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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8/02 04:28:38
Name 바람이라
Subject 얼마 전, 고백을 받았다(리듬파워근성님, 책임지세요!)
얼마 전, 고백을 받았다.

알바에 쪄들어 모니터만 붙잡고 있던 어느 날,
함께 조모임을 했던 후배에게 연락이 왔다.

선배 전시회 좋아하지 않냐며 같이 보러 가자는 것이었다. 이미 본 전시회였지만 조별과제 때 덕 본게 너무 많아 거절을 할 수 없었고 '나 같은 노땅에게 후배가 다 연락을 해주네'라는 즐거움도 있어 함께 국립중앙박물관으로 향했다.

이촌역에서 만난 그 아이는 높은 힐을 신고 있었다. 계속 서있어야 할텐데 괜찮겠냐는 물음에 아이는 익숙해서 오히려 편하다며 웃음을 지었다.

전시장에 들어선 뒤, 평소 버릇대로 세 시간 뒤에 입구에서 만나자고 한 나는 작품들을 감상하고 있었는데 아이는 계속 나를 쫓아오며 이것저것 물어보기 시작했다. 모든 덕후들이 그러다시피 관심분야에 대해 물어보니 기쁠 따름이었던 나는 폴란드 역사와 그 미술에 대해 장황하게 떠들어댔다.

그렇게 거진 몇 시간을 관람하고 난 뒤 지하철 역으로 나온 나는 아이에게 그럼 조심히 들어가라고 인사를 했고 아이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그래도 만났는데 밥도 안사주냐며 투정을 부렸다.

나는 얼마 남지 않은 편집 마감과 학교에서의 평판 사이에서 고민했고 결국 근처의 국밥집으로 아이를 이끌었다. 순대국 두 그릇에 요즘 제일 핫하다는 좋은데이 블루베리 한 병, 순대 한 접시까지. 화려한 만찬을 대접해 다음학기에도 아이의 덕을 볼 수 있기를 기원했다.

식사를 하는 내내 아이는 뭔가 말하고 싶은 눈치였다. 하지만 나는 빨리 식사를 마치고 일하러가야겠가는 생각 만이 머리에 맴돌고 있었기에 아이가 마침내 꺼낸 첫 마디를 듣지 못했다. '뭐라고?' 되묻는 나의 말에 아이는 아니라며 말을 되삼켰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대 앞에 선 나에게 아이가 갑자기 뭔가를 내밀었다. 포장지에 싸여있는 상자였다. 받으며 뭐냐는 나에게 아이는 아무것도 아니라며 갑자기 급한 일이 있다고는 후다닥 자리를 벗어났다.
나는 정말 급한 일이 있나보구나라고 생각하고는 pgr러로써 타인의 신체적 자유를 존중하는 측면에서 아이를 쫓지 않고 헤어졌다.

자취방에 돌아온 나는 상자를 방구석에 쳐박아두었고 다시 알바에 몰두했다. 그리고 일주일이 흘렀다. 아니 좀더 흐른 거 같기도 하다. 그때는 장마가 아니었던 거 같기 때문이다.

이 새벽에 나는 잠자리에 누워 pgr을 하고 있었고, 리듬 파워 근성님의 글을 읽고 있었고, 그러다 보니 문득 상자 생각이 났고, 상자를 열어보니 초콜릿이 가득 들어있었고, 초콜릿은 별로 안좋아하는 나는 그걸 냉장고에 쳐박았고, 초콜릿 상자 아래에서는 웬 편지가 있었고, 포장지와 함께 버릴려다 그걸 발견한 나는 읽어보았고,

지금 전력으로 이 일을 어떻게 수습해야하나 고민하고 있다.

아이의 고백을 받고 일주일 넘게 아무 답도 안한 나는 천하의 망나니가 되었고, 다시 생각해보니 그린라이트가 정말 많았는데 하나도 눈치못챈 나는 머저리가 되었고, 자연스럽게 수강신청 언제냐고 물어보는 척 전화해서 상자를 가져가다 잃어버렸는데 뭐였냐고 해볼까 생각하고 있는 쓰레기가 되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pgr에 계신 수많은 인생 선배님들, 도와주세요..."
라고 구걸하며 담배를 태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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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15/08/02 04:38
수정 아이콘
늦었다 생각치 마시고 잡으세요.
2개월 늦게 알아챘어도 기다리고 있었더라구요.
또르르...
바람이라
15/08/02 05:16
수정 아이콘
사실 고민이 많습니다. 제가 애인을 사귀기에는 아무래도 일 때문에 이래저래 바빠서 사정 상 힘들기도 하고...
cottonstone
15/08/02 04:50
수정 아이콘
그 분에게 관심이 없으셨던 거예요? 이해가 안 돼 이해가..
바람이라
15/08/02 05:18
수정 아이콘
저에 대해 많은 주변 지인들이 하는 말이 있습니다. 너는 숲만 보고 나무는 볼 줄 모른다고... 제가 사회, 문화 이런 거는 관심 많은데 정작 사람 간의 감정 관계는 아예 젬병이라...
바람이라
15/08/02 05:18
수정 아이콘
저에 대해 많은 주변 지인들이 하는 말이 있습니다. 너는 숲만 보고 나무는 볼 줄 모른다고... 제가 사회, 문화 이런 거는 관심 많은데 정작 사람 간의 감정 관계는 아예 젬병이라...
아라리
15/08/02 04:59
수정 아이콘
이 글을 보여드리는걸로...
바람이라
15/08/02 05:19
수정 아이콘
음... 그건 마치 속옷을 보여주는 거 같은 느낌이라...
15/08/02 12:35
수정 아이콘
피지알 보여주면 다보여준거죠
지니팅커벨여행
15/08/02 12:59
수정 아이콘
그럼 여자친구가 (될 분이) 더 좋아할 것 같네요...
15/08/03 08:33
수정 아이콘
여친을 똥쟁이로 만드실라구요?
15/08/02 05:07
수정 아이콘
빨리 답을 주시면 될 듯... 그냥 끝났다고 생각하기엔 너무 아까워 보이는데요...
바람이라
15/08/02 05:21
수정 아이콘
사실 이게 정말 고민되는데 아이가 싫은 것은 아니지만 연하랑 사귀는 건 한번도 해본 적이 없는지라(항상 연상만) 뭔가 걸리기도 하고 또 혼자 학비와 생활비를 벌어야 하는 사정 상 바쁘다보니 사귄다 해서 시간을 제대로 낼 수 있는 것도 아니라... 그래서 그것 때문에도 고민입니다.
15/08/02 05:24
수정 아이콘
사귀고 나서 해도 되는 고민을 벌써 하시는군요.
일단 시작하고 나면 어찌될지 모르는게 사람일이니 저지르고 보시죠 흐흐...
마스터충달
15/08/02 05:40
수정 아이콘
잘 됐으면 좋겠다. 하지만 잘 돼면 다들 부들부들 하겠지?
껀후이
15/08/02 05:51
수정 아이콘
우와...진심으로 부럽습니다
살면서 고백을 해보기만 했지 받아본적은 없기에 크크 그나저나 그정도로 여자분이 마음에 들진 않으신가봅니다 여자분 용기 내셨는데 안타깝군요
김연아
15/08/02 05:53
수정 아이콘
사겨볼 생각이 있으시면, 내 사정이 이리저리 당장 여자를 사귈 여건이 되는지 의심스러웠고 너에 대한 감정이 좋은지 안 좋은지 내 마음을 정확히 알고 싶어서 고민하느라 답이 늦어서 미안한데, 블라블라블라 해서 이 모든 걸 감내할 만큼의 호감이 있으니 사귀자고 하면 되고!

그럴 생각이 없으시면, 내 사정이 이리저리 당장 여자를 사귈 여건이 되는지 의심스러웠고 너에 대한 감정이 좋은지 안 좋은지 내 마음을 정확히 알고 싶어서 고민하느라 답이 늦어서 미안한데, 블라블라 해서 못 사귀겠다고 하면 되겠습니다.

1주일 정도는 쓰레기까지는 아닙니다. 무슨 생각이신지는 어쩐지 대충 알 것 같아요.
한량남푠
15/08/02 06:48
수정 아이콘
자자... 어서 이 댓글따르세요~~~
추천합니다.
15/08/02 08:51
수정 아이콘
와우 현명하시네요 . 바로이거에요
양파냥
15/08/02 12:11
수정 아이콘
이거죠+1
15/08/03 19:56
수정 아이콘
+2
크 무릎을탁치게 됩니다
15/08/02 06:27
수정 아이콘
제가 주변인들 중에 연애 할까 말까 고민하는 친구들 한테 항상 해주는 말이 있어요.
'연애하기 전에 이런 저런 고민하지 말고, 사귀고 나서 고민해라. 그래도 안 늦다.'
라고요.

사람은 맘에 드는데 이런 저런 사정 때문에 망설여지고, 이런 저런 이유 때문에 연애가 두려워 하는 분들이 의외로 좀 있더라구요.
그럼 그냥 일단 사겨보는 겁니다. 사귀는 거에 대해서 크게 의미 부여하지 마세요. 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 사람이 나랑 맞을지 안 맞을지는 솔직히 사귀지 않으면 모릅니다.
그냥 지르세요 흐흐.

그리고 1주일 그거 별로 안 길어요. 혹시 사귀실 생각이시면
윗 분이 말씀하신 것 처럼 고민하느라 늦었다고 하세요. 별 거 없습니다. 크크.
그리고 사귀면서 님의 부족한 부분인 사람간의 관계에 대해서도 꾸준히 경험을 쌓는 것도 나쁘지 않지 않을까요?
카멜리아 시넨시스
15/08/02 08:26
수정 아이콘
저는 윗 분 의견들과 반대입니다.

좋은게 아니고 싫지 않은 정도라면 거절하는게 맞는 거 같습니다.

글 보면 그 사람 개인에게 이성으로서 큰 관심도 애착도 없어 보이는데..(선물때문에 그 생각 했습니다).

심지어 받은 선물을 일주일 째 안본 정도의 애정인 여자랑 왜 사귑니까... 여자한테도 못할 짓 같습니다..

그냥 거절하시는게 나을 거 같아요
스위든
15/08/02 10:59
수정 아이콘
저도 동감하네요.
만나보고 아니면 헤어지지뭐
는 정말 무책임한행동같고...
이성으로서 느껴진다면 빨리 답변주세요~
크트
15/08/02 11:24
수정 아이콘
저도 동감입니다.
상대방이 먼저 다가와 호감이 생기는 경우도 있지만 내맘이 확실지 못하면 관계가 깊어지기 어렵더군요.
바람이라
15/08/02 08:27
수정 아이콘
다들 충고주셔서 감사합니다 자고 일어났는데 너무 많은 글이 달려있어 놀랐어요 일단 만나서 얘기해보겠습니다. 전화부터 낮 즈음에 해봐야겠네요 다들 감사합니다.
GreyKnight
15/08/02 10:13
수정 아이콘
후기 기다리겠습니다!
윌모어
15/08/02 10:04
수정 아이콘
후기 기다리겠습니다
꼭 올려주세요 현기증 난단 말입니다
15/08/02 10:57
수정 아이콘
요즘 왜 이리 현기증 유발자들이 많습니까??? 얼른 후기를 작성하시오!!!
소라의날개
15/08/02 11:01
수정 아이콘
후기 기다립니다
리듬파워근성
15/08/02 11:21
수정 아이콘
8월 2일 날씨 흐림.

전날 술자리의 숙취가 채 가시지 않은 오전에 피지알에 들어왔더니 나를 언급하는 글이 2개나 있다.
하나는 책임지라는 거고 하나는 고맙다는 건데 머릿속에서 아무리 퍼즐을 짜맞춰봐도 무슨 상황인지 답이 나오지 않았다.
책임지고 고맙다? 고마우니 책임져라? 그러고보니 댓글 알림도 많이 쌓여 있다. 심상치 않은 조짐이다.
오랜 고민 끝에 머리가 맑아졌다. 내가 알기로
고맙다와 책임져라가 동시에 나오는 경우는 단 하나 뿐이다.
누군가 임신을 했다. 그것도 내 글을 읽고...
오늘의 일기 끗.



저는 연애는 젬병이라 뭐라 드릴 말씀이 없네요. 그러나 확실한 건
초콜릿은 항상 옳다는 것과 후배분은 최선과 한계를 넘는 용기를 보여주셨네요.
그리고 폴란드 역사와 미술 와 진짜 간지 터집니다 후덜덜.
연애에는 워낙 개인차와 사례차가 심해서
누구는 정말 죽고 못살아서 저돌적으로 사귀기 시작했는데 시작하자마자 연기처럼 짜게 식어버리기도 하고
누구는 긴가민가 하다가 에라 모르겠다 될대로 되라 하고 시작했는데 그게 일생일대의 뜨거운 사랑이 되기도 하죠.
어떤 경우도 저는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현실 사정에 따라 시작을 결정하는 건 나중에 분명 후회할 각오를 하셔야 할 겁니다. 좋은가 아니냐로 결정하셔요.

그리고 혹시 나중에 두 분이 잘되고 결혼도 하게 되어서 아이가 생긴다면
저의 공이 큰 게 틀림없으니? 아이의 태명을
제가 가장 좋아하는 유닛인 뮤탈로 해주실 수 있나요? 뮤탈아 나중에 날 찾아와라. 일꾼 터는 법 알켜줄게.

좋은 선택 하셔요.
좋은 선택은 고르는 게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15/08/02 11:25
수정 아이콘
좋은 선택은 만들어간다.
멋진표현이네요.
ohmylove
15/08/02 11:25
수정 아이콘
뮤탈이요? 크크크
근성러너
15/08/02 11:38
수정 아이콘
크크크크 미쳤다미쳤어

이걸 임신이 캐리하네요?!
15/08/02 12:21
수정 아이콘
진심 약 파는 곳좀 알려주세요 쪽지로 크크크크
대문과드래곤
15/08/02 11:28
수정 아이콘
선물을 일주일 뒤에 열어볼 정도라면 안 사귀는게 그 여자분에게 좋은 일 아닐까 싶습니다. 그분과 사귀기로 결정하신다면 그건 꼭 그분이어서는 아니겠죠
시베리안 개
15/08/02 11:32
수정 아이콘
그 여자분에게 별로 관심이 없으셨나봐요?
Frameshift
15/08/02 12:09
수정 아이콘
아... 솔로들의 커뮤니티에 이런 분탕글....!!!
15/08/02 12:36
수정 아이콘
운영진 등판이 시급합니다
최종병기캐리어
15/08/02 12:19
수정 아이콘
마음에 든다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만나서 사실대로 이야기하세요. 그게 아니라도 만나서 거절하시구요.. 오랫동안 생각한 결과다.라고 하면 될듯...

그리고.. 누구나 다 바쁩니다. 그 와중에 연애도하고 결혼도 하는겁니다. 바쁘다는건 핑계일 뿐.
박보영
15/08/02 12:59
수정 아이콘
잉?? 솔직히 댓글 반응들이 저의 생각과는 좀 다른것 같네요.
저는 글쓴님이 너무 상대방에 대해 배려도 없고 전혀 관심도 없는 걸로 보입니다.
아무리 사람 관계에 무디다 하셔도 이성 후배가 준 선물을 1주일동안 방구석에 쳐박아 둔것도 저는 이해가 안가고;;
그게 기억나서 꺼내 보다가 결과물들을 보고 상자를 잃어버렸다고 할까~ 하고 고민하는 모습도... 좀 이상합니다.

그냥 그 정도로 관심이 없고 바람이라 님 인생에 관여가 안될 정도의 사람이라면 안사귀는게 맞는것 같고,
늦게서야 답하는 건 미안하다고 사과해야 하는거 아닐까요??

그리고 싫지느 않은데... 라는 마음으로 사귀는건 정말 아니라고 봅니다.
지금 그런 감정으로 사귀었다가는 서로에게 상처만 될거 같네요.
하심군
15/08/02 13:11
수정 아이콘
연애 경험이란게 워낙 귀한 커뮤니티(...)다보니 이런 반응인 것 같네요.

와우에서도 트라이팟이 헬팟이라는 거 알면서도 어쩔수 없이 가잖아요?
프로아갤러
15/08/02 13:00
수정 아이콘
어떻게 받고나서 일주일이나 그냥 놔둘수있죠?
관심이 있으셨다면 그래서 사귀게 되었습니다 정도 까지 마무리된 글이 올라왔을것같네요 연애상대로 전혀 아닌 후배다에 한표입니다!
지니팅커벨여행
15/08/02 13:04
수정 아이콘
저라면 사귀겠지만, 조금이라도 마음에 드는 여자였다면 선물을 그날 바로 풀어 봤겠죠.

여자분이 뭔가 안타깝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되시길 바랍니다.
검은용
15/08/02 13:12
수정 아이콘
와 이분때문에 정말 간만에 로그인하는것 같은데요

위에 글중에 애인을 사귀기에는 시간상 바쁘시다고 하는데...아무리 바빠도 정말 좋아하시는 분이라면은 어떻게든 시간을 만들수 있다고 생각하는 1인인지라..
그 여자분에 대한 생각보다는 글쓰신님이 바쁘다~ 눈치없다~라면서 자기방어(?)적인 모습을 보니...

위에 댓글들에도 써 있듯이 선물받고 1주일에나 뒤에 생각날 정도의 여자라면은 안 사귀는게 그 여자분을 배려해주시는것 같네요
남자가 고백해서 까인것도 아니고 그 여자분은 1주일이나...정말 안쓰럽네요
공허의지팡이
15/08/02 13:24
수정 아이콘
그냥 부럽네요 ㅠㅠ
우찌되었건 진심에는 진심으로. 그게 좋은듯요.
15/08/02 13:34
수정 아이콘
여자분이 불쌍하네요

일주일동안 선물도 내팽개쳐지고
사귀기도 전에 바쁜 핑계에 밀려져 있고

글쓴이분 마음도 없어보이는데
그냥 빠른 거절하시는게..
15/08/02 13:57
수정 아이콘
공대에 가는게 아니였어
깡디드
15/08/02 15:58
수정 아이콘
끄아아 자랑글 금지요 흑흑
15/08/02 16:53
수정 아이콘
비슷하게 상자주고 안에 편지 깔아서 마음을 전해요.
카시우스.
15/08/02 18:15
수정 아이콘
제가 보기엔 잘 모르겠습니다.

1. 일단 글쓴님이 그 여자 분을 잘 좋아하시는지도 잘 모르겠고
2. 바쁘고 여유가 없다는 상황 역시 걸립니다.

둘 중 하나라도 괜찮다면 모르겠는데..
예를 들어 아무리 바쁘더라도 불같이 사랑한다면 어느정도 커버가 될 것이며
감정이 애매하더라도 여유가 있다면 노력으로라도 어떻게 해볼 건덕지가 있을수도 있지만

두개가 다 별로인 상황이라면 시작을 안하시는게 나을 것 같습니다.

"'일주일의 충분한 고민'끝에 내 상황이 안 좋아 도저히 연애를 못하겠다" 등으로 둘러대시는게 나을 것 같습니다.
ArcanumToss
15/08/02 18:24
수정 아이콘
저도 제가 별로 마음이 가지 않는 여자분에게 초콜릿을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 후로 연락을 안 했죠.
제가 마음을 줄 수 없는 사람이라는 걸 알았기 때문에.

바람이라님의 경우도 마음이 별로 없고 여기에 하나 더 더해서 일이 더 중요하고 바쁘다면 여자분을 위해 마음이 없다는 뜻을 전하는 게 좋다는 생각이 드네요.
하지만 연애에 정답은 없다는 생각도 맞죠.
결론은 알아서 하시라는 겁니다. 흐흐
잉크부스
15/08/02 21:38
수정 아이콘
뭘 망설이세요...
상자에서 초코렛만 까먹어서 상자바닥을 오늘에야 봤다...
미안하다..사랑한다.. 하시면되죠
사랑은 대부분 한쪽의 호감으로 시작됩니다..
그걸 늦게 알았거나 눈치가 없거나..
혹은 상대방의 호감을 인지하여 호감을 갖거나..
이게 죄는 아니잖아요?
Mild Cat
15/08/02 23:14
수정 아이콘
전 이런 상황에선 이기적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배려하다보면 끝이 없어요. 상대방 상처에 연연하지 마시길 추천드립니다. 사귀던 안 사귀던 말이죠.
crossfitmania
15/08/03 08:00
수정 아이콘
절대 사귀지 마세요. 연애에 무감각하거나 쿨하신게 아니라 여자분이 매력이 전혀 없으신것 같은데 그렇게 사귀면 뻔합니다.
와이프의 친구들 보면, 대충 저런 경우, 좋게 끝나는 경우가 없습니다. 특히 전혀 여자분에게 호감이나 사랑의 감정이 아닌
단순 호기심 내지는 인터넷에 진지하게 자랑 및 관심( 위에 글이 진심 상담글이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계시나요?)글을 올리며
심리적 우월감을 내비치는 경우에는 말이죠.

작성자분의 여자분에 대한 묘한 심리적 우월감과 단순 호기심-그것도 인터넷 글이나보고 간신히 생각날 정도의 마음이라면
나중에 썰 내지 술모임 안주거리 밖에 안될 겁니다. 댓글중에
후기나 작성해달라, 그저 부럽습니다 이런 댓글 보시면 아시겠지만
진지한 충고를 받을 수 있을거라 생각하고 쓰신건 아니겠죠?
혹시라도 단순히 관심받고 싶어하는 이런 마음가짐은 아니시길 빕니다.
고양이
15/08/03 09:22
수정 아이콘
음... 고백을 받으려면 폴란드의 역사와 미술을 잘 알아야 하는군요...!
저는 폴란드의 역사와 미술을 잘 모르니...
아마 난 안될꺼야 흑
질보승천수
15/08/03 11:36
수정 아이콘
왠지 답정너같은 기분이 드는 요청인데 이미 결론은 거절로 내놓은 거고 이걸 어떻게 전달하느냐는거 같군요

만약 [정말로] 싫은건 아니지만 연하라던가 현재 주변 상황이 여의치 않은 거라면 그냥 정직하게 내 상황이 이렇다 그런데도 사귈테냐? 라고 물으면 되겠지만, 제가 보기에 님은 이미 거절로 결정한 것 같고 만약 여자가 그걸 감수하겠다고 해버리면 사귈 수밖에 없을테니(단칸방에서 월세로 시작하는 부부라고 다를바 없죠. 요즘 시대에 여유 돼서 연애하는 사람 그리 많진 않을걸요?)..........말주변이 없으시다면 똑같이 선물이랑 편지 동봉해서 표현하는게 무난해 보입니다.

그리고 싫지는 않은데.....라는 감정이 미적지근해서 사귈만한 타당성이 떨어진다는 의견도 있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인생에 있어 결말과 과정과 자신의 마음이 변치 않을걸 확신하여 진행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인간 대다수는 자신이 정말로 뭘 좋아하고 뭘 하고 싶은지 모른채로 진행되고 모른채로 끝납니다.
머리로 다 계산하고 그대로 흘러가는 인생은 거의 없어요. 대부분의 사람들 상황이 계획적인 것보다는 '어쩌다 보니까' 그렇게 된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을겁니다.
연애도 똑같죠. 단서 갖다 붙이기 시작하면 인생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습니다. 금수저라도 되지 않는 이상은요.
15/08/03 11:40
수정 아이콘
거절하심이 좋을듯 합니다.
정말 좋아했거나 호감이었으면 받은 선물을 그렇게 할리가 없어요~
큰 이성적인 관심은 없지만 고백받았으니 미안해서 혹은 거절해서 나쁜놈이 되긴 싫은 느낌인데 그럴땐 확실히 거절하시는게 좋습니다~
15/08/03 11:56
수정 아이콘
10년 만에 로그인 했습니다 ㅡㅡ
1주라는 시간은 길면 길고 짧다면 짧은거고 한 시간 정도 그분이 나에게 어떤 위치 인지 어떤 생각인지 한번 생각 해 보시고
간단한 선물과 함께 얘기하셔야 합니다.. 사귀던지 거절이시던지요....
그리움 그 뒤
15/08/03 12:21
수정 아이콘
모든 연애가 양쪽 모두의 눈에서 불꽃이 튀어서 시작하는 것은 아니니까 정답은 없겠죠..
그래도 본문 글의 상황이면 지금은 후배에게 정중하게 거절하는 것이 옳지 않나 싶네요
그래도 후배가 좋다고 하면 그때 다시 고민해보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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