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불후의 명곡을 봤습니다. 본방사수는 못하고 나중에 다시 "밝음의 경로"로 다운 받아서 봤는데 1000원이 아깝지 않은, 귀가 즐거웠던 방송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 이렇게 가창력이 뛰어난 괴물들이 많이 있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되더군요.

사실 경연자들 가운데 제가 사전에 알고 있던 사람들은 효린, 에일리, 박정현, 박재범 이었고 소향, 문명진, 서지안씨는 모르던 사람들이었는데 이번 방송을 계기로 이분들도 다 머릿속에 각인시키게 되었습니다. 제가 음악적인 지식이 전혀 없다보니 편곡이 어떻고 노래가 어떻고 평할 입장은 못 되지만 공연 하나하나가 다 즐거웠습니다.

문명진씨의 목소리는 마이클 볼튼도 많은 칭찬을 했다고 하던데 정말 개성이 많은 목소리였구요. 효린도 아이돌 그룹 출신이라는 색안경을 벗고 나면 상당한 가창력을 가진 친구였습니다. 에일리 역시 만만찮은 노래 실력을 보여주더군요. 영어에 전혀 문제가 없다보니 아주 매끄럽게 잘 불렀던 것 같습니다. 서지안씨는 얼핏 마이클 볼튼과도 비슷한 매력적인 허스키 보이스더군요.

박재범의 선택이 아주 흥미로웠는데 어차피 가창력 괴물들과의 승부가 무의미하다고 보고 자신만의 색깔을 개성 있게 드러낸 편곡이나 공연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마이클 볼튼이 아주 맘에 들어했을 것 같진 않지만요...) 박정현씨야 뭐 어떤 상황에서도 기본 이상을 해 주는 가수라 역시 본인이 선택한 곡명대로 "Completely"하게 노래를 하더군요. 잠깐 반짝하는 게 아니라 꾸준하게 일정 수준 이상을 뽑아낼 수 있는 믿을 수 있는 "믿을맨" 같은 가수라고나 할까요?

우승자 소향씨는 이번에 처음 보는 가수인데 정말 고음역대가 후덜덜 했습니다. 그렇게 높은 고음인데도 음이 전혀 불안하지가 않았습니다. 정말 마이클 볼튼이 "와우!"할만 했습니다.

아무튼 이번 불후의 명곡은 우리나라에는 제가 모르는 보컬 괴물들이 정말 많구나 하고 다시 한 번 느꼈던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출연하신 모든 가수들 그리고 마이클 볼튼이 앞으로도 건승하길 빌어봅니다. (마이클 볼튼은 예전 머리 치렁치렁 하던 때 보다 지금이 더 멋있더군요. 멋지게 나이가 든 것 같았습니다.)


(유튜브에 공연 영상들이 다 올라와 있는데 퍼오지 못하게 해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