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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9/16 15:43:32
Name 절름발이이리
Subject [일반] 인실성기의 법칙
제목은 "인생은 실전이야 성기만한 사람아"의 요약.

1.
인실성기의 서사구조는 대체로 경거망동 하던 인간군상들의 비극적 종말을 그리고 있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이 경거망동이 어떤 준거로 성립하는가이다.
나의 관찰에 따르면 대개 이 경거망동이란 해당 인물의 '분수'와 관련이 깊다.
이런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징후는, 인실성기의 주인공이 결코 사회적 강자가 아니란 지점이다.
이를테면 이렇다.
"힘쎄다고 허세 부리던 일진은 조폭을 만나 얻어 터진다."
"까불던 초딩이 외제차를 긁고 수천만원을 물어야 한다."
"악플러가 굳은 의지를 지닌 고소자에 의해 찾아와 눈물을 흘리며 바닥을 기어다니며 데꿀멍을 한다."
이러한 서사에서, 강자, 이를테면 조폭, 외제차의 차주, 연예인이 '실전'을 마주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들은 데우스 엑스 마키나와 같은 처벌자로써만 존재하며, 관객과 별반다를 것 없는 보잘것없는 존재인 주제에 깝치던 성기만한 사람을 응징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기능한다.
그렇기 때문에 일진이 얻어터지는 것이 정당한가, 초딩의 잘못이 수천만원인 것이 합당한가, 악플러는 인격적 모멸을 받아도 괜찮은가 등은 별로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결국 이 것을 고전적인 권선징악의 구조로 이해할 때, '악'은 '잘못' 그 자체보다 '분수'에 포커싱이 되어 있으며
우리가 이 사회에서 지켜야 할 것은 정의나 법리 이상으로 '분수'를 지키는 것임을 시사한다.
이건 오버인가? 하지만 우리는 수백억을 탈루하여 고발된 재벌에게 '인생은 실전이야 성기만한 놈아"라고 외치지 않는다.
그들이 실전을 마주하지 않는 거야 현실이라 치고 넘어갈 수도 있다.
진정 무서운 점은, 대중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비겁한 서사에 열광한다는 점이다.

2.
[야! 한국사회] 타락한 능력주의 / 박권일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655242.html

-상략
‘약자를 혐오하는 약자’의 심층 동기는 두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강자 선망’과 ‘피해자 되기’다. ‘강자 선망’은 강자에 대한 상상적 동일시이면서 동시에 약자와 자신의 분리다. 과거 종부세 부과 대상도 아닌 서민들이 종부세에 반대했던 해프닝의 근저에도 이런 심리가 있었을 것이다. ‘피해자 되기’는 쉽게 말해 ‘무능한 너 때문에 내가 피해를 본다’는 인식이다. 넷우익, 군대폭력, 다른 나라 극우담론에서도 흔히 발견되는 이 피해자 서사는 약자를 향한 증오를 정당화하는 알리바이로 탁월하게 작동한다. 이 논리회로 속에서는, 약자·소수자를 위한 손톱만 한 사회적 배려와 혜택조차 약자·소수자가 내 몫을 부당하게 착복하는 가해자임을 보여주는 증거로 단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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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gotten_
14/09/16 15:46
수정 아이콘
정말 오랜만에 이리님(과 박권일씨) 글에 공감하고 갑니다.
레지엔
14/09/16 15:51
수정 아이콘
재미있는 글 잘 봤습니다.
켈로그김
14/09/16 16:02
수정 아이콘
현실의 강자에게는 어지간하면 좀만한이라는 수식어를 붙일 수가 없죠.
저같은 거근이 아니고서야..

박권일씨 글을 며칠 전에 본거 같은데,
맨 마지막 문단의 감성자극문단만 조금 더 건조하게 고쳤더라면.. 했습니다.
지나가다...
14/09/16 16:03
수정 아이콘
제가 생각하던 인실*은 그런 것이 아니었지만, 이 글을 읽으면서 생각해 보니 그런 측면도 들어 있던 듯합니다.
그리고 박권일 씨의 글은 크게 공감합니다.
14/09/16 16:04
수정 아이콘
보통 인실.. 사건에 사람들의 반응이 폭발하는 이유는, 잘못을 한 사람이 그에 상응하는 벌을 받기때문이 아닌가요? 말씀하신대로 재벌들이 실전을 마주하지 않는 게 현실이긴하지만 만약 그들이 실전에 해당될만한 크기의 벌을 받는다면 충분히 '인실..'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희화화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재미있게 읽다가 비겁한 서사라는 말이 좀 많이 간 느낌이 들어서 써봅니다.
14/09/16 16:27
수정 아이콘
응징이 주는 통쾌함이 인실성기의 핵심이라면, 이는 암묵적으로 '응징 가능한' 대상을 전제로 하고 있다고 봅니다.
따라서 위와 같은 약자에 대한 방향성을 지적할 수 있을 것 같고요.
잘못을 해서 응징을 당한다는 것 자체가 잘못의 규모와 인실성기의 대상이 어느정도 합이 맞아야 나온다고 할까요.
예를 들어 본 글의 초딩이 알고보니 준재벌 3세쯤 되서 임대수입이 월 몇억대라 그냥 한정판 람보르기니 새차를 뽑아주고 끝났다던지,
악플로 형사고발당한 가해자가 한번 끝장보자고 로펌을 선임해 법정다툼의 끝까지 달려 오히려 피해자가 더 심신의 피로를 느끼게 됐다던지
한다면 이런건 응징이라고 보기가 어렵죠. 대상에게는 부스러기만도 못한 일들을 가지고 인생성기가 안되거든요.
본문의 핵심은 같은 수준의 잘못이라도 저지른 주체가 강자냐 약자냐에 따라 달라지는 응보와 이에 대한 외부의 반응을 다룬 내용이니
상당히 설득력있는 부분이 있다고 봅니다.
야릇한아이
14/09/16 16:37
수정 아이콘
극히 동감합니다. 인실.. 사건에서의 느끼는 감정은 통쾌함 이니까요. 분수에 맞지 않게 행동 하는 것이 아닌 지 잘못을 모르고 날뛰고 모습에 분통이 터지죠. 인실.. 사건이 입에 오르고 내리는 이유는 희극(영화,드라마 등등..)에서 항상 느낄 수 있는 인과응보와 권선징악(조금 다르긴 합니다만)이 아닐까 합니다.
무선마우스
14/09/16 16:16
수정 아이콘
힘있는 자가 제대로 응징을 받지 않고, 힘없는 자만이 응징을 당한다는 측면에서 접근하신 것 같은데

포인트는 '힘없는 자'가 당하는 것이 아니라, 힘 없는 자가 '잘못'을 했을 때 당하는 것 아닌가요?
절름발이이리
14/09/16 16:25
수정 아이콘
힘없는 자'만' 잘못하다 당하는 시나리오의 주인공으로 소비되는 것을 말한거죠.
무선마우스
14/09/16 16:28
수정 아이콘
그 포인트는 잘 알겠습니다만, '잘못을 한' 힘없는 자'만'이라는거죠.
절름발이이리
14/09/16 16:30
수정 아이콘
둘 다 이유가 있는 거죠. 사람들이 힘없는 자들이 이유없이 고통받는 걸 즐기는 건 아닌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설명하기에 충분하지 않은거죠.
무선마우스
14/09/16 16:31
수정 아이콘
부가적 이유라면 동의합니다.
절름발이이리
14/09/16 16:32
수정 아이콘
전 둘 다 필요조건이라고 보는 거죠.
무선마우스
14/09/16 16:36
수정 아이콘
그렇기 때문에 일진이 얻어터지는 것이 정당한가, 초딩의 잘못이 수천만원인 것이 합당한가, 악플러는 인격적 모멸을 받아도 괜찮은가 등은 별로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이 부분을 봤을 때는 오히려 분수에 대한 것을 main이라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둘의 경중은 거의 비슷하겠죠.
잘못을 한 놈이 줘터지는 것도 통쾌하고, 그게 별 볼일 없는 (나보다 오히려 못한) 놈이라는데서 오는 카타르시스도 좋을테고 말이죠.
구밀복검
14/09/16 16:39
수정 아이콘
군대가 좋은 예시가 될 것 같습니다. 가령 특정 행동에 대해 계급 제한이 사병들 내에서 존재할 때 - 가령 빨래 건조기는 상병 4개월부터 이용 가능하다는 식으로 - '짬찌'가 금기를 범한 경우 엄혹한 비난이 가해지죠. 하지만 이것이 부도덕하다든가 불의해서 가해지는 비난이라고 보긴 어려울 겁니다. 비난의 원인은 '어떻게 그런 짓을'이 아니라 주로 '감히'에 있죠. 완전히 동일한 부조리를 당하더라도 상사나 중/대위나 혹은 그 이상이 하면 그럭저럭 감내하거나 심지어 내면적으로 수긍하기까지 하는 반면, 소위나 하사가 하면 '지가 뭐라고'라는 반응이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고. 이쯤 되면 불의야말로 양념이고 진짜배기는 레벨에 있는 게 아니냐는 말을 할 법 하죠.
무선마우스
14/09/16 16:47
수정 아이콘
그런 예를 들기에는 '일진의 폭력', '네티즌의 악플' 등은 명백한 잘못이죠. 그래서 저는 두 가지 이유 모두가 해당된다고 생각하는거고요.
구밀복검
14/09/16 16:53
수정 아이콘
뭐...일단 심리적인 매커니즘이 같다는 거고, 더불어 사병들이 <하급 간부의 전횡>에 유독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과 같은 것은 완전히 동일합니다. 문제는 도덕이 아니라 레벨에 있다는 것이죠.
무선마우스
14/09/16 16:56
수정 아이콘
그 심리적인 메카니즘이 약자에 대한 응징에 카타르시스를 느끼는데만 초점을 맞춰서는 안된다는거죠. 일단은 잘못을 해서 응징이 triggering 된건데요. 물론 글 자체가 약자가 당하는데서 느끼는 심리적 쾌감에만 초점을 맞추었다면 모르겠으나, 사필귀정에서 느끼는 카타르시스는 '잘못'이라는 원인이 있기 때문에 느끼는 감정이죠.
무선마우스
14/09/16 16:58
수정 아이콘
추가로 글이 애초에 인실X에 대하여 주제를 가지고 있는데 이 때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 중
(1) 사필귀정에서 오는 통쾌함
(2) 약자가 당하는데서 오는 카타르시스 또는 안도감
이라 한다면, 과연 (2)가 더 크다 말할 수 있을까요?
저는 권선징악에서 오는 통쾌함이 오히려 더 큰 것 같은데요?
구밀복검
14/09/16 17:10
수정 아이콘
요는 그 <잘못>에 대한 민감성 자체가 대상의 계급/서열에 따라 다르며, 그리하여 카타르시스가 지향하는 대상에 '강자'나 '부조리한 질서 그 자체'가 아닌 '약자'나 '장기말'인 경우가 많다는 거죠. 그만치로 막중한 사안보다는 지엽적이고 말초적인 사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응하게 되고요. 말하자면 종로에서 뺨맞고 한강에서 화풀이 하는 식의. 상사에게 깨지고 와서 부하직원의 잘못을 질책하는 것이라든가, 부모에게 혼나고 난 뒤 풀밭에서 메뚜기 학살하며 노는 것과 같은. 마치 '현실에서 이리깨지고 저리깨지다보니 강학은 꿈도 못 꾸는 터라, 만만한 놈 양학이나 해야겠다'라고 말하는 것처럼.
무선마우스
14/09/16 17:24
수정 아이콘
구밀복검 님// 저는 인실X에서 '요'가 그것이라는 것에 동의하지 못하겠습니다.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은 (1) 저 놈 나쁜짓 하다 잘됐네 라는 감정 하나와 (2) 공포영화를 보며 마치 이것이 나의 일이 아니라 극장을 빠져 나오며 느끼는 안도감 정도의 감정일텐데, 잘못한 사람이 응징을 당하는 것을 보면서 느끼는 감정이 어째서 (2)번이 더 '요'가 되는지 이해가 안간다는겁니다. 당연히 잘못에 대해 응징을 받는 것을 보고 통쾌한 감정이 앞서는 것이지요. (1)번이 주된 감정이고 (2)번 역시 작용한다 하면 말이 되지만, (2)번의 감정이 '요'라 하는 것은 인실X이라는 현상에서 중요한 것을 빼먹고 말하는 것이죠.
구밀복검
14/09/16 17:43
수정 아이콘
위에서도 예를 들어 언급한 것입니다만, 그 <저 놈 나쁜 짓 하다 큰 코 좀 다쳤으면>이라는 권선징악에 대한 욕망 자체를 강자나 거시적인 불의보다는 만만한 약자에게 보다 더 <쉽게>, <자주> 느끼는 케이스가 실재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강자가 하면 그저 '더럽네'하고 넘어갈 것을 약자가 하면 '죽일 놈'이 되곤 하는 경우는 쉽게 관찰할 수 있는 것이죠. 이런 것은 단순한 정의감만으로 설명할 수가 없으며,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태도 없이는 성립하지 않을 겁니다. 만약 그렇다면, 소시민적인 비겁성(보다는 나약함이라고 하는 것이 좀 더 온건하지 않나 싶지만 본문의 어휘를 차용하자면)과 연관시키는 것도 자연스러운 귀결일 테고요.
신세계에서
14/09/16 18:00
수정 아이콘
구밀복검 님// 글쎄요, 그럼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고 토사구팽당하는 내부고발자들한테도 <인생은 실전> 드립이 나와야 하지 않을까요.
구밀복검
14/09/16 18:26
수정 아이콘
그야 정의감이나 도덕관념이 전혀 무관하지야 않겠지요. 그러나 말씀드렸듯이
1. 강자보다 약자에게 이것을 더 엄혹하게 요구하는 경향이 있고
2. 혹은 실제로 도덕성의 문제와 크게 관련이 없는 사안에서도 이러한 경향이 나타나곤 하며
3. 그 귀결로 본질적이거나 중차대한 부조리에 대한 해결이 아니라 지엽적이고 말초적인 사안에 대한 타작이 되곤 할 때

과연 이것을 불의에 대한 분노 쪽이라고 해야하는지 의문스럽습니다.

그리고 덧붙이자면 <해당 집단 내부>에서 내부 고발자에 대해서 <분수도 모르고 설친다>라든가 <세상살이 할 줄 모르는 풋내기>라는 식의 시각은 꽤나 일반적이죠. 애초에 그러니까 내부 고발자들이 설 자리가 없는 경우가 많은 거기도 하고. 위에서 썼던 군대 예시를 반복하자면 소원수리 쓰다가 걸린 하급자...와 같은 것이 해당될 테고. 굳이 군대 아니라 기업체든 학교든 연구소든 아카데미든 병원이든 내부 고발자에 대한 시선은 호의적이지 못한 경우가 많죠. 자신이 제3자일 때면 몰라도 자신이 이해 당사자일 경우 특히.

사변을 한 발 더 내밀어보자면, 대체적으로 <생존 전략에 대한 질시>로 귀결될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세상을 살다보면 상황과 맥락, 환경에 따라 다른 생존 전략이 요구되기 마련이며, 때로는, 아니 많은 경우에 도덕적이지 못한 행동들이 특정한 공간에서는 전략적으로 합리적이고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특히,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생존해나갈만큼 종합적인 역량이 우수한 사람이 아니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때에야만 간신히 살아남는 것이 가능한 <약자>일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죠. 하지만 이러한 행동들은 그 특성상 실제로 가지는 효과에 비해 저평가되어 있기 마련이며, 오명을 얻을 수 있고, 실제로 잘못된 행동들이곤 합니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러한 도덕의 바깥에 있는 전략들을 택하는 것에 거부감을 보이곤 합니다. 그리하여, 때때로 자신이 되도 않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되도 않은 방식으로 잘 먹고 잘 사는 것을 목격할 수밖에 없게 되곤 하죠. 이것은 상당한 박탈감과 보상심리를 일으킵니다. '저딴 놈이 저렇게 잘 나가는데 나는 왜?'라는 식으로 말이죠. 이것은 정의감의 외피를 쓰기 아주 쉽고요. '저 놈은 부당하게 이득을 취한 거고 그것은 토해내야지 암' 이러면 강자들이 왜 <인실>의 대상에서 제외가 되곤 하는지 설명하기도 쉽습니다. 나보다 낫다고 생각하는 존재에게는 박탈감을 느낄 것이 없으니까요.

비유를 하자면 배틀넷에서 초반 꼼수로 게임을 날로 먹으려던 양민을, 정석적으로 떡실신 시키는 즐거움과 매우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되도않다고 생각하는 상대에게 되도 않다고 생각하는 꼼수에 당할 경우 누구나 상당히 분개하기 마련이기도 하고. 해서 정의실현에 대한 갈망이라고 부르든, 양학의 즐거움에 대한 욕망이라고 부르든, 결국 자신의 박탈감의 해소에 본질이 있다는 정도의 생각입니다.
신세계에서
14/09/16 18:51
수정 아이콘
구밀복검 님// 분명히 지적하신 1, 2, 3 번의 경우에 기반한 <인실> 언급은 넷이나, 표현은 다른지언정 우리 일상 생활에서 충분히 보입니다(술자리에서 아주 좋은 안주감이죠). 그런데 본문 글도 그렇고 이걸 올바른(?) <인실> 사용례와 구별을 하지 않고 뭉뚱그려 취급을 해야 할 이유는 없어 보입니다. 만약 이 양자 간의 구별을 인정하지 않는 경우 결론이 <늬들은 선을 넘을(?) 용기도 없지 않느냐> 또는 <늬들은 강자들한테는 인생은 실전이라고 할 용기도 없으면서 왜 늬들이랑 다를 바 없는 우리보고 그러느냐> 라는 이상한 방향으로 흐르고 말 테니까요. 제가 본문 글을 마뜩찮게 여기는 이유입니다.
14/09/16 16:18
수정 아이콘
1번은 직접 쓰신 글인가요? 아니면 인용을 하신 글인가요?
절름발이이리
14/09/16 16:25
수정 아이콘
딱 봐도 못 쓴게 제가 쓴거 같지 않나요.
14/09/16 16:30
수정 아이콘
그렇군요. 거의 유사한 내용의 글을 본적이 있어서.
하지만 이리님의 답변을 보니 의심의 여지가 없긴 하네요 ^^;;;
절름발이이리
14/09/16 16:39
수정 아이콘
하늘아래 늑대가 한둘이겠습니까
절름발이이리
14/09/16 16:25
수정 아이콘
뭐 인실에 모든 사람들이 같은 심리로 반응한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다만 특정한 사이드의 감정, 소비 양태에 주목한 글입니다.
14/09/16 17:00
수정 아이콘
뭐,대리만족으로 인한 통쾌함 정도? 하하
endogeneity
14/09/16 17:21
수정 아이콘
The Law of "Life is Real, You Fucking Asshole"

심심해서 이 법칙을 발번역해봤습니다...
endogeneity
14/09/16 17:37
수정 아이콘
사실 본문은 타당한 관찰인게 '실전'이란 용어에서부터 드러나지 않나 싶습니다.

약한 놈이라도 '잘못'을 한게 핀트라면 '실전'이 아니라...뭐 '인생은 바른생활이다 존...'이라고 해야 맞을텐데 말입니다.
신세계에서
14/09/16 17:58
수정 아이콘
<인생은 실전>이라는 예가 드물기 때문에 오히려 그런 케이스에 열광하는 게 아닐까 싶네요.
절름발이이리
14/09/16 18:00
수정 아이콘
강자일수록 실전을 마주할 일은 드물어지는 구조죠.
신세계에서
14/09/16 18:06
수정 아이콘
그 말씀 그대로 만약에 혹시라도 거대한 악이 정의로운 응징을 받는다는 일이 벌어지면 사람들이 <인생은 실전>이라고 하지는 않겠죠. <이게 꿈이야 생시야> 라고 할 겁니다. 애당초 강자가 자기 분수에 상관없이 잘못을 저질렀을 때 그에 따른 응당의 처벌을 받는 게 실전일 수는 없죠. 우리가 책 속이나 종이 안 컷이나 스크린이나 액정 안에 사는 게 아닌 이상 말이죠.
endogeneity
14/09/16 18:32
수정 아이콘
그렇다면 첫 댓글의 '드문 예로서의 실전'은 '사람들이 열광하는 실전'과 다른 것이란 뜻이 됩니다.

전자는 거악의 응징이고, 후자는 기껏해야 악플러가 형사 앞에서 데굴데굴 구르는 정도의?

그 결과 전자에 목마른 사람들이 후자를 보고 만족한다고 보는 것은 가능하지만 정당화까지 시키기엔 이질성이 좀 심해보십니다.
신세계에서
14/09/16 19:01
수정 아이콘
endogeneity 님께서 이 답글을 다신 것은 제가 글솜씨가 부족하여 오해를 산 탓이라 여기겠습니다. 위에 구밀복검 님의 댓글에도 댓댓글을 달아 언급을 하였습니다만, <인실>이라는 게 여러 상황에서 쓰일 수가 있고, 구밀복검 님이나 endogeneity 님께서 우려하는 바와 같은 <인실> 사용이 흔한 것도 사실입니다. 문제는 정의의 실현을 기뻐하면서 사용하는 <인실>과 자기 기준에서의 일탈자가 옳든 그르든 응징을 받는 상황에 대한 통쾌함으로 쓰는 <인실>은 엄연히 다름에도 불구하고 본문의 글은 아주 잘 타올라라 하는 느낌이 들만큼, 관심법을 쓰자면 그 차이를 고의적으로 무시하고 쓴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신중함
14/09/16 18:38
수정 아이콘
사람들이 굳이 강자, 약자 구분하며 열광하나요? 약자가 그냥 사례가 많을 뿐 아닌지 싶네요.
신세계에서
14/09/16 18:52
수정 아이콘
머리를 쥐어 뜯어가며 모니터 앞에서 고민하고 있었는데 한 줄로 해결해 주시네요. 제 생각도 이와 같습니다.
endogeneity
14/09/16 18:56
수정 아이콘
사람들이 '굳이 구분하진 않는다'는 점은 핵심이 아닙니다.
본문의 논지에서도 이를 그 전제로 삼을 수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얼마든지 자신들의 행위의 실질을 이해하지 못하고 행동할 수가 있으니까요.(사실 그게 본문이 암묵적으로 말하고 싶은 바라고 생각됩니다. 사람들은 자기 스스로를 졸렬한 놈으로 생각하진 않더라도 졸렬한 작태를 보일 수가 있습니다. 오히려 그게 더 일반적이죠.)

오히려 진짜 핵심은 약자의 사례가 많은게
'그냥' 그런 것인가? '이유'가 있는 것인가?

이쪽일 것입니다. 제 생각엔 여러모로 이유가 있다는 쪽이 맞아보입니다.
그 이유는 꼭 본문같은 이유는 아닐 수도 있지만요.
신중함
14/09/16 19:07
수정 아이콘
이유가 있다는 것에 공감합니다. 사실 그 이유가 더 핵심이고 토론되어야 할 주제가 맞죠.
그냥 본문의 전반적인 사실에는 공감하지만, '대중들의 비겁한 서사에 열광'이라는 문장만은 그리 공감이 되지 않아 위처럼 댓글을 썼다고 이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낭만토스
14/09/16 18:49
수정 아이콘
인풋에 비해 아웃풋이 크게 오는 상황에서 저런 말을 쓰지 않나요?

제가 재벌이라면, 길에 있는 페라리를 긁어서 수리비 1억원을 준다고 해도 그냥 장난수준이니까요
14/09/16 19:28
수정 아이콘
뭐였더라 명문대생이 자신의 학업 노력에 대한 대가를 과신하여 균형적 인재 선발 쿼터에 대해 분노하는 모습을 봤을 때 든 느낌과 유사하네요. 사시 - 로스쿨 관련 논쟁도 비슷한 듯싶고요.
14/09/17 08:40
수정 아이콘
인실뿅은 그리 거창한 이유를 댈 필요가 없습니다.
"인생은 실전이야 뿅만아" 라는 말 자체가 "여지껏 니가 짱먹는,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작은 테두리 안에서만 그렇게 나댔지? 자 보아라 여기 널 조질 수 있는 방법이 있단다 이 애송아" 거든요.
일반적으로 상대적 약자를 핍박하던 상대적 강자에게 더 큰 강자가 있음을 말해주는 대사인데 당연히 그 대사는 상대를 약자로 표현하겠죠. '뿅만아'가 그것이구요.
추가 : 그래서 본문의 '분수'에 대한 포커싱은 핀트가 안 맞다고 생각합니다.
절름발이이리
14/09/17 09:55
수정 아이콘
개별적인 인실성기의 사례는 말씀하신 대로의 설명으로 충분합니다.
하지만 그런 사례의 총합이 소비되고 재생산되는 '현상'에서는, 단순한 권선징악만으로 부족하다고 보았습니다.
14/09/17 08:50
수정 아이콘
사회적 강자의 케이스가 적은 이유는 그런부류들이 인실뿅을 당하는 상황이 나오기 힘들 뿐인거죠.
재벌이 법의 심판을 받았다? 그런건 인실이라고 안 하죠. 일반적인 사람들의 인식은 재벌이 법보다 강하다이니..
한국의 재벌이 현질싸움을 하다가 밀렸는데 그 상대가 만수르더라. 이런게 인실뿅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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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342 [정치] [서평]을 빙자한 지방 소멸 잡썰, '한국 도시의 미래' [17] 사람되고싶다2519 24/04/24 2519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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