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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12/26 00:04:11
Name 고스트
Subject [일반] 4월은 너의 거짓말 - 이런 돌직구들을 뿌려대면 버틸 수가 없다.
0. "4월은 너의 거짓말" 제목부터 로맨틱하다. 흥미가 돈다. 검색해서 1권 표지를 본다. 조금 훈훈하긴 하지만 누가봐도 감정이입 쉽게하라고 던져준 남자주인공으로 보이는 남자아이와 꽤나 작품의 세일즈 포인트로 보이는 노란 머리의 여자아이가 있다. 작화는 깔끔하다. 일단 흥미가 돈다. 1권을 펼쳐서 읽기 시작한다. 음. 뻔하다. 좌절에 빠진 남자주인공으로부터 시작된다. 남자-여자-남자로 이루어지는 소꿉친구 3구도와 작품의 히로인이 등장한다. 클리셰와 클리셰로 범벅이다.

순정만화 쫌 읽었던 사람이면 하아 뻔하다 싶다. 누구나 뻔하게도 이 다정한 소꿉친구관계는 당연히 붕괴될 것이고 저 금발의 이쁜 여자아이가 좌절에 빠져서 허우적대는 남자아이를 구해줄 것임을 알고 있다. 그래도 클리셰란게 괜히 자주 쓰이는 것이 아니듯 술술 계속 읽어나간다.

그리고 이차저차해서 여주와 남주의 합동공연이 시작된다. 그리고 그 이후로 이 만화를 손에 놓을 수가 없다.

1. 제가 4월은 너의 거짓말을 읽어나간 스토리입니다.
요즘 괜찮게 팔리는 작품들이 다 그렇듯이 이 작품도 사람들에게 잘 먹히는 요소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1. 평범해보이지만 비범한 실력을 갖추고 있는 상처 받은 남주인공(인터스텔라가 떠오르네요.)
2. 매우 이쁘고 아름다우면서도 주인공을 일깨우는 여주인공(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3월의 라이온이 있네요)
3. 청춘과 다자간 연애구도(이건 뭐 쓴 순정만화가 너무 많네요.)
4. 학원물+청소년 (네이버 상위권에 있는 작품들이 학원물 혹은 청소년이 주인공인 작품이 많죠. 작품질에 상관없이)
5. 주인공의 성장담.(성장물은 만고불변의 진리죠.)

뭐 이런 흔히 쉽게 읽히고 사랑 받는 구도를 다 가져왔음에도 괜찮게 팔리는 작품들의 특징인 "뻔하다", "진부하다"라고 느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대사를 쓰는 작가의 역량과 이쁜 '작화'와 '연출력'으로 "괜찮다."라는 느낌을 줍니다.

직구도 뻔한 투수가 쓰면 그냥 배팅볼이지만 오승환이쓰면 돌직구가 되듯이
사실 요즘 잘 팔렸고 괜찮았던 작품들을 보면 파격이라기보단 이런 직구들을 갈고 닦아서 돌직구로 만드는 경향이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가장 최근에 봤던 것은 인터스텔라, 명량들을 들고 싶네요.
4월은 너의 거짓말도 그런 경향이 짙습니다. 뻔한 돌직구들을 굉장히 사랑스럽게 던져댑니다.

- 인물들도 굉장히 스테레오타입에 가깝습니다.
동생으로만 보는 여자 소꿉친구 / 친근한 바보 남자 소꿉친구 / 매우 이쁘고 왈가닥 여자아이 / 내성적인 남주(연애를 다루는 소년만화에서 필수적이기도 하죠)
다들 어디서 본 것 같지 않습니까? 하지만 인물들을 굉장히 따뜻하고 사랑스럽게 다룹니다. 음악가들이 메인일 수밖에 없는 이 만화에서 다른 운동부인 서브주인공들에게 비추는 조명과 인물들의 회상하는 작은 사건들 속에서 작가는 스테레오타입이면 어때? 귀엽지않아? 라고 항변하듯 계속 이야기와 디테일들을 다듬습니다. 사실 이런 이야기들을 좋아하는 분이시라면 마음에 직격당할 수밖에 없어요.

또한 작품의 에피소드의 절정부인 음악연주 부분에서는 연출력이 폭발합니다. 뭐 어찌보면 뻔하다고 하실 분들도 있겠죠. 주인공을 연주를 하고 감상하는 사람들이 작위적인 감상평들을 해댑니다. 그래도. 그래도 말입니다만 여기서도 이야기의 긴장을 조절하는 능력이 굉장히 좋기 때문에 그러면서도 주인공들의 연주 속에서의 감정이 꽤나 잘 전달됩니다.

마음을 담은 연주를 등장인물들이 전하고 있다면
작가는 "니가 이래도 감동을 안 받냐?" 라는 식의 나레이션과 회상씬을 던져댑니다.
누군가는 현실적으로 말이 안된다. 누군가는 너무 뻔한 연출아니냐? 라고 할 수도 있지만

돌직구는 괜히 돌직구가 아닙니다.
"이런 돌직구들을 받아 칠 수 있는 독자는 정말 안됩니다." 이건 정말 장담합니다.

이렇게 던져대는 이야기속에서 6-7권즈음에 다다르면 주인공이 성장하게 되는데 그 이야기는 마치 마구와도 같습니다.
복기하면서는 뻔하다 싶긴한데 이 책을 붙잡고 있는 동안에는 그냥 이야기에 몰두하고 있더군요.
제가 이 이야기를 추천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한줄평으로 평가하자면 "마구와도 같은 신파의 난타와 사랑스러운 시선으로 따뜻하게 보여주는 스테레오타입" 이렇게 평가할 수 있겠네요.
아 저는 참 보면서 뻔하다 뻔하다 싶으면서도 이런 걸 잘 쓰는게 상업적인 스토리텔러 아닐까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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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vv_Run!
14/12/26 00:29
수정 아이콘
저같은 경우는 애니로 보고 있는데
정말 놓칠 못하겠더라고요 흐흐
진부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지금껏 닳고 닳은 클리셰들인데, 왜 이렇게 재미가 있는지..
한동안은 클리셰를 누가 누가 멋지고 새롭게 부수는지를 경연했다면
요즘은 다시 돌고 돌아, 왕도의 시대가 돌아온게 아닐까 싶네요.
14/12/26 00:31
수정 아이콘
전형적인 보이 밋 걸 스토리에 온갖 정석의 정석만 뭉쳐놓은 만화지만 어쩌겠습니까. 직구인 걸 알아도 장신의 좌완이 166km 속도로 내리꽂듯이 던져버리면 멍하니 당하는 수밖에. 원작 만화도 대단합니다만 음악이 중심 내용이다보니 귀로도 즐길 수 있는 애니는 그야말로 만렙 트리스티나에게 풀템 + 온갖 버프 다 걸어준 것과 같은 파괴력을 보여주죠.
물만난고기
14/12/26 00:53
수정 아이콘
3월의 라이온도 그렇고 이런 류의 성장물은 캐릭터간의 감정묘사와 연출이 중요한 법인데 아직까지는 빠질부분 없이 깔끔한 그림체와 더불어 재밌게 읽고 있습니다.
swordfish-72만세
14/12/26 01:05
수정 아이콘
결국 이 작품이나 다른 작품을 봐도 왕도를 잘 요리하는게 최고다 라는 생각이 굳어지더군요.
14/12/26 01:22
수정 아이콘
주인공의 성장 + 보이 밋 걸 + 삼각(+@)관계 + 예술가의 감성등 하나하나만 보면 그야말로 흔해빠진 요소들이죠

그러나 이걸 모두 소화해낼수 있는 작품은 흔하지 않습니다. 그런 면에서 개인적으론 정말 좋아하는 만화중 하나.
한들바람
14/12/26 02:37
수정 아이콘
애니플러스에서 방영하길래 보면서 뻔한 스토리라는 생각이 떠나질 않더군요. 전개도 좀 뻔해 보이고요. 정말 뻔하디 뻔한 스토리의 만화와 애니구나하고 식상하다는 생각이 계속 들고요.
이 식상한 스토리의 애니 첫화를 보고 '식상하네'라고 생각하면서 어느세 원작 번역본 다 사고, 일본에서는 10권까지 나오고 거기다 가이드북도 나왔다길래 태어나서 처음으로 일본원판을 사고, 또 덕분에 생전 몰랐던 HMV란 일본 쇼핑몰까지 찾아가서 난생처음으로 애니매이션 관련 OST CD들도 다 사고, 일본 공식 홈페이지를 뒤적거리다 보니 블루레이 예약을 받는데 생전 신경도 안 쓰던 특전이란거에 눈이 멀어서 할인 1%도 안해주는 애니플럭스에 다가 블루레이 1~9권을 다 예약걸어놓고 있습니다. 크크
피즈더쿠
14/12/26 10:24
수정 아이콘
그...그정돕니까...당장 봐야곘군요..흠...
Go2Universe
14/12/26 02:40
수정 아이콘
저는 만화책으로 보다가 너무 진부해서 못보겠더라구요.
새로움이 없는 것은 참겠는데 자꾸 어디선가 본듯한 기시감때문인지 집중이 잘 안되더라구요.

전혀 다른 작품이지만 목소리의형태가 훨씬 수준이 높아보여요.
고스트
14/12/26 02:49
수정 아이콘
오 이 만화가 대단해 15년 1위 작품이네요. 대여점 없어지고 나서 자꾸 만화책을 사게되니 이 쪽 리스트만 챙겨보기 때문에......
정발되면 한번 구해봐야겠네요.
엑스밴드
14/12/26 12:38
수정 아이콘
작품 추천 감사합니다. ㅠㅠ
폭풍 감동.
라라 안티포바
14/12/26 10:39
수정 아이콘
저도 이작품 봤는데, 너무 뻔한데도 킬링타임으로는 그냥저냥 읽게 됩니다.
다만 표현이나 연출에 조미료를 너무쳤다는 느낌이 팍팍 들어요.
그래도 다리 안 움직여서 움직이라고 하는 장면은 좋았습니다.
swordfish-72만세
14/12/26 11:08
수정 아이콘
진짜 조미료가 너무 몰입을 방해하더군요.
물맛이좋아요
14/12/26 10:49
수정 아이콘
14살짜리 중학생들이 입만 열면 명대사들이고

34살인 저보다 생각이 깊은 것 같고

4명의 남여가 이끄는 러브라인에 1명은 살짝 쩌리느낌?

빤짝 빤짝 작은별~
오쇼 라즈니쉬
14/12/26 12:19
수정 아이콘
돌직구 하니까 러브로마가 생각나네요.
고스트
14/12/26 13:39
수정 아이콘
러브로마와는 다른 형태의 돌직구죠.
러브로마의 남주인공이 다짜고짜 없는 솔직함으로 던져대는 돌직구라면
4월은 작가가 던져대는 왕도 소재 전개의 돌직구네요,.
에리x미오x히타기
14/12/26 13:15
수정 아이콘
저는 이런 게 취향인건지,
원나블 류보다는 아이즈나 4너거 등이 좋더라구요.
돌직구라고는 하지만..
작가가 고의로 배배 꼬거나, 그렇다고 감정을 다루는 데에 있어서 가볍거나 경박하지는 않으니 감정이입?이 되는 것도 있습니다.

카오리가 죽지않기를 바랍니다.
카오리 죽이면 작가를 저주할 겁니다..
14/12/26 14:06
수정 아이콘
여자애가 별로 마음에 안들어요. 갑자기 남자애한테 와서 너! 동료가 되라! 하는데 밑도 끝도 없고 무슨 생각 하는지도 잘 모르겠음. 남자애한테 여자애가 특별한건 이해하겠는데 그 반대는 전혀 모르겠고 또 여자애가 남자애를 질질 끌고갈 정도의 계기를 도저히 찾을수가 없네요.
에리x미오x히타기
14/12/26 17:43
수정 아이콘
일단 남주의 취향에 직격을 한 것이..
나레이션이나 독백을 통해 '그녀는 내 친구를 좋아하고 있다'고 여러번 나오는데, 이것이 강조된다는 것은 이미 감정이 있다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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