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이맘 때, 엔하위키 미러가 폐쇄 위기를 맞았다가 다시 정상 운영되기 시작한 사건이 있습니다.
이 이슈에 대해 잘 모르시는 분들은, 당시 제가 썼던 글을 참고해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https://pgr21.com/?b=8&n=43396

간단히 요약하자면
- 흔히 알려진 '엔하위키 미러'(이하 '미러)는 사실 '리그베다 위키'(구 '엔하위키', 이하 '본진')라는 사이트의 복제(미러링) 사이트입니다.
- 미러는 본진의 허락 없이 만들어지고 운영되는 사이트입니다. (미러가 만들어진 배경은, 과거에 본진이 트래픽을 못견디고 자주 접속이 제한되어서 트래픽을 분산시키기 위한 것이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 이 구도에 문제가 많다고 여기던 본진 운영진이 2년 전 4월에 미러를 차단했습니다. (트래픽 분산 수준이 아니고, 어느 새 사람들이 본진보다 복제품인 미러를 훨씬 많이 알고 있게 되었죠. 이게 광고수익과도 연결 된 문제기도 하구요.)
- 그러다가 한 달이 채 되지 않아서 차단이 풀리고 양 사이트에는 '갈등이 잘 해결되었다는 공지가 공동으로 올라왔습니다. 그리고 2년 동안 양 사이트는 잘 공존해왔죠.

그런 줄로만 알았습니다만, 오늘 저녁에 리그베다 위키 운영진에 의해 새로운 글이 올라옵니다.
http://wikibbs.net/wikibbs2015/2141724

그 내용을 요약하자면,
-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처럼 본진과 미러 사이가 원만한 상태가 아니다.
- 미러 운영진과 자신들은 3년 가까이 직접 연락이 안되고 있다. (미러 측이 연락을 피한다)
- 현재 둘 사이에 소송전이 진행중이다. 미러 측은 다양한(20개 쯤 되는) 법리를 위반했다.
- 본진은 매월 꾸준히 적자가 나고 있고, 운영진 사비로 그걸 때우고 있다.
- 본진의 페이지뷰보다 미러 측 페이지뷰가 4배 이상 많고, 이것은 광고수익과 직결된다.
- 미러 측의 운영 행태(광고로 수익을 내는 것 등)은 엄연히 라이센스 위반이다.
- 현재 본진은 미러 측을 차단해보려고 시도하고 있지만, 미러 측이 우회해서 차단을 회피하는 중이다.
- 만약 미러가 폐쇄되어도 이제 본진이 트래픽 초과 등으로 다운 되고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 (이런저런 기술적인 조치를 충분히 취해놓았다)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제가 논점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여기까지 보면 뭔가 본진 측의 억울함과 미러 측의 부당함이 느껴지지만, 일단은 일방의 주장이니 걸러 들을 필요는 있겠죠.

개인적으로는 이 공지를 보고 떠오르는 물음표가 있습니다.
- 가장 먼저, 제가 처음에도 썼지만 2년 전에 본진과 미러는 각각의 사이트에 공동으로 동일한 내용의 공지를 올린 바 있습니다. (저도 직접 본 기억이 있고, 다른 분들도 많이 보셨을 겁니다.) 3년 가까이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면 어떻게 가능한 일이었는지 궁금합니다.
- 라이센스 관련한 본진 측의 주장에 대해서는 다음 같은 지적들이 있습니다.
-- 광고로 수익을 내는 게 라이센스 위반이라면, 본진 측도 라이센스 위반이기는 마찬가지 아니냐는 지적이 있습니다.
--본진이 사용하는 라이센스 체계인 CCL의 측면에서 봤을 때, 본진이 미러 측의 복제(미러링)을 막을 권한 자체가 없다.

다른 논점들도 많이 있을 수 있겠지만 일단 제가 가진 물음표는 이 정도네요. 아마 이 글을 보시는 다른 분들께서 더 정확하게 중요한 논점들을 짚어주실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개인적으로 미러든 본진이든 늘 참고하고 또 유용하게 활용하는 입장에서, 분쟁이 해결되고 둘의 관계가 건설적/평화적인 관계로 전환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아무튼, 당분간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게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