사랑이 없으면 증오가 생기죠.

제가 20대 때 정당을 만들고 싶었고, 만약 만들면 한표 주세요.

로맨틱당
흑마법사
16/05/26 03:40
수정 아이콘
요새 뉴스나 주변사회를 보면 가장 크게 느껴지는게 양극화입니다. 중간이나 조화가 없어요. 비가 오고나면 무지개가 보여야하는데 보이는건 무지개가 아니라 더 짙은 흑과 더 밝은 백입니다.

극우 아니면 극좌. 남자 아니면 여자. 나 아니면 남. 사랑 아니면 혐오. 갑 아니면 을. 부익부와 빈익빈. 금수저 아니면 흙수저. 이런 것들이 사회 깊숙히 자리잡은 느낌입니다. 편가르기는 기본이요 내가 남을 비판할 때는 즐겁고 남이 나를 비판할 때는 분노합니다. 말 그대로 [살아남기 위해] 개인적인 이익을 취하는 것에 혈안이 되있어서 주변의 많은 것들이 버려지는 느낌입니다. 쓰다보니 굉장히 암울하네요.
족발마니아
16/05/29 23:49
수정 아이콘
편가르기로 이득을 보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눈팅을 오래 하다보니 어느 사이트이던 남여, 지역, 인종이나 민족, 세대, 흡연-비흡연자 등의 갈등을 유도하는 대부분의 글들은 평범한 개인들이 아니라는 게 보이더군요.

자본이 두려워하는 건 응축된 분노가 연대했을 때 발현되는 거대한 힘이죠. 자기들끼리 물고 뜯으며 서로 상처내는 데 익숙한 개인들은 컨트롤하기가 쉬울 겁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일반] [공지]2024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선거게시판을 오픈합니다 → 오픈완료 [53] jjohny=쿠마 24/03/09 27959 6
공지 [정치] [공지] 정치카테고리 운영 규칙을 변경합니다. [허들 적용 완료] [126] 오호 20/12/30 249974 0
공지 [일반] 자유게시판 글 작성시의 표현 사용에 대해 다시 공지드립니다. [16] empty 19/02/25 326106 8
공지 [일반] [필독] 성인 정보를 포함하는 글에 대한 공지입니다 [51] OrBef 16/05/03 449025 28
공지 [일반] 통합 규정(2019.11.8. 개정) [2] jjohny=쿠마 19/11/08 319344 3
101353 [일반] (락/메탈) Killswitch Engage - My Last Serenade (보컬 커버) Neuromancer188 24/04/27 188 0
101352 [일반] 5년 전, 그리고 5년 뒤의 나를 상상하며 - 얘야, 원래 인생이란 [2] Kaestro554 24/04/27 554 1
101351 [일반] 키타큐슈-시모노세키-후쿠오카 포켓몬 맨홀 투어 [5] 及時雨1776 24/04/26 1776 5
101349 [일반] 인텔 13,14세대에서 일어난 강제종료, 수명 문제와 MSI의 대응 [55] SAS Tony Parker 6590 24/04/26 6590 9
101348 [일반] [개발] re: 제로부터 시작하는 기술 블로그(完) Kaestro2972 24/04/26 2972 3
101347 [일반] 테일러 스위프트 에라스 투어 도쿄 공연 후기 (2/7) [5] 간옹손건미축4158 24/04/26 4158 12
101346 [일반] 민희진씨 기자회견 내용만 보고 생각해본 본인 입장 [323] 수지짜응17480 24/04/25 17480 9
101345 [일반] 나이 40살.. 무시무시한 공포의 당뇨병에 걸렸습니다 [49] 허스키8286 24/04/25 8286 10
101344 [일반] 고인 뜻과 관계없이 형제자매에게 상속 유류분 할당은 위헌 [40] 라이언 덕후6337 24/04/25 6337 1
101295 [일반] 추천게시판 운영위원 신규모집(~4/30) [3] jjohny=쿠마18151 24/04/17 18151 5
101343 [일반] 다윈의 악마, 다윈의 천사 (부제 : 평범한 한국인을 위한 진화론) [47] 오지의5081 24/04/24 5081 12
101342 [정치] [서평]을 빙자한 지방 소멸 잡썰, '한국 도시의 미래' [19] 사람되고싶다2765 24/04/24 2765 0
101341 [정치] 나중이 아니라 지금, 국민연금에 세금을 투입해야 합니다 [60] 사부작4164 24/04/24 4164 0
101340 [일반] 미국 대선의 예상치 못한 그 이름, '케네디' [59] Davi4ever9511 24/04/24 9511 4
101339 [일반] [해석] 인스타 릴스 '사진찍는 꿀팁' 해석 [20] *alchemist*5131 24/04/24 5131 13
101338 [일반] 범죄도시4 보고왔습니다.(스포X) [45] 네오짱7099 24/04/24 7099 5
101337 [일반] 저는 외로워서 퇴사를 결심했고, 이젠 아닙니다 [27] Kaestro6643 24/04/24 6643 17
101336 [일반] 틱톡강제매각법 美 상원의회 통과…1년내 안 팔면 美서 서비스 금지 [35] EnergyFlow4518 24/04/24 4518 2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