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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11/28 17:44:19
Name 靑龍
Link #1 http://cafe.naver.com/sam10/452229
Subject [일반] <삼국지> 여포를 유비가 받아준 이유.
(편의를 위해 반말로 게시하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당시 유비는 서주목 도겸에 의해 낙하산으로 지목된 인물.
왜 도겸이 그런 선택을 하였나하면, 당시 강성한 조조의 화를 피하기 위함과 (아마도) 서주 호족들 역시 조조의 분노를 감내하고 서주를 맡을 사람은 없었을것. 서주를 맡는 즉시 대단한 조조와 적이 되는데 멸문지화를 당할것까지도 감수하고 할만한 간 큰 사람은 많이 없음.
유비가 맡을 수 있었던것은 소규모이긴 하나 그 역시 군벌중 한 사람이었고 강성했던 공손찬 직속 라인이었기에 의지할 곳이 있기에 가능했던 것. 사실 공손찬-도겸-원술은 같은 라인인데 듣보잡 유비가 서주를 먹게되면서 원술 또한 서주에 대한 욕심을 품게된것임.
그만큼 기반이 없던 유비가 서주를 통치함에 있어 서주 호족들이 순순히 통치에 응했을리는 없음. 진규나 진등은 인물을 알아보았던건지 뜻이 맞았던건지는 모르나 아무튼 유비 지지파였지만 유비가 원술과 싸울때 조표가 반란을 일으키고 서주가 홀랑 여포에게 넘어간것을 보면 유비의 서주 통치 기반이 매우 약했던 것을 뜻함. 미축은 상인출신 대호족이었으나 아무래도 상인 출신인지라 주류가 아니라서 제대로 목소리를 낼수 있는 명가는 아니었을테고. 손건도 주류라기보단 비주류라고 보는 편.
그 이전에 공융이 유비를 알아주자 헠헠댔던것도 명사이자 명가였던 공융이 인정해줬다는건 다른 가문이나 명사들과의 교류도 가능해짐은 물론이거니와 약간의 인정이라도 이제 받게되었다는 것임.

유비는 당시 정식 관직이 평원 상인데, 제법 높은 고위직이긴 하나 지방직이었고, 서주에 대해선 지분이 없었으므로 서주 호족이나 도겸 부하들이 순순히 통치에 응하지 않았을 것이므로 중앙정부인 조정에서 고위관을 역임하고 제후신분이었던 여포를 포섭해 자신의 지지 기반을 넓히려 든것. 사실 연의를 떠나서보면 여포가 서주에 좀 정착하고난후 무력행사로 '야 임마 다 내놔' 했어도 유비가 이길 수 있을지는 어렵다 봄.
그런 연유로 여포를 포섭한 것인데 유비의 명성이나 기반이 여포에 미치지못하여 오히려 홀랑 여포에게 넘어가고 만 것.

연의에선 여포의 악행을 부각시키고 있지만 힘이 전부라고도 할 수 있던 당시 상황에서 명성도 높고 중앙고위직이 다 뺏고 내쫓거나 죽여도 할말없는 상황에서 유비를 받아들여준건 나름 인정을 베푼 것이긴 함. 유비가 주인공이라는 선입견을 버리고 상황을 봐야됨.

그랬던 상황이었기에 태사자, 진등, 전예, 진군 등은 유비를 모시지않았던 것.
자기보다 기반이 없거나 자신의 꿈을 실현시켜주지못할 사람에게 몸을 낮추는 인재는 없음.

미축의 경우는 같은 상인 출신이었던데다 유비가 아무래도 상인출신 의협이었으니 장세평/소쌍에게 투자를 이끌어낸만큼 뭔가의 비전을 제시했을거라 보고있음. 거기에다 아무래도 두목 신분의 놈이 극진히 대우도 해줘서 감격했을거라 보고 있고 감투도 간지나게 무거운것좀 씌워줬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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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가루인형형
14/11/28 17:55
수정 아이콘
나중에 황제 유비를 생각해서 그렇지, 당시 유비는 정말 돗자리 장수 출신 뜨내기였을 뿐인게 맞죠.
14/11/28 18:03
수정 아이콘
그 여포가 이상하게 유비에게만은 살갑게 굴었다는게 유비패왕설의 근거 중 하나죠 끌끌
ChojjAReacH
14/11/28 18:32
수정 아이콘
드라마 삼국에서도 호로관에서 자웅일대검으로 관우의 도를 쳐서 여포를 두번이나 살려준게 유비입니다?!
라이트닝
14/11/28 19:39
수정 아이콘
유비 마성의게이설로도 다 설명되죠 크
오크의심장
14/11/28 18:06
수정 아이콘
재밌게 읽었습니다.
진군, 진등만 유비라인에 들어왔어도 좀더 빨리 자리 잡았을듯...
14/11/28 21:44
수정 아이콘
사실 진군, 진등 만으로도 힘들어요.

조조가 순욱 피라미드로 컸듯 유비도 제갈량 피라미드로 컸거든요.
향후에 제갈량 피라미드로 쓰겠습니다.
F.Nietzsche
14/11/28 18:14
수정 아이콘
유비패왕설 중에 쌍고검을 들고 마상에서 휘둘렀다는건 정말 그럴싸하지 않나요?? 크크크크크크
흰코뿔소
14/11/28 21:00
수정 아이콘
확실히 기마쌍검술이 일반인이 펼칠 검술은 아니죠.
무예랑 담쌓고 지내던 인물이 기마쌍검술을 펼치려면 10년은 수련해야 실전에서 써먹을 수준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
無識論者
14/11/28 18:26
수정 아이콘
유비의 처세술이 참 대단하긴 해요. 쥐뿔도 없고 맨날 이리저리 치이는 상황에서 다른 사람 같았으면 진작에 타세력에게 흡수되거나 망해서 사라졌을텐데 악착같이 살아남아서 황제의 자리까지 올랐으니...
가만히 손을 잡으
14/11/28 18:43
수정 아이콘
이건 여포가 그냥 내쫓다가 유비가 열받으면 맞을까봐 그랬다는게 정설아니었습니까? 여포도 내심두려워서 츤츤덴거..
마스터충달
14/11/28 18:52
수정 아이콘
여포는 뭐랄까.... 폭탄 돌리기랄까요?
동탁 밑에 들어갈때도 주인을 물었고, 동탁에게서 벗어날 때도 주인을 물었고, 유비도 물고, 조조도 물고...
그렇다고 승승장구 한 것도 아니죠.

이리는 이리인데... 다들 이리 좀 키워 볼라고 그렇게들 돌렸을까요 크크
피로링
14/11/28 19:35
수정 아이콘
여포가 유비를 확실히 이길 수 있었는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긴 합니다만 유비 입장에서 그냥 안 받아들인다고 해서 이익이 될지는 확실하지 않은 상태이긴 했죠. 안 받아 줬다가 싸우면 이기든 지든 치명적인 피해는 확실했었으니까요. 뭐 미축의 경우야 확실히 돌아올 이득을 보기보다는 뭐 하나에 꽂히면 간이고 쓸개고 다 내주는 덕심 정도로 보는게 옳고 해준만큼 대접도 잘 받았죠. 말년이 좀 안좋긴 했지만 그거야 미축잘못도 촉 잘못도 아니니...
pleiades
14/11/28 21:25
수정 아이콘
제갈량이 유비를 섬긴 건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신야의 유비 역시 지지지기반이 안 좋았던 것 같은데요...
14/11/28 21:40
수정 아이콘
서주의 유비와 형주의 유비는 기반은 없더라도 명성은 극과 극으로 봐도 무방해요.

신야 시절 유비는 조조와 대적해 망하지않은 영웅에 정식으로 예주목 좌장군 의성정후에 임명되었으며 방계지만 황족인 것도 인증받았을테니.
거기에 조조가 같이 영웅으로 칭했고 동승 의대조 사건까지 있었으니.

제갈량은 서주 시절에 조조의 학살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하였던데다 조조 집단엔 이미 제갈량이 치고 들어갈 자리가 사실상 없었고 제갈량의 꿈을 실현시킬 사람으론 유비가 딱이었죠.
레이미드
14/11/29 02:29
수정 아이콘
본문에서 <자기보다 기반이 없거나 자신의 꿈을 실현시켜주지못할 사람에게 몸을 낮추는 인재는 없음.> 라고 적어주셨는데..
저도 pleiades 님과 마찬가지 의문이 듭니다.
제가 제갈량 입장이라도, 솔직히 기반도 없고 비전도 안 보였던 신야 군수 유비 정도로밖에 생각이 안 됐을 것 같은데,
(삼고초려라는 이벤트가 있었다고 하지만), 결국에는 제갈량이 유비에게 몸을 낮춰서 들어가게 되죠.
그 당시 유비한테는 세력 기반도 없고, 꿈을 실현시켜주겠다는 달콤한 꾐(?)이나 유혹도 제갈량에게는 없었는데 말이죠.
(유비의 명성이나 명예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다면 이야기가 바뀌겠지만..)
본문의 주장과 배치되는 면이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한 글쓴님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파인애플빵
14/11/29 03:07
수정 아이콘
저도 그 부분은 재밌다고 생각 되는데요 제갈량은 당시 형주 유력 호족들에 인맥이 있었으니 굳이 유비 밑으로 들어갈 필요는 없었겠지만
당시 유비는 유표 밑의 객장이지만 유표군 최고 무장 문빙과 더불어 신야성 최전방에서 조조군을 막는 중책을 맡고 있었으니 실질적으로 유표의 세력 안에서도 꾀 중요한 직책에 올라 있었다고 할수 있습니다
적벽대전 이후에도 장자 유기가 남아 있었지만 유비가 실질적으로 형주를 장악했을 정도니 형주내의 신망과 호족들의 지지역시 확고 했을 꺼구요
제 생각에는 당시 유비는 유표 밑에서 현재 미생에 비유 하자면 거의 부장급 정도로 회사내에서도 꾀 입김이 쎈 사람이라고 볼수 있을것 같습니다
그러니 유비 밑으로 들어가서 줄선다고 해도 유표군내의 다섯 손가락안에 드는 세력에 줄을 서는것이니 그리 나쁠게 없을것으로 생각 합니다
14/11/29 13:11
수정 아이콘
첨언하자면

유표가 유비를 받아들인 것과
유비가 여포를 받아들인 건
거의 유사한 행동이라고 봐야죠.

난세에 무력이 필요한 상황에서
서주목 유비가 군벌 여포를 들였고
형주목 유표가 군벌 유비를 들였죠.

서주목 유비는 소패에 여포를 두어 청주로부터 오는 조조의 침입을 막게했고
형주목 유표는 신야에 유비를 두어 중원으로부터 오는 조조의 침입을 방비했죠.
Helix Fossil
14/11/29 03:17
수정 아이콘
글쓴님은 아니지만 저는 이때 제갈량이 형주의 중요성, 현재 유표의 상황, 유비가 형주를 차지할 가능성 등등을 계산기 두들겨보고 나름 가능성이 있었다고 보고 수락한거라고 봅니다.(길게는 조조의 침공 대비 시나리오까지도 염두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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